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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정보마당

외할머니의 사랑을 빼앗긴 기분 좋은 사연


얼마 전 외할머니께서 우리집에 오셨습니다.
눈 수술을 받으시고 병원에서 가까운 우리 집에 머물며 회복과 치료를 계속 받으셨지요.

제가 보기엔 아직 정정하신것 같은데 연세가 있으신지라 거동이 쉽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저희 집에 오시면 꼼짝없이 집 안에만 계시곤 합니다.

외할머니께서 우리집에 오시면 뜨개질을 하시곤 합니다.
지난 여름에는 - 볼레로라고 하나요? 바람이 술술 통하는 여성용 짧은 상의 말입니다.
얼마 걸리지도 않은 것 같은데 딸들과 손녀, 며느리들 것을 뚝딱 만드셨지요.
크기가 맞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하셨지요.

이번에는 작은 모자를 뜨고 계셨습니다.


우리 집에 일주일쯤 머무셨는데, 이렇게 예쁜 분홍색 모자 두개를 금새 만드셨지요.
가족 중에 저 모자를 쓸만한 아이는 - 그것도 두명이나 - 없어서 의아했습니다.

"누가 쓸거예요?"
"아프리카 애기들한테 보낼거여.."
"아프리카 애들이 털모자를 써요??"

할머니께서는 작은 가방에 모자와 반송용 봉투등을 넣어서 제게 주셨습니다.
"나중에 시간 나거든 우체국에 가서 이것 좀 부치고 오려무나."

"세이브더칠드런"이라는 단체에서 진행하는 '신생아 살리기 모자뜨기 캠페인'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시즌3이라고 하는군요. 아프리카 말리로 전달한다고 합니다.

아프리카처럼 더운 곳에서도 털모자가 필요한가요?
아프리카는 평균 기온은 높지만 밤낮의 기온차가 매우 심합니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 저체온증은 폐렴 등 여러 합병증을 일으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아기를 따뜻하게 보온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를 캥거루 케어(Kangaroo Care)라고 부릅니다. 캥거루 케어의 일환인 털모자는 아기의 체온을 약 2℃ 정도 높여주는 효과가 있어 저체온증 방지에 도움이 됩니다.

모자가 전달될 아프리카 말리는?
●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서부에 위치한 아열대 및 사막 기후의 국가로, 공용어는 프랑스어
    인구는 1,250만명(2006년 기준)
● 세계 10대 최빈국 중 하나로 UN인간개발지수 183개국 중 178위
    (출처: Human Development Report 2009, UNDP)
●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 19.6%, 다섯 명 중 한 명의 어린이는 다섯 살 생일 전에 목숨을 잃음

할머니께서 건네주신 자료를 보니 모자를 뜨는 법부터, 모자를 만들어 보내신 많은 분들의 사연이 있었습니다.
인기가수인 그룹 빅뱅의 멤버 대성씨도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는 사연이 적혀있네요. ^_^
(요즘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세바퀴에 나오는 유키스 동호군도 뜨개질을 잘 하던데, 한번 동참??!!)

"할머니, 여기 아기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적으라는데요."

"아유, 됐다. 너가 대충 써." (할머니는 부끄럼쟁이!)

<진심으로 아이들이 세계평화에 이바지 했으면...하지만 이런 내용 손발이 오글오글 하네요.^^ >

우리 외할머니가 수줍음이 많으셔서요, 제가 대신해서 편지를 썼습니다. (완전 부끄럽네요.ㅎㅎ)
편지를 쓰며 느껴지는 이 감정은.... 질투인가요? ㅋㅋㅋ
우리 외할머니 사랑이 담긴 이 모자를 쓰게 될 예쁜 아기들이 부럽네요. ^_^
(제 머리가 커서 그런것만은 아닙니다...;;)

이 모자를 쓸 아기들이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길 기도합니다.


* 세이브더칠드런 : www.sc.or.kr


뱀발
 자료 가운데 인상적인 내용..!
"12년 하고도 6개월의 인생을 살면서 이렇게 보람 있었던 것은 처음인 것 같아요."

이가원 (부산시 동래구)

나눔에는 남녀노소 구분이 없네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