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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우체국(서신)/보낸 편지함

꼴찌에게 갈채를! 꼴찌에게 갈채를 전당대회가 막을 내렸습니다. 당대표 및 최고위원 당선자에게 축하를 낙선자에게는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국민은 6·2 지방선거를 통해 한나라당을 심판했습니다. 뼈를 깎는 쇄신을 주문했습니다. 불통 정당을 소통 정당으로 바꿀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경선과정에서 우리는 쇄신과 소통의 비전보다는 이전투구(泥田鬪狗)와 구태를 다시 재현했습니다. 개혁과 쇄신을 외쳤던 초선들은 조직과 계파의 높은 벽 앞에서 무참히 쓰러졌습니다. 그것도 꼴찌로 말입니다. 그 이름... 여성후보 꼴찌 정미경, 남성후보 꼴찌 김성식입니다. 애초부터 선수(選數)를 중시하는 한나라당 풍토에서 초선(初選)들의 최고위원 출마 자체가 평가절하 되었습니다. “쇄신을 이용한 함량미달 의원들의 정치 쇼다” “항상 저러다 말더라’라.. 더보기
농 득 마잉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님에게 지난 12일, 김형오 前의장은 한국으로 시집온 지 일주일만에 무참히 살해당한 베트남 신부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습니다. (☞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스무 살 베트남 신부에게) ...민망하고 수치스런 일입니다. 낯이 뜨거워집니다. 일말의 자책감이 밀물져 옵니다. 그건 제가 지난봄에 펴낸 책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아름다운 나라』란 책에 썼던 이런 구절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1월 베트남을 공식 방문해 국회의장과 공산당 서기장을 만났을 때 그분들이 특별히 당부하더군요. 한국에 가 있는 베트남 여성들을 딸처럼, 며느리처럼 여기고 주의 깊게 지켜봐 달라고….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중략) 이제 우리나라에 온 베트남 여성들은 한국인이고 우리 가족입니다. (후략)”(261쪽) 다시 베트남을.. 더보기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스무 살 베트남 신부에게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스무 살 베트남 신부에게 월요일 새벽 4시, 스탠드 불빛 아래서 이 편지를 씁니다. 기억나지 않는 꿈길을 헤매다가 눈을 떠 보니 새벽 3시, 그 뒤로 영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그대 때문입니다. 스무 살 베트남 신부 T씨. 신문에는 그대가 그렇게 단 한 글자의 영문 이니셜로 표기돼 있었습니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 많은 국민들이 그대의 비극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시 옮기려니 분노와 연민으로 손끝이 떨립니다. 사진 출처: tesKing(Italy) 나흘 전입니다. 그대는 지난 8일, 부산의 한 10평 남짓한 주택에서 스물일곱 살 연상인 한국인 남편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한 뒤 흉기로 처참하게 살해되었습니다. 대한민국 땅을 밟은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말입니다. .. 더보기
故채문식 前국회의장 국회葬, 조사 낭독 지난 26일 타계한 故채문식 국회의장(제11대)의 영결식이 29일 국회장으로 엄수되었습니다. 영결식장으로 故채문식 국회의장의 영정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춰 영정을 맞이하였습니다. 영결식 시작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습니다. 고인의 영정 앞에 분향하는 김형오 의장 이 날 김형오 의장은 조사를 낭독하였습니다. 조사를 낭독하는 김형오 의장 들꽃 같은 삶을 사신 우치(又癡) 채문식 의장님, 의장님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파란과 곡절을 온몸으로 떠안으시고 격동과 격랑의 거센 소용돌이 속에서 건국과 국가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기신, 대한민국 국회의 큰 별이셨습니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의회주의자로 4선에 국회의장을 역임하실 정도로 관록과 인품을 갖춘 모두에게 존경받는 정치인이셨습니다. 국.. 더보기
故전혁림 화백을 추모하며... 지난 5월 25일, 한국 화단의 원로 전혁림 화백께서 별세하셨습니다. 통영 출신으로 독학으로 그림을 그려 1949년 국전에 입선하며 두각을 나타낸 故전혁림 화백은 우리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서양화 기법을 결합한 작품으로 '통영의 화가', '바다의 화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02년 국립현대미술관 선정 '올해의 작가'로서 대규모 개인전을 가진데 이어, 2005년 '구십, 아직은 젊다'展을 여는등 국내 최고령 현역 작가로서 활동했습니다. "붓을 쥐고 죽는 것이 소원"이라던 고인은 지난 4월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화가인 아들 영근씨와 함께 '아버지와 아들, 동행 53년'展을 열기도 했습니다. 2008년, 희망탐방에서 '전혁림 미술관'을 찾았던 김형오 국회의장은 '아버지와 아들, 동행 53년'展의 축사를 하.. 더보기
법정스님의 입적소식을 듣고 (김형오 국회의장)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을 일깨우던 죽비소리” - 법정스님의 입적 소식을 듣고 갑작스레 찾아온 법정 스님의 입적 소식이 제 가슴 속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킵니다. 종교를 뛰어넘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흠모를 받았던 분입니까. 법정스님이 투병중이라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스님 또한 인간이시기에 1년 전 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하신 것처럼 언젠가는 입적하실 것을 알았지만, 막상 소식을 들으니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슬픔을 느끼게 됩니다. 스님은 한 평생 무소유(無所有)를 실천하며 우리 사회를 비추던 등불이자 정신적 스승이었습니다. 이 물질만능의 시대에 스님의 말씀과 삶은 하나라도 더 가지려 발버둥치는 인간의 탐욕(貪慾)과 어리석음(無明)을 일깨우던 죽비소리였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스님으로부터.. 더보기
오늘은 대한민국 국민이 행복한 날! [사진 -sbs 방송 화면] 온 국민에게 큰 기쁨과 감동을 안겨준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세계속에 빙상 강국 대한민국의 명예와 위상을 한층 드높인 자랑스럽고 시원한 쾌거입니다. 화려하고 완벽한 경기로 국민의 성원에 보답한 김연아 선수! 오늘 우리 국민들에게 행복한 하루를 선사했습니다. 그동안 승리를 향한 열정과 노고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2010. 2. 26 국회의장 김형오 더보기
故 임수혁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 (국회의장 김형오) 비보는 크나 큰 파도처럼 우리를 흔들어놓습니다. 임수혁 선수가 불태웠던 초록빛 그라운드의 투혼은 이제 전설이 되어 우리들 가슴 속에 새겨졌습니다. 9년의 병상 투혼 역시 남겨진 우리들을 숙연하게 합니다. 생명에 대한 경외심, 인간 사랑의 정신이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임선수 본인과 그 가족들이 보여주었습니다. 선수로서도 병상에서도 만인의 귀감이 되었던 영원한 부산 갈매기 임수혁 선수.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0년 2월 7일 국회의장 김형오 더보기
국회에 대한 예의를 실천해준 한 외국인에게 케니스 크로포드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께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국회의장 김형오입니다. 단장께서 국정감사에서 보여주신 모습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13일 국회 환경노동위 기상청 국정감사에 출석해‘열중쉬어’자세를 취했다는 이야기를 접했습니다.‘한국 국회에 대한 존중과 공손의 표현’이 그 이유였다고 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은 국정감사가 한창입니다. 한국과 같은 국감제도가 있는 나라가 그리 많지 않아 크로포드 단장에게는 한국의 이러한 제도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국감은 지난 1년 동안 정부가 한 일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는 국회의 매우 중요한 행사입니다. 가끔은 그 도가 지나쳐 여야간의 격돌로 이어지고 , 때로는 증인에 대한 고압적인 태도가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마침 국감제.. 더보기
휘영청 뜬 보름달이 감싸는 포근한 한가위가 되시길... 국민 여러분, 휘영청 뜬 보름달과 함께 따사로운 혈육의 정과 고향땅의 온기를 나누는 한가위를 맞았습니다.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2009년의 지난 아홉 달이 쏜살처럼 흘러가 이젠 과거라는 이름 안에 터를 잡았습니다. 그 동안 국회에선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일’이라고 말하기엔 무겁고도 눅눅한 분위기였다고나 할까요? 이런 저런 , 크고 작은 , 다사다난 등등의 단어가 떠오릅니다. 그러나 , 올해도 어김없이 보름달은 떠오를 것이며 의회민주주의의 원칙을 준수하는 선량들의 뜨거운 열정이 국정감사로 승화될 터입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 국민 여러분들의 포근하고 따뜻한 귀성, 귀경길을 기원합니다. 아울러 남은 2009년 보람차게 지내시길 소망합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장 김형오 드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