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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5-11-29 : 글로컬] 내 앞에 나타난 김구 선생…반려AI 시대

제가 『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라는 책을 2018년에 출간했습니다.  
현대의 시점에서 묻는 제 질문에  백범 선생께서 답을 해주는 형식의 책입니다.
『백범일지』를  재구성한,
기존의 백범 관련 도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이제는 AI 덕분에 역사적 인물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제가 백범 선생과  상상 속에서 나눈 대화들이 실제로 구현되는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말 그대로 상전벽해(桑田碧海)입니다.
아래 기사에 제 책이 언급되어 기사를 올립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도…세심한 분별력 필요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독립운동가 김구(1876~1949) 선생이 내 앞에 나타나 대화를 나눈다.

질문: 간절히 염원하던 광복을 맞이했음에도 기뻐하지 못했던 까닭은?

김구: 내게는 희소식이 아니었다. 오히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느낌이었다. 오랫동안 벼르고 벼르며 애써 참전을 준비한 일들이 실행해 보기도 전에 전부 헛일이 돼버렸다.

질문: 광복 후 석 달 만에 환국했는데, 조국 땅을 다시 밟았을 때 첫 인상은?

김구: 두 가지 감격이 있으니, 기쁨이 그 하나요, 슬픔도 그 하나다. 책보를 맨 학생들의 활발 명랑한 기상에서 우리 민족의 유망한 장래를 보았다. 반면 차창으로 내다보이는 동포들의 가옥은 빈틈없이 이어져 땅바닥에 낮게 붙어 있어 저열한 생활 수준을 짐작케 했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을 맡기도 했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2018년)라는 책을 발간한 적이 있다. 책 내용 일부를 정리한 '지상 대화' 장면이다.

김 전 의장은 '어떻게 김구의 삶과 사상을 쉽고 깊게 읽을 것인가'를 고민하던 끝에 보통사람(김구의 호 '백범'(白凡)의 뜻)이 묻고 김구 선생이 답하는 문답식으로 책을 썼다고 한다. 인공지능(AI) 본격화 이전이라서 나름 신선한 시도였다.

질문에 대한 답은 '백범일지'를 철저히 분석하고 관련 자료를 보태서 만들었다고 한다. 김구 선생과 대화하듯 썼지만, 글은 글이다. 심오한 생각을 자세히 전할 수 있지만 음성이나 표정까지 읽게 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이제는 세상을 떠난 인물이 살아 돌아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처럼 표정까지 보여주고 음성을 들려주는 게 가능해졌다. 보존된 자료 그대로가 아니라 새로 만들어진 형태로 말이다.

독립기념관은 올해 광복절을 맞아 독립운동가 5인의 생전 목소리와 모습을 AI 기술로 복원했다고 밝혔다. '광복의 기쁨, 27년 만의 환국'이라는 영상을 통해 김구 선생이 미소 띤 표정으로 "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말하는 육성을 그럴듯하게 들려줬다.

AI가 학습을 거쳐 실제로 말하는 것처럼 재현한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실제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싱크로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에서 지난 7~9일 열린 '2025 강원바이오엑스포' 개막식에서 AI 기술을 적용한 주제영상이 참석자들에게 놀라움을 줬다. 춘천이 국내 최초의 바이오산업 도시가 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고(故) 배계섭 전 춘천시장이 청중 앞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민선 1기부터 10년 동안 시장을 맡은 뒤 2018년 작고한 그를 생전 모습으로 초대해 얘기를 나누는 형식을 취했다. 부인을 비롯한 그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이들은 음성과 표정이 너무 닮았다는 평을 했다고 한다.

AI 메타버스 벤처기업 더픽트가 배 전 시장의 재임 시절 자료를 AI에 심층 학습을 시켜 제작했다고 한다. 언어에 국한된 LLM(대규모언어모델)보다 진화해 음성과 이미지, 영상 등을 분석해 생성하는 LMM(대규모멀티모달모델)이 적용됐다.

이런 AI 기술은 역사 속 인물을 불러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지혜를 생동감 있게 전해주는 장점이 있다. 대중 이벤트나 콘텐츠 제작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너무 흔해져 신기하지도 않을 시점도 멀지 않아 보인다.

이미 유튜브에는 대기업 창업주나 유명 애널리스트 등의 AI 인물 복원 영상이 넘쳐나고 있다. 영리 목적이 대부분이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를 의미하는 딥페이크로 인한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적대적 군사 공격이나 조직적 사기 범죄에 악용될 경우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편리함이나 효율성을 좇는 현대인에 예리한 분별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AI 기술 발전을 위한 노력과 동시에 윤리 문제와 소외층 보호에도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어쩌면 AI로 인한 문제 해결을 위해 AI의 도움을 더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AI가 반려동물만큼 가까이 다가왔다. 우리는 지금 반려AI 시대로 가고 있다.


한승호(hsh@yna.co.kr)


[2025-11-2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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