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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매에 거인 없다 (JS 4차전)

"가랑비에 옷 젖는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모이게 되면 큰 것이 됩니다.
잔 펀치를 쏟아부은 니혼햄, 이에 무릎 꿇은 요미우리.
일본시리즈 4차전이 그걸 보여줬습니다.



니혼햄의 잔매에 거인은 넉다운

경기 초반 요미우리의 강펀치들이 죄다 헛손질에 그치자, 니혼햄에게도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비록 요미우리처럼 대포가 즐비한 건 아니지만 니혼햄에겐 성능 좋은 기관총이 있었습니다.

3회초 1사에 1번 다나카는 중전안타를 날리며 시동을 걸었고,
뒤이어 2번 모리모토의 내야안타, 3번 이나바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 기회.

4번타자 다카하시가 2타점 좌전적시타가 텨져 니혼햄이 앞서기 시작했고,
6번 고야노도 흔들리던 요미우리 선발 다카하시에게 일격을 가했습니다.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로 단숨에 0:4까지 점수차를 벌렸던 것.

니혼햄 기관총의 위력을 또 한 번 뽐내는 순간이었습니다.

2차전과 4차전은 쌍둥이?
▷ 요미우리 좌완선발 패전투수 (우쯔미-다카하시)
▷ 요미우리 중심타선의 초반 기회 무산
▷ 이어진 3회에 니혼햄 4득점 (2차전 3회말 - 4차전 3회초)
▷ 이승엽이 타점을 기록하지 못함
▷ 2아웃을 잡아놓고 뼈아픈 실점


니혼햄은 테크니션?

이미 3회초에 잔펀치로 요미우리를 다운시킨 니혼햄은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 집중 포화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5회초에는 큰 것 한 방도 터졌죠.
전 타석 적시타로 위용을 과시했던 4번 다카하시는 축포를 날려 승리를 자축했습니다. (1:5)
7회초에는 모리모토가 스퀴즈작전을 성공하였고 (1:6)
8회초에도 3연발 기관총을 쏟아부어 2점을 보탠 것으로 사실상 경기를 끝내버렸습니다. (1:8)

니혼햄은 야구에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공격을 다 보여줬습니다.
잽과 스트레이트 위주로 공격하다 훅과 어퍼컷까지 자유자재로 펀치를 날린 거죠.

7회초 허를 찌를 스퀴즈번트

5:1로 니혼햄이 앞선 7회초 1사 3루 상황에 2번 모리모토가 들어섭니다.
볼카운트 0-1에서 스퀴즈작전을 한 것이 파울이 되며 포수 뒤로 넘어가 버립니다.

통상 스퀴즈작전은 한 타석에서 연속으로 쓰지 않는데,
니혼햄 벤치에선 파울이 된 직후(볼카운트 1-1)에서 곧바로 다시 스퀴즈작전을 성공시켰습니다.
요미우리 내야는 넋을 놓고 당하고 말았죠.
다카하시의 홈런 때

3차전에 이어 다카하시의 홈런은 3구째에 나왔습니다.
3~4차전 홈런 4개가 3구째에 터진 것이죠.

투수의 볼배합이 잘 드러나는 때가 볼카운트 0-2, 1-1일 경우입니다.
볼배합의 갈림길이 되는 볼카운트이기 때문이죠.

어짜피 승부구, 유인구는 어느 정도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볼카운트에서의 승부가 결국 양 팀 투타 대결의 기준이 됩니다.
요미우리 배터리들이 고민을 해봐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요미우리의 패인은 잘 차린 밥상을 엎은 탓

요미우리 초반 상황
▷ 1회말 무사 1,2루 → 중심타선 득점 실패
▷ 2회말 무사 2루 → 후속타 불발
▷ 3회말 적시타로 1점 추격 후  무사 1루 → 중심타선 득점 실패

3차례의 기회가 있었지만 요미우리는 단 한 번도 화끈하게 터지지 못했습니다.
특히 1회초에 대량득점 기회를 무산시킨 건 아쉬운 부분이었죠.
4차전 초반은 1번 사카모토와 2번 마츠모토의 활약만 도드라졌을 뿐.
(2번 마츠모토는 5타수 4안타를 날리며 거의 매 타석마다 훌륭한 밥상을 차렸습니다.)

거기에 3회말 라미네즈, 4회말 아베, 7회말 대타 이승엽이 병살타로 흐름을 끊었습니다.

그런 말 아시죠?

"병살타가 3개면 이기기 어렵다."


정리하며... 

4차전은 니혼햄에 잘한 경기이지만, 요미우리의 자멸이 커보인 한 판이기도 했습니다.

잔매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잔 펀치, 큰 펀치 다 맞은 요미우리는 비록 8회말에 라미네즈가 3점포를 작렬했으나
이미 경기는 기울어진 상태였습니다.

어짜피 경기가 기울어지고 나서 이승엽이 부진한 것이라 걱정은 하지 않지만,
여전히 좌투수에 대해 자신 없어 하는 면이 남아있습니다.
그걸 이겨내어야 감독도 보다 믿고 기용하겠죠
.

이번 일본시리즈는 중심타선과 선발투수의 역할이 평소 때 이상으로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중심타선, 선발투수가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 하는 것은 5차전까지도 연장됩니다.

끝으로 과연 요미우리의 대포가 먼저 폭발할 지, 니혼햄의 기관총이 먼저 터질 지
그 점도 주목해서 보시면 더 재미있을 5차전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