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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21) "검찰개혁을 위한 토론회(바른사회운동연합∙한반도선진화재단 공동 주최)"가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렸습니다. 토론회에 앞서 제가 한 축사 전문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바른사회운동연합이 마련한 오늘 토론회의 주제는 검찰 개혁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검찰 개혁을 중요한 국정 현안으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집권 2년이 넘도록 소극적으로 임해오다가 갑자기 검찰 개혁을 국정 제1과제요 가장 중요한 목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럼 왜 그동안은 안했는지, 아니면 못한 건지, 검찰 개혁이란 이름으로 다른 저의는 없는지 여러 가지 생각이 꼬리를 뭅니다.

핵심으로 내세운 공수처법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름도 내용도 어렵지만, 과연 꼭 필요하고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시선이 많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검찰 개혁의 핵심은 정치 권력에 흔들리지 않고, 청와대 눈치를 보지 않는 검찰입니다.

지난 2년여간 검찰은 권력의 충견 역할을 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정부가 힘차게 내건 적폐 청산이 잘못된 제도나 관행, 의식의 개혁이 아니라 이전 정권 세력 쫓아내기로 일관할 때 검찰이 거기에 앞장섰습니다.

무소불위의 피의자 조사, 수많은 인권 유린, 피의 사실 유포가 다반사였습니다.

그런 검찰이 최근 정치적 중립의 위치에서 독립적 수사를 하려 하니 이제는 검찰 개혁이란 이름으로 검찰을 위축시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개혁이란 미명 아래 정치 검찰 만들기를 하려 한다는 오해를 사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진정 검찰 개혁을 하려면 다음 세 가지가 그 핵심이 돼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인사의 독립입니다.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핵심은 대통령의 임명권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이는 헌법의 범위 안에서 가능하도록 관계 법령의 과감한 개혁이 필요합니다.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검찰, 권력의 하수인이라는 오명을 벗고 진정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첫 길입니다.

공수처가 급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치 권력의 예속간섭에서 벗어나는 길이 검찰 개혁의 핵심입니다.

 

두 번째는 인권 보호입니다.

죄형법정주의의 확립으로 전국민을 피의자 취급하거나 수사 편의주의의 입장에서 국민의 인권을 무시하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하겠습니다.

 

세 번째로는 민중주의나 인기영합주의에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현실상, 힘 있는 세력 단체나 또는 목소리 큰 사람들이 국민의 이름으로 검찰을 겁박하는 모습을 앞으로는 더 자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직접민주주의의 나쁜 경향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민주주의가 경계해야 하는 포퓰리즘, 즉 우리사회에 만연해가는 대중주의, 인기영합주의이며 바로 중우 정치입니다.

전체주의, 인민독재는 이런 곳에서 싹이 돋습니다.

이런 세력들로부터 흔들리지 않도록 검찰은 자기 정화 노력을 꾸준히 해야하며 이와 더불어 정의로운, 신념 지키는 검찰관의 수사조사에 대한 보호 장치도 아울러 갖춰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 개혁이 되려면 검찰 개혁만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적 목적으로 의심받고, 또 나아가 기득권 세력들이 자기 보호막으로 삼기 위해 하는 개혁은 정당하지도 않을 뿐더러 결코 이루어져서도 안 됩니다.

무소불위인 대통령의 권한은 그대로 둔 채 다른 어떤 권력 기관의 개편을 시도한다 해도 결국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강화시키는 결과만을 가져올 뿐입니다.

 

오늘의 이 심포지엄이 바람직한 검찰 개혁의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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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갑자기 떠오른 까닭은?

휘영청 밝은 달을 바라보며 나라 잘되기를 소망하면서도 짙은 달그림자가 일렁이는게 

내 눈에만 보이는 걸까. 문득 지금부터 2400~2500년 전 그리스를 뒤흔들었던 

희대의 인물이 떠올랐다.

 

알키비아데스 클레이니우 스캄보니데스

(Ἀλκιβιάδης Κλεινίου Σκαμβωνίδης, BC 450년~404년 경)

 

알키비아데스(BC 450?~404년). 이 사람이 내 마음의 달그림자 였나보다.

그는 명문 집안에서 태어났다. 돈도 많았다. 당시 아테네 민주정 최고지도자인 

페리클레스의 집에서 먹고 자란 페리클레스 가문이다. 

아마 조카쯤 되었을 것이다. 그는 당대 최고의 미남이었다. 

그가 지나가면 뭇 여인들은 물론 남자들까지도 그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 말을 붙이거나 

교태를 부렸다. 요즘 말로 하면 얼짱이요 몸짱이었다. 오늘날까지 전해오는 흉상 몇 점

(죽은지 100년 이후의 작품)이 그의 수려한 외모를 짐작케 해준다. 

그런 그가 고대 올림픽 대회의 하이라이트인 전차 경주대회에 무려 7개 팀을 내보내 그의 말들이
우승은 물론 상위권을 싹쓸이해버렸으니 그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요즘으로 치면 세계 최고급 

요트 경주나 레이싱에서 메달을 독점한 셈이다.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당시 그리스 직접민주주의 시대에는 말을 잘해야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는 웅변과 연설의 달인이었고, 선동 선전의 귀재였다. 

그가 얼마나 말을 잘하고 또 매혹적이었는지 심지어는 그의 흠이라 할 수 있는 혀 짧은 소리마저 

당시 유행이 될 정도였다.

 

돈 많은 명문가 자제였으니 스승도 좋을 수밖에 없어 최고급 족집게 과외 선생들을 들여놓았다. 

당대 최고의 현인 소크라테스가 그의 스승이었다. 소크라테스 밑에는 플라톤, 크세노폰 같은 

불세출의 제자들이 있었지만 알키비아데스처럼 놀기 좋아하고 방탕한 역대급 악동도 있었다. 

훗날 소크라테스의 죽음에도 알키비아데스와의 관계가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둘은 '동성 연인'이란 세간의 의심을 살 만큼 사제지간 그 이상이었다. 

술에 만취해 유곽에 들어간 알키비아데스를 소크라테스가 끌어내고 있는 18세기 그림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짐작케 해준다.

 

<쾌락의 팔 안에서 알키비아데스를 끌어내는 소크라테스>

(프랑스 화가 장 밥티스트 레뇨의 18세기말 작품, 루브르박물관)

 

돈 많고 집안 좋고 말 잘하고 게다가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그가 부러운 게 뭐가 있었을까. 

자부심이 넘쳐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는 이런 사람도 부러운 게 있을까? 있다! 그것도 치명적이다! 

바로 이것 때문에 그는 일생을 치열하게 살았으나 어느 한 순간도 만족하지 못했다. 

바로 권력과 명예욕이요, 주인공이 안 되면 참을 수 없는 정서불안증이다.

이로 인해 그는 언제나 주변을 긴장시키고, 서로를 불신케 하고, 상대를 적(敵)으로 만들어 

니편 내편끼리 지독히 싸우게 하고선 결국은 그 자신이 거짓과 불신 덩어리가 된 채로 

비극적 삶을 끝내고 만다. 욕망을 위해 끊임없이 남과 자신을 속이고 또 꾸며대야 했다.
겉만 번지르한 채 속으론 한없이 불안한 이 불행한 인생을 한번 더듬어 본다.

 

명明과 암暗 ,아니 어둠과 더 어두움
기원전 421년 스파르타와 아테네는 평화조약을 맺었다. 전쟁의 공포로부터 벗어난 시민들은 환호했다.
평화조약이 체결되기까지에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알키비아데스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의 집안은 원래 스파르타 출신이었다. 그러나 조약이 발효되자 아테네 사람들은 이 조약을 

니키아스의 노력의 결과란 의미에서 '니키아스 평화조약'이라 부르며 칭송했다. 

누구보다 화가 난 사람이 바로 젊은 알키비아데스였다.

 

그는 아테네 시민들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자 그 즉시 평화론자에서 전쟁론자로 방향을 바꾼다. 

조약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갖가지 방해·이간책을 늘어놓고, 

스파르타와의 전쟁만이 해결책이라고 공공연히 주장한다. 피 끓는 젊은이들이 동조하기 시작한다. 

그 전초전이 이탈리아반도 남쪽의 시칠리아(시라큐스) 원정이다.

 

알키비아데스의 선동은 주효했다. 많은 이들이 시칠리아 원정으로 일확천금을 손에 쥐는 꿈에 

부풀었을 뿐 그 도시의 전투력이 어떤지, 국제정세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랑곳 않고, 원정에 따른 

위험부담이 뭔지는 알려고 하지 않았다. 주전파인 알키비아데스와 주화파인 니키아스가 공동으로 

원정대 사령관이 되는 이상한 지휘계통이 원정의 쓰라린 결과를 예감케 해준다. 출정을 앞두고 일어난 

기묘한 일로 알키비아데스는 원정지 도착 직전에 본국의 법정에 서라는 출두명령서를 송달받는다. 

 

알키비아데스는 그리 하겠노라고 안심시킨 후 감쪽같이 사라진다. 몇 달 후 그가 나타난 곳은 

누구도 상상 못한 스파르타였다. 그가 그렇게나 저주하고 싸워 없애버려야 

아테네에 평화가 온다고 했던 그 스파르타에 나타난 것이다. 

동학군 선두에서 죽창가를 부르며 척왜척양(斥倭斥洋)을 외치다, 신세가 여의치 않자 

일본으로 밀항하여 조선 침략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친일파가 있었을까.

 

스파르타 사람들조차 당연히 그를 믿지 못하건만, 그는 망설임도 주저함도 없이 

스파르타 민회(국회)에서 당당히 '궤변(詭辯)'을 늘어놓는다. 

"진정한 애국자는 고국에서 부당하게 쫓겨났는데도 그곳을 공격하지 않는 자가 아니라, 

고국에 대한 열정으로 무슨 수를 써서든 고국을 되찾으려고 노력하는 자입니다." (투키디데스 6.92.4.) 

그러면서 그는 아테네의 비밀을 "속속들이" 알려주며 스파르타로 하여금 아테네의 약점을 찌르도록 한다.

"조국을 사랑하기에 조국을 망하게 한다"는 알키비아데스의 궤변은 스파르타 사람들로선 

손해볼 게 없는 장사다. 아테네는 이 변절자 매국노로 인해 뼈가 아프지만 이만 갈 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그날 이후 스파르타인보다도 더 스파르타인처럼 행동했다. 힘든 육체운동을 

똑같이 하고 냉수욕을 하며 스파르타식으로 머리를 기르고 공동식사에서 거친 빵과 검은 죽을 먹었다. 

스파르타 사회에서 발언권과 영향력을 점차 키워나갔다. 급기야는 그 잘생긴 외모로 왕비를 유혹하고 

그의 아이까지 배게 한다. 그러나 비밀은 오래 갈 수 없는 법. 왕이 알았다는 사실을 눈치챈 그는 

살기 위해 곧바로 스파르타를 탈출한다. 

 

이번에 그의 행선지는 바다 건너 페르시아가 지배하는 이오니아 지방이었다. 

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었다. 살라미스 해전(BC 480년)에서 퇴각했지만 페르시아는 여전히 

세계 최강국이었고 그리스 정복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있을 때였다.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알키비아데스는 에게해 연안 소아시아 지역을 관리하는 페르시아 총독의 신임을 얻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스파르타와 아테네에 대해서는 자기를 통하지 않고서는 페르시아 총독과의 

접촉이 안 될 거라며 압력을 행사한다. 그의 모국인 아테네에는 민주정 해체를 노골적으로 요구한다. 

민주정으로 있는 한 자신의 복귀는 힘들었기 때문이다. 페르시아로서는 허풍과 위세 덩어리인 

이 망명객을 이용해 스파르타, 아테네 양국을 밀고 당기면서 기회를 엿본다.

 

그리스세계 최고 최장 최악의 세계대전이라 할 수 있는 펠로폰네소스 전쟁(BC 431-404년) 후반부에 

그는 정치와 전쟁의 세계에서 자기의 영향력과 입지 강화를 위해 잠시도 가만 있지 않는다.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테네, 스파르타, 페르시아 어느 곳으로부터도 그는 인정을 받지 못한다. 

애국심을 말아먹은 부도덕한 자가 획책하는 어떤 대책과 계략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또 당연히 

성공할 수도 없었다. 평생을 공명심과 명예욕에 사로잡혀 동분서주했던 위선과 오만의 이중인격자는 

'신뢰의 결핍'이 자신의 치명적 약점이라는 사실을 죽을 때까지 몰랐다.

 

아테네는 결국 스파르타에 의해 멸망하고(BC 404년), 멀리 피신해 있던 그를 가장 먼저 찾아간 사람은
스파르타의 자객이었다. 정복 통치에 장애가 되는 첫 번째 제거 대상은 열렬한 애국자나 반대자가 

아니라 적과 아군 사이를 넘나들던 변절자라는 것은 역사의 평범한 교훈이다. 

이렇게 그리스 몰락 시대를 불꽃같이 살았던 희대의 인물 알키비아데스는 시골 작부와 함께 

불구덩이 속으로 사라진다.

 

※ 알키비아데스의 일화 두 가지 

◈ 어릴 때부터 고집불통이었던 그는 또래 아이들과 싸움질을 하면서 이빨로 상대를 물었다. 

    "너 왜 계집애처럼이빨로 내 팔을 무는 거야!" 하고 항의하자, 

    "무슨 소리, 난 사자처럼 문 거야!"라고 대답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사자새끼였을까, 아니면 과대망상 소유자였을까("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서)

 

◈ 아테네는 스파르타 주축의 펠로폰네소스 동맹에 대응하기 위해 델로스 동맹을 구축했다. 

    이 와중에 '밀로'(밀로스 또는 멜로스로도 불림)라는 조그만 섬에 동맹세를 과하게 요구하고, 

    항의하는 밀로섬을무자비하게 정벌 탄압한다. 남자는 모두 처형하고 여자는 전부 노예로 삼는다. 

    민주주의를 위한다면서 가장비민주적 방법을 동원한 데 대해 투키디데스는 그의 저술에서 

    상세히 지적하고 있다. 강대국의비인도적·부정직·부정의한 행태나, 약소국의 막연한 기대심리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국제정치학의 역사적 사례로 꼽힌다. 이 강경 진압을 주도한 사람이 바로 

    알키비아데스다. 

    그당시 알키비아데스가 가장 자주 쓴 말은'정의'였다고 한다. 지도자의 언행불일치의 심각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밀로섬은 '밀로의 비너스'가출토된 지역, 이래저래 알키비아데스와 

    아름다움은 연결되는 모양이다. 

 

 

2019년 추석을 맞아

 

 

그림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Alcibiades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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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울시민 2019.09.15 2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키비아데스를 읽고 나니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네요, 그 이름 조국.

  2. BlogIcon 이제영 2019.09.16 1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은 내로남불들의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겉으로는 최고선을 가장하지만 정작 속에는 온갖 추함이 가득한 자...
    말과 행동이 불일치함은 물론 조그만 권력을 가지고도 온갖 편법을 동원해서 자신과 가족을 특권으로 둘러싸는 자...
    그외에도 할 말은 많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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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7일, "자유한국당 의원 연찬회"에서 특강을 했습니다. 이후 여러 매체에서 제 특강 내용을 언급했는데 전체 내용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아 블로그에 특강원고 전문을 올립니다.

 

 


자유한국당의 진로

 

 


김 형 오

 

 

1부: 지소미아 파기와 조국 파동… 진정한 개혁이란?

급작스런 (강의 요청) 연락을 받고 만든 거라서 부족한 점이 많을 겁니다. 양해 바랍니다.

 

정치는 현실에 기반을 두고 이상을 좇아야 합니다. 말은 쉽지만 참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런 지도자가 나와야 하고, 그래야 나라도 국민도 행복해집니다. 오늘 내 이야기가 누구의 귀에 솔깃하면, 반대편은 거부감을 갖게 될 것입니다. 나는 현자도 아니고 다시 정치할 생각도 마음도 없기에 내 평소 신념과 소신을 있는 그대로 말하겠습니다. 내 이야기는 어느 누구의 편에 서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위기에 빠진 이 나라가 잘 되게 하기 위한 충정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물론 자유한국당도 잘 되기를 바랍니다. 다소 듣기 거북하더라도 참아주기 바랍니다. 너무 뼈아픈 소리는 하지 말아 달라는 나 대표의 간청도 감안하여 표현은 최대한 부드럽게 하겠습니다.

 

나의 평소 지론은 야당이 튼튼해야 여당이 바로 서고 청와대가 국민의 뜻을 제대로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정치가 위기다, 잘못하고 있다는 것은 따지고 보면 야당 책임이 큽니다. 야당이 무력하니 여당이 야당을 우습게 보고, 대화의 상대로 보지 않고 따라 올 거냐 말 거냐로 압박합니다. 청와대에 대해서도 “야당 때문에 일을 못하겠으니 제발 이것만은 들어주자, 양보하자”라고 말할 절박성을 느끼지 않습니다. 한국 정치가 이 모양이 된 것은 그런 의미에서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의 책임도 크다 하겠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자유(自由)’와 ‘대한민국(大韓民國)’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 두 가지 말을 모두 합친 당입니다. 그러나 당명대로 자유한국당은 자유와 대한민국의 가치 그리고 이념을 지키려 얼마나 노력을 했나요? 나는 워싱턴 DC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에 커다랗게 새겨진 “FREEDOM is not FREE”를 보면 가슴이 저밉니다. 그들은 지금부터 69년 전 평생 들어보지도 생각해보지도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나라를 지키려고 오직 조국(미국)의 명령으로 참전했다가 20대의 그 고귀한 청춘을 바쳤습니다. 한국 청년 수백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낭송에 10분 정도 걸리는 모윤숙의 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를 소리 높여 외우는 어느 시 애호가를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여러분은 자유대한민국을 위해 얼마나 헌신했나요? 여러분은 조그만 수고에 비해 더 큰 혜택을 입고 있지는 않은가요? “우리가 민주화를 위해 피땀을 흘렸을 때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하며 국회에 와서 호통 치던 청와대 (전) 비서실장의 건방지고 당당한 태도를 생각하면 여나 야나 청와대나 겸손은 어디로 가고, 민주화·산업화의 열매나 따 먹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한민국 헌법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나는 이 구절을 들고 싶습니다.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 헌법 전문(前文)에 있는 유명한 구절입니다. 그렇습니다. 안전과 자유와 행복입니다. 그 중에서 국가의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안보가 무너지면 나라는 그걸로 끝입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100년을 못 넘긴 나라가 그 이상 간 나라보다 엄청나게 많습니다. 20세기에 등장했다가 21세기에 사라진 나라도 수십 개 국에 이릅니다. 나라는 영속하지 않습니다. 그 생명력은 어떻게 지키고 가꾸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영속할 수 있을까요, 아니 100년을 넘길 수 있을까요? 요즘 나는 불안합니다. 어떤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더라도(물론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나는 한국 땅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끝까지 이 나라를 지킬 것입니다. 그런데 주변을 보면 외국으로 눈길, 발길을 돌리려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못 가졌기 때문입니다. 이 정권 들어 더욱 현저해진 현상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정부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나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기 때문에 국민은 값비싼 세금을 냅니다. 그런데 요즘 세금 내기 싫다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그들은 조국씨처럼 이재(利財)에 밝은 사람들이 아닙니다. 국가가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왜 침묵하는가요. 지난 판문점 회동(2018. 4. 27) 때 김정은은 “다시는 새벽잠 깨우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공언했지만 허언임이 증명됐습니다. “이런 게 나라냐”라는 말이 더는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국가 안보는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한국 정부는 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를 파기했습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했으므로 협정을 유지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8. 24) 했지요. 이 말을 몇 번 곱씹어 보지만 문법적으로도 논리적으로도 말이 안 됩니다. 어불성설입니다.


그럼 협정 유지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협정 파기가 국익에 부합한다는 말인가요? 정부는 협정 파기가 왜 국익에 부합하는지를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청와대와 정부가 말하는 것은 어떤 국익인가요? 국익이란 도대체 무엇인가요? 설마하니 국익(國益), 즉 국가 이익이라 쓰고 정익(政益), 정권 이익이라 읽지는 않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국익이 정권을 위해 또 당리당략에 휘둘려서는 결코 좋은 나라가 될 수 없습니다. 국익 그 자체도 지킬 수 없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 청와대 발표는 참 잘못됐습니다. 억지로 해석하자면, “네가 나에게 해(害, 손해)를 끼쳤으므로 나는 나에게 더 큰 해를 입히겠다?” 뭐 이런 뜻인가요? 도대체 국익이 무엇인가요? 왜 느닷없이 친일파니 토착 왜구니 하는 시대착오적인 단어들이 난무하고 횡행하는 걸까요? 우방국끼리 싸우면 더 이상 우방이 아닙니다. 그런데 더욱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 막중한 안보 실패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입니까. 고스란히 죄 없는 국민이 지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외교는 안보외교였습니다. 우리는 건국 이후 지금까지 ‘자주국방’을 못한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려고 ‘동맹외교’를 선택했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주국방하는 나라가 몇이나 되나요? 잘사는 나라들 대부분도 동맹외교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동맹외교’는 다른 나라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긴박하고 간절합니다. 이번 GSOMIA 탈퇴로 인한 미국의 한국 불신과 실망은 노골적입니다. 동맹의 축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6·25 전쟁 이후 70년간 한국 외교가 온힘과 정성을 쏟아 이 나라를 지탱하고 침략을 억제시켜 왔던 동맹외교가 신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국가 위기 상황입니다. 때를 맞춰 주변 정세는 더욱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대통령 방문에 ‘혼밥외교’라는 결례를 범하고 사드(THAAD) 보복을 노골적으로 하는 등 한국을 냉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야말로 안하무인입니다. 한국에 대해 아예 대놓고 모멸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좋아하든 안 하든 우리 국민이 듣기에 매우 거북한 말을 침 뱉듯 뱉어대도 청와대는 꿀 먹은 벙어리입니다. 이런 판국에 우리는 일본과 퇴로도 없이 싸웁니다. 아예 적대국 관계처럼 비방전이 가열합니다.

 

사방에 우리의 우방이 없습니다, 사라졌습니다. 이것은 어리석게도 우리가 자초한 결과나 진배없습니다. 외교안보의 무능은 국가 존립과 직결됩니다. 특히 대일 외교가 잘못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긴 설명을 드리진 않겠습니다. 여러분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능력·비전문가·무방향·무책임의 4무(無) 외교가 한국 외교라니 말이 됩니까. 이런 식으로 외교를 하니 결국 일본의 우익과 아베 정권의 지지율만 올려주는 게 아닐까요.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국내 정치용이다, 물에 빠진 조국씨를 건져내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다”라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청와대와 여당은 펄쩍 뜁니다. 야당과 친일 세력이 지어내고 부추긴 결과라고 덮어씌웁니다. 합리적 의심은 합리적으로 설명해야만 해소될 수 있습니다. 지소미아 파기 결정 전까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외무장관조차 전혀 몰랐습니다. 이 중대 사안을 밀실에서 순간의 판단으로 결정해 발표하면 그만인가요? 정부·정권·대통령은 정해진 임기까지 나라를 잘 관리하는 게 소임입니다. 그들은 나라의 주인이 아니고, 국민은 종이 아닙니다. “결정했으니 따라오라. 그러지 않는 자는 친일 매국노다!” 이런 권위주의적·비민주적·군주적·독재적 사고방식이 설마 청와대 지휘부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386의 낡은 논리가 가열한 국제무대에 민낯으로 드러나는 부끄러운 상황을 연출해서는 안 됩니다. 거듭 묻습니다. 지소미아 파기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국익은 무엇인가요?

 

국가 안보는 한 치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것을 누누이 강조하는 까닭은 이 나라의 존립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이 중대 사안을 국회의 동의는커녕 협의도 거치지 않았습니다. 역대 정권들은 “외교 안보는 정파를 초월해야 한다”고 해왔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여야를 초월하는 협력‧협조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이 정권은 사전 사후 아무런 설명도 동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해놓고는 외교 안보 중대사이니 무조건 지지하고 따라 오라 하는 식이니 누가 그 말을 듣겠습니까.

 

한일 무역 분쟁이 나자 대통령은 느닷없이 남북평화경제로 대응하자고 합니다. 북한의 비아냥처럼 소도 웃을 이야기를 이렇게 진지하게 하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입니다. 소재 국산화다 뭐다 떠들어대지만 우리 기업들이 몰라서 그 동안 안 했겠습니까. 고등학교 1학년 사회 경제 시간에 배우는 국제 분업과 비교 우위, 세계 무역에 대한 이해조차 없지 않고서는 좀처럼 나오기 힘든 발언입니다. 정부는 우선 기업의 발목을 잡고 상전 노릇, 갑 중에 갑 노릇을 하고 있는 규제부터 풀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규제 천국, 아니 지옥입니다. 팔다리 다 묶어놓고 달리기 대회 나가라는 한심한 정책을 시급히 거둬야 합니다.

 

친일 문제에 대해 한마디 하겠습니다. 왜 자유한국당은 ‘친일’ 얘기만 나오면 움츠려드는 건가요? 친일파는 일제 강점기에 많았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친일한 사람도 일부 있지만 출세와 영욕을 맛보기 위해 친일한 사람들입니다. 올해로 해방된 지 74년째입니다. 이런 사람은 지금 없겠지만 1945년에 20세였던 청년이 열렬히 친일을 했다 칩시다. 그의 나이도 이제 94세입니다. 한마디로 살아 있는 친일파는 이 땅에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친일파’는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습니다. 정부가 수립된 지 올해로 71년입니다. 일제 지배의 두 배도 넘는 기간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친일파 운운한다면 일본이 우리를 우습게 보지 않을까요.


세상이 복잡해지고 나라 사정이 다양다기하다 보니 미국·중국·일본·유럽 등 여러 나라를 연구하는 전문가도 필요하고 그 나라를 좋아하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지금 정부·여당 논리대로라면 이들은 전부 친미파·친중파·친일파·친유럽파로 분류돼 정치적으로 비애국자며 매국노로서 제거 대상이 되는 셈입니다. 우리가 대원군 쇄국 시대에 살고 있습니까. 이런 사람이 정권 핵심에 있다면 나라는 망합니다. 그런 사람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금년은 3·1운동,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한 세기, 즉 100년이 지났습니다. 올해는 새로운 100년을 다짐하고, 새로운 100년 대한민국을 향한 비전을 설정하는 해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어디 누구도, 대통령도 정부도 국회도 여야도 이런 일은 안 하고 오직 이벤트로 소진하고 친일 타령으로 보내 버렸습니다. 이런 나라에 희망이 있을까요?

 

최근 조국씨 문제로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그는 자식을 위해 대한민국 입시 제도의 근간을 흩트려 버렸습니다. 수만 수십만, 아니 수백만 젊은이와 한때 젊은이였던 사람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습니다. 다른 이상한 문제들도 너무나 많습니다. 대한민국 지도층은 다 이런가 하는 심한 배신감이 온 나라를 진동시키고 있습니다. 나는 이 분의 개인 성격이나 생각을 여기서 논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조국 파동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파동’이라 했지만 폭풍·태풍·쓰나미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는 “흠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법 개혁·검찰 개혁의 적임자”라며 그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그는 이미 신뢰성·도덕성·인격에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아니, 그런 속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한마디로 ‘개혁 부적격자’입니다. 정부 논리대로 하자면 개혁을 흠결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인가요? “내 눈의 들보는 보지 않고 남의 눈에 티끌만 보느냐”(에스겔 25장, 마가복음 7장)는 성경 구절이 생각납니다. 자기 개혁이 안 된 사람이 남을, 제도를 어떻게 개혁한단 말인가요? 그가 아니면 사법 개혁을 할 수 없다는 뜻인가요? 그렇게도 사람이 없어서 꼭 그가 아니면 안 된다는 뜻인가요? 결국 그를 법무장관으로 들이겠다는 의도는 결코 사법 개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개혁이 정권 방어용으로 흐르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누누이 보아왔습니다.

 

나는 청와대와 정부 여당에 진지하게 요청합니다. 이번에 조국 임명을 강행한다면 이 정권의 얼굴인 ‘개혁’ 그 자체가 물 건너갑니다. 개혁 대상인 사람에게 개혁의 칼자루를 맡긴다는 것은 개혁 의지가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지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조국 임명 강행은 이 정권의 레임덕 시기를 스스로 빨리 당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부분입니다. 정권의 조기 레임덕을 방지하려면 대통령과 청와대가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레임덕도 언제나 정권 내부에서 비롯됩니다. 내 식구 감싸기의 온정주의에 젖어 결정을 미룬다면 더 큰 시련이 올 것이고, 정권이 감당 못할 사태가 닥칠 것이 예상됩니다. 비유하자면 발가락을 자르면 되는 일을 차일피일하다가 다리를 절단하는 불상사를 겪게 되는 것입니다. “조국 아니어도 할 사람 있다. 아픈 매를 국민에게 맞았지만 더 잘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십시오. 국민에게 고개를 숙여야 할 때는 숙여야 합니다. 대통령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았는데 이번 일로 파국을 맞는 우를 저지르지 말기 바랍니다. 야당이 약체라고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생각은 지워야 합니다. 이번 일을 그르치면 야당은 더욱 강해지고 무엇보다 국민이 등을 돌릴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에게는 이번 건이 참 좋은, 그야말로 호재(好材)입니다. 한국당은 그 동안 이 정권의 실정(失政)을 제대로 헤집고 국민이 박수칠 만큼 노력하고 싸웠는가요? 그 많은 정권 공격용 호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한국당이 아니던가요? 이번 일만큼은 당의 사활을 걸고 막아야 합니다. 모든 의원이 의원직 사퇴 결의서를 써 놓고 싸워야 합니다. 이번 일이 실패하면 당은 존재 가치가 없어집니다. 자유한국당은 공중분해되거나 지리멸렬해질 것입니다. 한국당의 지리멸렬을 노리고 조국씨 임명을 강행하겠다면 청와대는 전술적 승리는 하겠지만 전략적으로 큰 낭패를 볼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을 대체하는 새로운 세력, 정당이 들어서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1985년(12대 총선) 민한당을 대신한 신민당 바람이 불어 결국 권위주의 시대의 막을 내리게 했습니다. 지금은 21세기입니다. 그때보다 더 빨리, 더 세게 바람이 불 것입니다.

 

조국 파동을 계기로 이 땅에 진정한 개혁의 바람이 불기를 희망합니다. 그 일에 자유한국당이 앞장선다면 이 당은 미래가 있습니다. 한국 사회를 어지럽히는 행위‧제도‧관습을 퇴출시켜야 합니다. “나는 되지만 너는 안 된다”는 것이 조국 특혜 사건의 핵심입니다. 이 정부가 그렇게 강조하던 공정·평등·정의가 희롱당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병역 기피·탈세·권력 유착·투기·입시 부정·취업 사기·논문 복제·위장 전입 등등 국민을 아프게 하는 일들을 자유한국당이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합니다. 선언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해 검증받고 실천할 때 자유한국당의 진면목이 살아나게 될 것입니다.

 

말 나온 김에 검찰 개혁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이름도 뜻도 애매하고 복잡한 ‘공수처’ 신설인가요? 아닙니다. 이것은 대통령 눈치 보는 검찰을 만들 가능성이 큽니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첫째, 검찰총장이 얼마나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느냐, 즉 대통령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 때 검찰 개혁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대통령과 청와대의 심기를 살펴야 하는 검찰이어서는 안 됩니다. 둘째는 국민이 두려워하는 검찰이 아니라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을 섬기고 보호하는 검찰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죄형법정주의를 확립하고 마구잡이 인신구속 남발을 방지해야 합니다. 이런 법을 자유한국당이 먼저 입안하고 가결해서 국민을 안심시켜야 합니다.

 

이 정부에 대해 마지막으로 간곡히 부탁하고 싶은 사항이 있습니다. 청와대, 즉 대통령 비서실 문제입니다.
이 정권 들어 청와대가 국정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과거 어떤 정부·정권보다 더 강력한 청와대입니다. 한마디로 무소불위의 권력 행사입니다. 본인들은 펄쩍 뛰겠지만…. 청와대 비서실은 헌법에도 없습니다. 수석과 비서관은 법률도 아닌 시행령, 즉 직제령에 있을 뿐입니다. 물론 청문회도 거치지 않고 국회 동의나 심의도 받지 않습니다. 이런 청와대 참모들이 국정을 주도합니다. 정치 문제는 당을 압도하고, 행정부는 청와대 눈치 보기 바쁩니다. 장관이 인사권이 없는데 어찌 부처를 장악‧지휘하고 효율적인 활동을 하겠습니까. 공무원들은 장관 말에 대해 면종복배한 지가 어제오늘이 아닙니다. 청와대는 그 성격상 능력보다 충성심 위주입니다. 이러니까 청와대가 국정을 주도하면 경직성을 띠고, 내 편 네 편 나누고, 정국은 경색됩니다. 그러나 대통령 임기가 절반을 넘어가면 힘센 청와대 권력이 기울어집니다. 권력 내부에서부터 동요가 일어납니다. 더 늦기 전에 각 부처에 재량권을 넘기고 당에 정치를 일임해야 합니다. 그것이 레임덕 충격을 덜 받고 정치가 복원되는 길입니다.

 


2부. 자유한국당은 어디로 가고 있나? 무엇을 지향하나?

자유민주주의의 대한민국 그리고 국민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이 자유한국당의 이념이자 가치 지향점이라고 봅니다.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정치가 페리클레스는 “행복은 자유에 있고 자유는 용기에 있다”(투키디데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고 했습니다. 내가 모두에 헌법 전문 중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를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요컨대 한국당은 자유를 지킬 용기가 있는가고 묻고 싶습니다. 그래서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겠는가 하고 말입니다. 여러분, 답변해 보세요.

 

한국당 안에는 여러 파벌이 있다고 합니다. 친박‧비박‧복당파‧잔류파 등등. 그러나 역대 정당 치고 파벌‧계보‧계파가 없었던 적이 없습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고, 그 차이로 말하자면 지금 한국당 내의 파벌‧계파는 과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지금 지난 일로 다투고 있다고 합니다. 참 한심하고 할 일도 없는 정당 같습니다. 이 정권이 뭔가 잘못되면 전 정권 탓을 하는 것도 신물이 날 정도인데, 야당이 되고서도 네 탓 내 탓하며 싸운다니 말이 됩니까.


한마디 하겠습니다. 탈당파들이 탄핵 동참이라는 어리석은 결정을 함으로써 그 결과 당 상황이 이렇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잔류파들은 탄핵을 막지도, 다른 대안을 찾지도 못하고 어정쩡 눈치만 보다가 이렇게 되었다고 비난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모두가 잘못했다는 말입니다. 원죄(原罪)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그때 내가 제안하여 원로들이 모두 합의했던 “대통령 하야”만 하였더라도 이런 처참한 일은 당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모시던 대통령은 감옥에 있고, 주변 사람들은 적폐 청산의 대상이 되었고, 당명을 바꿨지만 한국당은 지지세가 약한 야당으로 전락했습니다.

 

1905년 11월 을사늑약이 체결되었을 때 민영환공을 비롯해 이상설 의사 등 무수한 애국자들이 자결을 감행했습니다. 김구 선생 같은 이는 청년 결사대를 조직하여 매일 대한문(당시 大安門) 광장에서 일제의 만행을 규탄하고 몸으로 싸우다가 많은 이가 구속되고 다쳤습니다. 을사늑약과 비교될 수 없는 사안인 줄 잘 압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유한국당이 사상 초유의 일을 당하고도 누구 한 사람 자결은커녕 의원직을 벗어 던졌다는 이야기를 못 들었다는 겁니다. 누구 한 사람 자기 잘못이라 하지 않고 네 탓만 합니다. 이런 당을 누가 지지할까요?

 

그나마 여당의 실정(失政)이 아니라면 한국당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 당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안보는 6‧25 이후 최고로 취약하고, 경제는 IMF 이후 최대 위기이며, 외교는 1965년 이후 최악의 상황 아닙니까? 오죽하면 김대중 정권 시절 장관까지 지낸 이가 이 정부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습니다. 너무 신랄해 인터뷰 기자가 이래도 되는 거냐고 오히려 물을 정도였습니다. 기자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정권이 잘못하는 게 많은데 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오르지 않을까요? 그분의 답변을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민주당을 떠난 민심이 자유한국당으로는 가지 않기 때문이다. 어처구니없는 현상은 한국당이 국민이 바라는 대안을 제시하기는커녕 때맞추어 막말을 해서 ‘정부 여당의 X맨’, ‘치어리더’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 월간중앙 6월호 전재, 김성재 전 장관 인터뷰)


여러분, 듣기 불편한가요? 불편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겠습니다.
다선‧중진 의원 여러분, 여러분은 정부와 여당, 특히 청와대의 독주‧독선을 막으려 몸을 던졌는가요? 총선이 8개월도 남지 않았습니다. 다음 총선에 또 출마할 계획인가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몸을 던지세요. 자유민주주의는 말로써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여러분같이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 먼저 몸을 던져야 합니다. 그리고 하루 빨리 출마 포기를 선언하십시오. 지금은 “죽기에 딱 좋은 계절”입니다. 그런데도 혹시 총선에 나오려면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곳을 스스로 찾아 가십시오. 그믐에 죽으나 초하루에 죽으나 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총선 때 장엄하게 몸을 던져 죽으십시오. 당이 살고 자유민주주의가 살기 위해 몸을 던져야 합니다. 개중에는 운이 좋아 살아남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분명한 건 살려고 하면 반드시 죽는다는 것입니다.

 

초‧재선 의원 여러분, 여러분의 심정은 이해합니다. 어쩌다 정치인이 되었겠지요. 아직 각오와 결심이 확고하지 않은 이도 있겠지요. 난장판 정치가 몸에 맞지 않는 고고한(?) 분도 계시겠지요. 그러나 역대 어느 정권이든 위기 때마다 당의 혁신을 들고 나온 이는 초‧재선 의원이었습니다. 이런 처참한 모습을 보면서도 어찌 개혁운동 하나 일으키지 못합니까. 더 이상 무슨 눈치를 봐야 합니까? 이러고도 다음 총선에 출마하렵니까? 이런 자세로 선거에 임하면 유권자들은 여러분을 다시 뽑지 않을 것입니다. 패기나 투지가 없는 정당과 정치인에게 어찌 희망을 걸겠습니까. 고요한 바다는 유능한 선장을 만들지 않습니다. 거친 파도 휘몰아치는 저 대양으로 뛰쳐나가십시오!

 

지금부터 저는 이 당과 여러분을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 몇 가지 구체적인 제안 및 대안을 제시코자 합니다.
먼저 중앙당에 대해 할 말이 있습니다. 가끔은 이 당이 선거의 가장 기초 공식인 ○△×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중간지대, △(세모)를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당선의 기본입니다. 중간지대 확장을 위해 여러분은 무엇을 했나요? 며칠 전(8. 24) 서울 광화문 집회는 성공적이었다고 합니다. 우리 편을 크게 만족시켰습니다. 그러나 중간지대에 있는 사람들도 과연 그렇게 생각할까요? 광화문 집회의 손익 계산서를 냉정히 객관적으로 만들어 다음 집회는 보다 더 성공적으로 해야 합니다. 팁 하나를 드리자면 성경에 있는 ‘긍휼’의 마음입니다. 불교의 자비(慈悲)와도 같은 맥락입니다. 긍휼이란 말이 어려운데, 영어로는 Compassion입니다. Com은 ‘같이, 함께’라는 접두어이고, Passion은 ‘아픔’이지요. 즉 남의 아픔을 함께하는 것이 긍휼의 마음이요, 부처의 자비심입니다. 그들의 아픔에 들어가십시오. 서민‧빈민‧노약자‧임산부‧장애인‧가정부, 노조도 만들지 못하는 노동자, 오늘 내일 폐업할 자영업자들, 특히 조국씨 문제로 불거진 청년들의 꿈을 앗아간 제도와 피해 보는 청년들, 특혜‧특권에 시달리는 사람들, 이들에게 찾아 가십시오. 그냥 찾는 게 아니라 그들과 함께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변 때 박 대통령이 보인 어설픈 행동을 기억하실 겁니다. 참모들의 안이한 생각이 일을 그르친 것이지요. 여러분은 몇날며칠을 이들과 함께 보내야 제대로 된 대책, 설득력 있는 보고서가 나오게 되고, 그들은 여러분의 진정성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려면 팀을 짜야 합니다. 얼마나 할 일이 많습니까. 국방‧외교‧안보 분야뿐만이 아닙니다. 경제가 무너져 내립니다. 치안은 느슨합니다. 언론 환경은 지극히 나쁘고, 원자력은 문을 닫고, 온 산은 태양력‧풍력으로 파괴되고 있습니다. 서민들은 고통이 극심하며, 모든 분야가 활력과 창의를 잃었습니다. 분야별 대책팀을 시급히 만들어 이번 정기국회 기간 중 국회 회의가 없는 날은 매일같이 현장에 있어야 합니다. 당에 돈 달라고 하지 마세요. 여러분 자비로 충당하고 보좌관도 함께해야 제대로 실정을 파악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든 내 지역구만 챙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밤낮으로 지역구를 돌아다니고 조직을 강화합니다. 배우자‧친척‧지인 총동원입니다. 나는 단언합니다. 이런 사람은 다음번에 공천에서 배제해야 합니다. 공천을 받아도 지역구에서 반드시 떨어질 것이 분명하기에 사전에 제거해야 합니다. 저의 정치 경험입니다. 쓰나미가 몰아치는데 나만 살겠다는 사람은 반드시 먼저 당합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이번 연수 끝나고 정기국회 시작되는 날부터는 지역구 활동을 금지해야 합니다. 주중에는 분야별 대책팀에서 몰입해야 합니다. 주중에도 지역구에 내려간다면 페널티를 매겨야 합니다. 이런 각오와 결의는 새 출발의 1단계일 뿐입니다. 거듭 말합니다. 자유한국당이 이름을 바꾼 이래 정국을 한 번이라도 주도한 적이 있는가요? 있다면 말씀해 보십시오. 정부 여당의 잘못된 정책을 제대로 반대해본 적이 있는가요? 제대로 싸워본 적이 있는가요? 한국당 주요 입법을 통과시킨 적이 있는가요? 몸을 던져야 합니다.

 

자랑이라 하지 말고 들어 주세요. 나는 17대 총선 당시 사무총장 직을 맡아 천막 당사에서 날밤을 보냈습니다. 선거 기간 중 반은 서울에서 보냄으로써 사실상 내 선거는 포기한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박근혜 대표는 몸을 사리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14개 선거구를 돈 적도 있습니다. 당시 천막 당사에는 박 대표와 저만이 배지를 단 현역 의원이었습니다. 자원봉사자, 사무처 당직자들 참 열심이었습니다. 덕분에 50~60석도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넘어 120석을 당선시키는 선전을 했습니다. 저도 기적적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원내대표 시절엔 여대야소의 열세를 딛고 기어코 사학법을 재개정하여 우리당이 정권을 10년 만에 탈환하는 기초를 쌓았습니다. 당시 원내대표는 임기 1년을 채우기 힘들었는데 나는 임기가 끝났는데도 몇 달을 더하라는 의총 결의로 원내대표 역사상 가장 긴 임기를 채웠습니다.


몸을 던져야 합니다. 무엇을 하겠다고 하지 말고 어떻게 죽을까를 고심하고 고민하십시오. 정치인이 자기를 던지는 모습, 국민은 이것을 보기를 원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10년 이상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원자력에 대해 좀 압니다. 탈원전, 이게 말이나 되는 정책입니까. 할 말이 없으니 탈원전은 장기 정책이라고 합니다. 이미 원전기술 세계 최우위국의 지위는 무너졌습니다. 중장기 에너지 대책도 불투명합니다. 청와대와 정부 탓만 하지 말고 탈원전 방지를 법으로 못 박아야 합니다. 입법 투쟁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국회 안팎에서 싸워야 합니다. 입법으로 정부를 견제해야 할 일이 수두룩합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국회를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국회는 야당인 여러분의 무대입니다.

 

몇 달 전까지 정국을 달구었던 의제는 연동형비례대표제였습니다. 이거 설명하려면 복잡하니 생략하고, 한마디로 연동형비례대표제는 괜찮은 제도입니다. 비록 독일 같은 일부 국가에서만 하고 있지만, 연동형을 하려면 반드시 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의원내각제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연동형을 실시하는 나라도 없거니와 연동형을 하게 되면 민주주의는 퇴보합니다. 특히 우리나라같이 대통령 권한이 막강한 헌법을 그냥 둔 채 실시하겠다는 것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연동형비례제로 당선된 국회의원과 그 소속 정당을 친여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제1당 밑에 2중대‧3중대 정당이 줄을 서게 됩니다.
그러므로 연동형제를 하려면 개헌은 필수입니다. 그것도 의원내각제로 해야 합니다. 최소한 분권형 대통령제라도 해야 성립된다는 것입니다. 이 점을 분명히 알고 임해야 합니다. 그 동안 개헌에 소극적이었던 한국당이 뒤통수를 맞은 꼴입니다.

 

개헌 얘기를 하나만 더 하겠습니다. 그럼 대통령제 개헌은 어떨까요. 우리 국민은 여전히 대통령제를 선호합니다. 분권형이나 의원내각제를 열심히 홍보하지 않은 탓도 있습니다. 현행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입니다. 3권 분립이 안 된 제도라는 점을 국민에게 알려야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유신헌법의 잔재가 도처에 남아 있습니다. 친일 잔재 청산 못지않게 유신의 잔재를 청산해야 합니다.
국민은 4년 중임제(또는 연임제)를 선호하는 모양인데 그러려면 대통령 권한을 확 줄여야 합니다. 적어도 미국 대통령 정도로라도 권한을 줄여야 합니다. 지금 개헌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는데 만약 대통령 권한을 줄이지 않고 4년 중임제로 한다면 나는 절대 반대할 것입니다. 그것은 4년 중임제가 아니라 8년 독재 대통령제며, 이렇게 되면 종신 집권당, 종신 독재 정당이 등장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는 크게 후퇴하고, 오늘 같은 이런 연찬회는 꿈도 못 꿀 것입니다.

 

시간 관계상 한두 가지만 더 얘기하고 마칠까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국회, 정당 그리고 국회의원에 대한 신뢰도는 최하위입니다. 이유는 묻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국회의원에 대한 징계 행위가 미약하기에 잘못된 행태가 반복되고 시정이 안 됩니다. 국회 윤리위가 제대로 작동토록 해야 국회의원이 언행을 조심하고 신뢰를 회복할 것입니다.
국회 윤리위는 국회의원이 아닌 각 헌법 기관(법원‧헌재‧선관위)에서 추천한 인사로 구성하고, 청와대나 정당 추천권을 절대 주지 않은 채,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즉각 가동토록 하며, 윤리위 결정 사항은 국회에서 수정 없이 가부로만 결정하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국회가 바로 서고 국회의원의 신뢰가 회복됩니다. 조국 사건을 보면서 ‘제 편 감싸기’가 없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임을 절감했을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이런 제안을 먼저 할 때 야당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살아날 것입니다. 국회의원 선거구조정위원회 구성 역시 동일한 논리이며, 정당에 대한 국고 보조금의 문제점 등은 시간 관계상 생략합니다.

 

공천권에는 원내 의정 활동 성적이 반드시 반영되도록 해야 합니다.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한 국회의원이 국민에게 알려지도록 하고 공천을 받도록 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지금까지 전혀 반영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이번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원내대표실은 우선 당장 의정 활동 평가 지침을 만들어 의원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평소 생각과 이번 조국 파동을 보며 다음 두 가지를 입법화해야 한다는 신념을 굳혔습니다. 먼저 부도덕‧이중인격자 처단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공직자가 되어서는 안 될 사람에게 칼자루를 쥐어줄 때 얼마나 위험한가는 두 말이 필요 없습니다. 법안을 만들고 법률로 확정 짓기 전에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부터 먼저 실시하면 어떨까요? 그것이 앞으로 깨끗한 정당, 맑은 정치인으로 다가가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입시제도 전면 개편을 위한 범국민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해 다시는 조국씨 딸 같은 비리와 부도덕이 발 디딜 수 없도록 대학입시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국민공론위 같은 비전문가가 아닌,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각당 추천 전문가로 구성하되 조급히 서두르지 말고 중장기 계획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정권이 바뀌고 대통령‧총리가 바뀌어도 이 정책은 그대로 시행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해마다 제도가 바뀌어 수험생과 학부모를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5년마다 한 번씩 보완‧보충하게 함으로써 안정된 가운데 학생의 창의력을 높이고 AI 시대에 대비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 역시 한국당이 제안하고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많지만 시간 관계상 줄이겠습니다.
의원 여러분, 여러분은 야당입니다. 야당답게 싸워야 합니다. 싸우지 않으려면 의원직을 반납해야 합니다.
내년 총선에 실패하면 자유한국당은 미래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끝으로 다시 한 번, 야당이 똑바로 해야 여당이 바로 서고 청와대가 바로 간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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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립니다. 조국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임명은 철회해야 합니다. 그 길밖에 다른 길은 없습니다. 임명을 강행한다면 그로 인해 얻는 효과가 뭔가요. 진정 무엇을 얻으려는 건가요. 임명을 강행하는 순간 가파른 레임덕이 진행될 것입니다. 망설이던 내가 펜을 든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국정에 참여했던 경험에 비추어 조기 레임덕만큼은 피해야 합니다. 나라와 국민, 대통령 모두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까닭입니다.

 

정치를 좀 한 사람들, 특히 야당과 그 지지자들은 586 운동권의 일그러진 민낯을 드러낸 조씨의 임명 강행을 은연중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이유는 굳이 들지 않아도 잘 알 것입니다.

 

오직 검찰 개혁 때문에 그를 임명하겠다는데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내가 생각하는 검찰 개혁과 대통령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대통령의 검찰 개혁도 이제 조씨는 해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검찰에 약점 잡힌 사람이 어떻게 검찰의 환부를 도려낼 수 있겠습니까. 개혁은 어렵습니다. 더구나 자칭 만신창이가 된 사람으로 개혁 운운은 개혁을 않겠다는 뜻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권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지게 됩니다.

 

촛불로 일어선 정부 아닙니까. 촛불 민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국민은 정직하고 도덕적으로 신뢰할 만한 (능력 있는) 사람이 나라를 관리하기를 원합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분은 임기제 관리자일 뿐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와이셔츠 차림으로 커피잔을 들고 격의 없이 담소하던 그 모습을 아련히 잊지 않는 국민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국민을 위해 헌신 봉사하고 미련 없이 떠날 때 뒷모습이 아름답고, 훗날 존경 받을 것입니다. 더 이상 나라가 헝클어지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모쪼록 잘 관리하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외교안보는 비상 시국이고, 경제 상황은 너무나 안 좋습니다. 나라를 지켜야 할 가치관이 흔들리는 데도 여야는 진영논리에 갇혀 있습니다.

 

대통령은 3년 후 야인으로 돌아갈 사람입니다. 정치를 더 이상 못합니다. 3년 후를 생각해야 합니다. 찢기고 갈리고 나뉘어지고... 이런 모습의 나라를 물려주는 것은 대통령께서도 결코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 진단이 전적으로 옳다고는 못하겠지만, 나도 그 안에서 5년간 참모 생활을 해봤습니다. 사직서를 품 안에 넣고 다녔습니다. 대통령과 가까이 있는 사람은 알든 모르든 실정을 대통령에게 곧이곧대로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게 청와대입니다. 그래서 청와대를 옮겨야 한다고 일찍부터 주장해 왔습니다. 지금 옮기지 못한다면 자주 국민과 접촉이라도 하십시오. 형식적인 초청행사나 시장 방문, 공장 순회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다방면에서 두루 접촉하십시오. 비공개로 만나고 솔직히 의논하십시오. 야당과도 만나고 여당과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십시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조국 임명을 감정싸움이나 기싸움으로 보고 "밀리면 끝이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어린애 같은 참모가 있다면 한심한 일입니다(옛날에도 눈과 귀를 어둡게 하는 이런 자들이 있었습니다). 국민에게 이기려 한 정권은 죄다 실패했습니다. "국민이 내 마음을 모른다", "악의적 선전에 쏠렸다"는 등으로 밑바닥에 흐르는 분노와 허탈감을 외면한다면 정말 끝입니다. 국민에게 "회초리로 때려 달라, 이렇게까지 잘못된 줄 몰랐다, 내가 많이 부족했다, 남은 기간 앞으로 잘하겠다"고 진솔하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입니다.

 

국민이 때리는 회초리는 매섭고 아프지만 피하려 해선 안 됩니다. 더욱 고통스런 상황이 닥칩니다. 나라를 위한 결단, 그것이 모두가 다시 사는 길입니다. 5년 단임제 정권에서 레임덕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현행 헌법의 문제점 이지만 지금 이 문제로 인해 스스로 레임덕을 조기에 자초하지 않기를 거듭 바라마지 않습니다.

 

대통령께서 용단을 내려 임명 철회를 한다면 윈윈 게임은 아니라도 최악의 상황은 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시간이 있으니 만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국씨가 스스로 물러나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대통령께서 그런 결정을 함으로써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에게 다시 한번 신뢰감을 주고, 중간지대에 있는 국민들의 떠나는 마음을 돌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유는 앞서 말씀드렸기에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 국정의 혼란상이 불보듯 뻔한데 더 이상 침묵할 수가 없어 글을 썼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대통령님의 건안을 기원합니다.

 

 

2019년 9월 8일 아침

 

김형오드림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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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국시민 2019.09.08 08: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밤 잠못 들고 결기 있게 써내려간 우국충정이 단어 하나하나마다 묻어납니다. 구중궁궐의 장막을 뚫고 문 대통령에게 날아가 박혔으면 좋겠습니다.

  2. 나라걱정 2019.09.08 0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의장님다운 충언입니다.

  3. 루시아 2019.09.08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기집권에 유리한 우리식 정의구현 권력다툼
    우덜식 민주주의 완성 그것이 개혁

    누군가 노력해서 이룬 경제발전의 단물은 우리가 다 빼먹고 선심성으로 베풀고 누리고 그걸 이루어낸 사람들은 모두 적폐이고 청산대상이다

    이걸 완성하는데 공수처니 검찰개혁이니 필요해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고 이 시나리오만 생각했는데...

  4. 애국시민 2019.09.08 1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로정치인으로서 진심어린조언
    이네요 극한을 달리는 정치 그만하고
    진정한 국민을 위한 화합의 정치 희망합니다

  5. 고로 2019.09.08 1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와서 임명철회하믄 바로 레임덕이죠 ㅋ...임명 무작정 강행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조국 반대하는 검찰들 싸그리 솎아내어 검찰 장악하고 북한식 보위부같은 공안검찰 만들어 대한민국을 장악하믄 됩니다.. 문대통령님에게 반대하는 놈들은 친일적폐 토착왜구로 몰아 처단하고요..그게 바로 촛불시민이 원하는 촛불민주주의 사회잖아요...

  6. BlogIcon 제주사랑 2019.09.08 1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장님께서 큰 나라사랑
    언제나 느낍니다.
    항상 건강하셔서 국가가 난파되지 않도록
    지도해주십시요.

  7. Nky 2019.09.08 14: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치의 선배가 주시는 고언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침묵은 동조이고 조언은 금입니다.
    후배가 잘 못 할때는 욕 먹더라도
    말씀 하시는 분이 진정한 선배입니다.
    고맙습니다.
    진정이 전해져 옵니다.

  8. 이선정 2019.09.08 1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심으로 공감되는 글입니다!..
    나라의 흥망성쇠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도덕적 에너지로이루어진다 생각합니다.
    하물며 법무부 장관의 도덕적 에너지는 더욱 더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9. BlogIcon 김윤철 2019.09.08 2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언 듣겠으나 받아들이지는 못할것 같습니다. 조국 한 사람에게 국한된 문제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죠. 오랜 기득권세력들의 병폐와 정치검찰들로 인해 그동안 국민들의 인권이 짓밟혀 왔기 때문이지요. 조국후보자와 가족들이 그야말로 흠없이 살아왔다는것이 명명백백한데 말도 안되는 종이쪼가리 하나로 트집 잡아 헛뜯고 있는 이 상황의 깊이를 보지 못하고 계신다면 충언할 자격 없으십니다. 우리세대말고 자식세대 더 나아가 대한민국 그리고 통일한국까지 보는 안목으로 충언 해주실것을 부탁드립니다.

    • Imoa 2019.09.17 0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종이 조가리 하나를 정상적으로 받지 못해 편법 탈법을하냐? 사모펀드는 장학금은 ..하나도 정상이 아니그만 조국 입장에서만 보니 보일수가 없지..국민 입장에서 보시라..

  10. 자광 2019.09.08 2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보시오
    당신은 단꿀만 빨아먹고 살아온 사람이오
    단한번도 가시밭길을 걸어본적이없는사람이 당치도않는 헛소리를하시오
    지금 조국이를 버리면 문통은 논드렁시계이상의 모함을받고 고통을당해요 뭘알기나하는지..

  11. 부산사람 2019.09.09 0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기고문 잘 읽었습니다.
    이런시국에 바른말 하시는 의장님
    감사 드립니다.

  12. 시골촌놈 2019.09.09 1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형오 전 국회의장님의 진정어린 고언에 전적으로 동의 합니다. 대통령 주변이나 집권여당 인사들 중에 구가를 위하여, 국민을 위하여 국민의 민심과 국가의 장래를 위하여 고언을 드리는 참모나 국회의원이 있으면 얼 마나 좋겠습니까 마는 모두가 민심을 알고서도 대통령 1인에 대한 충성경쟁을 하고 있으니 정말로 국가의 앞날이 걱정이 됩니다. 심지어 그렇게도 그간 정의를 외치던 정의당 마저도 자기당에 유리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하여 정의는 내팽겨치는 작금의 형태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없고, 자기의 지역구 수호를 위하여 청와대와 여당에 아부하는 원로 국회의원의 모습을 보면서 마치 우리나라의 작금의 형태가 조선말이나 해방후의 좌우의 논리에 빠져 극론이 분열되어 국란을 당하던 시점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정자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대통령에게 충성보다는 국가와 국민에게 충성을 하라고 말입니다. 우리국민들은 그러한 마음에서 국회의원들을 선출하였다는 점을 망각하시지 말라고요!

  13. BlogIcon jshin86 2019.09.10 14: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른 조언해 주시는 김형오님께 존경하는 마음이 듭니다.

 

모시는 글

 

국회도서관에서는 대한민국 의회발전에 크게 기여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제14~18대 국회의원, 18대 전반기 국회의장)의

기증자료를 전시하여기증자의 열정 가득했던

의정시기를 되돌아보고 이 시대 지성인으로 살아가는

그의 정치철학을 공유하고자 

「김형오 전 국회의장 기증자료 특별전」을 마련하였습니다.

전시 품목은 그의 애장도서, 서류·자료와

의장 재임시 받은 외국 VIP들의 선물 일체입니다.

역저 <술탄과 황제> (2012, 2016),

<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2018),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2016)의

탄생과정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바쁘시더라도 부디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시기 바랍니다. 

 

 

 

2019년 8월

 

 

 

국회도서관장   허  용  범

 

 

 

초대 일시 : 2019. 9 5.(목) 오후 2시

전시 장소 : 국회도서관 1층 중앙홀

 

 

개막 행사 순서

 

                                                시간             행사내용

                                                14:00-14:10    개막 선언 및 내빈 소개

                                                14:10-14:15    국회도서관장 인사말

                                                14:15-14:20    국회의장 축사

                                                14:20-14:23    감사패 수여

                                                14:23-14:28    김형오 전 국회의장 답사

                                                14:28-14:35    테이프 커팅 및 기념 촬영

                                                14:35-14:50    전시회 관람

 

 

※ 참석여부를 8월 30일(금)까지 알려주시면 행사 준비에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전시 문의 : 국회도서관 열람봉사과(02-788-4239)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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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재단은 창작판소리연구원과 손을 잡고 판소리 <백범 김구>를 2009년 6월 25일 첫 제작 발표한 이래 국내외 공연을 통해 꾸준히 보급해 왔습니다. 이번에는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와 공동으로 창작 판소리 <백범 김구>를 8월 29일 저녁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공연합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삶을 총 3부에 걸쳐 180분 분량으로 형상화한 역작입니다. 청년기의 애국계몽운동(1부)과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의 항일투쟁 활동상(2부), 그리고 해방 후 혼란한 국제정세 속에서 통일정부 수립을 위해 남북협상을 시도하다 서거하는 모습(3부)을 담았습니다.

 

판소리 <백범 김구>는 평생을 조국의 독립과 통일을 위하여 살다 간 백범 선생이 유서처럼 남긴 자서전 『백범일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창작한 우리 시대의 새로운 판소리입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이수자 및 예능 보유자로 구성된 출연진 면면도 화려합니다. 대한민국 대표 소리꾼 임진택 명창이 예술총감독을 맡았으며, 3부 ‘갈라진 나라-해방시대’에 직접 출연해 환국 이후 백범의 우국충정을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합니다. 형제 소리꾼인 왕기석·왕기철 명창도 각각 1부 ‘빼앗긴 나라-청년역정’과 2부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무대에 올라 격조 높은 소리를 선사합니다. 북 장단을 맡은 고정훈·박민성·이규호 고수 역시 실력과 명망을 갖춘 연주자들입니다.

 

이번 공연은 8월 29일(목) 저녁 6시 30분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막이 오릅니다. 이날은 109년 전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던 날이면서 백범 선생이 태어나신 지 143돌이 되는 날이라서 더욱 그 의미가 깊습니다. 2부와 3부 사이 인터미션 시간(20시 20분~40분)에는 관람객들을 위해 간단한 다과를 제공합니다. 가을의 문턱에서 우리 전통 음악의 진수를 맛보면서 나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

 

 

※ 전석 초대, 8월 23일(금)까지 전화 예약

※ 예약 문의 :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02-799-3400)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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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연합뉴스(2019-06-26)


“내 양심은 내 죽음을 초월하고 나라를 사랑했습니다.
내가 만일 어떤 자의 총에 맞아 죽는다면
그것은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많은 열매를 맺듯
이 나라에 많은 애국자를 일으킬 것입니다.”

백범 김구 선생께서 돌아가시기 3년 전인 1946년 7월
기독교 잡지 「활천(活泉)」에 유언처럼 남기신 글입니다.
자신의 최후를 예견이라도 한 걸까요?
백범이 한 알의 밀알로 땅에 떨어진 지
어느덧 70 성상(星霜)을 헤아립니다.
그사이 강산이 일곱 번 바뀌었습니다.

1949년 7월 5일 영결식 때 백범과 평생 한길을 걸었던
엄항섭 선생이 바친 추도사는 지금도 심금을 울립니다.
“몸은 무상해 흙으로 돌아가고
영혼은 하늘의 낙원에 가셨을 것이로되
그 뜻과 정신은 이 민족과 역사 위에 길이길이 계실 것입니다.”

당신께선 독립선언서 공약 3장에 담긴 표현처럼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조국의 독립과 광복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마지막 사람이었습니다.
해방 후에는 민족의 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막기 위해
그토록 노심초사하고 분투하셨습니다.

올해 우리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백범 선생님 서거 70주기를 맞은 오늘
특별히 뜻과 정성을 모아 두 권의 책을 영전에 바칩니다.
한국과 중국 열한 명의 학자·전문가가 함께 이뤄낸
중국 대륙 답사기입니다.
선생과 임시정부 애국지사들이 걸어간
그 멀고 험난한 노정을 되밟으며
독립을 위한 처절한 투쟁의 흔적과 발길을 복원한 책입니다.
그러나 27년에 걸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기나긴 역정과
백범을 비롯한 수많은 의사 열사 지사들의 피땀 어린 족적을
이 두 권의 책에 어찌 다 담을 수 있겠습니까.
부족한 점도 많고 사실 확인이 어려운 부분도 많아
혹시나 백범 선생께 누를 끼치지는 않을까 두려운 마음입니다.
그래도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이만한 저작,
이만한 성과도 드물지 않을까 외람되이 자부해 봅니다.

오늘 우리는 이 뜻깊은 날에
광활한 중국 대륙에서 오로지 조국 광복과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분들을 생각하며 옷깃을 여밉니다.
임시정부 27년은 백범의 표현대로
‘죽자꾸나’ 시대와 ‘죽어가는’ 시대였습니다.
피 끓는 청년 동지들이 죽기 위해 선생을 찾아와
기꺼이, 또한 장렬히 목숨을 초개같이 던졌습니다.
그런 분들을 선생께선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존재라고
우러러보며 눈물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일본군의 공습과 폭격으로 천신만고의 피란길을 헤쳐 간
임시정부 대가족들의 눈물겨운 사연도
1만 리 여정만큼이나 기다랗게 새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광복된 조국은 선생의 염원과는 정반대로
남북으로 나눠지고 이념으로 대립하였습니다.
선생께선 그 대결의 희생이 되셨고,
그로부터 꼭 1년 후 선생께서 그렇게나 염려하셨던
동족상잔의 대참사 6·25 전쟁이 일어납니다.

떠나신 지 70년을 맞는 오늘 이 시점에도
우리 내부의 갈등과 대립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세계는 엄청난 속도로 달려 나가며
인류 문명의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지난 시대의 원망과 회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생께선 오늘 우리의 이런 못난 모습을 알고 계셨을까요.
후손들에게 특별히 당부하신 말씀이
죽비처럼 어깨를 내리칩니다.

“우리의 적이 우리를 누르고 있을 때에는
미워하고 분해하는 살벌 투쟁의 정신을 길렀었거니와,
적은 이미 물러갔으니 우리는 증오의 투쟁을 버리고
화합의 건설을 일삼을 때다.
집안이 불화하면 망하고, 나라 안이 갈려서 싸우면 망한다.
동포간의 증오와 투쟁은 망조다.”
「나의 소원」 중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우리가 화합과 협력은커녕 서로 갈려서 싸운다면
김구 선생을 비롯한 선열들을 무슨 낯으로 보겠습니까.
남남갈등은 이대로 둔 채 어찌 남북 평화통일을 이룬다 하겠습니까.

그토록 숱한 피와 땀과 눈물로 되찾고 지켜낸 이 나라입니다.
조국 대한민국을 위하여
새로운 땀과 눈물을 흘려야 할 때가 아닌가요.
이 가열한 세계 경쟁과 한반도를 둘러싼 격랑의 파도를
헤쳐 나가기 위해선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며,
격려하고 협력해도 모자랄 지경이 아닌가요.

선생께서 간절히 바라고 구하셨던 나라는
‘높은 문화의 힘’을 발휘하는 문화국가입니다.
BTS와 같은 한류문화가 세계인의 큰 사랑을 받는 모습을
김구 선생께서 보신다면 얼마나 흐뭇해하실까요.
우리 기성세대들은 세계로 나아가려는 한류세대들의
본보기 역할을 하고 있는가요.
‘높은 문화의 힘’은 기성적 고정관념이나
경직된 사고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끼리 싸우고 분열하고 서로 미워하라고
선열들이 고귀한 헌신과 희생을 하신 것은 아닐 것입니다.

“윤 동지, 훗날 지하에서 만납시다!”
거사 당일 윤봉길 의사를 사지(死地)로 보내며
당신께서 목이 메어 하신 말씀이 우리 가슴을 적십니다.
그 마지막 작별 인사처럼 선생과 동지들은
효창원 지하에서 다시 만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죽어서도 죽지 않은 당신을
여기 이 지상에서 이처럼 새롭게 만나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애국 애족 애민의 투철한 자세를 놓지 않으셨던
백범 선생님의 큰 뜻을 면면히 기리고 이어나가겠습니다.

100주년, 그리고 70주년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
우리는 그 새로운 시작의 출발선에 섰습니다.

백범이시여, 영원히 꺼지지 않는 겨레의 혼불이시여!
언제까지나 빛나고 타오르며
조국의 앞길과 앞날을 환히 비추고 밝히소서.
과거로, 뒤로 가는 나라가 아니라
앞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이 되게 하소서.
당신께서 그토록 염원하셨던 완전한 독립,
통일 대한민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헌신하는
용기와 지혜를 저희들에게 주소서. 

- 2019년 6월 26일,
사단법인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회장
김형오 삼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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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선생도 "물가폭등에 초과지출" 걱정…임정 마지막 예산서
연합뉴스 | 2019-05-25 


1944년 세입 98%는 中 지원금·세출 72%는 군비…의원은 무급 명예직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여느 정부와 다를 바 없이 재정을 챙기며 꼼꼼한 세입세출 예산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세출은 광복을 위해 대부분 군비에 집중됐지만, 임시정부 수립을 기리는 임헌기념일 비용이나 의회 예비비도 세세하게 책정됐다.

 

활짝 웃는 백범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광복 70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광주 동구 학2동 백화마을 내에 자리잡은 광주백범기념관이 9월 개관을 앞두고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은 기념관 입구에 전시된 백범 김구 선생의 모습. 2015.8.14 pch80@yna.co.kr

 

25일 국회예산정책처 예산춘추에 실린 '임시의정원과 임시정부의 예산'에 따르면 1944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세입세출 총액은 5천332만2천620 위안이었다.


충칭에 안착하기 전까지 긴 피란길에 올라야 했던 6년 전(57만8천868 위안)보다 92배 늘어난 액수다. 하지만 당시 전쟁 탓에 물가가 뛰었던 것을 고려하면 여력이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백범 김구 선생도 전년도 예산설명서에 "물가폭등으로 인한 막대한 초과지출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1944년 임시정부의 세입 중 대부분은 중국 정부가 지원한 '특종수입'으로, 총세입의 98.3%(5천240만 위안)를 차지했다.

세출의 72.0%(3천839만 위안)는 군비였다. 오늘날 국회에 해당하는 임시의정원에는 63만8천900위안이 배정됐다.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기념사진
(서울=연합뉴스) 국립광주박물관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아 오는 28일부터 12월 15일까지 선보이는 기념전시 '대한민국 100년, 역사를 바꾼 10장면'에 전시되는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기념사진. 2019.2.27 [국립광주박물관 제공] photo@yna.co.kr

 

임시의정원 지출 가운데 3분의 1은 회의 진행비에 해당하는 의회비(22만7천500위안)였고 의원 거마비(21.3%), 예비비(17.0%), 비서국비(11.7%), 신수금(10.5%) 등으로 구성됐다.

또 임시정부 수립을 기리는 임헌기념일 기념비로 소액이지만 1천 위안을 책정한 것이 눈에 띈다.

당시 임시의정원은 의장 1명과 부의장 1명, 의원 55명, 비서국 직원 6명으로 구성됐다.

의원은 명예직이라 급여를 별도로 받지 않고 매달 200위안의 거마비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장은 급여로 월 1천 위안, 부의장은 800 위안, 비서장과 비서, 경위는 각각 750 위안, 650 위안, 550 위안을 받았다.

당시 회계연도가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임시정부의 1944년 예산서는 광복 이전 임시정부의 마지막 예산서다.

권순영 예정처 정책총괄담당관은 보고서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임시의정원과 임시정부가 오늘날과 같은 예·결산 체계와 기록을 남겼다"며 "각목체계와 산출내역 설명, 예비비 제도를 갖췄고 예산안 심의·확정·추인 체계도 지금과 똑같았다"고 설명했다.

 

 

heeva@yna.co.kr

 

 

[연합뉴스 기사원문]  ☞ 바로가기 ☜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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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쯤 <술탄과 황제>를 꼼꼼하게 읽고 서평을 써 준 블로거 bookworm님은 작가와 독자로서 인연을 맺은 소중한 분입니다. 그 때에도 받은 편지를 블로그에 실었습니다. 제가 <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를 출간한 사실을 알고 책을 읽은 후 편지를 다시 보내왔습니다.

너무 반갑고, 정치인이 아닌 작가 김형오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제 책을 기다려 주었다는 사실이 감사했습니다. bookworm님의 양해를 얻어 받은 편지 전문을 아래에 싣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2년전 <술탄과 황제>를 읽고 감동해 글을 올렸던 bookworm입니다. 의장님께서 그 글을 보시고 저에게 친필 사인하신 책을 보내주셨었지요.

 

그 책은 저의 책장에 항상 소중히 꽂혀 있습니다. ^^

 

얼마전 혹시 새책을 쓰셨을까 궁금해 검색해보니 작년에 책을 내셨네요! 제목을 보자마자 알 수 있었습니다. 인물의 내면 깊이깊이 들어가 철저히 탐구한 후 스스로 술탄이 되어, 그리고 황제가 되어 쓰신 <술탄과 황제>처럼 스스로 완전한 김구가 되어 글을 쓰셨으리라는 것을요. 또 어떤 진정성으로 저에게 크나큰 감동을 주실까, 기대가 됐지요.

 

부끄럽지만 저는 <백범일지>를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여러 판본이 있고, 후대의 사람들이 수정을 많이 가했다는 것을 알기에 원전에 집착(?)하는 저로서는 내키지가 않았지요. 원저자의 뜻에서 혹시나 토씨 하나라도 어긋날까봐 신경이 쓰였으면 다른 평전을 읽었으면 될텐데 그마저도 하지 않았으니... 그래서 지금까지 백범에 대한 책은 어릴 때 읽은 위인전이 전부였었네요.

 

이번에 처음으로 읽은, 백범에 대한 제대로 된 책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책날개에 쓰신, 어렵고 힘든 일을 만날 때마다 '이럴 때 김구 선생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가늠하며 답을 찾았다고 하신 내용을 처음에는 마음으로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읽으면서 몇번이나 눈물을 쏟을 것 같았고, 의장님께서 하신 말씀을 감히 알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들이 다 가능했을까요? 아무리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고는 하지만, 백범은 어떻게 평생을 그렇게 살 수 있었을까요? 보통 사람들은 감히 따라할 엄두도 못 냈을 위대한 삶과 행적...

 

어렸을 때 읽었던 위인전에 묘사된 백범의 어린 시절은 다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었을 때의 일은 일본인을 죽인 것 말고는 희미하고, 나머지는 우리나라 사람이면 백범에 대해 읽고 들어서 당연히 알고 있는 내용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백범은 제 기억에 박제화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독립투사들을 뒤에서 조용히 지휘했던, 인자하게 웃는 검은 두루마기의 노인, 정도로요. 보지는 않았지만 작년인가 개봉했던 영화 <대장 김창수>가 누구에 관련된 내용인지 알고서야 개명전 백범의 이름을 떠올렸고, 위인전에서 읽었던 투쟁적인 면모가 얼핏 떠올랐었지요.

 

저는 1974년생입니다. 저에게는 뇌리에 남는 기억이 있는데, 중고등학교 때인 80년대 말 혹은 90년대 초쯤 읽은 명랑소설이 있어요. 제 세대의 책은 아니었는데 조흔파의 명랑소설 부류 비슷한 학원물이었지요. 아마 60년대나 70년대에 출판된 오래된 책을 읽었던 것 같아요. 중학생인 주인공들이 길거리에서 자기네들끼리 사요나라~하고 장난삼아 인사했는데 갑자기 어떤 아저씨가 나타나 아이들의 따귀를 때립니다. 그 아저씨는 자신이 독립운동가였다며, 한국어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고 고초를 겪었는지 아냐고 호통을 치면서 옷을 벗어 고문흉터를 보여주지요.

 

그 장면이 약간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저에게 독립운동가란, 위인전에 나오는 머나먼 인물이었습니다. 내 옆에 살아 숨 쉬는 누군가가 아닌, 범접할 수 없는 어떤 이미지 같은 존재였죠. 그런데 6, 70년대에 출간된 그 책에서 독립운동가가 나이든 노인도 아닌, 길거리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장년의 아저씨로 묘사가 됐네요. 그때 처음으로 시간의 흐름에 필수적으로 따를 수 밖에 없는 관념의 차이... 같은 걸 인식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나이가 들면서 수 십 년의 세월을 경험하며, 백범이 그리 먼 세대의 인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게 됐지요.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과연 백범은 어떤 의미일지... 2, 30년 전의 시대가 아득하게 느껴졌던 저의 어린 시절을 돌아봤을 때, 지금 젊은이들은 제가 생각했던 간극보다도 훨씬 더 멀어졌겠지요. 그리고 그들이 앞으로 수 십 년의 세월을 살면 살수록 더 멀어지겠지요. 우리 조상들이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기 위해 피흘렸던 기억들이 지금 젊은이들이나 후세 사람들에게는 한산대첩이나 행주대첩 정도의 막연한 느낌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제가 <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를 읽으면서 더 감격했던 것은 위인전에 박제된 인물이 아닌, 가까운 시대의 살아 숨쉬는 영웅을 직접 접하는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영웅이 사라지고 없는 요즘 시대 최후의 영웅을 만나는 것 같았지요. 이런 위대한 인물이 사람들 마음속에 오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이렇게 생생한 저작을 또 내놓으시다니, 감사하고 또 감사해서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상해 임시정부 건물에 갔을 때 그분들이 어떻게 지냈을지 눈에 보여 처연해지고 숙연해졌는데 굳이 상해까지 가지 않아도 이 책 한권으로 그 이상의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인간 역사와 함께 해온 펜의 크나큰 힘인 것 같습니다.

 

의장님께서 하시듯 '이럴 때 김구 선생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저를 포함한 우리 국민의 백분의 일이라도 고민해본다면, 많은 문제들이 저절로 풀리고 사라질텐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 국민들이 아닌 정치인들만이라도 그렇게 고민한다면 지금같이 편이 갈려 증오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텐데요. 우리 시대의 영웅이 너무나 간절합니다.

 

사람들의 뇌리에 불러들여 충격과 감동을 주신 술탄, 황제, 그리고 김구... 앞으로는 어떤 깨달음과 감동을 주실까요? 기대와 함께 기다립니다.

 

늘 사회의 추상같은 원로로 남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존경을 담아

 

bookworm 드림

 

 

 

"bookworm의 서재"

: <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 서평 ☞ 바로가기 ☜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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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은책방 2019.04.10 0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와 독자의 아름다운 만남, 소중한 인연이 정말 보기 좋습니다.

    Bookworm님의 서재를 방문하렵니다.

  2. BlogIcon bookworm 2019.04.26 17: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
    친히 사인해서 보내주신 귀한 책 감사히 잘 받았다고 인사드리려 했으나 어찌어찌 시기를 놓쳤습니다. 이제야 늦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얼마전 엄마들과의 독서모임에서 이 책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가 책을 추천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뀐 일정때문에 참석을 못해 다른 참석자가 정리한 내용을 일부 올려드립니다.

    "이 책은 이제까지의 백범일지와는 전혀 다른 형식의 책입니다.
    백범에게 애정을 가지고 그를 다년간 연구한 작가가 문답형식으로 백범의 일대기를 조명할 수 있게 써 내려간 책입니다.

    혈기가 넘치고 거칠것 없었던 젊은날의 백범, 그를 변화시켰던 사상들과 사건들, 그리고 영향을 주었던 사람들, 임시정부 기간동안의 외롭고 고단했던 여정과 나라를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았던 그를 거쳐간 젊은 영웅들, 독립 후 열강들에 의해 국치가 좌지우지 되던 현실을 슬퍼하며 진정한 독립을 외쳤던 그의 마지막까지...

    읽는 내내 마음이 좋지 않으면서도 꼭 읽어야 하는 책 임에 모두들 공감했습니다.

    독립투사들..그들은 어떻게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질 수 있었을까요?
    현재의 우리의 여러 현실과 교육 아래에서는 백범과 같은 위정자는 더이상 나오지 못하는 것인가요?
    여러 씁쓸한 질문들을 던지며 대화는 이어져 갔습니다.

    백범의 위대함은 그가 가진 능력보다는 항상 민초들을 위한 마음에서 왔던게 아닌가 합니다. 문화와 교육을 통해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그 따뜻한 마음에서..."

    한 권의 책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