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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의 저서 『탈대일본주의』(중앙북스) 한국어판 출판기념회가 12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진 한미협회장, 노재헌 한중문화센터 원장. [김상선 기자]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의 저서 『탈대일본주의(脫大日本主義)』의 한국어판 출간(중앙북스)을 기념하는 행사가 12일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렸다. 2015년 서대문형무소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한 것으로 유명한 하토야마 전 총리는 2차 대전 패전 이후에도 일본이 계속해서 군사력을 확장하는 등 대일본주의를 지향해 온 데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저서에 담았다. 또 일본이 주변국과 협력하는 탈대일본주의를 통해 미들파워 국가로 자립해야 한다는 제언을 포함시켰다. 책은 2년 전 일본에서 먼저 출간됐다.

『탈대일본주의』 한국어판 출판회
홍석현 회장 “지역통합 구상 지지”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인사말에서 “이 책을 저술한 계기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 이후 그 전에 걸어왔던 길을 다시 걷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일본은 (주변국과) 대화와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에 존엄성 있는 국가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중·일이 한층 더 신뢰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일본은 과거 저지른 과오를 끝까지 사죄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기념 행사를 주관한 노재헌 한중문화센터 원장은 “이번 출간이 한·일 양국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미래 지향적 관계 설립의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은 출간사에서 “하토야마 전 총리는 끊임없이 세계의 역사를 호흡하면서 선구적 통찰력을 펼치는 보기 드문 정치인”이라며 “우애의 정신을 바탕으로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이 지역통합을 통해 다국간 안전보장의 틀을 만들자는 그의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기념 행사엔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김성환 전 외교장관, 최상용 전 주일대사, 정병국·노웅래·김병욱·지상욱 의원, 박진 한미협회장,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 장제국 동서대 총장, 김현철 서울대 일본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중앙일보 2019-06-13] 기사원문 ☞바로가기☜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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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일, 부산대학교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총리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이 있었습니다. 제가 현재 부산대학교 석좌교수로 있고 하토야마 총리와는 의장시절 부터 인연이 있었던 터라 축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래에 축사 전문을 올립니다.



<축 사>

 

 

존경하는 내외귀빈 여러분, 전호환 총장님, 교수, 교직원, 학생 여러분.

 

3년 전인 2015년 여름 어느 날 아침, 신문을 보던 저는 한 컷의 사진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옛 서대문 형무소 자리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일제의 식민통치와 우리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참회와 사죄를 하고 있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의 모습이었습니다. 한국 최고의 애국자요 독립운동계의 거목인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장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서 더욱 그랬을까요?

 

이 한 장의 사진이야말로 얽히고설킨 한일 관계사의 매듭을 풀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는 의지의 표상이며, 또한 동북아의 평화, 동아시아의 번영으로 향하는 거대한 비전을 밝히는 횃불이었습니다. 확고한 역사관과 세계관, 투철한 신념이 빚어낸 결과였습니다.

 

이 행동은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가 폴란드를 방문, 바르샤바의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 꿇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던 장면과 오버랩 됩니다. 그도 물론 위대한 결단이었지만, 하토야마 총리의 용단이야말로 더 높이 평가받을만합니다. 독일과는 비교도 안 될 일본 내의 만만찮은 반대 기류를 무릅쓴 그의 담대함, 지성적 용기, 솔선수범, 미래 지향성 등이 오랫동안 폐쇄적이고 이기적이었던, 편협하고 감정적이며 때로는 선동적이었던 내외의 여러 세력들에게 커다란 경종을 울렸습니다.

 

그 몇 해 전인 200965, 제가 국회의장 시절 방한한 하토야마 총리(당시 민주당 대표)를 의장실에서 만나 담소를 나누었던 추억이 불현듯 스쳐갔습니다. 그해 830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5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낸 그에게 축전을 보냈더니, 그는 한국과 가일층의 우호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답신을 보내왔습니다. 201510월 중국 톈진에서 열린 빈하이 포럼 오프닝 세레모니에서 그와 나는 동북아 평화 발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인연도 있습니다.

명문가 출신으로 일본 최고 대학을 나와 제가 잠시 방문교수(Visiting Scholar)로 발을 들였던 미국 명문 스탠포드 대학에서 정식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딴 하토야마 총리는 일본 정계의 대표적인 지한파, 친한파 정치인입니다. 저에게 비친 그는 품격과 인격을 갖춘 엘리트 정치인, 소탈하면서도 개혁적이며 나라와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자입니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21세기 정치인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정치인은 퇴임 후의 족적으로 평가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토야마 총리는 그런 면에서 귀감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그는 일본 정치가 가야 할 바른 방향을 끊임없이 제시하는 한편, 잘못된 정책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높은 식견에 바탕을 둔 용기 있는 발언과 진실된 행동은 일본은 물론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에게도 큰 울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말씀드린 대로 퇴임 후에도 새로운 정치, 새로운 한일 관계, 새로운 동북아 및 동아시아를 위해 헌신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하토야마 총리에게 제가 석좌교수로 있는 이곳 부산대가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며 반갑고 기쁜 일입니다.

 

아시다시피 전 지구적 차원의 환경변화와 글로벌 네트워크로 동북아의 해양이 새로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넓게 마주하는 이 바다가 양국의 호수처럼, 강처럼 가까워지고 활용되며 네트워킹 될 날도 머지않을 것입니다. 동북아 해양도시 중 최대의 항구와 공항, 대학과 문화가 있는 부산과 부산대의 미래는 이 바다를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산대와 새롭게 인연을 맺은 하토야마 총리의 향후 역할과 지도력에도 기대를 걸어봅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와 동북아 및 동아시아의 새로운 발전, 그리고 부산대의 활약을 기원하면서 하토야마 총리의 건승과 명예박사 학위 영득을 거듭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8102,

부산대학교 석좌교수 김형오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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