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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9.08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고언 (13)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립니다. 조국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임명은 철회해야 합니다. 그 길밖에 다른 길은 없습니다. 임명을 강행한다면 그로 인해 얻는 효과가 뭔가요. 진정 무엇을 얻으려는 건가요. 임명을 강행하는 순간 가파른 레임덕이 진행될 것입니다. 망설이던 내가 펜을 든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국정에 참여했던 경험에 비추어 조기 레임덕만큼은 피해야 합니다. 나라와 국민, 대통령 모두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까닭입니다.

 

정치를 좀 한 사람들, 특히 야당과 그 지지자들은 586 운동권의 일그러진 민낯을 드러낸 조씨의 임명 강행을 은연중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이유는 굳이 들지 않아도 잘 알 것입니다.

 

오직 검찰 개혁 때문에 그를 임명하겠다는데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내가 생각하는 검찰 개혁과 대통령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대통령의 검찰 개혁도 이제 조씨는 해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검찰에 약점 잡힌 사람이 어떻게 검찰의 환부를 도려낼 수 있겠습니까. 개혁은 어렵습니다. 더구나 자칭 만신창이가 된 사람으로 개혁 운운은 개혁을 않겠다는 뜻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권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지게 됩니다.

 

촛불로 일어선 정부 아닙니까. 촛불 민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국민은 정직하고 도덕적으로 신뢰할 만한 (능력 있는) 사람이 나라를 관리하기를 원합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분은 임기제 관리자일 뿐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와이셔츠 차림으로 커피잔을 들고 격의 없이 담소하던 그 모습을 아련히 잊지 않는 국민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국민을 위해 헌신 봉사하고 미련 없이 떠날 때 뒷모습이 아름답고, 훗날 존경 받을 것입니다. 더 이상 나라가 헝클어지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모쪼록 잘 관리하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외교안보는 비상 시국이고, 경제 상황은 너무나 안 좋습니다. 나라를 지켜야 할 가치관이 흔들리는 데도 여야는 진영논리에 갇혀 있습니다.

 

대통령은 3년 후 야인으로 돌아갈 사람입니다. 정치를 더 이상 못합니다. 3년 후를 생각해야 합니다. 찢기고 갈리고 나뉘어지고... 이런 모습의 나라를 물려주는 것은 대통령께서도 결코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 진단이 전적으로 옳다고는 못하겠지만, 나도 그 안에서 5년간 참모 생활을 해봤습니다. 사직서를 품 안에 넣고 다녔습니다. 대통령과 가까이 있는 사람은 알든 모르든 실정을 대통령에게 곧이곧대로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게 청와대입니다. 그래서 청와대를 옮겨야 한다고 일찍부터 주장해 왔습니다. 지금 옮기지 못한다면 자주 국민과 접촉이라도 하십시오. 형식적인 초청행사나 시장 방문, 공장 순회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다방면에서 두루 접촉하십시오. 비공개로 만나고 솔직히 의논하십시오. 야당과도 만나고 여당과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십시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조국 임명을 감정싸움이나 기싸움으로 보고 "밀리면 끝이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어린애 같은 참모가 있다면 한심한 일입니다(옛날에도 눈과 귀를 어둡게 하는 이런 자들이 있었습니다). 국민에게 이기려 한 정권은 죄다 실패했습니다. "국민이 내 마음을 모른다", "악의적 선전에 쏠렸다"는 등으로 밑바닥에 흐르는 분노와 허탈감을 외면한다면 정말 끝입니다. 국민에게 "회초리로 때려 달라, 이렇게까지 잘못된 줄 몰랐다, 내가 많이 부족했다, 남은 기간 앞으로 잘하겠다"고 진솔하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입니다.

 

국민이 때리는 회초리는 매섭고 아프지만 피하려 해선 안 됩니다. 더욱 고통스런 상황이 닥칩니다. 나라를 위한 결단, 그것이 모두가 다시 사는 길입니다. 5년 단임제 정권에서 레임덕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현행 헌법의 문제점 이지만 지금 이 문제로 인해 스스로 레임덕을 조기에 자초하지 않기를 거듭 바라마지 않습니다.

 

대통령께서 용단을 내려 임명 철회를 한다면 윈윈 게임은 아니라도 최악의 상황은 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시간이 있으니 만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국씨가 스스로 물러나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대통령께서 그런 결정을 함으로써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에게 다시 한번 신뢰감을 주고, 중간지대에 있는 국민들의 떠나는 마음을 돌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유는 앞서 말씀드렸기에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 국정의 혼란상이 불보듯 뻔한데 더 이상 침묵할 수가 없어 글을 썼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대통령님의 건안을 기원합니다.

 

 

2019년 9월 8일 아침

 

김형오드림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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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국시민 2019.09.08 08: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밤 잠못 들고 결기 있게 써내려간 우국충정이 단어 하나하나마다 묻어납니다. 구중궁궐의 장막을 뚫고 문 대통령에게 날아가 박혔으면 좋겠습니다.

  2. 나라걱정 2019.09.08 0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의장님다운 충언입니다.

  3. 루시아 2019.09.08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기집권에 유리한 우리식 정의구현 권력다툼
    우덜식 민주주의 완성 그것이 개혁

    누군가 노력해서 이룬 경제발전의 단물은 우리가 다 빼먹고 선심성으로 베풀고 누리고 그걸 이루어낸 사람들은 모두 적폐이고 청산대상이다

    이걸 완성하는데 공수처니 검찰개혁이니 필요해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고 이 시나리오만 생각했는데...

  4. 애국시민 2019.09.08 1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로정치인으로서 진심어린조언
    이네요 극한을 달리는 정치 그만하고
    진정한 국민을 위한 화합의 정치 희망합니다

  5. 고로 2019.09.08 1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와서 임명철회하믄 바로 레임덕이죠 ㅋ...임명 무작정 강행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조국 반대하는 검찰들 싸그리 솎아내어 검찰 장악하고 북한식 보위부같은 공안검찰 만들어 대한민국을 장악하믄 됩니다.. 문대통령님에게 반대하는 놈들은 친일적폐 토착왜구로 몰아 처단하고요..그게 바로 촛불시민이 원하는 촛불민주주의 사회잖아요...

  6. BlogIcon 제주사랑 2019.09.08 1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장님께서 큰 나라사랑
    언제나 느낍니다.
    항상 건강하셔서 국가가 난파되지 않도록
    지도해주십시요.

  7. Nky 2019.09.08 14: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치의 선배가 주시는 고언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침묵은 동조이고 조언은 금입니다.
    후배가 잘 못 할때는 욕 먹더라도
    말씀 하시는 분이 진정한 선배입니다.
    고맙습니다.
    진정이 전해져 옵니다.

  8. 이선정 2019.09.08 1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심으로 공감되는 글입니다!..
    나라의 흥망성쇠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도덕적 에너지로이루어진다 생각합니다.
    하물며 법무부 장관의 도덕적 에너지는 더욱 더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9. BlogIcon 김윤철 2019.09.08 2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언 듣겠으나 받아들이지는 못할것 같습니다. 조국 한 사람에게 국한된 문제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죠. 오랜 기득권세력들의 병폐와 정치검찰들로 인해 그동안 국민들의 인권이 짓밟혀 왔기 때문이지요. 조국후보자와 가족들이 그야말로 흠없이 살아왔다는것이 명명백백한데 말도 안되는 종이쪼가리 하나로 트집 잡아 헛뜯고 있는 이 상황의 깊이를 보지 못하고 계신다면 충언할 자격 없으십니다. 우리세대말고 자식세대 더 나아가 대한민국 그리고 통일한국까지 보는 안목으로 충언 해주실것을 부탁드립니다.

  10. 자광 2019.09.08 2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보시오
    당신은 단꿀만 빨아먹고 살아온 사람이오
    단한번도 가시밭길을 걸어본적이없는사람이 당치도않는 헛소리를하시오
    지금 조국이를 버리면 문통은 논드렁시계이상의 모함을받고 고통을당해요 뭘알기나하는지..

  11. 부산사람 2019.09.09 0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기고문 잘 읽었습니다.
    이런시국에 바른말 하시는 의장님
    감사 드립니다.

  12. 시골촌놈 2019.09.09 1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형오 전 국회의장님의 진정어린 고언에 전적으로 동의 합니다. 대통령 주변이나 집권여당 인사들 중에 구가를 위하여, 국민을 위하여 국민의 민심과 국가의 장래를 위하여 고언을 드리는 참모나 국회의원이 있으면 얼 마나 좋겠습니까 마는 모두가 민심을 알고서도 대통령 1인에 대한 충성경쟁을 하고 있으니 정말로 국가의 앞날이 걱정이 됩니다. 심지어 그렇게도 그간 정의를 외치던 정의당 마저도 자기당에 유리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하여 정의는 내팽겨치는 작금의 형태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없고, 자기의 지역구 수호를 위하여 청와대와 여당에 아부하는 원로 국회의원의 모습을 보면서 마치 우리나라의 작금의 형태가 조선말이나 해방후의 좌우의 논리에 빠져 극론이 분열되어 국란을 당하던 시점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정자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대통령에게 충성보다는 국가와 국민에게 충성을 하라고 말입니다. 우리국민들은 그러한 마음에서 국회의원들을 선출하였다는 점을 망각하시지 말라고요!

  13. BlogIcon jshin86 2019.09.10 14: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른 조언해 주시는 김형오님께 존경하는 마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