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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 서울시장 선거 후보등록 마감일인 어제(3월19일) 오세훈, 안철수 양 인은 각기 따로 후보등록을 마쳤다. 그동안 반드시 단일화를 등록 전에 하겠다던 수차례의 공언이 무색해졌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두 후보는 연이어 상대방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양보 선언'을 했다.


야권 단일후보를 앞세워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폭주를 심판하고, 공직자의 위력에 의한 성추행 사건을 뿌리뽑고, 당헌까지 뜯어고쳐 내지 않아야 할 후보를 버젓이 내는 후안무치한 행태에 국민의 분노를 담아내겠다는 비장한 각오가 시간이 흐를수록 옅어지려한다.

민심의 싸늘한 동요를 느꼈는지 두 후보는 늦게나마 자신의 주장을 양보하고 단일화 방식의 이견에 종지부를 찍었다. 나는 흠이 많은 사람이므로 두 사람에 대해 쓴소리는 더이상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안철수와 오세훈은 그릇이 큰 사람으로 알고 있다. 크게 보아야 한다. 기회를 이용해 단순히 서울시장 자리에 앉아 보려 나온 사람들이 아니다. 정권심판을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사람이 단일후보가 되고 본선에서도 여당 후보를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의 양보 선언으로 원론 총론에 이어 각론까지 확정됐으므로 지엽적인 세부 사항만 합의하면 된다. 그런데 5분이면 합의할 사항을 밤을 새워도 나오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또 수계산인가. 실무자들의 오기인가.


두 사람은 단일화를 신속하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 더이상 지연 시켜서도 지연시킬 수도 없는 사안임을 명심해야 한다. 승리냐 패배냐, 상생이냐 공멸이냐는 두 사람의 마지막 태도에 달렸다. 나는 이제 제안한다. 실무자가 발표할 일인데 내가 이러다니 나도 자괴감이 든다.

"내일과 모레 즉, 일요일과 월요일 동안 자신들이 양보한 대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늦어도 23일 화요일에는 단일후보를 발표하라."

 


정권 심판을 바라는 시민들의 애타는 목소리에 부응하고, 정권 교체의 희망을 살리는 ‘공생과 대도의 길’ 임을 깊이 새기길 바란다.
더 이상의 수싸움이나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시간을 지연시키는 쪽이 패배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 누가 그러는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게 되어 있다. 단일화라는 단순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어 일을 꼬이게하고 여권에게 빌미를 제공함으로써 실망하는 국민이 늘고 있지 않는가.

두 후보가 '양보경쟁'을 통해 단일화의 불씨를 살렸듯이 이제는 '속도경쟁'으로 단일화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정권심판을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오세훈, 안철수가 되길 바란다. 그러리라고 굳게 믿는다.

3월 20일 아침 김 형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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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을시민 2021.03.20 1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계 원로의 충정 어린 직언을 안철수, 오세훈 두 후보는 즉각 받아들여야 합니다. 안 그러면 필패고, 당신들은 정계 퇴출을 넘어 역사의 죄인이 되고 맙니다.

  2. 안태공 2021.03.20 15: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씀대로 '속도경쟁'이 시급합니다.
    더이상 지연되면 둘다 공멸입니다.

총선이 대참패로 끝난 그날부터였다. 낙선한 후보들의 얼굴이, 그 눈빛이, 유권자를 향한 그 절절한 몸짓이 선연히 다가오면서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꼬박 일주일을 거의 한숨도 자지 못했다. 이대로면 그냥 몸뚱이가 사그라들 것 같다는 지경까지 왔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아니 이런 정권, 이런 여당을 상대로 한 선거인데도 표를 받지 못한다면 대체 어디 가서 표를 얻겠단 말인가! 나는 용기를 내서 일어났다. 차분히 이번 사태를 정리해둘 필요성을 느꼈다. 승리 보고서는 많아도 ‘실패 보고서’는 드물지 않은가. 다시는 이런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기록물을 남겨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몸도 마음도 패잔병처럼 식어가고 있는데 의욕과 의지가 쉽게 살아나지 않았다. “장본인의 얘기니 변명거리 면책용으로 치부해버릴 텐데, 해서 뭐하겠는가” 하는 생각을 떨쳐내는 데 또 시간이 필요했다. 몸을 추스르는 한편 잡념과 상념을 쫓으려 명상과 반추의 시간을 가졌다.
 
_ 본문 중에서
 
 


책 갈피갈피에 전문서적이나 언론에서 잘 다루지 않는 정치의 속살을 어느 정도 드러냈다. 그러나 정치와 정치인이 워낙 비난받는 세상이라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바른 정치에 대한 염원이 제대로 전달될지 자신 없다. 오랜 망설임 끝에 나 하나 불쏘시개가 되어도 좋다는 생각에서 출판을 결심했다. 인간인지라 최선을 다한다 하더라도 실수도 있고 잘못도 있다. 여러 가지로 불비했고 부족했다. 이 책은 패배한 선거의 공천 책임자로서 사심을 버리고 써내려간 고백기이자 참회록이다. 또한 불출마의 결단을 내려준 의원들, 아까운 낙천·낙선자들, 그리고 정치인과 정치 신인들에게 드리는 나의 반성문이자 정치 발전에 대한 소망기이다.
 
_ 머리말 중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실패 원인으로 분석한 여러 요인을 고려하면 국민의 지지가 눈물겹도록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또한 공천 과정에서도 희망의 샘물을 보았다. 살신성인의 결단을 보여준 중진의원들의 중후한 품격, 소장파 의원들의 강단 있는 기개, 공천 결과에 승복하고 후보자를 도와준 대승적 자세의 의원들, 컷오프를 자청한 유력 정치인의 감동적인 은퇴 선언, 당선 보장 지역구를 마다하고 험지에서 산화한 당 대표급 인물, 자신보다 당을 위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선택한 수도권 중진 출마자들, 통합의 기치를 들고 당당히 도전한 중도 성향의 후보자들, 한 유망한 청년 후보의 호남 도전기…….
 
_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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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무개 2021.03.08 0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천과정에서 무슨 희망의 샘물을 보셨나요. 덕분에 180석에 모든 범죄들 조차 묻어가는데...

    머리가 똑똑하실테니 아실겁니다. 지금 사회의 발달정도는 기하급수적이죠.
    이 5년간 모든 것을 후퇴시켜온 정부는 태풍이 되는 나비의 날개짓이 될 것 인데,
    도중에 방파제조차 짓지 못 하게 만든게 지난 해 총선입니다. 130석만 되었어도
    이 꼴이 안 났습니다. 앞으로의 젊은 사람들에게 역사적인 죄인 되었다 생각하십시요.

  2. 김추노 2021.04.16 06: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천의 기준이 개신교인 이었나,너절한 변명보다는 잘못에
    대한 통열한 반성이 우선이요,미친공천 아집의공천 소인배공천, 경제논리로 본다면 소비자가 호응하는 상품을 진열 했으야지 비상품적인 패종에 가까운 일색의 개신교종의
    말종들을 당신 같으면 선택 했겠소?
    역사앞에 숨쉴려면 머리 들지말고 길거리 나오지 말라?

총선이 대참패로 끝난 그날부터였다. 낙선한 후보들의 얼굴이, 그 눈빛이, 유권자를 향한 그 절절한 몸짓이 선연히 다가오면서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꼬박 일주일을 거의 한숨도 자지 못했다. 이대로면 그냥 몸뚱이가 사그라들 것 같다는 지경까지 왔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아니 이런 정권, 이런 여당을 상대로 한 선거인데도 표를 받지 못한다면 대체 어디 가서 표를 얻겠단 말인가! 나는 용기를 내서 일어났다. 차분히 이번 사태를 정리해둘 필요성을 느꼈다. 승리 보고서는 많아도 ‘실패 보고서’는 드물지 않은가. 다시는 이런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기록물을 남겨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몸도 마음도 패잔병처럼 식어가고 있는데 의욕과 의지가 쉽게 살아나지 않았다. “장본인의 얘기니 변명거리 면책용으로 치부해버릴 텐데, 해서 뭐하겠는가” 하는 생각을 떨쳐내는 데 또 시간이 필요했다. 몸을 추스르는 한편 잡념과 상념을 쫓으려 명상과 반추의 시간을 가졌다.

 

_ 본문 중에서

 

 


 


 

책 갈피갈피에 전문서적이나 언론에서 잘 다루지 않는 정치의 속살을 어느 정도 드러냈다. 그러나 정치와 정치인이 워낙 비난받는 세상이라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바른 정치에 대한 염원이 제대로 전달될지 자신 없다. 오랜 망설임 끝에 나 하나 불쏘시개가 되어도 좋다는 생각에서 출판을 결심했다. 인간인지라 최선을 다한다 하더라도 실수도 있고 잘못도 있다. 여러 가지로 불비했고 부족했다. 이 책은 패배한 선거의 공천 책임자로서 사심을 버리고 써내려간 고백기이자 참회록이다. 또한 불출마의 결단을 내려준 의원들, 아까운 낙천·낙선자들, 그리고 정치인과 정치 신인들에게 드리는 나의 반성문이자 정치 발전에 대한 소망기이다.

 

_ 머리말 중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실패 원인으로 분석한 여러 요인을 고려하면 국민의 지지가 눈물겹도록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또한 공천 과정에서도 희망의 샘물을 보았다. 살신성인의 결단을 보여준 중진의원들의 중후한 품격, 소장파 의원들의 강단 있는 기개, 공천 결과에 승복하고 후보자를 도와준 대승적 자세의 의원들, 컷오프를 자청한 유력 정치인의 감동적인 은퇴 선언, 당선 보장 지역구를 마다하고 험지에서 산화한 당 대표급 인물, 자신보다 당을 위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선택한 수도권 중진 출마자들, 통합의 기치를 들고 당당히 도전한 중도 성향의 후보자들, 한 유망한 청년 후보의 호남 도전기…….

 

_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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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대참패로 끝난 그날부터였다. 낙선한 후보들의 얼굴이, 그 눈빛이, 유권자를 향한 그 절절한 몸짓이 선연히 다가오면서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꼬박 일주일을 거의 한숨도 자지 못했다. 이대로면 그냥 몸뚱이가 사그라들 것 같다는 지경까지 왔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아니 이런 정권, 이런 여당을 상대로 한 선거인데도 표를 받지 못한다면 대체 어디 가서 표를 얻겠단 말인가! 나는 용기를 내서 일어났다. 차분히 이번 사태를 정리해둘 필요성을 느꼈다. 승리 보고서는 많아도 ‘실패 보고서’는 드물지 않은가. 다시는 이런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기록물을 남겨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몸도 마음도 패잔병처럼 식어가고 있는데 의욕과 의지가 쉽게 살아나지 않았다. “장본인의 얘기니 변명거리 면책용으로 치부해버릴 텐데, 해서 뭐하겠는가” 하는 생각을 떨쳐내는 데 또 시간이 필요했다. 몸을 추스르는 한편 잡념과 상념을 쫓으려 명상과 반추의 시간을 가졌다.

                                            _ 본문 중에서

 

 

 

책 갈피갈피에 전문서적이나 언론에서 잘 다루지 않는 정치의 속살을 어느 정도 드러냈다. 그러나 정치와 정치인이 워낙 비난받는 세상이라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바른 정치에 대한 염원이 제대로 전달될지 자신 없다. 오랜 망설임 끝에 나 하나 불쏘시개가 되어도 좋다는 생각에서 출판을 결심했다. 인간인지라 최선을 다한다 하더라도 실수도 있고 잘못도 있다. 여러 가지로 불비했고 부족했다. 이 책은 패배한 선거의 공천책임자로서 사심을 버리고 써내려간 고백기이자 참회록이다. 또한 불출마의 결단을 내려준 의원들, 아까운 낙천·낙선자들, 그리고 정치인과 정치 신인들에게 드리는 나의 반성문이자 정치 발전에 대한 소망기이다.

_ 머리말 중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실패 원인으로 분석한 여러 요인을 고려하면 국민의 지지가 눈물겹도록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또한 공천 과정에서도 희망의 샘물을 보았다. 살신성인의 결단을 보여준 중진의원들의 중후한 품격, 소장파 의원들의 강단 있는 기개, 공천 결과에 승복하고 후보자를 도와준 대승적 자세의 의원들, 컷오프를 자청한 유력 정치인의 감동적인 은퇴 선언, 당선 보장 지역구를 마다하고 험지에서 산화한 당 대표급 인물, 자신보다 당을 위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선택한 수도권 중진 출마자들, 통합의 기치를 들고 당당히 도전한 중도 성향의 후보자들, 한 유망한 청년 후보의 호남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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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서】
요즘 민주당 정권 하는 짓이 예사롭지가 않다. 누구 말처럼 이처럼 “단순 무식하게” 권력을 운용한 정권을 본 적이 없다. 그마저도 이렇게 하는 것이 잘하는 정치인양 착각과 마취 상태에 빠져 있는 듯하다. 무슨 군대도 아닌데 돌격대처럼
움직인다. 국회의원 180명이 한목소리로 일사불란하다. 이렇게 많은 의원들이 이렇게 개성도 소신도 없이 거수기 역할을 하며 국회를 통법부로 만든 경우는 유신독재 이후 처음 봤다. 이럴 거라면 이렇게 많은 의원 수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국민이 민주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 준 것은 코로나라는 비상상황에서 힘을 모아 국난을 극복하란 뜻이지, 일렬종대로 서서 마구잡이 악법을 만들라고 한 것이 아니다. 4.15 총선 후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하면서 만든 법률과 정책 중에서 그렇지 않은 것이 몇 개나 있는가. 다수당이 국민의 다양한 의견과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조절하는 역할 대신에 위만 바라보며 시키는대로만 한다면 민주주의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정을 책임진 거대 정당이라면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목소리가 나와야 하고 이를 조정 통합하기 위하여 토론과 숙의를 거듭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건만, 이런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당의 입맛에 맞는 편한 곳이 아닌 국민이 갈망하는 다양한 현장을 찾아 절절한 호소를 듣고, 각계 전문가와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하고 있는가. 겉이 아닌 속으론 쉽게 ‘예’라고 말이 나오지 않을 거다. 외부로 비친 당은 청와대 높은 사람 심기나 살피며 충성경쟁을 하는 모습이 아닐까.

대신에 여론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각종 친정부 단체(몇 년 전까지 어용단체라 불렸다)와 그 핵심들과만 교류 공감하고 있지 않은가. 정부 출연기관은 말할 것도 없지만 정부의 직·간접 지원이나 영향을 받는 거의 모든 조직 단체는 친문·친청와대 아니면 아예 발을 디딜 수가 없다고 하지 않나. 문화 예술계에 이어 종교 학술단체도 서서히 기울고 있다고 한다. 민노총 전교조를 비롯한 과격노조가 정권과 정치경제 공동체를 형성하여 이권과 이익을 공유하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 집권세력과 그 친위부대가 세상을 보는 잣대는 딱 한가지, “내 편이냐 아니냐”일 뿐이다. 끊임없는 편가르기로 우리편은 ‘결사 옹위’하고 상대편은 증오하고 제거함으로써 승부욕을 자극하고 희열을 느낀다. 정권의 작용에 의한 ‘진영 대결’이 이처럼 치열하고 적대적인 경우가 6.25전쟁 이후 최악이 아니겠는가. 권력 장악용으로 이용된 이 엄청난 국론 분열의 폐악을 해소하려면 또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할까. 이것만 하더라도 이 정권은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기고 있다.


【2:본】
국민 일반이 듣기 좋아하는 진보·정의·공정·평등이란 용어들을 식상할 정도로 많이 써먹어 정권 보위에는 성공했지만 뜻을 오염시켜 효용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그나마도 그 잣대는 내편과 네편에 따로따로 적용한다. 그러다 보니 말과 행동이 수시로 바뀔 수밖에 없다. 뻔뻔하고 위선적이고 가식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1세기를 움직이는 다양성과 창의력은 이들에겐 하등 중요치 않다. 나라의 미래나 이 공동체를 어떻게 살찌울까 하는 것은 이들의 사전에 없다. 딱 한 가지만이 중요하다. 지금 누리고 있는 권력을 절대로 뺏기지 않겠다는 것, 그것 뿐이다. 권력을 유지하고 또 장악하는 방법 역시 ‘단순 무식’하다. 인물 등용의 기준이었던 전문성 도덕성 인성은 하등 중요치 않다. 포장용일 뿐이다. 내편이 아니면 무조건 쳐낸다, 내편이라 하더라도 충성심이 떨어지면 마찬가지다. ‘문빠’같은 홍위병들을 적절히 동원해서 겁을 주고 입에 자물쇠를 채운다. 국민에겐 환심 살만한 일을 계속한다. 선거 때는 노골적인 현금 살포성 정책을 퍼붓는다. 국가부채가 늘어나도 적자재정이 계속되고 인플레가 발생하고 기업이 못 살겠다 아우성을 쳐도 그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교양·상식·이성·합리는 죽은 단어가 되어야 한다. 마오쩌둥의 홍위병이나 6.25전쟁 때의 완장부대 같은 얼치기들이 선량한 시민들을 겁박하면서 양심과 양식을 돈과 선동으로 마비시키려 한다. 나라가 병들고 시들어 간다. 권력장악과 유지를 위해선 마치 그리해야 되는 것처럼 이들만 신나는 나라가 돼가고 있다.

국회의석의 60%가 넘는 180석(열린민주당까지 하면 183석)은 국민이 만들어주었다며 입법독재를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은 민주당에 49.9%의 지지를 보냈을 뿐, 180석은 선거법의 결과일 따름이다. 지난 국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세계에 유래가 없는 ‘듣보잡’ 악법이다. 연동형이란 각 정당이 받은 득표율대로 (국회의원) 의석수를 연동시켜 배분하는 방식이다. 만약 제대로 된 연동형 시스템을 적용해 득표율대로 의석 배분을 한다면 여당과 야당은 불과 20여석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승자 독식주의의 현행 선거법에 의하여 민주당이 지역구에서 총 50%가 안 되는 득표로 의석의 65%를 차지한 것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41%를 득표하고 의석은 겨우 33%로 크게 줄어, 득표율 8.5% 차이가 의석은 근 두 배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여당이 차지한 180석은 법을 주도적으로 통과시키라는 뜻이지, 야당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말라는 뜻이 결코 아니다.

민주당이 정녕 민주주의를 신봉하고 국회의 준엄성을 안다면 이래서는 안 된다. 모든 의사와 법의안에 야당인 국민의힘이 41%의 민의를 대변할 권리와 권한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지금처럼 야당을 완전 배제한 전횡은 독재국가에서나 있는 일이다. 분명 말하지만 이런식의 의사와 입법 독재는 민주당을 위해서도 결코 이롭지 않을 것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고 멸망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역사는 가르쳐주고 있지 않은가. 국민을 만만히 보면 안 된다. 어느 순간 노도와 같이 일어나 민주주의 회복의 열정을 쏟을 것이기 때문이다.

* 지역구 득표율은 여야가 49.9% : 41.5% 이며 이것이 민심이다. 현행 선거법에 의한 의석수는 163(+비례17) : 84(+비례19)이다. 만약 연동형제의 취지를 살려 지역구 득표율대로 의석을 나눈다면 126 : 105로 지금과 크게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비례대표수는 변함이 없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3:결】
지금 민주당을 누가 움직이고 있는가. 청와대인가 소속 의원인가 지도부인가 아니면 이른바 ‘문빠’로 통칭되는 강경그룹과 그 추종 의원들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차기 대권 후보들인가. ‘어디’인 줄 뻔히 알면서도 쉽게 ‘거기’라고 대답 못하는 묘한 상황이다. 과거 민주당에서 역할 했던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도 민주당의 현재와 나라의 미래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편협하고 전문성도 떨어지고 국가관도 확고하지 못하다고 비판한다. 일반적인 세평과 차이가 없다. 이분들이 새삼 무슨 자리를 탐해서 그러겠는가. 민주주의와 공정하고 평등한 나라를 위해 헌신해 온 사람들로서 그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데 대한 자괴감이다.

최근 문 대통령의 인사를 보면 원칙과 방향을 가늠할 수 없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조국 법무장관 임명 때부터 급격히 잘못된 길을 걸어왔는데 고치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행보를 계속한다.

지금 우리는 두 가지 큰 선거를 앞두고 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서울과 부산 시장 보궐선거이며 1년 후의 대통령 선거다. 정치권 전체의 문제인데 여권이 더욱 초조함을 감추지 않는다. 재난지원금, 가덕도 공항 문제 등에서 대통령과 여당이 그런 모습을 보인다. 환심정책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려 한다. 지난 총선에서 재미 봤다고 또 써먹으려 한다.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선거에도 작용하므로 어느 정도 효과가 있겠지만 결정적이지는 못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해서 설령 이번 선거에 이기더라도 이긴 것이 아님을 뒤늦게 깨닫게 될 것이다. 대통령답고 집권당다운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레임덕이 급격히 진행될 것이다. 대통령보다 오래 정치를 했고 선거도 많이 치러본 사람이기에 그 이유를 짧게 말하라면 첫째, 정당하지 못했고 둘째, 1년 후에 물러날 사람이기에 그렇다.

다른 나라를 갈 것도 없이 우리의 경우, 장기집권 시도는 공화당 이후 40여 년 동안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나는 권력의 냉혹함과 허망함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아온 사람이다. 장기집권이란 무리수를 시도할수록 그것은 더욱 멀리 달아난다. 정권 재창출이든 권력승계든 새 사람이 새 말을 타고 와서 새 진용을 꾸리지 헌 말을 타지 않는다. 하물며 반대파가 이겼을 때는 말할 것도 없다. 대통령과 권력자가 뒤탈이 걱정되면 선거에 초연하고 아름다운 갈무리에 주력해야 한다. 마음을 비워야 오히려 채울 수 있다. 지금처럼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면 일은 점점 꼬이고 결국에는 낭패를 볼 것이다.

역대 대통령 중 단 한사람도 웃으며 청와대를 나온 사람이 없다. 한국사의 비극이다. 경우는 각기 다르지만 일관된 공통점이 있다. 청와대 안의 유능한 참모라면 벌써 알아차려야 할 일이다.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이라는 집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도록 충정을 발휘하기 바란다. 그것이 나라도 당도 대통령도 살리는 길이다.

삼일절 아침, 한국사의 비극은 문재인에서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기에 드리는 진심어린 고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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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국시민 2021.03.01 0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일절 아침, 문 대통령은 어용 신문을 펼쳐 들고 웃음 짓기 전에 국가 원로의 이 충정 어린 고언을 뼛속 깊이 새길 일이다. 민정수석은 즉각 이 글을 대통령에게 직보하라.

  2. 이바닥 2021.03.02 1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군가 국가원로라고 하지만 한마디로 보수의 기생충일뿐이다 보수가 힘을 합쳐야 할때 뒤에서 한줌도 안되는 자기편 만들어서 먹을것 없나 하는 사람이 무슨말을 하는지, 지금 좌파들에게 칼자루를 준사람 무슨말을 하는지, 좌파들 잘하고 있구만 당연히 자기편끼리 놀지, 보수의 등뒤에 붙은 기생충처럼 숨어 있다가 먹을게 있으면 슬금슬금나오는 바퀴벌레들 보다는 좌파의 의리가 나은것 같은데

  3. 안태공 2021.03.20 15: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역구 득표율은 여야가 49.9% : 41.5% 이며 이것이 민심이다. 
    연동형제의 취지를 살려 지역구 득표율대로 의석을 나눈다면 126 : 105로 지금과 크게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올바른 시행을 바랍니다.

번역가 두 분이 직접 써 준 자기소개와 번역과정을 요약하여 블로그에 올립니다.  말미에 원본도 추가하였습니다.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 터키어판 이미지

 

번역자의 말 (요약본)

 

안녕하십니까?

김형오 전 국회의장님의 저서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를 터키어로 번역한 괵셀 튀르쾨쥬와 하티제 쾨르올루 튀르쾨쥬입니다. 저희는 부부이자 한국어문학의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하고 연구하는 학문적 동반자이기도 합니다.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라는 작품은 공동으로 번역한 첫 작품입니다.

 

저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괵셀 튀르쾨쥬(남편, Göksel Türközü)

앙카라 대학교에서 한국어문학과 학부 과정을 마치고 동과에서 연구 조교로 일 년 간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1995년에 한국에 가서 1996년 9월부터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서 한국 국비 장학금으로 석사과정을 마쳤고, 동 학과에서 터키 국비 장학금으로 박사과정을 마쳤습니다. 2004년에 터키인 1호 박사로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2006년에 에르지예스대학교 동양어 학부장을 맡으면서 에르지예스 대학교로 옮겼습니다. 지금까지 학부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어문학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한 2020년에 개소된 유라시아 한국학연구소 소장도 맡고 있습니다. 교육 활동 외에 한국학 연구와 문학 번역도 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 한국에서 대통령 표창장을 받았고 2017년 한국문학번역원의 최우수 번역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하티제 쾨르올루 튀르쾨쥬(부인, Hatice Köroğlu Türközü)

1992년 앙카라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 입학했고, 1999년 앙카라대학교 한국어문과에서 <김소월의 생명 및 문학계와 시>로 석사 학위를 마쳤습니다. 2010년에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나혜석과 파트마 알리예 하늠의 소설에 나타난 여성의 근대적 자아 연구>로 박사 학위를 마쳤습니다.

2000년부터 에르지예스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학과를 설립한 이후부터 한국어문학과 과장을 맡고 있습니다. 가르치는 일 외에 번역 작업도 합니다.

 

 

번역 과정에 대하여

저희는 이 책을 2013년에 알게 되었습니다. 김형오 의장님이 터키에 오셨을 때 이스탄불에서 뵙게 되었고, 그때 이 도서를 번역하기로 했습니다. 한국문학번역원과 터키의 유명한 역사서 전문 출판사인 Timas 간의 MOU 체결이 이루어졌고, 번역이 끝나면 이 출판사가 책을 출간하기로 했습니다.

 

역사서 및 소설 형식의 작품이기 때문에 번역하는 과정에서 이스탄불 정복과 관련한 많은 터키 역사서들을 읽었습니다. 번역을 완성한 후에는 에르지예스대학교 터키어과 교수님 Hulya Argunsah(휠야 아르귄샤흐)의 윤문을 거쳤고, 번역과 관련해서 터키어문학 박사 이난아 선생님 또한 도움을 주셨습니다.

 

『술탄과 황제』가 픽션이라 해도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작성된 작품이기에 번역 과정에서 저희도 역사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역사 속에서 인용된 부분들 가운데 몇 사례는 서양 서적을 참고로 하여 기술되어서, 터키 역사학자들이 동의하지 않은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번역가로서 작가님께 말씀드렸고 작가님은 저희 말씀에 귀를 기울이시고 터키의 문헌들을 연구해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작가님은 철저하게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를 두고 세심하게 작품에 반영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희는 이 작품을 번역하면서 작가님 덕분에 역사 속에 숨겨져 있는 지식과 정보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서양인이 아닌 동양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역사와 그 역사를 해석하는 방식이 저희를 놀라게 하면서도 기쁘게 했습니다. 비잔틴제국과 오스만제국 사이의 긴장감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고대로의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번역을 마친 후 책을 출간하기로 한 티마시(Timas) 출판사에 제출했는데 책의 장르에 대해 의문이 있다면서 출판을 못 하겠다고 했습니다. 다른 출판사를 찾는 중에 김형오 의장님으로부터 이 책을 다시 쓰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2016년에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가 나오자마자 수정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수정과 다시 번역하는 작업이 수월하지는 않았습니다. 바뀐 내용을 현재 한국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Ender Ucak(엔델 우작)이라는 제자와 같이 검토하였습니다. 수정되거나 바뀐 부분들을 세세한 작업으로 찾은 후 다시 번역을 했습니다. QR 코드가 바뀐 것들을 찾아내는 것 또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도라든가 사진 등을 원문 그대로 사용하기 위해 일일이 작업을 했습니다.

 

결국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의 재번역을 2020년이 돼서야 마치게 되었고 터키에서 한국학 도서를 많이 출간한 Lotus 출판사에 번역본을 제출했습니다. 로투스 출판사가 이 책을 아주 멋지고 세련되게 출간해 주어서 매우 기쁩니다. 터키 독자들이 아주 흥미를 가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의 터키어 번역본이 한국에서처럼 터키에서도 재인쇄되어 김형오 의장님께서 이런 계기로 터키를 자주 방문하실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앞으로도 인내와 세심한 연구, 그리고 기발한 상상력이 발휘된 작가님의 또 다른 작품들을 기대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괵셀 튀르쾨쥬, 하티제 쾨르올루 튀르쾨쥬

 

 


 

 

번역자의 자기소개 및 터키어 번역과정 (원본)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 터키어 번역가 소개

안녕하십니까?

김형오 전 국회의장님의 도서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를 터키어로 번역한 괵셀 튀르쾨쥬와 하티제 쾨르올루 튀르쾨쥬입니다. 저희는 부부입니다. CC였다고 해도 되는데 결혼은 둘 다 박사 학위를 받은 후에야 할 수 있었습니다. 부부로써 한국어문학과의 발전을 위해 같이 힘을 쓰고 있으며 공동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라는 작품은 공동으로 번역한 첫 작품입니다. 각자 소개한다면 다음과 같이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하티제 쾨르올루 튀르쾨쥬라고 합니다. 사실 저는 어렸을 때 소아과의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터키에서 대학입학시험 시스템은 한국과 동일합니다.) 그때는 의대 입학 점수가 너무 높았고 시험을 2번 봤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점수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언어 분야로 향했습니다. 어떤 대학에 어떤 어문과가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극동 언어 중 특히 한국어는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한국에 대해 좀 더 조사해보니 Gokturk(돌궐)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국은 저에게 더욱 더 흥미로워졌습니다. 그래서 한국어를 공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992년에 앙카라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 입학했고1999 년에 터키 앙카라대학교 한국어문과에서 <김소월의 생명 및 문학계와 시>를 주제로 석사 학위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2010년에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나혜석과 파트마 알리예 하늠의 소설에 나타난 여성의 근대적 자아 연구>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마쳤습니다. 현재는 2000년부터 에르지예스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학과를 설립한 이후부터 한국어문학과 과장을 맡고 있습니다.  가르치는 일 외에 번역 작업도 합니다.

 

저는 괵셀 튀르쾨쥬라고 하고1972년생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한국 전쟁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88 서울 올림픽을 TV를 통해 보게 되었습니다. 널리 알려졌듯이 88 올림픽 때 터키 역도 선수 나임 쉴레이만올루가 세계 쳄피언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가난하고 전통을 잘 지키는 나라로만 생각했던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놀랐고 많이 기뻤습니다. 그래서 대학 입학 시험 후 한국어문학과에 지원했습니다. 앙카라대학교 한국어문학과 학부 과정을 마친 후 동과에서 연구 조교로 근무하기 시작했습니다. 일 년 후, 즉 1995년에 한국에 가서 1996년9월부터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한국 국비 장학금으로 석사를 마치고 나서 터키 국비 장학금으로 동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2004년에 터키인 1호 박사로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2006년에 에르지예스대학교 동양어학부장을 맡으면서 에르지예스 대학교로 옮겼습니다. 2012년에 한국에서 대통령 표창장을 받았고 2017년 한국문학번역원의 최우수 번역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현재 에르지예스대학교 동양어학부장이며 한국어문학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한 2020년에 개소된 유라시아 한국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교육 활동 외에 한국학 연구나 문학 번역도 하고 있습니다.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 터키어 번역 과정

저희는 이 책을 2013년에 알게 되었습니다. 김형오 의장님이 터키에 오셨을 때 이스탄불에서 만나 뵙게 되어 이 도서를 번역하기로 했습니다. 그때 한국문학번역원과 터키의 유명한 역사서 전문 출판사인 Timas간의 MOU 체결이 이루어졌고, 번역이 끝나면 이 출판사가 책을 출간하기로 했습니다. 

 

역사서 및 소설 형식의 이 작품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이스탄불의 정복과 관련해서 터키어로 쓰여진 여러 역사서를 읽게 되었습니다. 

터키의 유명한 역사학자 Halil İnalcık(할릴 이날즉) 교수의 『Kuruluş ve İmparatorluk Sürecinde Osmanlı(건국 과정에서 제국으로의 오스만 제국)와 Osmanlılar: Fütuhat, imparatorluk, Avrupa ile ilişkiler(오스만 민족: 정복, 제국 및 유럽과의 관계)』, Feridun Emecen(페리둔 에메젠) 교수의 『Fetih ve Kıyamet(정복과 종말)』, İlber Ortayli 교수의 『Son Imparatorluk Osmanli(최후의 제국 오스만)』, Okay Tiryakioğlu(오카이 티르야키) 교수의 『Kuşatma 1453(포위 작전 1453)』, Mustafa Armagan(무스타파 아르마안)의 『Ufuklarin Sultani Fatin Sultan Mehmet(지평선의 술탄, 정복자 술탄 메흐메드)』,등의 여러 역사서를 독학했습니다. 

 

번역을 완성한 후 에르지예스대학교 터키어과 교수님 Hulya Argunsah(휠야 아르귄샤흐)의 윤문을 거쳤고, 번역과 관련해서 터키어문학 박사 이난아 선생님 또한 도움을 주셨습니다. 

 

『술탄과 황제』가 아무리 픽션이더라도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작성된 작품이기에 번역 과정에서 저희도 역사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역사 속에서 인용된 부분들 가운데 몇 사례는 서양서적을  참고로 기술되어서, 터키 역사 학자들이 동의하지 않은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번역가로서 작가님께 말씀 드렸고 작가님은 저희 말씀에 귀를 기울이시고 터키의 문헌들을 연구해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작가님은 철저하게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를 두고 세심하게 작품에 반영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작품의 번역 작업을 통해서 역사 학자가 아닌 저희들은 작가님 덕분에 역사 속에 숨겨져 있는 지식과 정보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서양인이 아닌 동양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역사와 그 역사를  해석하는 방식이 저희를 놀라게 하면서도 기쁘게 했습니다. 작품을 번역하면서 비잔틴제국과 오스만제국 사이의 긴장감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고대로의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편, 책을 번역할 때 역사적으로 시기가 안 맞는 몇 가지 내용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초판에서 토마토에 대한 부분이 있었는데 토마토는 오스만 제국에 18세기에 들어왔고, 또한 이스탄불 정복자 술탄 메흐멧은 말뚝 형벌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 등입니다. 

 

번역을 마친 후 도서를 출간하기로 한 티마시(Timas) 출판사에 제출했을 때, 출판사에서 책의 장르에 대해 의문이 있다면서 출판을 하지 못 하겠다고 했습니다. 다른 출판사를 찾고 있는데, 김형오 의장님이 책을 다시 쓰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가 나오자 마자 수정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수정과 다시 번역하는 작업이 수월하지는 않았습니다. 저희는 한국어문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학교에서 맡은 강의가 많아서 바뀐 내용을 현재 한국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Ender Ucak이라는 제자와 같이 검토하였습니다. 수정되거나 바뀐 부분들을 세세한 작업으로 찾은 후 다시 번역을 했습니다. QR 코드가 바뀐 것들을 찾아 내는 것 또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도라든가 사진 등을 원문 그대로 사용하기 위해 일일이 작업을 했습니다.

 

결국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의 재번역을 2020년에 완성하고 터키에서 한국학 도서를 많이 출간한 Lotus 출판사에 번역본을 제출했습니다. 로투스 출판사가 이 책을 아주 멋지고 세련되게 출간해 주어서 매우 기쁩니다. 아직 출판된지 얼마 안 되어서 독자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수 없지만, 터키 독자들이 아주 흥미를 갖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의 터키어 번역본이 한국에서 처럼 터키에서도 재인쇄되어 김형오 의장님께서 이런 계기로 터키를 자주 방문하실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앞으로도 인내와 세심한 연구, 그리고 기발한 상상력이 발휘된 작가님의 또 다른 작품들을 기대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괵셀 튀르쾨쥬, 하티제 쾨르올루 튀르쾨쥬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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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청 2021.02.08 07: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우, 제가 감명 깊게 전율을 느끼며 읽었던 작품의 터키어본이 나왔다 해서 무척 반가웠는데 번역 및 출판 과정에서도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었군요. 난산으로 태어난 옥동자가 터키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빋기 바랍니다.

김형오 전 의장 (출처:중앙일보)

 

김형오(74) 전 국회의장이 2016년 출간한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가 터키에서 출간됐다. 출판사 21세기북스는 “지난해 11월 말 터키의 출판 그룹 로투스가 이 책을 출판했다”며 “터키에서 한국 소설이 번역된 적은 있지만, 인문·역사서가 터키어로 번역·출판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터키서 『다시 쓰는 술탄과…』 출간

메흐메드2세, 콘스탄티누스11세

두 군주의 리더십·심리 정밀 묘사

인문·역사서 터키어 출판은 처음

 

2008~2010년 국회의장을 지낸 김 전 의장(5선)은 2012년 불출마 선언 후 『술탄과 황제』를 출간했고 4년 후 전면 개정판을 냈다. 그는 19일 전화 통화에서 “이 책과 동행에 8년이 흘렀다”고 말했다.

 

책은 1453년 54일간의 콘스탄티노플 공방전을 묘사하고 있다. 이 싸움에서 승리한 21세의 젊은 술탄 메흐메드 2세와 반대편에서 패배하고 산화한 비잔티움 최후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가 주인공이다. 두 군주의 리더십과 심리를 정교하게 그렸다. 김 전 의장은 “서양·기독교 문명이 동양·이슬람 문명에 정복된 후 중세에서 근세가 시작된 이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수많은 사료를 탐독하고 정리했다”고 했다.

 

시작은 우연이었다. “2008년 이스탄불 군사박물관을 방문했는데 배가 산을 넘어가는 그림이 있더라. 어떻게 가능하냐고 했더니 가이드가 유명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했다. 역사에 대해 안다고 자부했던 사람인데 자존심도 상하고 해서 한국에 돌아와 이 사건에 집중했다. 그러다 스물한 살짜리 술탄에 매료돼 2년 동안 각종 책을 읽고 2년은 집필 구상에 바빴다.”

 

터키판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 (출처:21세기북스)

 

거대한 군사와 함께 배를 끌고 산을 넘어와 콘스탄티노플을 포위해버렸던 메흐메드 2세에 관한 자료는 한국에 많지 않았다. 그는 “아마존을 뒤져 전 세계 서적을 찾고, 터키도 수시로 방문했다”고 말했다.

 

개정판에는 더 많은 사료가 쓰였다. “초판에서 영어로 된 자료를 주로 봤기 때문에 시각이 왜곡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터키어로 된 자료로 다시 4년을 파고들었다.” 이스탄불에 있는 한국인 학자, 한국어 강사 등을 찾아 번역을 부탁했고 터키의 역사 학자, 전문가들을 인터뷰했다.

 

터키 출판은 쉽지 않았다. 배경에는 역사에 대한 터키의 자부심이 있다. 김 전 의장은 “오스만 제국에 대한 자부심 덩어리가 현재의 터키이고, 그 영화의 첫발을 디딘 사람이 메흐메드 2세다. 그 영웅인 술탄을 망해가던 나라의 황제와 동일시한 것을 터키인들은 쉽게 허락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외교학을 전공한 김 전 의장은 신문 기자, 정치인을 거쳐 작가로 나섰다. 2018년 『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를 펴내며 역사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잘 다뤄지지 않았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 하나를 지금도 손에 잡고 있다. 세계사에 들어있었던 이야기인데 이 역시 매혹적이라 얼마전부터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생각보다 진도가 빠르진 않지만 언젠가 하나 내놓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2021. 1. 21. 중앙일보(20면, 원본)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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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티즌 2021.01.22 0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가 산을 넘어가는 터키 그림이 영감을 불러일으켜 불멸의 명작이 탄생했네요. 터키뿐만 아니라 세계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국위 선양하시길 바랍니다.

[월간 조선 2월호]

 

사 람 들

 

 

 

터키에 터키 역사 ‘逆수출’한

김형오 前 국회의장

 

 

  정치인이 쓴 역사책이 해외로 ‘수출’됐다. 바로 5선 의원이자 당 사무총장, 원내대표, 국회의장을 지낸 김형오 전 의장이다.

 

사진 조선DB

 

  2012년 김 전 의장은 ‘세계 무대에 한번 내보겠다는 심정’으로 비잔틴 제국과 오스만 제국이 최후 격돌하는 순간을 《술탄과 황제》에 담아냈다.

  이 책은 동서양 양대 문명을 대표하는 두 명의 군주가 보여준 치열한 리더십과 역사의 전환점이 된 그날의 현장을 입체감 있게 묘사했다. 종군기자가 써내려간 듯한 치밀함과 세밀함이 엿보인다.

  2016년에는 개정판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를 써냈다. 김 전 의장은 좀 더 흥미롭고 완벽한 내용을 담기 위해 다시 터키로 날아갔다. 책 구성을 바꾸고 기존 내용을 과감하게 삭제하고 보완했다.

 

 

사진 21세기 북스

 

  김 전 의장은 “문명의 운명을 건 최후의 순간에 두 지도자가 보인 리더십을 통해 코로나19시대에 활용할 수 있는 교훈을 찾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말 터키 유수의 출판그룹 로투스가 전격 출간한 이 책은 현지 언론과 평단의 주목 속에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동안 터키에서 한국 소설 등이 번역된 바 있지만, 인문·역사서가 터키어로 번역·출판된 것은 김 전 의장이 처음이다.

 

 

 

글 이경훈 기자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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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술탄물탄 2021.01.16 2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굿뉴스, 빅뉴스, 톱뉴스네요. 역발상의 정치인 출신 작가 김형오가 터키 역사를 소재로 한 인문학적 가공품을 역수출하다니... 술탄과 황제의 열혈 독자로서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건투와 건필, 행운을 빕니다.

코로나 펜데믹 시대의 필독 역사 교양서!

작가로 전향한 김형오의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터키 역수출!

인문·역사 분야 화제의 베스트셀러, 이제 ‘술탄’의 나라로 가다!

터키 로투스 출판그룹(LOTUS YAYIN GRUBU) 전격 출간!

 

“세계 무대에 한번 내보겠다는 심정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 김형오

세기의 정복자 오스만 술탄 vs. 비잔티움 마지막 황제

위기 속에서 자신을 던지는 두 군주의 포용과 희생의 리더십!

 

 

터키 LOTUS YAYIN GRUBU 출판사의 번역본(왼쪽)과 21세기북스의 국내 출간본(오른쪽)

 

■ 책 소개

정치인에서 작가로 전향한 김형오의 책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가 2020년 11월 터키어로 번역 출판됐다. 그동안 터키에서 한국 소설 등이 번역되기는 했지만 인문·역사서가 터키 독자를 대상으로 출판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간 당시 언론에 수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인문·역사 분야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2012년 초판, 2016년 개정판)는 이제 국내 독자들을 넘어 터키 본토의 독자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번역서는 터키 로투스 출판그룹(LOTUS YAYIN GRUBU)이 출간을 맡았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문열)』, 『모순(양귀자)』을 터키어로 번역한 바 있는 ERCIYES 대학교 괵셀 튀르쾨즈 교수와 부인이 공동으로 번역하여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초판과 개정판 집필 시 터키를 수없이 오가며, 그야말로 ‘피로 써 내려가듯’ 혼신의 집필을 했던 저자 김형오는 “세계 무대에 한번 내보겠다는 심정으로 이 책을 썼다”고 전한다. 이 책은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는 날을 중심으로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드 2세와 비잔티움 최후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 두 제국 군주의 리더십과 그 내면을 밀도 있게 파헤쳤고, 전쟁의 배경과 과정은 물론 삶과 죽음, 승리와 패배, 그리고 그들의 인간적 고뇌까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생생하게 복원했다.

김 전 의장은 “자국 역사에 자부심이 강한 터키에서 제3국인인 한국 작가가 오스만 제국의 역사를 다룬 책을 출판한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미 국내 5만 명 이상의 독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과 지적 경험을 선사한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가 터키 독자들에게는 어떤 특별한 감동을 안겨줄지, 이번 번역 출간서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기의 정복자 오스만 술탄 vs. 비잔티움 마지막 황제

언론과 평단이 극찬한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

이 책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는 2012년 출간되자마자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고, 삼성경제연구소 추천 도서로 선정된 베스트셀러 『술탄과 황제』의 전면 개정판이다. 초판이 나온 이후 4년 동안 저자는 다시 터키를 수차 방문하여 자료보완과 재검증을 까다롭게 했다. 완성된 개정판은 저자가 첫 페이지에서부터 마지막까지 대대적으로 손질하여 분량이 대폭 늘어났다. 총 3부로 구성되었던 초판을 전면 개정하여 2부로 재구성하여 주목도를 높였으며, 초판과 개정판의 변화를 살피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을 둘러싼 오스만 제국 술탄과 비잔티움 제국 황제의 전쟁 이야기를 초판보다 더 깊이 있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치밀하게 증보했다.

1453년 5월 29일, 세계사의 흐름을 한순간에 바꾼 콘스탄티노플 공방전이 철저한 고증을 통한 사실 탐구와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 책은 동서 문명의 교차로인 이스탄불에서 종군기자의 심경으로 써내려간 50여 일간의 격전에 대한 기록인 동시에 전쟁의 주역이었던 술탄과 황제, 두 제국의 리더십에 대한 치열한 기념비적 탐구이다. 콘스탄티노플 공방전 이후 568년이 지난 오늘 인류는 또 다른 공포와 불안, 고통에 직면해있다.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가 던지는 질문과 답변을 통해 코로나 펜데믹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독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어떻게 살고, 어떤 모습으로 죽을 것인가?”

술탄과 황제, 두 영웅과 함께 부활한 콘스탄티노플 공방전의 기록!

수많은 배를 이끌고 산을 넘어간 사나이가 있다.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드 2세이다. 그는 철벽수비로 막힌 바닷길을 뚫기 위해 해발 60미터에 이르는 험한 산등성이와 비탈진 언덕을 기상천외한 작전으로 돌파한다. 여기에 맞선 또 다른 사나이가 있다. 승산이 없어 보이는 싸움에서 끝까지 항복을 거부한 채 자신이 사랑하는 제국과 신민과 신앙을 위해 장렬히 산화한 비잔티움 최후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이다. 오스만 튀르크에 의한 콘스탄티노플 함락은 1400년간 지속된 로마 제국 최후의 날이라는 기념비적인 사실을 뛰어넘어 동양ㆍ이슬람 문명에 의해 정복된 서양ㆍ기독교 문명이라는 점, 이 사건을 전환점으로 중세에서 근세로 시대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깊다. 1453년 5월 29일,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는 날을 중심으로 50여 일간 사생결단의 전쟁을 치른 두 제국 군주의 치열한 여정을 그려내면서 또한 그들의 리더십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당시 전쟁의 ‘종군기자’가 된 듯 극도로 정교하고 치밀한 묘사로 역사의 한순간을 실감나게 되살려냈다.

 

더 흥미롭고 완벽하게, 기존 역사서를 뛰어넘는 감동과 깊이!

철저한 고증을 통한 사실 탐구와 인문학적 상상력의 결정체!

저자는 술탄과 황제, 두 영웅의 숨 막히는 혈투와 고뇌에 찬 리더십을 과감한 삭제와 보완을 통해 더욱 깊이 있고 정밀하게, 박진감 넘치게 그려냈다. ‘비잔티움은 왜 멸망했는가’에 대한 과정과 교훈을 방대한 자료 및 인터뷰 등을 기반으로 개정판에서 더욱 보강된 부록과 QR코드 등 독특한 구성과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설득력 있게 융합했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전개는, 콘스탄티노플 함락 전쟁을 다룬 책의 ‘완결판’이라 불릴 만하다.

1장에서는 마지막 총공세를 기점으로 한 나흘간의 이야기를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재현해냈다. 전쟁의 과정, 동원된 병력, 사용된 무기, 전략과 전술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콘스탄티노플 함락 이후 일어났던 혼란까지도 그려냈다. 특히 2장의 토대가 되는 황제의 일기를 발견하는 과정을 저자가 이스탄불에서 자료 조사를 하며 우연히 만나게 된 하나의 모티브를 기반으로 하여 창조했다. 2장에서는 황제가 1453년 4월 2일부터 5월 29일까지의 일을 기록한 일기장과 이에 대한 술탄의 비망록이라는 구성을 통해, 전쟁을 치르는 두 리더의 전략과 전술, 통치 이념, 종교관과 사생관, 인간적 고뇌 등을 섬세하게 담았다. 비록 가상의 기록이지만, 실제 있었을 법한 사건을 일기와 비망록 형식, 그리고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해 읽는 이들의 역사적 이해도를 높였다.

콘스탄티노플 함락에 대한 기존의 방대한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제공하는 것은 이 책만의 또 다른 장점이다. 삼중 성벽의 구조와 최후의 공성전 과정,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장졸들을 독려하는 술탄과 황제의 연설문 등 다채로운 부록은 읽는 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QR코드와 각주 등을 통해 스토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부족할 수 있는 정보와 배경 지식, 역사적 사실 등을 도판과 지도, 사진 등으로 정리했다. 기존에 출판된 어떠한 책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빈틈없는 자료들을 통해 인문학적 사료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팬데믹 시대, 우리에겐 어떤 리더가 필요한가?

시공을 초월한 포용과 희생의 리더십!

1453년 비잔티움 제국의 멸망은 새로운 유럽이 등장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오스만 튀르크와 비잔티움, 두 제국의 흥망성쇠는 오늘날 세계사적 관점에서 재해석해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특히 위로와 희망에 목말라 있는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포용과 희생의 리더십은 묵직한 감동을 던진다. 이제 독자들은 술탄과 황제 두 영웅의 삶과 죽음, 승리와 패배, 그리고 인간적 고뇌를 통해 진정한 리더십과 생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서지정보

 

 

 

 

 

김형오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발행일 20161024

분량 504

28,000

분야 역사>서양사

판형 152*225 (양장)

ISBN 978-89-509-6737-6 (03900)

 

 

 

 

 

 

 

 

 

 

 

■ 저자 소개

김 형 오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나와 기자・공무원・정치인의 삶을 살았다. 국회의장을 끝으로 정계를 떠나 오래 유보해 두었던 제3의 길을 걷기 위해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았다. ‘읽는 이’에서 ‘쓰는 이’로, 역사에 대한 탐구자로 본격적인 방향 전환을 했다.

『술탄과 황제』는 작가가 4년 남짓한 산고 끝에 완성한 집념과 열정의 산물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작가는 1453년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 정복 전쟁의 한복판으로 시간 여행을 떠났다. 전쟁의 무대였던 터키 이스탄불을 수차례 다녀왔고, 현지에 머물면서 취재 및 연구 활동을 했다. 이스탄불 유수의 대학과 연구소에 틀어박혀 수백 권의 책들과 씨름했으며, 수십 명의 학자・전문가들과 심도 있는 인터뷰를 했다. 밤잠을 줄이고 휴일도 반납한 채 오로지 진실 추구에 매달렸고, 안경알을 여러 번 바꾸고 흰 머리를 늘려가면서 피를 찍어 잉크로 쓰듯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책이 발간되었을 때, 국내 거의 모든 언론 매체와 평단에서 찬사를 아끼지 않은 바 있다.

작가는 이에 머물지 않고, 초판을 대폭 수정한 전면 개정판인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를 야심차게 내놓았다. 새로운 사실을 보완하고 객관적 시선으로 검증하여 초판보다 더 깊이 있고 충실한 책으로 엮어 독자들에게 선보이게 되었다. 이미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초판을 38쇄로 절판하고 1년 6개월 만에 사실상 새로운 책인 개정판을 선보이게 되었다. 이 책은 독자들을 세계사의 전환점이 된 1453년 비잔티움 제국 최후의 날로 데려가, 리더의 고뇌가 살아 숨 쉬는 치열한 격전의 현장을 눈앞에 펼쳐놓을 것이다.

지은 책으로는 『돌담집 파도소리』 『엿듣는 사람들』 『길 위에서 띄운 희망편지』 『이 아름다운 나라』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 등이 있다.

▶ 블로그 주소 http://hyongo.com

 

 

■ 추천사

아마 저자의 이름을 가리고 읽는다면 어느 젊은 작가가 쓴 실험소설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만큼 역사적인 주제의식을 참신한 문체와 다양한 형식 속에 용해하고 있다. 역사·문화·종교·지리 등 인문학적 향취가 가득한 소재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QR코드까지 동원해 파헤치는 솜씨는 내가 일찍이 주창한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적 글쓰기의 멋진 구현이다. 오로지 팩트를 추구하고 기술하기 위해 작가가 읽었을 수백 권의 책들과 고심의 흔적이 페이지마다 서려 있다.

복잡한 사건들을 쉽고 재미있고 발 빠르게 전개함으로써 한번 잡으면 놓지 못하게 한다. 영화감독이라면 그 놀라운 드라마투르기(시네마투르기)에 끌려 한 편의 영화로 옮기려고 하지 않을까.

이어령_전 문화부 장관,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

 

“정치는 짧고 저작은 영원하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저술로 지성의 세계에 기여한 인물로 이만한 이가 또 있을까.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역저 『술탄과 황제』는 평생 대학에 기대어 산 필자를 부끄럽게 만든 수작이다. 스토리의 전개 방식, 생생한 묘사, 다양한 관점, 균형 잡힌 서술, 저자가 전하려고 하는 역사적 교훈, 이 모든 면에서 동일 주제를 다룬 선행 저술을 압도한다.

개정판은 더욱 놀랍다. 깊이와 무게감은 물론 읽는 재미로도 초판을 훌쩍 뛰어넘는다. 우리 문단과 학계는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걸출한 정치인 출신 작가와 작품을 얻게 되었다.

안경환_전 국가인권위원장,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 명예교수

 

이 책은 황제와 술탄의 각기 다른 목소리를 현대적 시각으로 풀어나감으로써 역사적 도시 ‘이스탄티노플’을 보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저자는 기독교 유럽과 이슬람 동양이 만나고 부딪치는 이 숙명적 도시에서 동서양 공존과 화해의 가능성을 읽어내며, 아직 아무도 시도하지 못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독창적인 글로벌 문화 교양서가 탄생했다.

김성곤_한국문학번역원장,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

 

문학적 표현, 정확한 고증, 가능한 모든 역사적 사실의 나열, 신선한 역사 인식 등에서 콘스탄티노플 함락 전후사를 다룬 지금까지의 저서 중 단연 최고의 작품이다. 다양한 이론과 주장, 논점을 집약하여 서로 비교 분석한 후 자신만의 독특한 견해를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전문적 역사를 이토록 친절하게, 정확하게, 재미있게 묘사한 책은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5월 29일 새벽부터 시작된 콘스탄티노플 함락 전쟁 묘사는 참으로 압권이다. 눈앞에서 전쟁이 막 펼쳐지고 있는 듯한 박진감 넘치고 절절한 장면들은 영화보다도 더욱 실감나고 역사보다도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이 역작이 국내 독자는 물론 번역되어 동서양 독자들에게 널리 읽힐 수 있기를 바란다.

이희수_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는 우리 학계와 문화계에 주는 일종의 경종이자 충격이다. 내용의 새로움과 치밀함은 손쉬운 주제와 방법의 매너리즘에 빠진 학자들에 대한 경종이고, 역사서와 소설을 뛰어넘는 실험적 서술 방식은 학술과 문학 모두에 있어 충격이다.

김병준_국민대 교수, 전 청와대 정책실장

 

 

■ 언론사 서평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의 옷을 입혀 두 사나이의 사생결단 리더십을 손에 잡힐 듯 그려낸다. 충분한 개연성을 갖춘 가상의 일기와 비망록이 건조한 역사적 사실에 피를 돌게 한다. _<조선일보>

 

타임머신을 타고 세계사의 물줄기가 바뀐 시점인 콘스탄티노플의 철옹성 테오도시우스 성으로 들어가 현장을 눈앞에서 펼치듯 생생하게 그려낸다. _<동아일보>

 

역사 현장을 찾고 자료를 뒤져가며 동서 문명 충돌을 객관적으로 조명했다. _<중앙일보>

 

역사의 디테일을 다루는 저자의 솜씨와 개성이 유감없이 발휘된 역작. 세계적 작가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을 연상케 한다. _<문화일보>

 

역사적 사실과 방대한 자료,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성공한 정치인의 삶을 정리하고 새로운 관심사에 뛰어들어 용기를 보여준 인생의 노작이다. _KBS <한국 한국인>

 

 

■ 차례

 

저자의 말 개정판에 부친다: “왜 다시 썼는가.”

초판 서문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추천의 글 이어령_전 문화부 장관,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

안경환_전 국가인권위원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김성곤_한국문학번역원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이희수_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일러두기

 

프롤로그 비잔티움과 오스만, 두 제국의 약사

Ⅰ부 1453년 5월 29일~6월 1일, 콘스탄티노플

Ⅱ부 황제의 일기와 술탄의 비망록

에필로그 “왜 나는 그곳에 있었는가.”

 

부록Ⅰ 역사의 진실과 흐름

1 지도로 보는 최후의 공성전(1453년 5월 29일)

2 정복 이후 비잔티움 교회들의 운명

3 어떤 성벽이기에 천년을 버텼는가

4 마지막 공격을 독려하는 술탄의 연설문(1453년 5월 27일)

5 결사 항전을 호소하는 황제의 연설문(1453년 5월 28일)

6 최후의 순간, 결단의 시기에 보인 리더십(술탄의 고뇌와 황제의 최후)

 

부록Ⅱ 정복자 술탄, 그 실체를 찾아서

1 준비된 정복자 메흐메드 2세

2 정복의 전초기지 루멜리 히사르

3 쇠사슬은 어디에 설치했고, 배들은 어떻게 언덕을 넘었나

4 술탄의 스승들

5 정적(政敵) 할릴 파샤를 위한 변명

6 함락 이후의 정복 약사&술탄의 죽음

 

연표

1 비잔티움 제국 황제 연표(324~1453년, 라틴 왕국 포함)

2 오스만 제국 술탄 연표(1299~1922년)

3 연대기로 정리한 술탄과 황제, 그들의 시대

 

약간의 서평을 곁들인 참고 문헌

각주 리스트

QR코드 목록

육지 성벽 상세도 & 제국의 흥망성쇠 지도(별지)

 

 

■ 본문 중에서

이 책을 처음 세상에 내놓은 지 4년 만에 전면 개정판을 내게 되었다. 말이 개정판이지 새로 쓴 책이나 다름없다. 골격만 놔두고 나머지는 죄다 뜯고 고치고 새로 입혔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의 초판이 나오는 데도 4년이 걸렸다. 그 첫 2년은 이 역사적 사실에 매료되어 책 읽기에 바빴고, 나머지 기간은 구상과 집필에 매달렸다. 2009년 1월부터 시작된 『술탄과 황제』와 나의 동행은 이렇게 8년 세월이 흘렀다.

첫 출간과 함께 찾아온 관심과 성원은 고맙고 놀라웠다. 국내 거의 모든 언론 매체와 평단 그리고 학계에서까지 몸 둘 바 모를 찬사를 보내주었다. 덕분에 책도 잘 팔리고 이곳저곳에서 강연 요청이 쇄도했다. 쌓였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고 어깨가 으쓱했지만, 한편으론 걱정을 동반한 책임감이랄까 사명감 같은 것이 생겨났다. (11쪽, ‘저자의 말’)

 

그렇다, 종말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1453년 4월,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드 2세는 거대한 군사를 이끌고 제국으로 쳐들어와 콘스탄티노플을 완전히 포위해버렸다. 급기야 그해 5월 29일 화요일, 54일 동안의 치열한 전투 끝에 난공불락의 철옹성은 무너지고 오스만 깃발이 하늘 높이 나부꼈다.

이로써 21세의 젊은 술탄 메흐메드 2세는 오스만 제국의 역대 술탄 가운데서 유일하게 ‘파티(Fatih: 정복자, The Conqueror)’라는 존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바야흐로 ‘파티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비잔티움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은 ‘세계 모든 도시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가 지켜주는 도시’라는 찬사를 접고 오스만 제국의 수도로 새롭게 탄생하면서 이스탄불로 바뀌었다. 기독교 신앙의 전당이었던 하기아 소피아 역시 아야 소피아(Ayasofya)란 이름의 이슬람 모스크로 거듭났다. 콘스탄티누스 대제로 시작한 이 제국은 개국시조와 이름이 똑같은 콘스탄티누스 11세에 이르러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리스도가 재림할 때까지 영속하리라 믿었던 제국의 역사는 그렇게 마침표를 찍고 말았다. 동시에 그 자리엔 인종도, 언어도, 종교도, 문화도, 생활 방식도 전혀 다른 오스만 세력이 지배하는 새로운 제국이 등장했다. (34쪽, ‘프롤로그’)

 

술탄은 프란체스의 손에서 열쇠를 빼앗아 금고문을 열었다. 몇 개의 타일 벽이 동시에 앞으로 움직였다. 호위병들의 시선이 일제히 금고 안으로 집중되었다. 다음 순간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가득 찼던 그들의 눈빛은 단숨에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술탄도 예상 밖이라는 듯 놀란 표정이었다. 이것이 비잔티움 제국의 현실이란 말인가. (…) 술탄은 한참 미동도 없이 앉아 있었다. 그러다가 자정 무렵, 천막의 휘장을 걷고 멀리 별빛이 켜진 밤하늘을 바라보며 혼잣말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세계 정복을 꿈꾸는 오스만 제국의 술탄으로서 나 또한 황제의 일기에 답하고 그의 오판과 어리석음도 깨우쳐줄 비망록을 적겠노라. 두 제국의 지도자가 어떠한 철학과 신념으로 전쟁에 임하였는지를 후세에 가감 없이 전하겠노라.” (92~94쪽, 1부 ‘1453년 6월 1일’)

 

경이롭고 불가사의한 일이다. 하늘 아래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술탄의 함대가 갈라타 언덕을 넘어 금각만 바다로 진입하였다. 최소한 해발 60미터에 이르는 그 험한 산등성이와 비탈진 언덕을 수많은 배를 끌고서 넘어갔다니!

이거야말로 기원전 5세기경 크세르크세스(Xerxex: 페르시아 제국 제4대 왕, 재위 BC 486~465년)가 험준한 아토스(Athos) 산(해발 2033미터)을 피해가기 위하여 대규모 토목 공사로 아토스 곶(岬)의 지협(地峽)에 운하를 판 뒤 함대를 이동시킨 것과 견줄 일이 아닌가.

그 많은 자재, 엄청난 장비, 그 어마어마한 인력과 동물을 어떻게 조달하고 운용하고 통제하였단 말인가. 이 모두가 불과 이틀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이 기막힌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우리는 아무도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두 눈을 버젓이 뜨고서도 말이다. 대대적인 육지 성벽 공격을 막아내느라 정신이 팔려 대명천지에 그런 황당한 작업이 자행되고 있는 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195~196쪽, ‘황제의 일기’)

 

1451년, 선친의 서거로 다시 술탄이 된 내가 가장 먼저 완수하여야 할 중차대한 목표는 두말할 나위 없이 콘스탄티노플 정복이었다. 증조부인 바예지드 1세가 이루고자 한 꿈은 티무르의 훼방으로 무산되었다. 선친 무라드 2세는 전염병과 연합군의 배후 침공 가능성 때문에 부득이 회군하였다. 그러나 나는 다르다. 모든 것을 철저히 준비하였다. 그리하여 나 지금, 선대 술탄들의 미완성 과업인 제국의 원대한 미래와 오스만 중심의 세계 평화를 이루기 위하여 여기 콘스탄티노플 성벽 앞에서 잠 못 이루고 있는 것이다. (263쪽, ‘술탄의 비망록’)

 

괴물이 등장하였다. 사다리 구조를 지닌 거대한 공성용 탑이다. 후방 어딘가에서 만들어져 밤중에 소리 없이 메소테이키온 쪽 해자 부근까지 운반하여 온 모양이다. 망루를 지킨 병사들조차 전혀 눈치를 못 채었다. 여러 개의 튼튼한 바퀴들이 그 큰 몸체를 이동시키고 있었다. 해자를 메우고 그 위에 도로를 낸다면 금방이라도 성벽 앞까지 돌진하여 올 기세였다. 그야말로 움직이는 참호 겸 요새요, 병기고 겸 발사대였다. 해군 선의(船醫)인 바르바로조차 이것들이 불과 4시간 만에 만들어졌다고 떠드니 도성 시민과 군사들은 얼마나 놀랐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

주께서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 하셨습니다. 극복하지 못할 시련은 주지 않는다 하셨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저 괴수를 무너뜨릴 지혜를 주옵소서.

“사람이 감당할 시험밖에는 너희에게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치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린도전서 10장 13절) (289~290쪽, ‘황제의 일기’)

 

이 도시의 정복은 나에게 끝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이다. 세계 제국 건설을 위한 첫걸음이요, 시금석이다. 나 이후에도 오스만의 꿈을 이어받은 술탄들에 의해 정복 과업은 계속될 것이다.

이 도시는 두 대륙과 두 바다를 하나로 묶어 연결하는 구심점이요, 중심축이다. 나는 이 도시를 육지와 바다 가림 없이 제국의 영토를 넓혀나가기 위한 본거지로 삼을 것이다. 오스만 제국 수도이면서 세계의 수도, 종교와 인종과 국경을 초월한 도시로 새롭게 탄생시킬 것이다. 이민 장려 정책을 통하여 종교와 민족, 언어와 국적 구분 없이 양질의 인간들이 평화롭게 모여 사는 정치·경제·군사·행정·법률·교통·건축·교육·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의 핵심 도시로 만들 것이다. 그리하여 풍요롭고 활기 넘치는 도시, 지상의 천국 이스탄불로 거듭 태어나게 할 것이다. 거듭 말하거니와 황제여, 내 이름을 걸고 약속하겠노라. 알라와 선지자 무함마드, 꾸란과 나의 검에 걸고 맹세하겠노라. 비록 자발적인 항복으로 그대의 도시를 차지하지는 않았으나 나는 이 도시를 발전시킬 것이다. 200여 년 전 십자군이 저지른 만행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창조를 위한 파괴를 할 뿐이다. 피폐한 이 도시를 융성시켜 각양각색 문화와 문명이 만발한 세계의 수도로 새롭게 발돋움하도록 만들 것이다. (346쪽, ‘술탄의 비망록’)

 

바다와 만 쪽에 있는 두 해안 성벽은 외겹(한 겹)인데 반해 육지 쪽 성벽은 해자·외성·내성으로 이루어진 이른바 삼중 성벽이다. 이것이 천년 이상 수많은 외침을 막아온 철옹성이다. 지금은 성벽과 성문 사이로 자동차와 사람이 다니는 길이 나 있다. 560년 전, 한쪽은 이 문들을 지키기 위해 죽어갔고, 또 한쪽은 돌파하기 위해 목숨을 던졌다. 모든 문에는 저마다 한 편의 드라마 같은 피어린 역사가 있다. 그리스어·라틴어로 된 명문들이 성벽과 성문의 역사를 아프게 증언한다. 문자를 모르는 길손이라도 누구나 가슴이 뭉클해진다. 두 제국의 역사가 명문보다 더 깊이 성곽 곳곳에 아로새겨져 있어 이중으로 된 성문 앞뒤 쪽을 왔다 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역사 속으로 빨려들게 하기 때문이다. (367쪽, 부록 ‘어떤 성벽이기에 천년을 버텼는가’)

 

 

 

21세기 북스  http://www.book21.co.kr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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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제영 2021.01.14 2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전 세계 언어로 번역되어 이 분야의 필독서로,
    최고의 권위서로 우뚝 서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2. 물탄술탄 2021.01.15 06: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판과 개정판을 흥미롭게, 감명 깊게 읽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터키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나라와 중국, 일본, 프랑스 등 지구촌 곳곳으로 번져 세계인의 교양서, 21세기의 고전으로 자리매김되기를 바랍니다. 터키어판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몰아치는 추위와 미세먼지 속에 코로나가 맹위를 떨친다. 집값은 계속 오른다. 전국의 땅값이 들썩인다. 대통령 지지도는 40%에서 턱걸이하고 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쪽이 훨씬 높아진 지는 오래됐다. 정책 실패의 주요인으로 누구나 부동산 문제·아파트 대책을 꼽는다. 이 정권 들어 24번이나 대책을 발표했지만 그때마다 실패했다. 24전 24패, 전패다. 이순신 장군은 23전 23승이라는 찬연한 기록으로 세계사에 빛나지만, 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대표적인 정책 실패기로 역사에 남지 않을까 싶다. 뒤늦게 장관을 바꾼다고 했지만 집값·땅값은 계속 오른다. 장관 교체가 해답이 아니라는 반향이 이미 나왔다. 자질과 품성에 문제가 드러나 장관직을 제대로 수행할지 의문이다. 이쪽을 틀어막으니 저쪽이 튀고, 저쪽을 봉쇄하니 또 다른 곳에서 문제가 불거진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고3 때 비염 수술을 잘못 받아 얼굴 일곱 구멍에서 피를 쏟은 적이 있다. 한쪽 코에 아기 주먹만 한 솜뭉치를 쑤셔 박으니 다른 쪽으로 피가 쏟아졌다. 양쪽 코를 다 막으니 입으로 쏟아지고 두 눈과 두 귀로까지 흘러나왔다. 좀비나 저승사자 모습이 따로 없었다. 그때 당황하던 의사와 간호사 모습이 반세기가 훨씬 지난 지금도 아련하다. 몸무게가 20kg이나 빠지고 학교를 4달간 못 갔다. 죽음의 계곡을 건너며 여러 가지 상념에 잠겼다.

 

지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죽음의 골짜기에 들어섰다. 내 비염 수술처럼 잘못 건드린 결과다. 비염 수술은 요즘으로 치면 수술 급에도 들지 않을 만큼 간단하지만, 아차 실수하면 동맥을 건드리거나 코뼈를 망가뜨릴 수 있다. 두 가지를 다 겪은 나는 만성 비염으로 평생 시달리고 있다. 부동산 정책, 곧 아파트 문제는 삶의 기본이고 중심이다. 사람으로 치면 얼굴이고 그 중에서도 코에 해당한다고 할까. 소중할수록 기본을 잘 지켜 가꾸어야지 억지로 무리수를 두면 탈이 나거나 망가진다. 의식주(衣食住)는 인간의 기본욕구이다. 수십 년간의 눈부신 성장 발전으로 외형상·수치상으론 이 세 가지가 해결되거나 해소됐다. 누구 말대로 오천 년간의 가난으로부터 벗어났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생활 수준이 나아질수록 욕구는 더 커진다. 그러므로 의·식·주 이 세 가지는 결코 완전히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며 영원히 인류와 함께 가야 할 문명(文明) 혹은 운명(運命) 그 자체다. 맞는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좋은 집에서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정부가 일일이 간섭하고 다스리려고 하면 스텝은 꼬이고 망가진다. 특히 주거 문제는 더하다. ‘내집 마련’은 슬로건이 아니라 이룰 수 있는 현실이 돼야 한다. 이것이 허망한 꿈이 돼버린 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정책 탓이다. 실수요자의 다양한 욕구는 뒷전인 채 오직 공공·공익성·관주도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발연대 시절 노상 듣던 레퍼토리의 반복이다. 입은 요란한데 머리는 비었고 가슴은 식었다. 20-30대, 1-2인 세대, 신혼부부, 40-50대 가정, 노인세대의 주거문제를 이들의 입장에서 다양하고 특별하게 접근해야 한다. 청와대나 국토부, 주택공사의 탁상공론이 답이 될 수 없다. 내 입맛에 맞으니 너희도 맛있게 먹어야 한다는 주입식 공급 대책은 이미 실패했고 앞으로도 실패할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경 (출처:조선일보)

 

도대체 아파트 값은 왜 오르는가. 누가 올려달라고 했는가.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가격이 뛰지 않는가. 세금으로 부동산 정책을 바로 잡겠다는 생각은 어디서 나왔는가. 재산세는 기본이고 종부세 폭탄에 건강보험료까지 인상되니 살던 집을 팔아 세금을 내야 하는가. 그러면 또 양도세를 중과하지 않는가. 서민은 집을 가지면 안 되는가. 춘향전의 변학도는 남원골에서만 수탈하였지만 지금은 정부가 앞장서 총체적 세금징수를 하니 백성의 눈물이 땅을 적시고 원망소리가 하늘까지 다다를 지경이다(민루낙 원성고 民淚落 怨聲高). 춘향전의 작가가 나타난다면 전국적 가렴주구(苛斂誅求) 현상이라며 새로운 이몽룡의 등장을 노래하지 않겠는가.

 

중산층의 척도는 ‘내집’에서 출발한다. 자가(自家)냐 아니냐가 아니라 ‘내집’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중산층이 강해야 민주주의는 성숙한다. 민주주의 정부일수록 중산층 육성에 힘을 기울인다. 우리만 그 반대로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 정부가 ‘내집 마련’의 꿈을 짓밟는 이면에 중산층 해체라는 무서운 이념이 도사리고 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이대로 가면 민주주의의 기반인 중산층이 맥을 못 추고 젊은이는 꿈을 잃게 될 것이 틀림없다. 인간의 욕구를 다스리겠다는 정부가 세상에 어디 있나. 그것도 규제 일변도와 세금 징수책으로 밀어붙이니 반발하고 실패하는 것이다. 열린 마음과 따뜻한 가슴 대신에 경직된 사고와 오기(傲氣) 정책 때문이다.

 

 

정부의 아파트 정책은 처음부터 잘못됐다. 무엇이, 어떻게, 왜 잘못된 걸까. 문제는 아직도 이 정권 들어 아파트값이 폭등하는 이유를 모르니(아니 모른 체하니) 답답하다. 전 정권, 전전 정권 탓을 하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 아파트값은 이 정권이 올렸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가면 계속 오른다. 경제는 더욱 왜곡되고 서민 대중은 몰락의 길로 몰리게 된다. 비염 수술처럼 가장 편하게 하면서 고통을 근절시킬 수 있는 정책이건만 가장 어렵게 하면서 엉망으로 만들었다. 잘못된 수술로 평생을 고생하는 나처럼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전 국민이 고통과 불안에 휩싸이게 되었다. 더는 이 불행이 후대로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한마디로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아파트 정책, 부동산 대책은 실패한다. 정책이 왜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지를 아래에 나열해 본다.

 

 

【때문에 실패한다】

 

아파트·부동산 문제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전국의 집값·땅값을 계속 끌어올려 서민 대중은 물론 온 국민을 불안케 하고 경제를 망쳐가는 이유는?

 

- 투기자본과 산업자본을 구분하지 못한 채 가진 자를 ‘죄악시’하기 때문

  * 집값 안정에 기여하는 주택 공급자,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몰아 공급이 위축되고 집값이 오른다는 사실을 모른 체하기 때문

* 진짜 투기자본은 손대지 않고 오히려 조장하는 듯한 것은 능력 부족인지 다른 속사정 때문인지...

 

- 집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정부가 마음대로 조절·관리할 수 있다는 사회주의·전체주의적 망상 때문

   * 시장의 자율 조정기능을 ‘몰각(沒却)’함으로써 정부가 부추기는 풍선 효과와 반시장적 두더지 잡기식의 규제가 반복되기 때문

 

- 민간과 기업의 자본 투자와 창의성을 유도하는 대신 획일적·경직적 지시와 명령을 일삼기 때문

  * 관 주도, 공공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주거 정책은 실패하기 때문

 

- 내집 마련의 꿈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실수요자를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확실한 비전과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

  * 내집 마련용이나 더 나은 집으로 가겠다는 사람에게도 자금줄(전세자금 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을 틀어막고 있기 때문

 

- 도심 공동화(空洞化)와 환경 위생을 위협하는 재개발·재건축 대상을 전 정부 정책이란 이유로 기피하기  때문

  * 지하주차장, 헬스센터, 보육시설을 갖추고 바퀴벌레, 쥐새끼 소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적 욕구마저 투기와 집값 상승요인으로 몰아붙여 시장의 불확실성만 가중시키기 때문

 

- 강북을 강남 같은 곳으로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어설프게 강남을 억제하려 들다 집값만 부추겼기 때문

  * 마찬가지로 지방을 서울처럼 만들겠다는 균형감 있는 종합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

 

- 좁은 국토를 잘 관리하여 후손에게 물려줄 생각은 않고 개발연대식 사고로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어 신도시 개발을 한답시고 국토를 파헤치고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기 때문

   * 실수요와 동떨어진 조악한 인조 도시를 급조하겠다면 책임질 사람은 없고 정권으로부터 칭찬만 받기 때문

 

-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신조어 신개념을 속출시켜 전세 품귀현상을 빚고, 내집 마련이라는 꿈의 징검다리를 붕괴시켰기 때문 

 * 분양가 상한제 같은 땜질 처방으로 소수 당첨자는 횡재요, 다수 낙첨자는 박탈감이라, 전 재산이 걸린 아파트를 로또 복권처럼 다루기 때문

 

- 단속, 세금 징수 등 징벌적 수단으로 부동산 정책이 변질되었기 때문

  * 보유세 부과기준(공시지가)은 지역별로 들쭉날쭉 재량권을 남용하고, 종부세를 연 300% 까지 과잉 적용하는 등 "내 사랑하는 국민"이라 하면서 쥐어짜는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

 

- 1가구 1주택 등 건강한 주택 보유자에게까지 혜택이나 긍지 대신 사회적 열등감을 조장하기 때문

 

- 핵심 측근들의 부동산 투기·보유는 묵인·방조함으로써 정책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

 

- 돈은 마구 풀면서, 기업과 산업에는 규제를 강화해 돈이 갈 곳을 잃었기 때문

 

- 능력과 소신 있는 정책 전문가 대신 ‘충성심’을 잣대로 기용하기 때문

 

- 임대/임차, 전/월세, 자가/비자가, 아파트/연립/단독/다가구/주상복합/빌라/오피스텔..., 평수/위치/학군..., 강남/강북, 서울/수도권/지방 등 나누고 쪼개고 분열하고 대립시켜 갈등과 불안감을 조성하기 때문 

 

-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국민이 믿을 만한 중장기 대책이 전혀 없기 때문

 

 

대충 짚어봐도 이런데 전문가들이 보면 얼마나 할 말이 많겠는가. 거듭 말하지만 부동산 정책은 선(善)한 마음으로 임하면 길이 보인다. 인간의 본능을 증오와 질투심으로 다루려 하지 않기 바란다. 열 명 중 여덟아홉 명은 선한 사람이다. 나쁜 사람에게 적용할 제재를 대다수 선한 사람에게 적용하니 정책이 뒤죽박죽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마음을 바꿔라. 국민은 개돼지도 아니지만 야수도 아니다…

 

끝으로 나의 바보 같은 아파트 이야기를 한 토막 전하고자 한다. 넋두리로 들릴 수 있기에 읽지 않아도 된다.

 

결혼하면서 아파트 생활을 했다. 40여 년 전 아담한 아파트를 구입해 신혼살림을 한 사람은 당시로선 드물었다. 뭇 친구들의 부러움 속에 다시 얼마 후 강남으로 평수를 늘려 이사갔다. 얄팍한 봉급으론 감당이 안 돼 부모님께 한번 더 손을 벌렸다. 유산 미리 주는 셈 치시라며 뻔뻔스럽게 말이다. 강남에 한창 개발 붐이 일던 40년 전 일이다. 그 뒤로도 아파트 생활은 계속됐다. 이른바 서울서도 살기 좋다는 강남·강동·서초구와 국회가 있는 여의도를 오갔다. 물론 지역구인 부산 영도에서도 20여 년간 전세로 아파트 생활을 했다. 지역의 수많은 힘든 사람들을 생각하며 자신에게 다짐했다. 정치하는 동안 집 한 칸, 땅 한 평 사지 않겠다고. 그 약속을 지켰고, 정치인 치고는 비교적 깨끗한 삶을 살았다는 평을 들었다. 평생을 집 한 채로 살고, 40년 전 아파트나 지금이나 면적도 그대로다. 시세 차이를 노려 팔거나 산적은 없다. 다른 건물이나 부동산도 없다. 결혼 후 한번도 집 없이 살아보지 않았고, 집으로 치부(致富)하지도 않았다. 훌륭한 선배 정치인의 뒤를 따른다는 은근한 자부심도 배었다. 나와 비슷한 월급쟁이나 공직자 중에 집도 없이 살다가 몇십 년 만에 대단한 부동산 소유자가 된 걸 보면 겉으론 부럽다고 했지만 속으론 결코 존경하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 들어 나는 바보 같은 공인이며 가장(家長)이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자식들에게 재산은 물려주지 못해도 명예만큼은 간직시키겠다며 살아왔다. 이 정권 들어 치솟는 부동산으로 서민들의 꿈을 앗아가는 정책에 실망하지만, 반면에 정권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눈부신 부동산 투자(?) 능력에는 혀를 내두르게 된다. 젊은 사람들이 어쩌면 이렇게 이재에 밝을까. 참 머리가 잘 돌아가는구나. 정책 관련자, 권력 주변 인사가 돈을 벌거나 정책이나 정보로 이득을 챙기는 것은 소인배들의 짓이라고 폄하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그들의 뻔뻔스런 태도는 올곧고 정직하게 살고 있는 수많은 공직자들을 바보 멍청이로 취급한다. 오랫동안 불문율처럼 이어왔던 공직의 도덕적 규범이 깨지고 있다. 대통령부터 노후 거처를 챙기는 마당에 어떤 공직자인들 흔들리지 않겠는가. 40여 년간 지녀왔던 자부심도 명예도 흔들린다. 그러나 몰라서 그렇지 수많은 공직자·공무원들이 금도를 지키며 안분자족하는 삶을 산다고 믿고 싶다. 일부 철새 무리들이 물을 흐리고 있을 뿐이다. 오늘도 나의 거소에서 스스로를 위로한다. 공인으로서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이 추위에 불편한 거처에서 꿈을 잃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겸손하고 미안해하고 배려하고 감사하며 살아가자고 거듭 다짐해본다. (♣)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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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청년보수 2020.12.22 1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창시절 엄청난 고통을 겪은적이 계시군요.. 그런 고통을 통해 현재 나라를 비유하시다니, 표현이 참으로 제 마음에 와닿습니다..

    나라를 이지경으로 만들고 국민의 의식주 모든 것에 정부가 개입을 하니 수많은 국민들이 지쳐만 갑니다..
    저는 비록 20대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할 때도 있네요..

    하루빨리 정권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바뀐다고 해도 그들이 망쳐놓은 나라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빨리 바뀌면 좋겠네요...

  2. 이제영 2020.12.23 07: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일이 옳은 지적입니다.
    참 대책없는 인간들입니다.
    다른 모든 것도 그렇지만 특히 주택정책은 24번의 정책 입안과 집행이 순리를 벗어나서 억지와 허황된 전제 위에서 수립하니 올바로 될 리가 있겠습니까?
    일부러 나라를 망하게 하려고 의도하지 않는 한 이런 억지스러운 정책을 계속 펼 수가 없는 법입니다.
    이제까지 살아 오면서 가졌던 생각은 사람이 바뀌지 않아도 생각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이 정권을 보고 느낀 점은 사람이 바뀌어야 생각이 바뀐다는 것입니다.
    좋은 뜻의 '초지일관'이라는 한자 성어가 문정권에는 '악수고집(惡手固執)초지일관'으로 바뀌어서 온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사람을 바꾸는 수밖에는 백약, 백수(百手)가 별무효과입니다.

  3. 열혈청년 2020.12.23 1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며칠 전 대통령에게 전한 고언에 깊이 공감하고 감명을 받았는데, 이번 칼럼 역시 탁월한 고견에 무릎을 치게 됩니다. 다음 대선 나오시면 적극 지지하고, 주위에도 강추하겠습니다. 나이는 70대지만 생각이 젊고 패기가 넘치시면서 경륜과 혜안이 돋보이셔서 정계 은퇴를 늘 아쉽게 생각했었습니다.

  4. 부동산난민 2020.12.23 1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의장님은 하시는 이런 생각을 저들은 못하는 걸까요? 아니, 반대로 가는 걸까요? 정치를 20년 넘게 하신 분이 집한 채로 평생을 지내시고, 또 신혼살림 아파트나 지금 아파트나 면적이 같다니 감동입니다.

  5. 까망베르 2020.12.23 1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장님 말씀 공감이 가는군요. 어쩌다 국민들이 저들에게 180석을 몰아줬는지ㅠㅠ 집단 체면에 걸리고, 저들은 집단 망상에 사로 잡혀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망해가는 나라가 보입니다.

  6. Vision 2020.12.23 1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간의 본능을 증오와 질투심으로 다루려 하지 않기 바란다. "
    깊이 공감합니다.

  7. 얀댕이 2020.12.23 12: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들은 나라와 백성을 놀이터내지는 실험용 마루타 정도로생각하는것 같습니다. 속시원한 의장님 말씀 모든국민들이 공감 할듯합니다.

  8. 서가 2020.12.23 12: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까망베르님의 글 공감합니다 ㅜㅜ

  9. 봄보리 2020.12.25 2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장님. 지난 총선 기간, 관련된 모든 분들이 선거 중이라 모든 말씀 가슴에 묻고 물러나신 것 짐작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하고싶은 말, 그래서 묻었습니다.
    다 헤아리지 못한 분들의 독설, 제가 다 섭섭하지만 대응하지 않으시는 뜻 헤아리며 저도 말을 아낍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메리크리스마스!

  10. 허허 2021.01.06 15: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선이라함은 쉽게얘기해서 겉으로만 착한척을 한다라는 말로 그말이 가장 잘 적용되는 사람들로 사람들은 흔히들 정치인을 꼽을수 있을것이다.
    허나, 사람은 가까이에서 겪지 않으면 모르는법 정치인이라고하여 꼭 위선적인것은 아닐테지만 윗 글을 보고있자니 토가 쏠려 참을수가 없다.

    사람은 무릇 신뢰감이 있어야하는법 위선으로 보이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바로 신뢰라고 할것이다.
    위의 글을 쓰신 전 국회의장 김형오님께서는 그런 신뢰가 있으신분인지 다시한번 여쭤보고싶다. 어떻게 양심의 소리가 나올지 심히 궁금하다. 토가 쏠리려 한 이유는 그 대답을 듣고선 얘기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