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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지금

음주상태면 가정폭력도 면죄?

“누굴 때리는 씹 새끼는 지가 안 맞을 줄 알거든 근데 그 씹 새끼도 언젠가 좆 나게 맞는 날이 있어 …  이 나라 씨 발 애비들은 아주 좆같아. 이게 븅신들 같은데 지 가족들한테는 김일성같이 굴어. 이 씨 발 놈들이.”  -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 中


▲사진출처 다음 영화 <똥파리>


영화 '똥파리'의 주인공인 상훈은 시도 때도 없이 욕설을 내뱉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아무 이유 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말 그대로 일상이 폭력인 사람입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날 것 같지 않은 그에게도 남 모르는 상처가 있습니다.
어렸을 적 상습적인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동생과 엄마를 한꺼번에 잃은 기억입니다.
그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 기억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그를 옭아매고 있습니다.

▲가정폭력은 폭력을 당하는 사람 뿐 아니라 폭력을 가하는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폭력입니다.


영화 '똥파리'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폭력, '가정폭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파괴된 가정과 아버지의 폭력을 그대로 물려 받은 아들, 그리고 또 다시 누군가에게 대물림되는 아들의 폭력 등.
'똥파리' 속 가정폭력은 한 세대가 아닌 세대와 세대를 이어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대물림되는 가정 폭력의 원인 1위는 음주.

가정 폭력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이 폭력의 대물림입니다.
그렇다면 이 가정폭력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무엇일까요?

국외 가정폭력 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가정폭력으로 체포된 행위자의 92%가 폭력 당시 음주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7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도 가정폭력의 원인 1위로 '음주'를 꼽았는데요.

특히, 음주로 인한 가정폭력이 심각한 이유는 음주문제를 지닌 가정폭력 행위자들은 자신의 폭력행위를 '음주의 탓'으로 돌리면서 책임을 회피하거나 심각성을 축소 또는 부인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음주로 인한 책임 회피는 얼마 전 세상을 충격에 빠트렸던 '조두순 사건'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조두순은 여전히 자신은 기억이 없다며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음주와 가정폭력 악순환 모델.

특히 이러한 음주로 인한 가정폭력 문제는 가정폭력 중심 접근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현장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즉, 음주문제와 가정폭력 문제의 동시접근이 중요하다는 얘기인데요.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미국의 약물법정(법원의 감독 하에 전문판사가 약물치료를 담당하는 프로그램)과 같은 '치료사법 위탁 치료재활 프로그램'입니다.

"가정폭력의 문제는 단순히 폭력주체를 가족들과 분리해 놓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폭력주체가 일을 해야 가족들이 먹고 살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의 발생 또한 가정폭력의 해결이 어려운 이유이죠."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조성민 팀장은 음주 가정폭력 행위자들의 무조건적인 격리가 아닌 자신의 문제행동에 대한 자가치유자가 될 수 있도록 변화와 회복을 지역사회가 함께 돕는 것이 음주와 가정폭력 문제 해결의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해외의 가정폭력 예방 공익 포스터

 "아이는 엄마의 눈을 가졌다."

"그리고 그 아이는 자라서 아버지의 손을 가질 것이다."

포스터 속 아이는 엄마와 똑같이 멍든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가 커서 또 누군가를 폭행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메세지가 포스터 속에 담고 있는 것이죠.
세대를 이어 대물림 되는 가정폭력의 무서움은 더 이상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입니다.

Posted by 포도봉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