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4-05-15 중앙일보 시론] 껍데기 분칠은 그만하고, 속을 바꾸자 ‘아레테’는 기원전 그리스에서 지도자가 갖춰야 할 최고의 가치였다. ‘덕’ 또는 ‘탁월함’으로 번역되는 이 말은 시대와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쓰이지만 원뜻은 용기, 설득력 그리고 명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서 아킬레우스가 보여준 아레테는 적과 위기 앞에서 빛을 발한 용기였다. 뒤를 이은 오디세우스의 아레테는 언변이었고, 페리클레스는 이를 아테네 시민에 대한 설득력으로 승화시켰다. 군인에겐 용기, 정치인에겐 설득력이 아레테의 핵심이고 지도자의 요건이었다. 고대 그리스가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것도 지도층에 이 아레테가 충만했기 때문일 것이다. 세월호 참사 때 우리는 아레테의 기본인 용기도, 설득력도 보지 못했다. 제복 입고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면 마땅히 보여줘야 할 용기는커녕 제복에 대한 최..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