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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안녕 소화~ 안녕 메텔~


은하철도999란 만화 아시죠? 철이와 메텔이 나오는.....

철이는 영원한 생명이 보장된 기계인간이 되기 위해
메텔과 함께 은하철도999를 타고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여행을 떠나죠.

그러나 긴 여행 끝에 도착한 기계제국은 꿈꿔왔던 것과 너무도 달랐습니다.
철이는 그저 기계제국의 부품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죠.

기계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유토피아라는 환상을 심어놓고
많은 사람들의 무고한 희생을 치르게 한 프로메슘(메텔의 어머니)에 대해 실망한
메텔은 철이와 함께 기계제국을 멸망시키고 다시 여행길에 오릅니다.

■ 은하철도999에 관련된 몇 가지 해석
▷ 기계제국의 허상은 자본주의의 폐해를 은유한 것
▷ 어린 철이가 파우스트에 승리하는 것은 문제 의식을 가진 새로운 것에 의해 세상은 바뀐다는 것. 
▷ 은하철도999는 1000에서 1이 모자라다는 뜻에서 완성되지 못한 인간,
즉, 소년을 뜻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런 치열한 여정을 겪었으면서도 철이는 메텔과의 긴 여행을 더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메텔은 더 이상 철이 곁에 있지 않고 이별하죠.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메텔의 모습입니다.

철이 긴 여행의 동반자로서 동고동락을 하며,
항상 위기 때마다 철이를 구하고 또 보살핍니다.
또한 한 편으로는 소년의 첫 사랑과 같은 느낌도 줍니다.

결정적으로 철이 어머니와 똑같은 외모를 갖고 있었습니다.
철이에게 있어서 메텔은 한 소년의 모성과 같은 것이죠.

그러나 결국 철이가 거친 세상 속에서 홀로서기를 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더 성숙한 인간, 즉,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엄마의 품에서 뛰쳐나와야 했던 것이죠.
따라서 메텔과 철이의 이별은 철이가 어른으로서 성장하는 것을 암시합니다.

어린 시절 추억에서 벗어나야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죠.
실제로 은하철도999에서 철이와 메텔이 이별한 뒤, 한 마디가 인상적입니다.

 "안녕 메텔, 어린 시절 추억(환영)이여, 안녕~!"

어제 덕만공주의 기른 어머니 소화가 시청자들과 이별을 고했습니다.
덕만에게 있어선 핏줄을 이어받은 어머니와 다를 바 없는 소중한 존재죠.
저도 소화와 덕만의 이별 장면을 보면서 감정이 끓어올랐습니다.
또한, 이 장면을 보며 은하철도999의 철이와 메텔의 이별 떠올랐습니다.

한 인간의 성장이 그러하듯, 모성과의 이별은 너무나 슬프고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은 비로소 성인으로서 홀로 서는 신호탄이 아닐까요?

소화의 죽음은 시청자 입장에선 가슴 아픈 일이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덕만공주가 드디어 선덕여왕으로 거듭나는 시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민하지만 아직은 어린 덕만공주,
이제 껍질을 깨고 더 크고 넓은 세상을 위해 날아오를 날이 머지 않았군요.

▲ 덕만공주가 앞으로 이렇게 당당한 아름다움을 갖게 되겠죠?


[ 덧붙임 ]

지난 47회 마지막에 미실이 누군가를 겨눈 화살은 결국 칠숙이 맞을 거라는 말씀들이 많지만

그것은 궁극적으로 자신을 향하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