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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우체국(서신)/보낸 편지함

“내 청춘의 독서, 그 맨 윗자리에 『광장』이 있습니다.” 최인훈 선생의 박경리 문학상 첫 수상을 축하드리며 “내 청춘의 독서, 그 맨 윗자리에 『광장』이 있습니다.” 역시나 명작의 향기는 깊고 그윽했습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박경리 문학상 첫 수상자로 선정되심을 존경의 마음을 듬뿍 담아 축하드립니다. 순수한 열정으로 불타던 인문대 시절, 『광장』은 제 청춘의 독서 그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시대의 고전’ 한 편을 선정해 독후감을 써 달라는 월간조선(2011년 4월호)의 청탁을 받았을 때도 저는 주저 없이 『광장』을 떠올렸습니다. 40년 만에 다시 읽은 『광장』은 또 다른 의미와 감동으로 저를 전율케 했습니다. 그 책이 열 번째 개작 판이란 걸 알고는 경의와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월간조선을 동봉해 우송한 제 편지를 받고 선생님은 손수 .. 더보기
“전력투구, 그 이름으로 그대를 기억하렵니다.” 살아 있는 전설, 최동원 투수를 추모하며 “전력투구, 그 이름으로 그대를 기억하렵니다” 김형오 야구가 삶의 전부였던 사람, 그 인생 전체에 ‘퍼펙트 게임’이란 별칭을 붙여 주고 싶은 사람, 최동원. 나는 그대를 감독이라기보다는 ‘투수’란 이름으로 부르렵니다. ‘전력투구로 인생을 살다 간 사나이’로 기억하렵니다. 벌써 27년 세월이 흘렀군요. 1984년, 그대 혼자서 4승을 따낸 한국 시리즈를 우리는 잊지 못합니다. 나는 스탠드에서 땀에 흠뻑 젖어 그대를 응원했고, 한편으로는 저렇게 혹사시키는 감독이 야속했습니다. 나라면 벌써 쓰러졌을 텐데, 저러다가 팔을 영영 못 쓰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날도 그대는 ‘무쇠팔’이란 별명에 걸맞게 늠름하고 팔팔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섰습니다. 그.. 더보기
김형오 전 국회의장, '통큰 기부'한 정몽구 회장에게 감사 편지 보내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통 큰 기부'를 선언했다. 8월 28일, 현대차 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미래 인재 육성에 기여하기 위해 5천억 원의 사재를 출연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을 만든 정 회장은 2009년까지 3차례에 걸쳐 1천억 원을 출연하고 이번에 추가로 5천억 원을 내놓기로 한 것. 이는 국내에서 순수 개인 기부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이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기업인으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본보기를 보였다"며 정몽구 회장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다음은 편지 전문. 더보기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님께 "국민을 위한 희망버스라면 왜 주민들은 반기지 않을까요?"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님께 “국민을 위한 ‘희망버스’라면 왜 주민들은 반기지 않을까요?” 김 형 오 조승수 대표님, 김형오입니다. 딱히 조 대표님을 수신인으로 쓴 건 아니었습니다만 제 글을 읽고 보내주신 편지, 고마웠습니다. 김형오 의원님께 -‘국민’을 위한 희망버스입니다 김형오 의원님, 진보신당 대표 울산북구 출신 조승수 의원입니다. 오늘 의원님께서 299명 국회의원실에 배포하신 "누구를 위한 '희망버스'인가"라는 글을 잘 보았습니다. 부산 영도가 지역구인 의원으로서, 국회의장을 지낸 중진 의원으로서 책임감이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지난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함께 김진숙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최루액과 맞섰던 저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을 건강히 내려오게 하는 길은 하.. 더보기
아름드리 거목으로 남은 당신 박완서 선생님을 추모하며 아름드리 거목으로 남은 당신 김형오 전 국회의장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별세 소식이 전해진 겨울 아침, 저는 맨 먼저 선생님의 그 소설이 떠올랐습니다. 한국전쟁이 남긴 냉혹한 비극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제목입니다. 선생님 떠나신 이 겨울 아침은 혹한이 다소 가셨지만 선생님이 불혹(不惑)에 발표하신 처녀작 ‘나목(裸木)’처럼 왠지 헐벗은 나무로 겨울 벌판에 서 있는 느낌입니다. 향년 80세. 하지만 선생님은 언제나 ‘현역’이셨습니다. 시대의 어른으로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전범을 보이셨습니다. 당신이 경험한 혹독한 시련을 냉철한 리얼리즘에 입각한 분단 문학으로 승화시켰는가 하면, 여성 문제와 소시민적 삶에도 깊숙이 관심을 기울이셨습니다... 더보기
당연한 것을 당연히 했다, 그러나 참 장하다 청해부대의 소말리아 해적 소탕을 격려하며 당연한 것을 당연히 했다, 그러나 참 장하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던 삼호주얼리호에 대한 구출 작전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신년 벽두에 반갑게 전해져 왔다. 박수를 보낸다. 이 쾌거는 천안함 피폭과 연평도 포격으로 울적해 있던 국민들 가슴을 후련하게 해주었으며, 말랑말랑하게 보였던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비로소 회복시켰다. 참으로 대견스럽다. 우리 국군이 외국에서 교전을 벌여 적의 인명을 살상한 것은 베트남전 이후 처음이다. 해적과 인질이 함께 있는 선박에 진입해 별다른 피해 없이 구출 작전에 성공함으로써 우리 군은 패기와 기개 그리고 뛰어난 교전 능력을 증명해 보였다. 목숨을 건 비장한 각오로 작전에 투입된 장병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그러나 이제 흥분을 가라앉히고 .. 더보기
[국민일보] 특별기고 - 담장 안에 있는 ‘그대’에게 교도소 담장 안에 있는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나는 그대 얼굴도, 이름도 모릅니다. 하지만 문득 편지와 함께 지난봄에 펴낸 내 책을 그대에게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아름다운 나라』. 국회의장 시절 국정감사 기간을 이용해 백령도에서 울돌목까지, 울산 반구대에서 평화의 댐까지 우리 땅을 동서남북으로 가로지르며 만난 벅찬 감동과 길 위에서의 사색을 러브레터를 쓰듯이 편지 형식으로 옮긴 책입니다. 내가 이 책을 전국의 54개 교도소 및 구치소에 각 3권씩 보내기로 마음먹은 건 작년 4월에 받은 한 통의 편지 때문입니다. 발신인은 청송교도소에 수감 중인 서른세 살 재소자. 그해 봄에 출간한 내 책(『길 위에서 띄운 희망편지』) 한 권을 보내 달라는 부탁과 함께, 교도소 담장 밑에서 주.. 더보기
‘청춘’의 이름으로 길이 빛날 것입니다 트위스트 김을 추모하며 ‘청춘’의 이름으로 길이 빛날 것입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 선생님의 별세 소식을 듣고 반짝, 전등이 켜지듯이 ‘청춘’이란 두 글자가 떠올랐습니다. 60년대와 70년대에 등 ‘청춘’ 시리즈로 주연배우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셨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습니다, 선생님은 주인공을 빛내 주는 역할을 언제나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영화를 대중의 사랑으로 활활 타오르게 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훌륭히 해내셨습니다. 선생님은 실제로도 당신이 출연했던 그 영화들의 제목처럼 한평생 빛나는 청춘을 살다 가셨습니다. 평소 청바지와 청재킷을 즐겨 입었으며, 89년과 92년에는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 주최로 열린 철인 3종 경기에서 두 차례나 우승하며 청년의 체력을 과시하셨습니다. 선생님은 또한 새로운 도전과 모험의.. 더보기
꿈의 메신저, 희망의 대변인 꿈의 메신저, 희망의 대변인 -슈퍼스타 허각의 탄생에 부친다 케이블 방송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며 온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오디션 프로그램 가 마침내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나는 여기서 지난 8개월, 그 뜨거웠던 열기를 재방송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허각’이라는 두 이름자를 세상에 각인시킨 스물다섯 살 한 청년의 ‘슈퍼스타 탄생’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 보려고 합니다. ‘깜짝 스타’라지만 나는 결코 그를 그렇게 부르지 않으렵니다. 물론 허각은 ‘허걱!’이라는 감탄사를 연상시킬 만큼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그는 하루아침에 반짝, 스타로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한 부모 가정에서 중학교만 마치고 막노동과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으면서도 그는 결코 한 순간도 .. 더보기
‘기적’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기적’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어떤 소설, 어떤 영화나 드라마가 이보다 더 감동적이고 손에 땀을 쥐게 할까요? 칠레에서 생중계된 기적의 드라마, 희망의 시네마가 지구촌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21세기 가장 인간미 넘치는 한 편의 휴먼 다큐멘터리가 절망과 상심을 순식간에 기쁨 가득한 축제로 바꾸었습니다. 환희에 찬 샴페인을 터뜨리게 했습니다. 국정감사 때문에 남미를 순방하고 있는 나도 현지 신문과 텔레비전을 통해 시시각각 전해지는 뉴스를 접하며 박수를 치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구조용 캡슐 ‘피닉스’를 타고 33명의 ‘불사조’들이 무사 귀환할 때마다 달려가 손을 잡아 주고 싶었습니다. 칠레 국민을 비롯한 온 인류의 간절한 염원이 절망의 우물 속으로 두레박을 던져 희망의 생수를 길어 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