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폴 발매 이틀만에 음반차트 `절대우위`
'공학박사' 루시드폴, 아이돌 제치고 음반 차트 1위
공학박사 출신 루시드폴, 4집 음반판매 정상 등극
루시드폴, 아이돌 제치고 전 음반 차트 '올킬' 쾌거!
‘루시드폴의 전성시대’… 4집, 음반판매 순위 1위
▲ '루시드 폴'은 혜성 같이 등장한 것 같지만, 어쩌면 우리가 곁에 있으면서도 느끼지 못한 것인 지도 모릅니다.
위에 열거된 것들은 최근에 올라온 '루시드 폴'에 관한 기사 제목들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루시드 폴'은 연말 음반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원래 10일에 발매되기로 한 그의 음반은 하루가 늦춰져서 시장에 나왔으며,
11일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하여 보다 널리 얼굴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앨범이 음반시장을 뒤흔든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는 과연 어떤 활동을 해 온 가수인지,
이번 앨범은 어떤 성격을 띄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 언론에서 엄친아 가수라 불리는 '루시드 폴'
그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할께요.
'루시드 폴'의 본명은 조윤석입니다.
1975년생으로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스위스연방공과대학 조직공학 박사가 되었고
2007년 스위스화학회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색경력의 가수입니다.
한 때 네이쳐지 계열의 잡지에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소개된 바도 있다고 하니
언론에서 '엄친아 가수'라고 할 만하네요.
그를 보니 '마법의 성'으로 유명한 <더 클래식>의 김광진씨가 떠오릅니다.
그 분도 증권가 애널리스트로 활약하며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으니까요.
학벌과 음악적 수준은 무관하지만,
공학박사든, 애널리스트든 이색적인 이력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루시드 폴'은 이미 4집을 낸 중견가수(?)입니다.
토이 6집의 '투명인간'이란 곡을 부르기도 했죠.
뿐만 아니라 영화 OST에도 참여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진행자인 '유희열'과
초대손님인 '루시드 폴' 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네요.
▷ 싱어송라이터
▷ 같은 소속사 <안테나 뮤직>
▷ 서울대학교 출신(선후배)
▷ 동일한 가요제 수상 경력
(유희열은 92년 유재하 가요제 대상, 루시드 폴은 93년 유재하 가요제 동상)
요즈음 잘 팔리고 있다는 '루시드 폴'의 4집 <레 미제라블>
이 앨범에 대한 느낌은 한 마디로 '잔잔함'입니다.
함박눈 내리는 깊어가는 겨울밤,
작은 촛불 아래에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며 이 음악을 들으면
약간은 쓸쓸한 듯 아늑한 보금자리로 들어가는 느낌으로 빨려들게 됩니다.
▲ 루시드 폴의 각 앨범별 성격 (홈피)
'루시드 폴' 4집 <레 미제라블>에 실린 몇 곡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고등어>
서민들이 쉽게 찾는 고등어.
그 고등어의 입장이 되어 자신을 선택하는 서민들에 대한 고마움을 노래합니다.
<레 미제라블>
앨범 타이틀과 이름이 같은 곡입니다.
part1은 '루시드 폴'이, part2는 '봉니나가' 각기 맡아서 부릅니다.
흥미로운 점은 한 시대에 희생되어 떠나는 남자(part1)와
눈물을 흘리며 그를 그리워하는 여자(part2)의 입장이 되어 각기 노래한다는 것.
<유리정원> 은 바쁜 일상을 마친 뒤 잠자리에 누워있으면
마음을 안정시켜 꿈나라로 인도할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 '루시드 폴'의 연주 모습 (홈피)
'루시드 폴'을 접하고 나니
싱어송 라이터 혹은 객원가수 시스템이 유행하던 1990년대로 되돌아간 느낌마저 듭니다.
공일오비, 전람회, 토이의 2000년대 중후반 버전의 대중음악가랄까요?
'루시드 폴'이 과학자의 길을 접고 음악에만 전념한다고 했으니
학계로 봐서는 아까운 인물을 잃게 됐지만,
대중음악계로 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네요.
아이돌가수, 걸그룹의 댄스음악으로 획일화된 요즈음.
1990년대 혹은 그 이전의 향수를 갖고 있는 대중음악팬들에게 있어서
'루시드 폴'이 작은 돌파구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게다가 '루시드 폴'의 음악이 잔잔한 겨울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부분과
연말의 북적한 분위기 속에 안식을 주는 음악인 점도
종전과 다른 형태로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입니다.
▲ '루시드 폴'의 4집 <레 미제라블> 표지
그와 더불어 요즈음 대중음악계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점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우선 다양한 형태의 음악을 접하기 힘든 여건이 무척 아쉽습니다.
지난 주 MBC의 '라라라'에 출연한 <오르겔탄츠>나
'이하나의 페퍼민트'에 나왔던 <국카스텐>, 올해 인기그룹이 된 <장기하와 얼굴들>
이런 흥미로운 대중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은 많지만,
여전히 그들이 나설 방송 무대는 너무 좁습니다.
프로그램의 초점이 아이돌가수에 맞춰져 있으니까요.
게다가 불법다운로드 등으로 음반시장이 위축되어 있고
디지털 음원(벨소리, 컬러링 등)의 등장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사람들의 생존할 기반이 취약해진 부분도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대중음악을 만드는 사람의 투자의욕을 꺾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현재 디지털 음원을 팔면 이동통신사가 이윤의 40~50%를 차지하는데 비해
노래 만들고 부른 사람은 이익의 15%도 얻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렇게 왜곡된 시장구조가 대중음악계를 더욱 침체의 길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루시드 폴'의 열풍이 불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제 2, 제 3의 '루시드 폴'이 출연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대중음악가들이 계속해서 노래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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