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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 정치로 본 세상만사 ]   ① <영장류의 평화만들기>

 

“나는 절대 헤어질 수 없는 친구도, 절대 다가갈 수 없는 적도 만들지 않았다”

                                                                - 브라질 前대통령 탄크레도 네베스 (1910~1985)



‘전쟁은 피 흘리는 정치, 정치는 피 흘리지 않는 전쟁’이란 말이 있다.


침팬지 역시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족을 죽이고 전쟁도 할 줄 안다. 제인 구달 같은 영장류학자들의 평생에 걸친 연구결과는 침팬지와 인간이 얼마나 비슷한가를 우리 눈앞에 펼쳐보여준다.


결론적으로 말해, 침팬지는 정치를 매우 잘 아는 동물이다.

침팬지들의 정치와 권력투쟁을 다룬 <침팬지 정치학/ Chimpanzee Politics>이라는 책이 미국 의회의 권장도서 반열에까지 올랐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침팬지 정치학>에는 침팬지들 역시 ‘절대로 헤어질 수 없는 친구를 만들지 않으며, 절대 다가갈 수 없는 적도 만들지 않는다’ 라는 점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 생각하는 침팬지 ?!....침팬지들의 정치(政治)는 인간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리고, 여기.................. 또 한 권의 권장도서  <영장류의 평화만들기>를 소개한다.


이 책에는 네덜란드 아른험 연구소 침팬지 방사장을 배경으로 벌어진 3 마리 수컷들의 '배신과 연대의 정치학'이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지금부터 한 편의 영화보다 더 흥미진진한 침팬지들의 세상으로 들어가보자.  <영장류의 평화만들기>라는
책은 정치인들만의 필독서가 아니라 만인의 필독서로 추천할 만하다. (정말로!! ) 


1. Box 처리된 부분은 프란스 드발 著 <영장류의 평화만들기>의 일부를 참고. ( p86~p98 )

2. 루이트, 예로엔, 니키는 권력투쟁의 선봉에 섰던 침팬지들의 이름.     
3. 사진 출처 : sbs 다큐멘터리 <침팬지, 사람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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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침팬지 집단의 구성원들은 모두 자신만의 파벌이 있다.
 
있을뿐더러 이를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할 줄도 안다. 그러다보니 침팬지 각각의 싸움은 때로 파벌 간의 대규모 충돌로 비화되기도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지원세력이다. 지원세력 확보는 권력투쟁의 핵심인 셈. 침팬지 우두머리는 이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안다. 대선 후보들이 대선기간에 갑자기 아이들을 안고 사진을 찍는 것처럼, 침팬지들도 인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2. 수컷 침팬지들의 유일한 목표가 권력이라는 점은 모든 영장류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무리들 가운데 으뜸 수컷(Alpha male)이 되면 암컷들과의 짝짓기를 거의 독점할 수 있고, 그 결과 자손을 더 많이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먹이도 제일 많이 먹을 수 있다.

 

침팬지 집단에서도 우두머리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능력이 있어야 한다. 침팬지 사회에서의 능력은 힘, 즉 완력이다. 침팬지 우두머리는 대개 덩치도 크고 힘도 다른 수컷들에 비해 훨씬 세다. 그러나 침팬지들도 힘만 센 외톨이가 되는 것은 피한다. 대신에 힘 센 연합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다보니 루이트 처럼 막강한 힘을 가진 수컷이 연합 구축에 실패했을 경우, 그 힘은 때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우두머리 루이트예로엔니키 연합에게 패하고 권좌를 잃게 된다. 여기서 예로엔이라는 늙은 수컷의 지략이 큰 몫을 했다. 예로엔 입장에서는 우두머리로서 모든 특권을 독차지할 것이 뻔한 최강자 루이트 수하로 들어가는 것보다, 예로엔 자신에게 의지해야만 우두머리 지위를 차지할 수 있는 젊은 니키와 힘을 합치는 편이 더 이득이었던 것. 루이트가 패한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혼자 힘으로 우두머리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처럼 강해보였기 때문이다.  - <영장류의 평화만들기> 내용 중에서


3. 수컷끼리의 협력은 거래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그만큼 수컷 침팬지들 사이의 관계는 쉽게 변한다. 깨지기 쉬운 관계인 것이다. 또한 권력투쟁은 친구가 언젠가는 적이 될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는 속성을 지닌다. 평소 서로 ‘털고르기’를 많이 하며 다져왔던 동료애나 우정도 파벌간의 싸움에서는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즉, 권력 앞에서 유대관계(친구)와 동맹관계(파벌)가 겹치는 경우는 많지 않다.
                                                          ( 장동건, 유오성이 열연한 한국영화 <친구>를 떠올려보라! )


당연하게도, 자신이 베푼 호의가 되돌아오지 않을 때 그 관계는 깨지게 된다. 관계가 변하는 것이다. 그 전조는 상대방과의 털고르기 등의 우호적 행위가 줄어드는 것으로 감지된다.

아른험 집단의 심각한 갈등은 예로엔의 불만에서 비롯된 것 같다. 니키를 권좌에 앉히고 루이트를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도록 도운 것이 바로 예로엔. 그러나 루이트의 짝짓기에 관해서 니키는 아주 관대했다. 예로엔 입장에서는 니키를 지지해서 얻는 이득이 점점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다.


크롬이라는 암컷의 생식기가 분홍색으로 부풀어 오른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예로엔이 크롬을 유혹하려 하자 니키와 루이트는 털을 곤두세우고 예로엔에게 다가갔다. 예로엔은 크롬 옆을 떠나기는 했지만 니키를 밀치고 루이트를 때렸다.


몇 시간 후, 세 마리 수컷은 모두 크롬이 올라가있는 나무 밑에 앉아 있었다. 루이트가 크롬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려 하자 에로엔은 니키에게 큰 소리를 질렀다.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니키는 예로엔을 외면하고 자리를 떠 버렸다. 화가 난 예로엔은 니키에게 뛰어올라 등을 물어뜯는 예외적인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이틀 후, 세 마리 사이에 밤새 싸움이 있었다. 니키는 손가락, 발가락 끝과 엉덩이, 귀에 상처가 났다. 예로엔은 손가락과 발가락을 물려서 부어 있었고 손톱과 발톱 몇 개가 떨어져 나갔다. 발가락 한 개도 끝이 떨어져 나갔다. 중상이었다. 반면 루이트는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다.


이날 싸움 이후 니키는 몰락했다. 루이트가 다시 새로운 우두머리 수컷으로 군림했다. 루이트는 하룻밤 사이에 싸우지도 않고 다시 우두머리가 되었다. 부전승이었다.

                                                                         - <영장류의 평화만들기 > 내용 중에서




4. 수컷들은 다른 침팬지와의 관계가 깨졌을 때, 관계를 정상화시키려는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 지금은 가장 큰 경쟁자지만 언제 그의 도움이 필요할 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화해하지 않으면 고립되고 마는데, 그것은 거의 ‘정치적 자살’에 가깝다.


예로엔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깨져버린 니키와의 연합전선을 재구축하는 것 밖에 없었다. 예로엔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니키는 예로엔을 싫어하는 것 같았다. 예로엔을 못 미더워 하는 반응이 관찰됐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루이트가 큰 부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그 와중에서도 나머지 두 마리와 함께 있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침팬지들의 소속욕구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행동이었다. 나중에 밝혀진 바이지만 니키와 예로엔 두 침팬지가 가해자임에도 루이트는 그런 행동을 보였다.


루이트는 머리,허리,등,항문,음낭 주변에 깊은 상처를 입었고 발가락이 여러 개 떨어져 나가 있었다. 손톱도 몇 개가 없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가장 끔찍한 사실은 양쪽 고환이 모두 없어진 것이었다. 음낭에 구멍이 나있었다.


상처를 소독하고 100-200바늘을 꿰맸다. 하지만 저녁 무렵 루이트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사망원인은 스트레스와 출혈. 니키와 예로엔은 거의 상처를 입지 않았다. 둘의 협조가 있었다는 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방도가 없었다. 특히 루이트가 자고 있는 사이 두 마리가 공격했으리라는 추정을 할 따름이었다.                                    - <영장류의 평화만들기> 내용 중에서




‘힘’만으로는 가장 강력했던 루이트는 권좌에서 밀려나고 재집권에 성공한 듯 보였다. 그러나 루이트는 재집권 후 곧바로 니키와 예로엔 연합에게 살해당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답은 역설적이게도 수컷 루이트가 너무 강력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 루이트는 고립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루이트는 살해당한 것이다.



5. 연합 및 동맹 이론에서 널리 알려진 ‘힘이 곧 약점이다’ 란 말은 침팬지 사회에서도 유효하다.

즉, 강력한 존재는 그 존재만으로도 반대파를 단합하게 하고, 결국 반대연합이 형성돼 자신에게 칼을 겨누는 상황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루이트의 죽음 이후 아른험 침팬지들의 공격패턴은 더욱 잔인해졌고, 더불어 화해동작도 더욱 빈번해졌다. 그렇게 아른험 침팬지 방사장의 세월은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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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 차이는 2% 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 인간과 침팬지는 98%정도 동일한 유전자를 지닌 존재들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인간과 침팬지의 차이를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자는 과연 누구인가?

누가 <정치9단 침팬지>와 <호모 폴리티쿠스 인간>을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   

                                                                                                             -  posted by 백가이버

 

** 정치로 본 세상만사 시리즈는 세상 모든 분야를 세세하게 훓어가며 계속될 예정입니다. 쭈욱~~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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