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형오가 만난 세상

"청춘이여, 비판만 말고 참여하라" (김형오 의장 서강대 개교 50주년 강연)




서강대 가는 길.

요 며칠 4월답지 않았던 겨울 날씨를 밀어낸 자리에
화창하고 따스한 봄햇살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서강대 교문 앞에는 오가는 대학생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저도 잠시나마 캠퍼스를 누볐던 과거의 시간 속으로 빠져들었죠.




교문을 들어선 뒤, 우리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만개한 벚꽃이었습니다.




서강대에서는 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이하여 명사들의 특강이 줄을 잇고 있더군요.




이번 15일에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서강대 학생들과 뜻있는 만남을 가졌습니다.




아~! 여기 '성 이냐시오관'에서 강연이 있을 예정이군요.

앗~! 지금 김형오 의장이 입장하는군요. 강연 한 번 들어볼까요?




"여러분들은 정치를 비판할 뿐 참여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정치를 바꾸려고 한다면 먼저 투표장으로 가세요."




"저는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된 이래 5명의 대통령이 배출되었는데, 전임 대통령들이 모두 불행하게 되었습니다. 5년 단임의 대통령제를  바꾸지 않으면 대통령 뿐만 아니라 국민, 나라가 불행해지고 선진국이 되기도 어렵습니다."




"내 반대편에 섰던 故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故 노대통령을 가리켜 세계 최초의 인터넷 대통령이라고 했습니다. 다음 번 대선쯤이면 트위터 선거가 될 겁니다."




"제 블로그는 형오닷컴입니다. 형오닷컴은 매일 새로운 이슈를 제공하고 소통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때문에 얼마나 시끄러웠습니까? 직권상정에 관해 네티즌들과 3차례에 걸쳐 토론을 나눈 바도 있습니다. 저는 이 논의 속에서 직권상정을 폐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회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는 세계에서 최초로 고래잡이를 한 민족이 우리의 선조임을 말해주는 증거입니다. 저는 그 그림을 보고 너무나 깊은 감동을 받았지만, 다시 가보니 이 그림이 엄청난 속도로 훼손되고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우리가 세계적인 문화 유산을 물고문하고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된 지자체 간의 미련한 싸움이 시작된 지 15년이나 지났지만,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게 21세기의 선진국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문화수준입니까?"




"블로그든, 홈피든, 트위터든 디지털 정치의 핵심은 개방, 참여, 공유 그리고 소통입니다. 특히 소통이 잘 이루어지면 만사형통입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의 주제도 만사형통입니다."




"제가 이제 IT 산업을 총괄하는 부서를 신설하자고 했습니다. 요즈음 아이폰 열풍이 불고 있는 것 아시죠? 우리 IT산업에 새로운 위기가 닥쳤습니다. 그래서 IT분야를 확대, 개편, 재창조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ICCT(정보, 커뮤니케이션, 컨텐츠, 기술)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를 만들 것을 제안했습니다."




"핸드폰 시장에서 삼성이 2억2천7백만대, 애플은 2천5백만대를 팔았습니다. 삼성이 애플보다 10배나 핸드폰을 많이 팔았지만, 애플이 오히려 영업이익은 더 많이 가져갔습니다. 우리가 지난 2년간 (IT산업에 관해) 안이한 자세로 있다가 위기를 맞았습니다. 우리 모두가 근본적으로 새로운 사고를 갖고 변화하지 않으면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할 지도 모릅니다."




"제가 보름 동안 다니면서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지도상에서는 좁지만 얼마나 아름답고 넓고 깊은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곳곳을 다니며 느꼈던 점과 함께 우리가 직면한 경제 위기를 함께 떠올리며 '희망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강연 후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 관련된 질문에 대해 김의장은 "선거를 통한 민심은 겸허히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답했고, '법 개정 과정에서 불필요한 절차가 있지는 않는가?'라는 다른 학생의 질문에 대해서도 "법은 신중하게 만들어져야 하고, 그 과정 속에서는 충분히 토론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법도 중요하지만 도덕, 윤리를 더 높은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연이 끝나자, 서강대 학생들은 일제히 패기있게 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청년~! 서강~!

             열정~! 서강~!

                        비상~! 서강~!




강연을 마친 김의장은 김재환 학생(정외과, 04학번)의 싸인 요청에 흔쾌히 응했습니다.




'성 이냐시오관'을 나와서 조금 내려가니
서강대의 상징인 '알바트로스탑'이 보였습니다.




'알바트로스'는 다른 말로 '신천홍'이라고도 하죠?
신천옹은 세상에서 가장 높이 날기로 유명한 새입니다.

문득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앞으로 서강대가 이런 선견지명의 정신을 갖고
사학 명문으로서 사회에 더욱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개교 50주년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