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로그 | 미디어로그 | 방명록  

오늘은 이준석 당대표가 잠행 4일째다. 잠적 3일째 제주도에서 언론 노출하더니 오늘은 기자회견 기사도 떴다. 평상시에도 상상하기 힘든 대표의 일탈이 대선을 불과 석 달 앞두고 일어났으니 당원과 지지자들은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 김종인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문제와 맞물려 국민의힘은 지금 어수선함 그 자체다. 시일이 지체될수록 실망감과 피로도가 쌓여간다. 당을 추스를 사람도 안 보인다. 답답해서 몇 사람에게 탐문해 봤더니 양비론, 구렁이 담 넘어가는 식이다. 표 떨어지는 소리가 우수수 들린다. 당의 원로들은 윤후보에게 빨리 싸안고 가라고 충고한다. 위기다. 외부 요인이 아닌 지도부 간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이견이 당과 후보를 위기로 몰고 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많은 지지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다. 지금 그렇게 한가한 때인가.

대표가 얼마나 답답하고 억울했으면 이렇게까지 했겠는가, 이해는 되지만 방법은 동의할 수 없다. 후보와 치킨게임을 하여 이겨 본들 무슨 이득이 있겠는가. 비방과 이간을 일삼는 사람들에겐 호재요 반대 진영에선 굴러온 호박이다. 모든 오해와 마찰에는 무조건 어느 한쪽만이 옳고 다른 한쪽이 완전히 그른 경우는 없다. 정치 신인인 후보와 의욕에 불타는 후보 측근에게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식으로 매듭 짖든 가장 큰 피해는 후보가 입게 된다. 후보 측에 분명한 문제제기를 하겠지만 지금은 이준석의 과잉반응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당의 대표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준석 당대표의 등장을 누구보다도 지지하고 환영했던 사람이다. 우리 정치에 새로운 변화의 물꼬를 터 주기를 기대했다. 그런 면에서 이준석은 현재와 미래의 주요 자산이다. 그러나 지금 이준석의 행동에는 그런 가치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에게 기대를 걸었던 많은 사람들이 적잖게 실망하고 있다. 젊고 승부욕 강한 대표가 정치의 세계에선 "지고는 못 살아"보다는,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 나은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터득했으면 좋겠다.

나는 5년 전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당이 공천과정에서 잡음을 일으키는 모습에 실망하여 정들었던 당을 조용히 떠났다. 여전히 무소속으로 나라가 잘 되는 길이라면 내 마지막 도리를 다할 생각이지만 다시는 정치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당시 김무성 당대표가 이른바 “옥새 파동”으로 곤욕을 치렀는데 지금 이준석 대표의 행태는 그때에 비하면 이유도 약하고, 납득도 안 된다. 적어도 당을 무단 이탈할 사유는 아니다. 그런데 그때는 언론이 당대표에게 매우 냉정하고 비판적으로 보도했는데 이번에는 훨씬 우호적이고 미온적이다. 여러가지 복합적 사유가 내포돼 있다.

대선이나 총선 같은 큰 선거판은 아무리 주도면밀하게 임하더라도 각자에게는 서운한 일도 많고 잘못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로 참고 이해하고 격려하면서 함께 가야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 윤석열 후보는 국회의원을 한번도 해보지 않았고 정치권에 뛰어든 지 불과 몇 개월이다. 신인이기에 참신함과 부족함이 다 있다. 당은 참신함은 북돋우고 부족함은 메꾸며 후보를 도와야 하는데 지금 거꾸로 하고 있다. 요즘 하는 짓을 보면 과연 이 당이 국민 다수가 원하는 정권교체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는지, 왜 그리 서운한 사람만 많은가. 가장 서운한 사람이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위원장이란 말은 설마 아니길 바란다.

순순히 정권을 내놓을 집권당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총력을 다해도 이길까 말까한 선거인데 하는 꼴이 심상찮다. 싸우기도 전에 감투나 자리 다툼을 한다면 어느 국민과 유권자가 지지를 보내겠는가. 분석적으로 말해보자. 윤석열이 당 후보로 최종 확정되었을 때 이재명 후보보다 15%에서 20% 앞서 있었다. 압도적 지지율 격차가 한 달도 안 돼 근접했고 이제는 역전될 처지다. 왜 그런가. 저쪽은 전열을 정비하여 달려오는데 이쪽은 내부싸움만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국민 속으로 파고들어 유권자와 표심에 호소해야 할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지 않은가. 국민이 그리 만만해 보이는가. 지지율 역전의 책임을 후보에게만 돌린다면 이는 이중의 위선을 범하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가 후보와 연락을 끊은 것은 둘째 치고 지역을 다니면서 정권교체와 후보 지지를 한마디도 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 아무리 서운하더라도 당의 대표라면 그래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이해되지 않는 일이 지금 당 안팎에서 일어나고 있다. 나의 지적이 이 대표에게는 매우 서운하게 들릴 것이다. 이런 말을 해야 하는 나 역시 몹시 가슴이 아프다. 조금만 더 참고 조금만 더 몸던지는 새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데 전심전력한 당과 대표로서 자랑스럽게 기억될 것인지, 그렇지 못한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인가의 갈림길에 이준석과 우리 모두가 지금 서있다. (끝)

Posted by 김형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비분강개 2021.12.03 17: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준석, 김형오 전 의장 말마따나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지어다.

  2. 꼰대충 2022.01.06 07: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꼰대눈에는 꼰대만 보인다더니ㅋㅋ
    세상 많이 좋아졌나보네 꼰대한테 꼰대짓이라 지적할수 있다니ㄷㄷ
    국민이 뽑은 젊은 당대표를 그런식으로 매도하지 마시고
    윤석열 말하는 짓거리좀 교정해 주시던가 하세요
    잘못은 윤석열한테 있는데 왜 엄한 이준석을 꼰대 취급하나요?
    "정말 같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