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회의장실록(제도개선등)/제도개선

한국사와 세계사를 필수 과목으로!

한국사와 세계사를 필수 과목으로!
백미러 없는 운전, 나침반 없는 항해를 해서는 안 된다


  새해 들어 자칫 박물관에 박제될 위기에 놓였던 한국사 교육을 부활하고 살아 숨쉬게 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반갑고도 다행스런 일이다.
  평소 나의 생각과 앞으로의 전개 방향을 좀 더 구체화하려고 한다.
  우리는 그 동안 우리 역사를 너무나 소홀히 대해 왔다. 대한민국 역사 교육은 명백히 뒷걸음질을 거듭해 왔다. 한국사를 제대로 몰라도 대한민국의 관료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올해부터는 당장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서 그 동안 필수 과목이던 한국사가 선택 과목으로 바뀌었다. 물론 ‘수요자 중심 교육’이라는 명분 아래 국어·영어·수학도 선택 과목이 되었다. 하지만 국영수를 가르치지 않는 고등학교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수능이 그 세 과목을 필수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사는 어떤가. 2010년의 예만 보아도 전체 수능 응시자 중 한국사를 선택한 수험생은 열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나마 한국사가 선택 과목으로 바뀐다면 고등 교육에서 한국사가 실종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역사는 과거를 비추는 거울이요, 현재를 들여다보는 현미경, 미래를 내다보는 망원경이다. ‘미래를 알려면 과거부터 살피라(欲知來者察往)’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한국사를 모르고 21세기를 살아간다는 것은 백미러가 없는 자동차를 운전하고 가는 격이다. 과거를 모르는 국민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자국의 역사를 등한시한 나라가 번성한 예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전무하다.

  세계사는 또 어떤가. 한국사보다 더 철저히 무시당하고 등한시되어 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글로벌 코리아’를 외친다.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실력은 껑충 향상되고 해외여행은 날로 잦아지고 있지만 정작 세계사 교육은 문맹에 가까운 실정이다. 이 얼마나 모순이고 역설인가. 세계사에 어두운 국민은 세계사에 밝은 국민의 역사에 결국은 편입되거나 잠식당하고 만다.
  특히 대한민국처럼 안보든 경제든 지정학적으로 지구촌 거의 모든 나라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나라는 더욱 그러하다. 한국만큼 세계적인 나라, 세계와 함께 하지 않으면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사를 너무나 모른다. 우리의 의식은 안으로 닫혀 있다. 모든 무역이 세계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세계 역사를 등한시하고 돈벌이에만 관심이 있다면 미래가 보장되겠는가.
  세계사를 모르고 이 다변화된 글로벌 세상을 살아 나간다는 것은 나침반 없는 배를 타고 항해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까운 길을 멀리 돌아가거나 표류하기 십상이다.

  대한민국은 반만 년 역사를 자랑한다. 미국의 역사는 고작 200년이다. 하지만 두 나라의 국사 교과서를 보면 정반대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미국이 훨씬 더 풍부하다. 미국에서 자국 역사와 세계사를 모르고 대학에 가거나 공직자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꿈도 못 꾼다. 중국과 일본 또한 마찬가지다.

  작금의 한국사 교육은 수요자인 학생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진행돼 왔다. 내용은 부실하고 빈약하다. 게다가 주입식 교육이라서 학생들이 부담을 갖고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심지어는 왜곡돼 있거나 편향적이기까지 하다. 냉소적·열등적인 사관(史觀)이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반영돼 있다. 역사 교과서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겉과 속 모두 바꾸어야 한다.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접근할 수 있도록 그림과 사진 자료를 보다 많이 활용하고, 주입식·암기식이 아닌 이해와 토론을 통한 역사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현장 학습 또한 강화해야 한다. 자기 나라 역사인데 쉽고 재미있고 자랑스러워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사범대학의 커리큘럼도 뜯어고쳐야 한다.
  역사를 통해 꿈을 키우고 미래를 개척하자. 역사의식 없이는 훌륭한 인물이 나올 수 없고, 역사를 잊은 곳에서는 도덕적인 사회 또한 결코 만들 수 없다.

<나의 제안>

▣ 역사학자를 중심으로 인문학적 지혜를 결집해 역사 교과서 바로 만들기 운동을 펼쳐나가자.
역사를 대학 입시(수능)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자.
▣ 역시(曆試,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를 활성화하자.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 시험에 역사 과목 반영을 의무화하자.
기업의 인재 채용이나 승진에도 가산점을 주는 제도를 확대하자.
공영 방송에 ‘역사 퀴즈’ 프로그램을 신설하자.

※ 이를 위해 필요한 법률도 개정코자 합니다.
    많은 분들의 지지와 동참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