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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5 "아마존의 눈물"로 본 다큐멘터리 3년사 (4)


한국 다큐멘터리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장족의 발전을 했다는데 토를 달 사람이 있을까?

한국 다큐멘터리가 세계시장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는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서 "한국 다큐는 재미가 없어~"라든가 "BBC,NHK에 비하면 아직 멀었어~"란 말을 입에 올리기는 힘들 것이다.

한국 다큐가 세계시장에서 잘 팔리고 있다는 소식 때문일까? 시청자들의 평가 또한 칭찬 일색이다. 시청률 10%를 훌쩍 뛰어넘는 다큐멘터리가 자주 나타나고, '다큐멘터리가 제일 재미있다'는 다큐 매니아들도 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 다큐멘터리에 대한 이런 '호사스러운' 분위기는 2007년 KBS <차마고도>에서 시작해 2009년 12월 선보인 MBC <아마존의 눈물>에서 꼭지점에 다다른 듯 보인다.

          △ 프롤로그,에필로그를 합쳐 총 5부작 다큐멘터리인 <아마존의 눈물>의 영상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그렇다면,,,
 
- 한국 다큐멘터리는 정말로 질과 양 모든 면에서 발전한 것일까?  

- 혹시 몇 편의 다큐멘터리만 무대 위에 세워놓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아닐까? 
- 발전했다면, 어떤 점에서 발전한 것일까?

2009년을 마감하는 12월에 , 최근 3년간의 한국 다큐멘터리 동향을 살펴보는 것은 그런 면에서 의미있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매우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작업이지만, 3년간 방송된 다큐 몇 편을 중심으로 용감(?)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용감하니까 무식할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읽어주길 바란다.
                             

♣  시청자 입장에서 본 2007~2009 한국 다큐멘터리 3년史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다큐멘터리 한 편이 한국 다큐멘터리 변화의 서곡이었던 것 같다. 
            
인도의 경제중심지 뭄바이로 탤런트가 되기 위해 온 시골출신의 젊은 여성. 아름다운 그녀는 꿈꾸던 바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낙향한다는 서글픈 다큐멘터리.  (제목을 아는 분이 있으면, 댓글로 좀 알려주길 바란다. 다시 보고 싶으니까...)


이 다큐멘터리는 KBS의 2007년 초 작품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한국 다큐멘터리 트렌드를 짚어보는 마당에, 이 작품을 제일 먼저 언급한 이유는 이 다큐멘터리가 일반적인 한국 다큐멘터리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작품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 적어도 필자가 보기엔 그랬다.)
 
'시사고발 다큐'와 '휴먼 다큐' 일색이었던 한국 다큐멘터리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작품이었다.


               △ 한국 다큐멘터리 역사는 <차마고도>의 출현으로 그 신기원을 이룩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2007년 말 ..

<차마고도>
등 수십 억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대규모 HD 다큐멘터리가 선을 보였다. 그러나 외국시장에서의 상품성까지 갖췄다는 차마고도는 약 30년전 일본 NHK가 <실크로드>에서 보여줬던 로드 다큐멘터리를 답습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다.

소설에 비유한다면 플롯은 베끼고 등장인물만 대체한 아류작이라는 느낌이 강했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어쨌든 <차마고도> 역시 돈을 들인 만큼 성과가 나온 수작이란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차마고도> 하나만 놓고 보면 , 한국 다큐멘터리가 일본과 영국,미국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발전했다고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였으니까...


한국 다큐멘터리의 역사를 <차마고도>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보자. 실제로 한국 언론들은 <차마고도>를 기점으로 다큐멘터리를 대하는 시각이 많이 달라진 모습들이다. 언론들은 <차마고도>에 대해 한국 다큐가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한 첫 작품이라는 찬사를 바쳤다.


               △ MBC스페셜 <스파이스 루트>. 2008년 한국 다큐 시장엔 '로드'와 '루트'바람이 불었다.


2008년 중반 이후,  각 방송국들은 <누들 로드>,  <스파이스 루트> ,  <북극의 눈물> 등에 제작비와 인력을 쏟아부었다. 평가는 당연히 좋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제목에 나타난  ‘루트’나 ‘로드’에서 알 수 있듯 이들 다큐 또한 이른바 ‘로드 다큐’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색다른 점이라면, <스파이스 루트>에는 나레이터로 탤런트 김래원을 내세웠고, <누들로드>에는 ‘켄 홈‘이라는 외국의 유명 요리사를 앞세웠다는 것 정도.


이는 세계 다큐멘터리계의 유행이라고 한다. 유명인을 나레이터나 M.C로 내세워야 세계 시장에 판매하기 유리하다는 것. 그래서일까? <스파이스 루트>와 <누들 로드> 역시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북극의 눈물>은 말할 것도 없었다. 편당 제작비가 웬만한 독립영화보다 많이 투입된 <북극의 눈물>은 BBC나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화면을 떠오르게 할 만큼 환상적이었다. 물론 스토리도 괜찮았다.


                    △ KBS <누들로드>는 대중들에게 다큐멘터리의 재미가 뭔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작품들은 한마디로 ‘그림’으로만 승부한 다큐멘터리들이다. 멋진 그림을 포착해서 뛰어난 편집기술을 가미해 만든 깔끔한 다큐멘터리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안에는 어떤 감동을 느낄 요소가 좀 적었다는 생각이다. (김치에 비유하자면 김장김치가 아니라 겉절이라고나 할까....) 

예외가 있다면, <북극의 눈물>에서 보여준 에스키모(이누엣)들의 삶의 터전이 무너져내리는 상황 정도일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물개와 고래를 잡기 힘든 환경을 조성함에 따라 에스키모들은 더 이상 사냥꾼으로 삶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라는 일종의 최루성 코드를 삽입함으로써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끌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에스키모 이야기에도 뭐랄까, 깊이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었다. 작살로 하던 사냥을 이제는 최신형 라이플로 하게 된 그들 에스키모..... 또한 나룻배(카약)가 아닌 모터보트로 사냥에 나서는 그들의 모습.  그런 그들의 사냥감으로 물개와 고래가 점점 사라진다고 , 불쌍하지 않느냐고,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 건 좀 억지스럽다는 것이다. (모든 걸 지구온난화 탓으로 돌리는 건 솔직히 좀 역겹다.)


               △ 개썰매도 있지만, 에스키모(이누엣)들은 모터스키에도 매우 익숙한 사람들이다. 


♣ '자연 다큐멘터리'의 명가 EBS의 약진


 

이렇듯 수 십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초대형 다큐멘터리가 득세하는 분위기 속에 EBS는 묵묵히 제 갈길을 가고 있었다.


자연다큐멘터리와 육아,아동,교육 다큐멘터리로 명맥을 유지하던 EBS 다큐멘터리팀이 저예산으로 사고(?)를 친 것이다. 그 시점은 2008년부터다.


           △ EBS <마리온 이야기>는 한국적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파격을 구사한 작품이었다.


‘다큐프라임‘ 이라는 제목으로 다큐 코너를 신설한 EBS는 <마리온 이야기>라는 거북이 다큐와 <한반도의 공룡>이라는 작품으로 언론의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언제부터인가 < EDIF > 라는 세계 다큐멘터리 공모전을 열어 다큐 활성화에 앞장서더니 , 그 축적된 실력을 2008년부터 유감없이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EBS의 약진은 다른 거대 방송사들과는 시각을 달리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저예산과 낮은 시청률을 무릅쓰고 일구어 낸 그들만의 땅방울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말이다. (이 자리를 빌려 EBS 다큐멘터리 제작진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 EBS의 <한반도의 공룡>은 타 방송국이 아류작을 만들 정도로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또 하나.


다큐멘터리 시장에서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른바 '작지만 큰' 다큐멘터리 한 편이 있었다.

KBS <아라한,완전한 행복>한국 다큐멘터리 제작진의 인문학적 성찰이 매우 뛰어나고 깊다는 것을 증명해낸 작품이다.  아름다운 영상과 형식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 나레이션을 없애고 HD영상과 인터뷰만으로 구성된 독특한 형식의 <아라한,완전한 행복>. 



형식도 독특했지만, 내용 또한 심오했던 <아라한,완전한 행복>은 인간의 마음을 탐구,고찰하는데 있어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는 상좌불교 수행법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제작진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잘 보여준 작품이다. 

상좌불교 수행이 대중들의 삶 속에 깊숙이 뿌리내린 '수행의 나라 미얀마' 곳곳을 담은 영상이 그야말로 압권인 작품이다.

               △ 석가모니의 가르침은 단 한 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고 한다. 바로 '마음챙김'이다.


 

♣ 한국 다큐멘터리, 제대로 가고 있는가?



<아라한,완전한 행복> 덕분에 2009년 하반기 한국 다큐멘터리계는 체면을 유지했다고 보여진다. (물론, <아마존의 눈물>같은 작품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한국다큐멘터리, 제대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좀 더 다양한 형식과 소재가 필요해보인다'로 정리할 수 있겠다. (무조건 카메라 십 여대 이끌고 오지로 떠나는 그런 형식이 아닌...)  

끝으로, BBC, NHK의 아류가 아닌 그들만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새해에도 좋은 작품을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말도 전하고 싶다.

 

                     △ 밀림,사막,북극 등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는 한국 다큐멘터리 제작진에게 박수를!!



  


                                                                                                                       Posted by 백가이버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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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신 일이나 잘하세요. 2009.12.25 12: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임감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날치기 통과 시킨거에 대해 책임지고 무효화 시키던지 사표를 내세요.

    국민들 돈만 먹으면서 살지말고....

  2. BlogIcon 바람흔적 2009.12.29 0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도 돈 많이드는 블랙버그터영화도 좋지만 독립 다규멘트리 영화 많아야 좋은데
    그래야 영화가 살아나는 것이라 생각되는데.............

    • BlogIcon 포도봉봉 2009.12.29 09:0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나마 워낭소리가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독립 다큐멘터리 찍으시는 분들이 일할 맛나는 환경이 생겼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