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가 1995년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세븐>이란 영화를 기억하는가?
성경에 나오는 인류의 7가지 죄악을 응징한다는 명분으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와 그를 쫓는 형사 이야기 <세븐>. 90년대 중반 개봉된 이 영화는 브래드피트와 기네스 펠트로의 이름값을 더욱 높여주며 관객몰이에도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 7가지 죄악은.. 오만(Pride) , 색욕(Lust) , 탐욕(Greed) , 폭식(Gluttony) , 질투(Envy),
나태(Sloth), 분노(Wrath)이다. 보통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죄인인 셈이다. 안 그런가??
범인은 이 7가지 죄악을 대표하는 보통사람들을 한 사람씩 차례차례 살해하며, 자신을 쫓는 형사들과 두뇌게임을 벌인다.
이때 이들 사이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여인, 기네스 펠트로. 그녀는 형사 브래드피트의 사랑스러운 아내로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다.
▲ 참 사랑스럽게도 생기셨어요, 기네스 펠트로님.
어쨌든.....하곳 싶은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 그 전에 먼저 드라마 <아이리스>를 보다가 뜬금없이 영화 <세븐>이 떠올랐다는 점을 밝히고 넘어가자. 제목에 분명 <아이리스>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있으니까....)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인간으로서 또는 남편으로서 인내하기가 정말로 힘든 극한상황을 제시하며 그 상황에서의 선택을 남편 브래드피트와 영화관객들 모두에게 질문하고 있다. ( '너라면 어떻게 할래? 방아쇠를 당길래? 그냥 참을래??' )
▲ 브래드피트는 원래 왼손잡이일까, 아니면 사진 구도상 왼손에 권총을 든걸까??
기억이 가물가물한 독자들을 위해 영화속 상황을 간략하게 묘사해보자.
거대한 송전탑들이 황량한 사막을 가로질러 지평선까지 이어져있다.
송전탑 아래 한 곳에 권총을 든 브래드 피트와 그 앞에 무릎꿇려 앉아있는 연쇄살인범.
그리고 잠시 뒤, 상자 하나가 황량한 사막의 두 사람 앞으로 배달되어 온다.
마른침을 삼키며 상자를 바라보는 브래드 피트와 비열하게 웃음짓는 연쇄살인범의 표정이 교차된다.
한참을 망설이다 상자를 열어본 브래드 피트, 오열하며 권총을 움켜쥐고 연쇄살인범 머리에 총구를 들이댄다. 그의 표정은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져 눈물,콧물이 범벅되어 극한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상자안에 들어있던 것은 바로 목이 잘려 살해당한 브래드 피트의 아내 기네스 펠트로의 얼굴!
연쇄살인범은 떨리는 듯 비웃는 듯 어서 쏘라고 브래드피트를 자극한다. 이때 어디선가 달려온 브래드 피트의 동료 모건 프리먼, 쏘면 안된다며 브래드피트에게 호소한다. 절대로 죽이면 안된다고....
울다 충혈된 눈으로 권총을 쥔 채 몇 분을 망설이던 브래드피트, 결국 방아쇠를 당기고 만다.
▲ 케빈 스페이시, 넌 참 범인스럽게 생겼구나...
드라마 <아이리스> 19회에서도 영화 <세븐>과 너무도 유사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백산 국장(김영철)을 쏘려고 권총을 움켜쥔 김현준(이병헌)의 포즈는 영화 <세븐>의 그것과 너무도 흡사했던 것이다. <아이리스> 19회를 시청한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이병헌은 결국 백산 국장을 쏘지 않는다.
▲ 표정연기가 참 좋아요, 다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게 아니다.
그 상황에서 백산과 김현준이 주고받는 대사, 그리고 Nss 선배(윤제문)와 김현준이 주고받는 대사다. (기억나는대로 나열하겠다. 드라마속 대사와 정확하게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다. )
-김현준 : (오열하며..)사과해, 어서...나한테 사과하란 말이야
-백산 : (담담하게) 내 모든 선택은 신념에 따른 것이었어. 용서를 빌 짓은 하지 않았단 말이다.
-김현준 : (절규하듯) " 아이리스는 더러운 자본의 노예일 뿐이야~~ "
=백산 : (비웃는듯) " 다들 그렇게들 살아. 그런 넌 뭘 바라고 사는데? "
-Nss선배 : (김현준을 계단 아래서 올려다보며 간절하게..) 쏘면 안돼. 그자가 바라는 최선은 바로
죽는거야. 지금 쏘면 그자에게 말려들어가는거야. 죽이지 말고 살려서 아이리스의 전모를
밝혀내야해... 살아서 더 고통받도록 하는게 그게 복수인거야
=김현준 : ( 눈물 범벅된 분노 가득한 표정으로 아쉬운 듯 총구를 아래쪽으로로 내린다)
(현준, 총구를 거두고 백산을 등진 채 유유히 계단을 내려온다.)
이 글을 읽는 네티즌들에게 묻고 싶다.
여러분이 브래드 피트 또는 이병헌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겠는가?
아내를 죽인 살인범 그리고 부모를 죽게 만든 직장의 상사였던 인물을 죽일 것인가 살려줄 것인가? (물론 살인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당신이 지게되겠지만... )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
사실은, 백산이 김현준에게 던진 질문.
이상하게도 드라마를 본 다음날까지도 귓가에 맴도는 이 질문.
대답하기 참 어렵지만, 백산 입장에서는 너무 쉬운 질문.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질문 들어간다.
"다들 그렇게들 살아. 그런 넌 뭘 바라고 사는데??"
사족이지만............김현준은 이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안 한건가?? ^^)
- posted by 백가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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