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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in 블로고스피어

어린 왕자, 블로그 스킨을 선물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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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각의 포스팅은 이야기가 연결되지 않습니다.


"나는 어린 왕자가 도토리가 다 떨어져 블로그를 시작했으리라 생각한다."


......
어린 왕자가 어느 사이트를 사용하는지 알게 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린 왕자는 내게 많은 댓글을 달았지만 내가 다는 답글을 읽지도 않는 것 같았다. 어린 왕자가 달아놓은 댓글을 종합해서 조금씩 그 아이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린 왕자가 내 블로그를 처음 보았을 때(내 블로그를 소개하진 않겠다. 내가 내 블로그 소개하기엔 너무 민망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물었다.

"이게 뭐야?"
"이건 블로그라고 해. 내가 쓰는거야."

나는 베스트에 올랐던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말해 주었다.

"뭐라고! 그럼 아저씨가 블로거라는 거야?"
"그래."
나는 조금 힘없이 대답했다. (아저씨라니..!)

"그거 참 재미있다..."
어린 왕자는 아주 즐거운 이야기라도 들은 듯이 깔깔대며 웃었다.
나는 어린 왕자가 빈정대듯 웃어대자 무척 화가 났다. 방문자 수가 떨어져 업데이트를 안하는 것 처럼 보이는 나의 불행을 진지하게 생각해 주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럼 아저씨도 블로거네. 어디 블로그를 사용해?"
그 순간 신비스런 어린 왕자의 존재를 밝혀 줄 한줄기 빛이 언뜻 비치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어린왕자에게 재빨리 물었다.

"그럼 너도 블로그를 하니?"


어린 왕자는 대답하지 않고 내 블로그를 바라보면서 가만히 머리를 끄덕였다.
"하긴, 이런 내용으로 방문자를 아주 많이 끌어들이진 못하겠네..."


어린 왕자는 한참 동안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나서는 주머니에서 양 그림을 꺼내 보물인 양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나는 어린 왕자가 슬쩍 내비친, '어디 블로그'라는 알 듯 말듯한 이야기가 여간 궁금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어린 왕자에 대해 좀더 알아내려고 애를 썼다.

"꼬마야, 넌 어디에 글을 올리니? 메타 블로그에 가입 했니? 내가 그려 준 그림을 어디에 올릴거니?"
어린 왕자는 묻는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대답했다.

"아저씨가 준 양 그림은 메인사진으로도 쓸 수 있겠어. 잘됐지 뭐야."
"그렇지. 네가 내 방문자 수를 많이 올려주면 블로그 스킨으로도 만들어 줄게. 가로 사이즈도 줄여주고."

그런데 어린 왕자는 내 말이 기분 나빴는지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
"가로 사이즈를 줄여 준다고? 어떻게 그런 이상한 생각을 하지?"
"하지만 줄여 놓지 않으면 그림이 찌그러져 보일 거야."

그러자 어린 왕자는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그림이 왜 찌그러진다는 거야?"
"그야 가로 폭이 넓은 그림을 한 화면에 보여주려면 찌그러지겠지..."

그랬더니 어린 왕자는 웃음을 거두며 진지하게 말했다.
"괜찮아. 내 홈피는 아주 작거든."

그러고는 조금 슬픈 표정으로 덧붙여 말했다.
"스크롤을 잔뜩 내려 봐야 볼 것도 없을 거야..."


이렇게 해서 나는 아주 중요한 두 번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어린 왕자는 미니홈피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네이버나 다음, 티스토리, 이글루스 같은 블로그 싸이트 말고 미니홈피를 하는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