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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보고 순대먹지 말아라! 디스트릭트 9.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영화, <디스트릭트 9>을 보고 왔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기다렸던 이유는 단 하나 ‘피터 잭슨’이라는 이름 때문인데요.

저의 ‘보고 또 보고(봐도 봐도 새로워서 계속 보게 되는)’ 영화 리스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피터 잭슨’ 감독.
 

<디스트릭트 9> 은 그의 극비 프로젝트라는 타이틀을 전면으로 내세운 만큼 그 외에 다른 정보 없이도 저의 ‘올해 기대작 조건’을 100% 충족했습니다.



그렇게 본 <디스트릭트 9>.


한 마디로 말한다면 한번은 꼭 봐야 할, 하지만 두 번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기존 SF 영화인 <에어리언>이나 <맨인블랙>처럼 외계인 VS. 인간의 대결, 통쾌한 액션 등을 기대하신다면 이 영화는 보지 않는 것이 ‘마음 건강’에 좋을 듯.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SF 영화(외계인이 나오는)의 공식 따윈 개에게 던져줘버렸으니까요.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영화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영양실조에 걸린 외계인들이 탄 우주선이 불시착하면서 시작됩니다.


기존 SF 영화 속에서 본 지구를 침공하거나, 우월한 지식과 체력으로 인간을 위협하는 외계인은 이 영화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단지 자신들의 수장을 잃고 영양실조에 걸려 인간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그런 존재들일 뿐입니다.


인간들은 이 외계인들을 외계인 수용구역 ‘디스트릭트 9’에 임시 수용하죠.

그리고 28년동안, 외계인들은 인간과 철저히 접촉이 통제된 채 살아갑니다.(여기 저기 붙어있는 외계인 출입금지 표시는 그 옛날 백인들이 흑인들에게 행했던 전형적인 인종차별과 흡사합니다. '인디언 보호구역'이란 미명하에 아메리카 인디언을 격리.차별하던 상황도 떠오릅니다.)


하지만 완벽한 통제란 불가능하듯이 점점 외계인들에 의한 범죄가 늘어나자, 인간들은 외계인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기로 결정합니다.


외계인 이주 대행을 맡은 외계인 관리국 MNU(철거를 맡은 민간기업, 외계인의 복지보다는 외계인을 이용한 무기 개발에 더 관심이 많다.)가 강제 철거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중, 책임자인 비커스가 외계물질에 노출되는 사고를 당하게 되면서 영화는 또 다른 국면으로 치닫게 되죠.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라기보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이 영화 속 외계인은 인간 사회 계층의 최하위 계층일 뿐, 그 이상의, 그 이하의 의미도 없었습니다.

인간들의 인종·계층 차별과 물질만능주의, 정보 통제 등 인간의 이기심을 철저하게 고발한 이 영화.
 SF라기에는 너무나 현실적인 그 모습에 보는 내내 소름이 끼쳤습니다.


‘영화 보면서 스트레스 좀 풀까’ 했다가 오히려 고민만 더 얹어 온 꼴이었습니다.


▲영화를 본 후 먹은 순대. 생각 없이 순대를 시켰다가 자꾸 영화가 생각나서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이야기인 줄은 아시죠? 징그러운 장면 싫어하시는 분들은 이 영화 보지 마세요.


Posted by 포도봉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