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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오가 만난 세상/김형오의 문화 카페

G20 정상회의, 국립중앙박물관 개최를 반긴다

고품격 문화 마케팅의 새로운 모델
-G20 정상회의, 국립중앙박물관 개최를 반긴다

  11월 11일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의 출발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것은 정말로 잘한 일이고 최선의 선택이다.
  세계를 움직이는 최정상의 리더들이 신라 금관과 백제 금동향로 등 빛나는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 뒤 겨레의 얼과 혼이 깃든 박물관에서 글로벌 경제 현안을 주제로 만찬을 곁들인 첫 정상회의를 한다니, 상상만으로도 이 얼마나 가슴이 뛰는가. 처음 그 뉴스를 듣는 순간 나는 참으로 반갑고 뿌듯했다. 우리도 이제 문화국가의 반열에 들어서는구나 하는 감동이 일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국립박물관은 시공간을 초월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한 곳에 담아 놓은 초고밀도 압축파일이다. 박물관이나 미술관만큼 그 나라의 문화를 일목요연하게 알릴 수 있는 수단이 또 있을까. 나는 그래서 기회 있을 때마다 중요한 국제회의를 박물관에서 열면 좋겠다는 생각을 주변에 전파해 왔다.

출처: www.encyber.com


  국립중앙박물관은 내가 즐겨 찾는 곳이다. 연작으로 낸 내 두 권의 책에도 세 편의 글로 소개해 놓았다. 국회의장으로 있던 지난해 10월에는 두 번에 걸쳐 그곳을 방문했다.
  그때 나는 최광식 관장에게 “내년 11월에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다면 행사를 치를 만한 여건이 되느냐”고 물었다. 2005년 용산으로 옮겨 개관한 박물관이 시설과 규모 면에서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 관장은 자기도 그런 생각을 평소 하고 있었다면서,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그 뒤로 나는 청와대를 비롯한 핵심 관계 기관의 책임자들을 만나면 내 아이디어를 종종 이야기하곤 했다. 올해 4월에 펴낸 내 책(『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아름다운 나라』)에도 최 관장에게 쓰는 편지글 형식으로 그 내용을 다시금 언급했다.(맨 아래 인용문 참고) 그런 만큼 G20 정상회의의 국립중앙박물관 개최는 내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물론 나 말고도 그런 제안을 한 분들이 많으리라고 본다. 이 행사를 책임진 분들 또한 남다른 안목과 예지로 회의 및 만찬 장소를 정했을 것이다. 그 모든 분들의 판단과 결정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뛰어난 예술성이 세계 주요 매스컴을 통해 생중계된다면 그 가치를 환산하기 벅찬 최고의 문화 마케팅이 될 것이다. 이 행사를 통해 나는 대한민국의 국격이 한결 높아지고 코리아의 브랜드 가치가 더욱 빛나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

  *아래에 인용한 글은 지난 4월에 발간된 내 책에서 옮겨온 내용이다.

  “외국에 나가면 나는 짬이 날 때마다 박물관과 미술관에 들르곤 합니다.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예술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니까요. 국제회의를 박물관에서 하면 어떨까도 생각해 봅니다. 예컨대 오는 11월에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한번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다면 어떨까요? 그게 여의치 않다면 정상들과 동행한 퍼스트레이디들을 박물관으로 초대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세계에 자랑할 만한 남부럽지 않은 문화유산을 지닌 나라니까요.” (『…이 아름다운 나라』 103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