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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2 라디오 인터뷰] 평화방송 '열린 세상, 오늘! 서종빈 입니다.'

오늘 아침 PBC 평화방송 <열린 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진행한 라디오 인터뷰 링크합니다.

아래 글은 주요 발언과 내용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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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발언]

"최근 새누리당 사태, 안타깝게 생각해"

"어떤 이유에서건 국민들은 내부 갈등으로 볼 수밖에 없어"

"선거에 임하는 사람들은 자기를 내세워선 안돼"

"박근혜, 수습 과정에서 새로운 모습 보여줘"

"다만 타이밍이 조금 늦어"

"솔선수범과 시의적절, 이 두 가지를 절대 놓쳐서는 안돼"

"선대위 구성을 보니 박근혜 후보가 상당히 고심한 흔적 보여"

"이제는 정당이 이념이 아닌 가치를 중요시해야"

"일부 의원들의 몸값 부풀리기 해선 안돼"

"안철수 현상, 세계적으로 예외적인 모습"

"안철수 현상에 대해 기존 정당들 반성 많이 해야"

"지난 5년 동안 야당은 반사이익을 누려"

"야당, 폭력에 의존해서 순수성 상실"

"안철수, 5년간 경륜 쌓으면 다음번에 대통령 될 가능성 높아"

"준비 안된 대통령(안철수)이 돼 나라 불행했던 전철 밟아선 안돼"

"안철수, 5년 동안 착실히 준비해서 다음 대선에 도전해야"

"김무성, 일사불란한 체계 강조하는 건 구시대적 발상"

"한광옥 영입이 국민 대통합에 효과? 글쎄요..."

"지금의 정당구조는 반민주.비민주적"

"정당의 지도자, 자신이 기득권층이라는 생각을 안해"

"안철수, 대통령이 목표가 아니고 정치를 바꾸겠다고 하면 본인의 역량도 커질 것"


[인터뷰 전문]

인적쇄신 요구로 시끄러웠던 새누리당이 선대위 인선을 마무리하면서 갈등이 어느 정도 진정된 모습입니다.

18대 국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전화로 연결해서 현재 새누리당 상황, 그리고 대선정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김 전 의장님 안녕하십니까?

- 터키에 머무르셨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에 책을 내셨다고 들었습니다. 제목이 <술탄과 황제>던데요. 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 아직 책을 낸 게 아니고 넘긴 상태, 탈고했죠. 제가 연구 활동보다도 책을 쓰기 위해서 지난 4년간 여기에 집중했습니다. 왜냐하면 1453년, 좀 지난 얘기지만, 세계사를 바꾼 역사적인 일인데도 유럽에서 있었던 일이라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특히 ‘세계사를 바꾼 리더십의 대격돌’이란 부제로 초점을 맞췄거든요. 뭐냐면 술탄이 이끈 오스만 군은 기필코 정복하려 했고, 비잔틴 제국은 목숨을 던져 지키려했기에 여기서 모든 수단과 방법이 총동원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복잡한 사안을 어떻게 하면 쉽고 재밌게 쓰느냐, 그리고 정확하게 사실만을 쓰느냐 하는 것이 주관점이었거든요. 그래서 이 역사를 통해 우리의 역사, 세계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조명해보자는 입장에서 했는데, 밤잠도 줄이고 휴일도 없이 써서 지인들한테 읽어보라고 했더니 한 편의 블록버스터를 보는 느낌이었다고 하셔서 조금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술탄, 황제 모두 왕이라는 뜻이잖아요. 우리나라도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집필하시면서 자연스럽게 국내 정치상황이 많이 떠오르셨을 것 같아요. 책이 대선에도 시사하는 점이 있나요?
▶ 물론 제가 대선이나 선거를 생각하고 쓴 책은 아닙니다만, 제 책은 양 제국의 운명을 건 싸움이고 격돌이죠. 죽느냐 사느냐, 패하느냐 망하느냐를 다루기 때문에 대선주자나 참모들이 볼 만한 것이 상당히 많이 있고, 참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항상 온갖 지혜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어떻게 하면 군사 병력이 자발적으로 신나게 움직이도록 하느냐는 것이 두 리더의 최대 관심사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은 대선뿐만 아니고 우리 인생에 있어서도 참고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됩니다.


- 새누리당이 최근 인적쇄신 문제로 시끄러웠습니다. 친박계 퇴진론과 지도부 총사퇴론, 그리고 당무거부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갈등이 깊었는데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지켜보셨습니까?
▶ 말씀 그대로 집필하느라고 신문도 TV도 안 보니까 편했습니다. 20년 국회의원을 했고 국회에서 의장까지 한 사람으로서 왜 관심이 없겠습니까. 특히 저는 새누리당 당원이죠, 저는 가만히 있는데 자꾸 당만 바뀌니까 최근 당의 사태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또 국민들이 어떤 이유에서든 이를 내부분열과 갈등으로 보지 않겠어요? 지금이 어떤 때입니까. 선거에 임한 사람들은 자기를 버리고 공이 우선, 공당 우선의 전략적 마인드를 가져야겠죠.


- 박근혜 후보의 리더십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있었는데요. 김 전 의장님께서 보시기엔 어떻습니까?
▶ 일단 수습은 잘 했다고 봅니다. 박근혜 후보의 새로운 모습도 보여줬다고 볼 수 있죠. 그러나 이것은 시작이지 마감이 아닙니다. 박근혜 후보로서의 정치역량 시험대가 될 것인데, 일단은 참 노력했구나, 손을 걷어 붙이고 이런 문제에 수수방관한 자세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많은 인정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만, 정치는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하는데 타이밍이 좀 늦었습니다. 내 책에도 이런 게 많이 나옵니다. 결정적인 순간, 가장 어려울 때에 리더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수십 가지 예가 나오거든요. 간단하게 얘기하면 솔선수범, 그리고 시의적절을 절대 놓쳐선 안 됩니다. 그리고 강인해야 합니다. 처절해야 하고요. 그러면서도 공감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것이죠.


- 공감대라는 건 소통을 의미하는 거죠?
▶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소통도 중요한 수단이죠.


- 대선을 이끌어갈 중앙선대위원장에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정몽준 전 대표, 황우여 대표 등 4명이 공동으로 임명됐습니다. 조금 전 선대위 인선은 수습을 잘 하고 있다고 평가해주셨는데, 이건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고요. 그럼 마지막은 뭐가 되어야 할까요?
▶ 정당이라는 건 선거의 승리를 위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선대위를 보니까 박근혜 후보가 상당히 고심했고, 또 정당의 외연을 확장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참에 정당에 관해 말씀드리면, 이제 이념 지향적인 정당의 시대가 아닙니다. 가치를 지향하는 정당이 돼야 하거든요. 그리고 정몽준 전 대표가 참여했더라고요. 흔쾌히 합류한 모습 좋아요. 그리고 일부 당원들이 몸값 부풀리기를 위해 이리 빼고 저리 빼고 하는 행동은 적절치 못합니다.


- 가치 지향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지금 안철수 후보는 정당이 없는데, 가능할까요?
▶ 안철수 현상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상당히 예외적인 모습입니다. 왜 안철수라는 인물이 이렇게 압도하고 나오느냐에 대해 기존 정당들은 반성 많이 해야 합니다. 반성하지 않고 단일화가 목표가 되어선 안 되고요, 대한민국 정치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우선해야 하는데 앞뒤 순서가 뒤바뀐 것 같고요. 단일화가 되면 누가 되든지 간에 유리할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생각해봅시다. 정당불신이 왜 생겼는지 여당 야당 모두 정말 반성해야 합니다. 여당에 대해 이야기했으니 이제 야당에 대해 한 말씀 드리면, 지난 5년 동안 야당은 반사이익을 누렸습니다. 그리고 폭력에 의존하했어요. 야당의 수가 적으니까 반대할 순 있지만, 간디처럼 비폭력 저항운동을 했으면, 그리고 밟고 지나가라는 식으로 했더라면 야당이 참 성숙해졌을 텐데 당내 일부 강경파와 강경 시민단체들의 눈치를 보고 조정받는 느낌으로 폭력에 의존함으로써 순수성과 명분을 상실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안철수 후보도 이런 저런 생각이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려면, 이런 식으로 5년간 유지한다면 경륜도 생기고 다음번에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대한민국도 행복해집니다. 준비 안 된 대통령이 되어서 나라도, 본인도 불행했던 전철를 밟아선 안 되겠죠. 간절히 바랍니다.


- 정당정치를 개혁시키는 데에 머무르고 5년 후를 보라는 말씀이시죠?
▶ 그렇습니다. 금방 들어가서 금방 해먹는 거, 우리나라에 정치불신이 생긴 이유 중 하나가 운동권 내지 시민단체 사람들이 그것을 정책이나 수단으로 삼기 때문에,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목소리 큰 시민단체가 수단으로 삼기 때문에 순수성이 떨어지고 그렇습니다. 자기발전도 못하는 거거든요. 대한민국을 위해서 고심을 할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 안철수 후보가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보시는 거죠?
▶ 그렇습니다. 정치라는 것은 하수구가 막힌 더러운 곳에 손을 뻗어서 그 하수구를 청소하는 것과 마찬가지거든요. 그러니까 치열하게 민생의 밑바닥을 탐방하고 몸을 담아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았는데요. 김 전 원내대표의 기용을 놓고 당내 평가가 다소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당을 위기에서 구할 구원투수라는 의견도 있고, 새누리당이 지향하는 변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김 전 의장님은 어떻게 보세요?
▶ 둘 다 맞는 얘기겠죠.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김무성 전 의원이 중대각오를 한 것 같습니다. 그런 초심을 절대 버려선 안 되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누구나 다 그렇지만 장단점이 분명한 사람 아니겠습니까. 자기의 단점이 뭐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연령이 됐으니까 잘 녹여서 처신하기 바랍니다. 새누리당의 문제는 소통이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소통이 안 되는데 일사불란하게 한다고 해서 박근혜 후보와 김무성 전 의원만 쳐다보고 일을 한다는 식으로 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거든요. 총괄본부장이란 자리는 자기는 죽이고 남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사불란이나 지휘체계만 강조한다면 구시대적인 것이죠. 알아서 잘 하길 기대해 봅니다.


- 한광옥 전 민주당 고문의 영입은 호남 표심잡기나 국민대통합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시나요?
▶ 솔직히 말씀드리면, 새누리당에서 고심해서 모셔온 것 같은데 한 마디로 ‘글쎄요’ 입니다. 호남 한두 사람 온다고 해서 바뀌진 않는다는 걸 수십 년 동안 봐왔거든요, 본질적으로 호남이 변해야 합니다. 제가 부산 사람이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이미 부산은 바뀌었어요. 어떤 정당은 무조건 되고 안 되고 하는 식이라면 호남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죠. 물론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겠지만 호남에 계신 지성인들이 왜 어느 정당을 지지하고 반대해야 하는지... 어디서든 절대적인 진리는 없습니다. 한 쪽은 무조건 나쁘고, 한 쪽은 무조건 옳고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여권 인사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어요. 대선을 앞둔 정치권 상황을 보면 외연확대와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이념과 사람이 섞이고 있거든요. 이런 게 정치개혁인가요?
▶ 선거 때만 되면 이런 건 당연히 일어납니다. 새누리당에 가까웠던 사람이 민주당으로 가고, 무소속 후보에게도 가고 하지 않습니까. 그건 자기들이 결심해서 간 것이겠지만, 정치발전이라고 볼 수는 없죠. 전략으로서 정당이나 후보들이 사람들을 꾀어 오는 거죠.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위해서 정말 고심해야 하는 것이 이런 부분입니다. 없어져야겠죠.


- 가치지향을 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무소속 대통령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한계에 대한 논란으로 여겨지는데요.
▶ 본질적인 문제죠. 무소속 대통령이 되느냐 안 되느냐, 세계적인 예가 몇 개 있긴 있죠.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왜 나오느냐에 대해 기성정당이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합니다. 분명히 말씀드리면 지금과 같은 정당구조는 반민주적이고 비민주적인 거에요. 이걸 혁파하겠다는 내부의 처절한 고민이 있어야 하는데, 새누리당은 민주당보다는 조금 더 바꾸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정당정치의 대표라고 할까요, 정당을 이끄는 사람들이 기득권 중에 기득권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남만 기득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거든요. 대한민국 정당정치가 그야말로 위기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어요. 그래서 이를 바꾸는 데에 총력을 다해야 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안철수씨는 대통령이 목표가 아니고 정당을 바꾸겠다는 것으로 정당정치 개혁의 파수꾼 역할을 한다면 본인 역량도 커질 겁니다. 그러나 자기가 꼭 대통령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면 우리는 큰 재목을 잃는 것이고, 역대 대통령의 비극적인 길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 투표시간 연장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글쎄요. 이런 지엽적인 문제를 본질적인 문제처럼 다루는 정치권의 행태가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정치권과 정당을 불신하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거시간을 연장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많이 투표했습니까? 투표시간 연장하려면 공휴일로 하지 말든지요. 공휴일이고, 더군다나 겨울이라 해도 짧은데 투표소 관리라든지 그런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생각해야지, 늘리고 줄이고 해서 당리당략만 따지는 모습이 대한민국 정치인들의 수준입니까.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지만, 이런 사람들이 주도해나간다는 느낌을 주면 곤란하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