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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최고중진연석회의 발언내용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011년 7월 13일(수)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하였습니다.

한진중공업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새벽을 지나서 그날 오후까지 진행된 이 사태는 단순한 노사갈등, 노노갈등을 넘어서 이 정권과 정부의 존재 이유를 심각하게 묻고 있다. 정리해고 철회, 노동자 복직, 비정규직 완전 철폐 이런 주장을 넘어서 정권타도, 정권퇴진을 공공연히 주장했다.

억수 같은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최대 1만 여명이 모였다고 한다. 희망버스를 타고 전국에서 몰려든 시위자, 대학생, 젊은이들이 모두 정권타도에 동조하고 있다고는 보지 않지만, 적어도 이 정권이 싫어서 몰려 온 것만은 사실이라 하겠다.

여기에 대해 정부는 속수무책, 당은 수수방관이다.
평화적인 시위를 하고, 자진해산을 요구하는 것으로 사태가 해결되겠는가. 근본원인에 대해서는 접근조차 하지도 않고 또 제대로 처방도 내놓지 않는다면 엄청난 정권적 위기가 올 수 있다.

정부에 대해서 묻겠다.
신공항 백지화 시킨 이후에 김해공항 활성화 대책을 비롯해서 부산 경제나 민심수습 대책에 미온적인 이유가 무엇인가. 서민의 가슴을 울린 저축은행 사건에 대해서 검찰수사가 미온적인 이유는 또 무엇인가. 한진중공업 사태의 근본원인이 사주의 부도덕성과 방만한 경영, 독단적이고 무리한 해고였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정부가 미온적인 이유가 무엇인가. 이런 정부를 부산시민이 믿고 따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당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
4.19의 원인은 3.15 마산 의거에서 비롯됐다. 부마사태로 유신이 끝났다. 부산 일대 지역 시민의 분노를 달래지 못한다면 정권과 당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 뻔하다. 국회 환노위의 청문회가 무산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마땅히 열렸어야 했다. 사주에게 면죄부를 주는 듯한 그런 한나라당의 태도에 대해서 실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듭 말씀드린다.
노사갈등, 노노갈등 차원이 아니다. 광우병 촛불시위로 정권 초기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때는 초기였기에 위기를 막아낼 수 있었다. 이번 사태는 광우병과 같은 비논리적인 이야기도 아니다. 구조적인 문제이다. 지금은 정권 초기도 아니다. 내년이면 선거가 있다. 이런 보수정권의 위기가 한진중공업 사태에서 비롯되고 있는데, 당은 당직 배분 문제로 매일같이 티격태격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당을 잘한다고 하는 국민이 과연 있겠는가. 나는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오늘부터 손잡고 함께 나가서 이런 위기를 대처하는데 앞장서 줄 것을 부탁드린다.

분명히 말씀드린다.
정권의 위기, 당의 위기가 한진중공업과 부산에서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