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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 아프리카에 ‘제2의 한국’을 건설하자

‘기회의 땅’ 아프리카에 ‘제2의 한국’을 건설하자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전략적 제언

김진일(해우GLS 대표이사, 전 한국통합물류협회 회장) 

<편집 노트> 한국통합물류협회 회장을 지낸 김진일 해우GLS 대표이사가 최근 아프리카 콩고와 탄자니아를 다녀온 소감을 글로 정리했다. 오랫동안 물류 산업 현장에서 사업과 연구를 병행해온 그는 이 분야에서 남다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전문가이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위원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집무실로 찾아온 김 회장이 건넨 글을 읽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기로 했다. ‘기회의 땅’ 아프리카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제2의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그의 전략적 제언이 시의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사진 제공=김진일 회장)

김진일 회장

물류 사업을 하고 있는 나는 최근 열흘 남짓 동안 아프리카 내륙의 물류 환경을 답사하기 위해 콩고와 탄자니아를 다녀왔다. 콩고의 수도 킨샤사와 광산 도시인 무분바시, 그리고 탄자니아의 수도이며 동부 최대 항구 도시인 다레살람이 주된 목적지였다.

비행기를 세 번 갈아타고 30여 시간 만에 도착한 킨샤사는 생각보다 날씨가 맑고 기온이 알맞아 마음에 들었다. 아프리카 대륙은 유럽 국가들의 식민 시대에서 벗어나 이제 막 독자적 국가 형태를 갖추어 가고 있다.

방문국인 콩고와 탄자니아 이외에도 아프리카 나라들은 구리․다이아몬드․카드뮴 등의 매장량이 세계 최대라고 한다. 어쩌면 3백여 년 전 미국의 서부 시대를 연상케 한다. 중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곳에 진출해 있다. 거리 곳곳에서 눈에 띄는 중국인들이 운영한다는 건설 장비들을 보면서 그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아프리카 나라들은 대개 농업국으로서 옥수수․면화 등을 기르는 넓은 농토를 갖고 있다. 그러나 생산력이 떨어지는데다가 최근에는 광산 개발로 인해 농촌 인구가 광산으로 대폭 이동, 농사짓는 사람이 줄어들어 농산물 값이 비싸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생필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물가가 매우 높다. 우리나라 모텔 수준인 호텔 방값이 200달러 안팎이고, 웬만한 점심 식사 한 끼에 30달러는 지불해야 한다. 시장은 넓은 도로 옆 수 km에 걸쳐 형성돼 있다. 신발도 없이 맨발로 걷는 이들이 허다하다. 뭐가 그리 바쁜지 왁자지껄 요란스럽다.

 


현재 이 나라들에 진출한 대한민국 기업은 거의 없다. 현지에 사는 우리 국민 또한 10여 세대에 지나지 않는다. 부패가 만연한 이들 나라에선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다고 한다. ‘투자를 조심하라, 공무원의 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구상의 마지막 미개척지는 우리가 뛰어들 만한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부정적 요인은 우리 앞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두에게 존재한다. 긍정적 요인을 찾아 국가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부정부패가 심각한 ‘어둠의 땅’이라고 덮어둘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의 땅’이라 생각하고, 치밀한 계획 아래 다각도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길을 열어 나가야 한다.

우리 현실에서 2백만을 넘어선 실업자와 제조업의 해외 이탈로 인한 일자리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정부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대부분은 대안이 없는 공허한 공약일 뿐이다.


이제 아프리카 땅에서 우리 일자리를 만들고 그 대안을 찾아보자. 아프리카 국가들과 경제 동맹을 맺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자. ‘갈증의 대륙’ 아프리카는 우리의 개발 경험에 목말라 하고 있다.

우선은 우리가 공장 노동 인력 10만 명을 받아주자. 그리고 교환 조건으로 그들이 필요로 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설․물류․유통 분야에 10만 명쯤 진출토록 하자. 그러면 항공 직항 노선이 열리게 되고, 30여 시간이 소요되던 아프리카 방문이 10시간 남짓으로 단축될 것이다. 거리상․시간상으로 미국보다 가까워지게 된다. 자연히 인적 교류가 활발해질 뿐만 아니라 ‘보따리상’으로 출발한 무역 교류는 점차 큰 시장으로 변해갈 것이다.

아울러 문화․체육․교육의 교류를 통해 이해를 증진시키면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우리나라의 제조기업 진출이 가능해질 것이다. 한국에 진출한 그 나라 인력이 훈련된 모습으로 쉽게 노동 시장을 형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아프리카 대륙은 치열한 물류 전쟁을 하고 있다. 투자 가치가 높은 탄자니아(다레살람)의 항만 물류 분야에 서둘러 발을 들임으로써 중남부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길목을 선점해야 한다.

열악한 도로 및 철도는 산업 생산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콩고(무분바시) 광산에서 부두까지 약 2,300km 거리를 운송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 비용만도 톤당 200달러가 든다. 물류비를 낮추기 위해서는 인프라에 투자하고 시스템을 구축해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 바탕 위에 선린 우호 관계를 유지하며 우리나라의 압축된 개발 경험을 전수한다면 모든 산업으로의 진출이 가능해지고, 결국 ‘기회의 땅’ 아프리카에 ‘제2의 대한민국’을 세우는 효과를 가져와 우리나라 국부 창출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그 기회가 지금 찾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