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7-09 한국경제] 김형오 전 국회의장 "장동혁도, 한동훈도 모두 내려놓아야"
"장동혁 간 곳은 지고, 안 간 곳은 살아"
"한동훈, 자기 정치 욕심…갈등의 한 축"
"장은 즉각 사퇴, 한은 당권 포기 선언을"

'보수 원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내홍과 관련해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향해 쓴소리를 내놨다.
김 전 의장은 9일 자신의 블로그에 "지금 국민의힘은 제대로 가고 있느냐"며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를 막고, 삼권 분립과 국가 안보, 민생과 나라의 장래를 지키겠다는 야당의 결기와 실력을 보여주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필리버스터를 해도 결과는 늘 비슷했다"며 "그런데도 야당은, 특히 지도부는 그것으로 할 일을 다 한 것처럼 생각하니 답답하고 놀라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당의 밀어붙이기를 막기에는 숫자가 부족하다는 핑계나 변명만으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며 "야당은 본래 불리한 조건, 열악한 상황에서 싸우는 존재"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의석수가 아니라 각오와 전략, 그리고 국민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신뢰"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장 대표를 향해 "책임을 면할 수 없고 피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 대표가 공들인 충청권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전패했고, 그가 지원한 지역은 일부를 빼고 줄줄이 무너졌다"며 "당 안팎에서 '장동혁이 간 곳은 떨어지고, 가지 않은 곳은 살았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했다.
이어 "이런 혹독한 평가 앞에서 선거를 지휘한 대표가 자리를 지키겠다는 것은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며 "대표직은 명예가 아니라 때로는 멍에이며, 무엇보다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변명도, 버티기도 아니다"며 "즉각 대표직을 내려놓고 당이 새로 설 공간을 열어주는 일"이라고 촉구했다.
한 의원에 대해서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그는 방관자나 국외자가 아니다"고 짚었다. 이어 "작금의 국민의힘 분란은 본질적으로 '장동혁 대 한동훈'의 싸움으로 비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본인은 억울할 수 있으나 정치 지도자는 억울함보다 책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 선거에서 자기 선거보다 전국 지원에 몸을 던졌다면 어땠을까"라며 "자신을 낮추고 죽이며 동료 후보들을 살리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를 싫어하던 사람들조차 다시 봤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그는 자기 정치의 욕심을 드러낸 사람으로 비쳤고, 당내 갈등의 한 축이 되고 말았다"며 "똑똑함만으로 큰 정치인이 되지는 않는다. 국민은 능력보다 먼저 희생을 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잊히는 두려움' 때문이었나,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독점욕 때문이었나"라며 "잠시를 참지 못하는 그 조급함 때문에 우리 정치의 품격이 떨어지고, 앞으로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두 사람 모두 내려놔야 한다"며 "이미 늦었지만, 완전히 망가지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어 "거두절미하고, 장동혁 대표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한동훈 전 대표는 입당 여부와 별개로 다음 총선 전까지 당권 도전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당이 산다, 그래야 보수가 산다"며 "그래야 민주주의도, 나라도 다시 숨 쉴 수 있다, 그래야 두 사람도 다시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민은 두 사람의 피 터지는 승부를 보려고 보수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책임 있는 야당을 보고 싶은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장동혁도, 한동훈도 내려놓아라, 그래야 모두가 다시 살 길이 열린다"고 촉구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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