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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단순 감기걸렸다간 신종플루 걸릴 판.

 
바로 다음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실시를 앞두고 신종플루 재난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됐습니다. 수능을 준비해 온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수능 대비 신종플루에 대한 대책을 마련, 발표했습니다.

-수능 시험장마다 신종플루 증상이 있는 수험생을 위한 별도의 분리시험실을 2개 이상 설치, 운영.
-신종플루 입원 수험생을 위한 시험지구별 1개 이상의 병원시험장 운영.
-지속적인 발열검사 실시.
-수능시험장에 의료진 배치
 등 입니다.


하지만 이 대책에 빈틈이 있다면?

하루 평균 9000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하는 등 신종플루로 온 나라가 비상인 지금, 수능을 앞둔 교육 현장에서 전하는 ‘수능 대비 신종플루 대책 속 빈 틈들’을 들어봤습니다.

#“2010 수능 전략, 수험생 ‘열 관리’는 필수입니다.”


올해 수능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들을 ‘공부’ 뿐 아니라 ‘열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열 관리’에 실패한 순간, 자기도 모르게 신종플루 의심환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교과부는 ‘수능 대비 신종플루 대책’을 통해 수능 시험장마다 신종플루 증상이 있는 수험생을 위한 별도의 분리시험실을 확진환자용과 의심환자용으로 구분, 운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위해 교과부는 수능 시험 직전인 11월 9일, 10일, 11일에 수험생을 대상으로 발열검사를 실시, 증상이 있는 경우 병원 상담 결과에 따라 해당 학생을 확진환자용 또는 의심환자용 분리시험실에 배치한다는 방침인데요.

바로 여기서 빈틈이 발생합니다.

‘신종 플루가 일반 감기 증상과 거의 흡사한 상황에서 발열검사 만으로 의심환자 구별이 가능한가.’, ‘오히려 단순 감기증상인 수험생이 신종플루 의심환자로 오해를 받아 수능 당일 신종플루 감염에 노출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 서정록 전교조보건위원장은 “단순 증상만으로는 신종플루와 일반 감기를 구별하기 어려운데 의심환자 시험실을 운영한다는 것은 신종플루 감염자와 일반 수험생을 한 공간에서 시험 보게 하는 것과 같아요. 오히려 일반 학생이 신종플루 감염에 노출된 셈인데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은 아닐지 우려가 됩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신종플루 확산을 방지하는 분리 시험실 운영, 하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신종플루 감염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 현장의 우려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수능 대비 신종플루 대책’이 학생 위주로 마련되면서 선생님들에 대한 대책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사람 아닙니까? 선생도 신종플루가 무섭다고요.”

현재 충청북도 내 한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A 선생님은 수능을 앞두고 교무실 분위기가 초상집 같다고 전했습니다.

“신종플루 확진 수험생들을 모아놓은 시험실의 감독관으로 뽑힌 선생님들은 지금 초상집 분위기에요. 가긴 가야하는데 불안한 것이죠. 어차피 다 똑같은 사람인데 선생님이라고 신종플루가 빗겨가겠습니까?”

수능 시험장마다 신종플루 증상이 있는 수험생을 위한 별도의 분리시험실을 운영한다는 교과부의 방침.
하지만 문제는 그 시험실의 감독을 일반 선생님이 담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종플루 환자들과 접촉이 많은 의료진의 경우 지난달부터 백신주사를 맡는다고 들었어요. 그렇다면 수능 때 확진 수험생들을 위한 분리시험실 감독 선생들도 백신주사를 맡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대책도 없이 무작정 가서 감독하라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일선 선생님들은 신종플루 감염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작정 감독을 강요하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결국 경기도의 경우 1500여명의 시험감독관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수능을 코 앞에 앞두고 교육 현장은 분리시험실의 감독관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건복지부는 학생들의 신종플루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예정 일정보다 일주일 앞당긴 오는 11일부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백신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12일 실시되는 수능에는 이 백신의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감염의 확산을 막는 백신 접종, 하지만 그보다 먼저 시행되는 수능.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후'인지...   
이래서 ‘신종플루보다 수능이 무섭다’는 얘기가 나오나 봅니다.

Posted by 포도봉봉, 맹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