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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우체국(서신)/보낸 편지함

법정스님의 입적소식을 듣고 (김형오 국회의장)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을 일깨우던 죽비소리”

                                      - 법정스님의 입적 소식을 듣고


갑작스레 찾아온 법정 스님의 입적 소식이 제 가슴 속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킵니다. 종교를 뛰어넘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흠모를 받았던 분입니까.

법정스님이 투병중이라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스님 또한 인간이시기에 1년 전 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하신 것처럼 언젠가는 입적하실 것을 알았지만, 막상 소식을 들으니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슬픔을 느끼게 됩니다.


스님은 한 평생 무소유(無所有)를 실천하며 우리 사회를 비추던 등불이자 정신적 스승이었습니다.
이 물질만능의 시대에 스님의 말씀과 삶은 하나라도 더 가지려 발버둥치는 인간의 탐욕(貪慾)과 어리석음(無明)을 일깨우던 죽비소리였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스님으로부터 배우던 맑고 향기로운 가르침을 더 그리워하게 될 것입니다.


진흙탕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살다가신 법정 스님.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다가신 법정 스님.


스님은 떠나셨어도 스님이 계셨던 자리에는 스님의 말씀과 향취가 오랫동안 오롯하게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는 법정스님이 책으로, 법문으로 일러주었던 아름다운 문장들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또한 그리움은, 아마도 애타는 마음이 되어 스님 닮은 말씀과 문장을 찾아 헤매이게 할 것입니다.
 

부디 편안히 잠드시길 기원드립니다.  삼가 스님의 명복을 빕니다.


                                                                                                   2010. 3.11 국회의장 김형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