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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으로/보도자료

한진중공업 사태, 정부 차원 조사해야


한진중공업의 위기가 더욱 깊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노사 모두에게 극한 대치보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기를 권유했습니다. (쇳소리, 용접소리 울리는 한진중공업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사태는 더 악화되었습니다.

 오늘 저는 노조의 과격 시위를 두둔하거나, 영하의 추위에 떨고 있는 노동자들과 사원 아파트에서 쫓겨나는 가족들을 동정해 감상적 차원의 문제 제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한진중공업 사태의 진실은 무엇인가? 과연 무엇이 정의인가? 어떤 것이 옳은 방향인가를 함께 모색하고 밝혀 보자는 것입니다. 

사측이 구조조정의 이유로 내세우는 물량 미확보, 영도조선소의 시설 경쟁력 저하의 주된 원인은 경영 부실이고, 그 책임은 경영진에게 있습니다. 경영진의 핵심이 사주임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사주와 경영진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근로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해서야 되겠습니까.

한진중공업 채길용 지회장, 금속노조 부양지부 문철상 지부장

한진중공업 채길용 지회장, 금속노조 부양지부 문철상 지부장이 지난달 31일 영도 조선소 단결의 광장에서 열린 전 조합원 보고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출처: 민중의 소리)

진실로 묻겠습니다.

사주측은 경영개선과 물량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습니까. 사주측은 경영 부실 문제 해결을 위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였습니까? 파트너인 근로자들과 함께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애쓴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습니까? 수주물량을 단 한 건도 확보하지 못 한 건지 일부러 안하는 건지, 과연 어느 쪽이 진실에 가까운 걸까요?

저는 친기업적 시각을 가진 사람입니다. 우리나라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에 미친 대기업의 역할을 높게 평가해 왔습니다. 그래서 기업에 대한 정치권의 지나친 개입은 옳지 않다는 신념으로 양측의 원만한 합의를 기대했습니다. 제 지역구의 문제여서 더욱 가슴 아프고 안타까웠지만 개입을 극도로 자제해 온 것도 그래서입니다.

한진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호황을 누리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한진중공업 조선부문 구조조정에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2003년 사측의 구조조정에 맞서 김주익(전 지회장) 열사가 목숨을 끊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내 85호 크레인.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출처: 민중의 소리)

그러나 대화 시도조차 하지 않는 한진중공업 사주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대해 부산시민과 국민은 큰 실망과 함께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한진중공업이라는 한 기업 때문에 우리나라 대기업 전체의 도덕성마저 심각하게 매도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양자 합의의 기회는 이제 놓친 것 같습니다. 정부도 더 이상 노사 당사자만의 문제로 방관하는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노동부·공정거래위원회·검찰이 직접 나서서 한진중공업의 진실을 밝힐 때입니다. 사주와 경영진에게 책임이 있다면 그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만약 정부 차원의 조사가 미진하다면 그 때는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실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한진중공업은 부산시민과 대한민국이 키운 기업입니다. 사주만의 회사도, 노동자만의 회사도 아닌 우리 모두의 기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합니다.

※최근 한진중공업은 노조 측 관계자 192명을 고소하고, 사원아파트까지 비우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상여금 지급도 미루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는 문제해결이 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