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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정책은 실험·정치는 퇴화…‘권력 5년 주기설’로 당겨질 수도” [청론직설]


◆ 김형오 전 국회의장

지난 4년 극단적 편가르기·포퓰리즘으로 국론분열 증폭
탈원전은 ‘바보 같은 정책’으로 세계의 웃음거리 될 것
野, 정권 교체 이루려면 견제·선거 중립 감시 기능 중요
대선 최대 화두는 공정…언론재갈법, 세계적 유례 없어


20대 대선이 7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일자리 쇼크는 계속되고 집값·전셋값과 물가는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까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자영업자 등 서민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여당 대선 주자들은 위기 극복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나랏돈을 퍼주는 포퓰리즘 공약 경쟁에만 매몰돼 있다. 난국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자 정계 원로인 김형오(74) 전 국회의장을 찾았다. 김 전 의장은 4일 서울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정치가 퇴화했다”면서 “극단적인 편 가르기 정치와 실험적인 포퓰리즘 정책으로 국민들의 삶이 더 힘들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 교체 가능성에 대해 “현 정부가 스스로 정권의 수명을 줄이다 보니 당초 알려졌던 ‘권력 10년 주기설’이 ‘5년 주기설’로 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 보도에 대해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을 담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권력에 대해 끽소리도 하지 말라는 언론 재갈법”이라며 “이런 식으로 성공한 경우는 공산 독재뿐이었고 그것도 일시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4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극단적으로 편을 가르는 바람에 정치가 증오와 국민 분열을 증폭시켰다"고 말하고 있다./오승현 기자


-정계 원로로서 여야 입장을 떠나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해 진단한다면.


△문재인 정부는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국가 경영 철학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젊은이들에게 꿈과 미래 비전을 내놓지 못했다. 과거를 파헤치는 데 주력했고 순간적이고 즉흥적인 대책만 제시했다. 극단적인 편 가르기와 증오의 정치로 국민 갈등과 분열을 증폭시켰다. 결국 정치가 퇴화해버렸다. 정치를 오래 했던 사람으로서 참 부끄럽다. 4년 동안의 국정 운영을 평가하면 역대 정권 중 가장 박한 점수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놓고 논란이 적지 않았는데.

△학문적으로도 정립돼 있지 않은 실험적인 내용을 국가 정책으로 만들고 밀어붙였다.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은 한 측면만 보고 다른 측면은 무시해버렸다. 그러다 보니 정책 집행에 따른 피해나 부작용을 완전히 등한시했다. 결국 현금을 살포하는 포퓰리즘에 의존하는 정권이 돼버렸다.

-지나치게 이념에 치우친 정책을 밀어붙인 것 아닌가.

△이 정권의 이념이 뭔지 잘 모르겠다. 진보도, 철저한 좌파도 아니다. 이념이라고 포장만 했지 실제로는 지향하는 가치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

-현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이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가져왔다는 비판이 있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10년가량 활동한 적이 있기 때문에 탈원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현 정부는 한마디로 우매의 극치를 보여줘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가장 잘하고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을 못 짓게, 못 팔게 하는 정권은 역사상 유일무이할 것이다. 이 세상에 위험하지 않은 것은 없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원자력은 단 한 번의 사고도 없었다. 화력·수력발전소도 조그마한 사고가 다 있었다. 탈원전으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우리 원전 전문가들이 하나씩 자리를 잃고 도태하고 있다. 가장 바보 같은 정책을 실행한 것으로 세계 역사에서 꼽힐 것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


-우리의 외교 안보 라인이 중국과 북한의 눈치를 너무 본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 정권이 가장 잘못한 분야 중 하나로 외교 안보를 꼽을 수 있다. 우리는 분단돼 있고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다. 우리는 지혜롭고 치밀한 외교 안보 정책을 통해 나라 주권과 안보·국익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우선순위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버렸다. 북한을 포기할 수 없는 중국에 굴종적인 자세를 취하다 보니 중국이 한국을 우습게 보고 북한도 우리를 조롱하는 상황이 됐다. 구한말의 권력자들이 국제 정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다 보니 참 불안하고 불편하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벌인 이승만 전 대통령의 외교에 대해 조금이라도 짚어봐야 할 것이다.

-현 정권의 ‘내로남불’ 행태가 4·7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의 참패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현 정권의 도덕 불감증이 참패 원인이었다.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중대 잘못으로 치러지는 재보선에는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당헌을 편법으로 고쳐 후보를 내보냈다. 절대 과반 의석을 갖고 있어서 교만해지고 국민을 우습게 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공천 불가’를 수없이 외쳤는데 이번에는 비겁하게 침묵을 지켰다.

-여당이 과도한 징벌로 진실을 추구하는 취재를 위축시킬 수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을 강행하고 있다.

△사탕발림으로 군소 야당을 유인해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선거법 개정을 강행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시행하기도 전에 자기들에 유리하게 재개정했던 밀어붙이기 정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당하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 이번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유신 때 긴급조치 강행이 결국 정권 붕괴를 재촉했다는 점을 되돌아봐야 한다.

-여당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을 어떻게 보는지.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치열한 경선을 하는데도 지지율이 별로 올라가지 않는다. 국가를 어떤 식으로 책임지고 끌고 가겠다는 비전과 경륜을 보여야 하는데 자기들끼리 물고 뜯고 하다 보니 국민이 실망하는 것이다.

-야권 대선 주자들의 경쟁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야권이 정권 교체를 이루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여당의 경선 양상을 반면교사로 삼아 당내 경선을 엄정하게 관리하고 성공시켜야 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체제는 대선 후보 경선을 잘 관리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후보들도 비전과 정책을 펼치면서 국민의 마음속에 다가갈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둘째, 대선이 공정하게 치러지도록 야권이 제대로 견제해야 한다. 현 정권은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정치적으로 완전히 기울어진 인물을 앉히려 하고 있다. 지난 1987년 체제 이후 지켜온 선거관리위원회의 엄정하고 중립적인 관리가 지난해 4월 총선 때부터 무너졌다. 정권에 가까운 인사가 선관위 상임위원에 배치된 뒤 선거가 편파적으로 관리돼 엉망이 됐다. 또 선거 관리와 관련된 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도 여당 정치인 출신이다. 엄정한 선거 중립을 촉구해야 할 야당은 입도 벙긋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야당은 당내 자정과 쇄신 노력도 열심히 해나가야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 야권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는 데 대해 여권은 “배신했다”고 공격하는데.

△자신들이 쫓아내놓고는 도망갔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적반하장이다. 문 대통령과 장관들, 여당의 충성스러운 의원들이 윤석열과 최재형을 대선 주자로 키운 셈이다. 지도자나 큰 인물은 핍박 속에서 자라난다. 박정희 정부 시절에도 박정희가 김영삼·김대중을 키웠다는 말이 있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준석 대표 체제 등장 이후 청년 지지 기반은 확대됐으나 정권 비판·견제 기능은 크게 약화했다는 두 갈래 평가가 나오는데.

△두 지적이 모두 옳다고 본다. 이 대표가 들어오면서 당에 대한 젊은 층의 기대치가 확 올라갔다. 하지만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내로남불을 일삼는 현 정권에 대해 사명감을 갖고 따끔하게 지적해야 한다. 야당은 본래 비판하고 견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7년 체제 이후 10년 단위로 정권이 교체돼왔는데.

△문재인 정권이 끊임없이 ‘적폐 청산’을 부르짖고 편 가르기 정치를 하면서 국론 분열을 증폭시키다 보니 스스로 권력의 수명을 줄였다. 본래 10년 주기설이었는데 5년 주기설로 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년 대선은 어떤 구도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가.

△대선 후보 경선 과정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결국은 여야 후보 중심의 대결로 갈 것이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공정, 경제성장, 국민 통합 등이 모두 중요하지만 공정이 제일 큰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현 정권이 공정을 내세워 집권했지만 너무 불공정했기 때문이다. 경제도 엄청 중요한데 두 가지만 지적하겠다. 우선 현 정부가 경제문제에서도 적과 동지, 선과 악 등으로 편을 가르다 보니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모든 경제주체를 감싸안는 정책을 펴야 한다. 다른 하나는 현 정부가 미래 세대가 담당해야 할 빚을 잔뜩 늘려놓았다는 점이다. 빚을 내더라도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키웠어야 했는데 오히려 짓밟아버렸다. 크게 보면 무능과 부도덕이 판치는 세상을 만들지 않겠다는 구호가 국민의 호응을 얻을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튼튼한 안보 체제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꿈과 희망과 미래 비전이 있는 나라 만들기가 대선의 주요 이슈가 돼야 한다. 유권자들도 재난지원금 몇 푼 더 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어떤 지도자가 차기 정부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책임과 헌신의 자세가 중요하다. 지도자는 던질 때는 던지고 앞장서야 할 때는 앞장서고 동료를 위해 정치적 생명을 걸어야 할 때는 뛰어들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 사회가 따라간다.

He is …

1947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경남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동아일보 기자와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원을 거쳐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민자당 후보로 부산 영도에서 공천받아 당선된 뒤 내리 5선을 기록했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원내대표를 거쳐 제18대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경남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부산대 석좌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술탄과 황제’ ‘백범 묻고 김구 답하다’ 등이 있다.

[2021-08-05  서울경제] 기사원문  >바로가기<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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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론직필 2021.08.05 1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당하고 온당하고 정당하고 합당한 말씀입니다. 국민의힘은 이분을 차기 대선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해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노욕 덩어리 김종인은 철저 배제해야지 안 그러면 이 지옥이 또 5년간 연장됩니다.

[김형오의 Deep Read]

이준석 리스크에도 ‘보수 리더십 체인지’ 시동…정권·시대교체 이뤄야 완성


■ 野 ‘이준석 체제’ 평가와 과제


공정·경쟁 화두로 2030 관심 얻으며 ‘이준석 현상’ 만들어… 조율되지 않은 언행 따른 ‘리스크’ 부담도

취임 후 변화의 한 달, 대선까지 격랑의 여덟 달… 정권교체 위한 대권주자 영입·야권통합·경선관리 핵심과제


순항하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한 달여 만에 역풍을 맞았다. 일부에서는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고, 또 일부에서는 신선한 행보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을까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이준석 체제’의 성공과 실패 여부는 바로 당 지지도와 직결되며 나아가 정권교체 여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패기와 개인기는 살리되 실수와 미숙함에 대한 보완책을 세워야 한다.

이준석은 취임 후 ‘변화의 한 달’을 겪었고, 대선까지 ‘격랑의 여덟 달’이 남아 있다. 보수정치의 리더십 교체에 시동을 건 그가 세대교체를 넘어 정권교체와 시대교체로 나아갈 때 진정한 정치 업그레이드가 이뤄진다.

◇보수에 몰아닥친 변화


불과 열흘 전 그의 첫 작품, ‘나는 국대다’ 토론 배틀은 큰 국민적 관심을 끌었고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과정과 절차의 공정성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공정에 대한 이슈를 국민적 차원으로 확산시켰다.

특히 정치 분야의 공정성은 ‘넘사벽’이나 다름없다. 위선과 가식, 무능과 부도덕이 빚어내는 높고 단단한 기득권의 벽은 정치를 몇몇 이익 공유 집단의 전유물로 만들어버렸다. 정치가 불신의 대상이 되고 국민의 조롱거리가 된 이유다. ‘이준석 체제’는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서 등장했다.

‘이준석 체제’는 국민의힘 얼굴을 확 바꾸었다. 대표를 포함, 선출직 최고위원 6명 중 30대가 3명이다. 초선 2명에 원외 인사가 4명이고, 성별로는 여성 3명, 남성 3명으로 역대 어떤 지도부보다 젊고 파격적이다.

이준석의 등장이 우리 사회에 던진 충격파는 만만치 않다. 국회의원 선거에 세 번 연속 떨어진 원외 정치인, 세계적으로 드문 30대 당 대표, 대통령 피선거권조차 없는 나이, 특정 계파도 영남지역 출신도 아닌 비주류, 25세에 정치 입문해 당 비상대책위원 외에는 두드러진 경력이 없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이런 인물이 보수진영의 당 대표가 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과연 가능한 일인가. 쟁쟁한 인물들을 뒤로하고 왜 민심과 당원은 이준석을 선택했을까.

◇‘현상’과 ‘리스크’


그를 택한 당원들은 그동안 전통처럼 지켜왔던 3대 원칙을 미련 없이 던져버렸다. 먼저 서열과 권위를 따지고 위원장의 성향에 따라 투표하는 전통 방식을 깨버렸다. 1970년대 김영삼·김대중·이철승의 ‘40대 기수론’ 이후 새 모습이다. 둘째는 그동안 보수진영이 중시하던 ‘안보와 성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연이은 패배를 통해 깨달았다. 이준석의 ‘공정과 경쟁’을 새롭게 받아들였다.

셋째는 구태선거와의 결별이다. 당의 선거는 조직과 금품이 위력을 발휘해온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준석은 ‘무(無) 캠프·조직·차량’으로 선거비용을 줄이고, 백팩을 메고 대중 친화적 방법으로 홀로 선거운동을 했다. 예전 같으면 꼴찌를 면하기 어려웠을 텐데 당당히 대표로 당선된 것이다.

이준석은 특유의 신선한 감각과 솔직함으로 종전의 딱딱한 당 대표 시대를 종식했다. 대구에서 박근혜 탄핵의 정당성과 불가피성을, 광주에서 5·18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리스크’도 생겨났다. 당 지도부와 조율되지 않은 발언이 튀어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대표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사실상 합의한 게 그렇다.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해체론도 사려 깊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표를 의식하지 않는 태도에서 한편엔 기대심리가 있지만, 다른 한편엔 불안감이 도사린다. 즉문즉답 식 반응보다는 때로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그의 등장이 그동안 투쟁과 타협 사이에서 명분과 타이밍을 잡지 못했던 당 노선에 충격과 활력을 주는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세대교체’를 넘어


무엇보다 당 대표로서 우선순위 1호, 이 대표의 지상과제는 ‘대선 승리’이며 정권교체다. 국민과 당원들이 “오직 정권교체를 하라”고 그를 선택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라의 운명과 직결되는 대선이 불과 8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넘어야 할 고비가 한둘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권 후보 영입과 야권 통합, 그리고 경선관리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범야권 단일후보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공정하고 엄정한 경선관리가 전제돼야 한다. 현재의 당 소속 후보만으로 대선 승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범야권의 잠룡들을 모두 무대 위에 올려야 한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국민의힘 자체 후보만으로 이길 수 있다는 오만한 자세는 버려야 한다. 누가 뭐래도 서울시장 탈환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요인은 야권 통합과 단일화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패배한다는 원칙은 정치판의 진리다.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다. 보자기는 클수록 좋다. ‘DJP 연합’으로 두 야당이 거대 여당을 누르고 정권을 잡은 1997년 대선의 교훈도 있지 않은가. 거듭 말하자면 당 밖 인물들을 얼마나, 어떻게 참여시키느냐에 따라 정권교체의 절반이 판가름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음은 경쟁 과정에서의 과열 문제다. 한 사람만 살아남는다는 절박감에서 경선은 과열되고 극심한 부작용을 낳는다. 검증과 토론은 치열하되 한계를 넘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국민의 마음을 돌리게 하는 ‘더티 플레이’는 공멸이요 이적행위다. 흥행 성공과 후유증 없는 경선은 양날의 칼이며 이는 오로지 지도부의 몫이다. 이 대표의 정치 역량을 검증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해야 할 일이 또 있다. 야당 대표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대선 중립의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선거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정안전부 장관, 법무부 장관, 방송통신위원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의 당적 보유나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

◇전환기의 갈림길


문재인 정권 4년은 야당으로서 힘든 시절이었다. 그런데 4·7 재·보선과 ‘이준석 체제’ 출범으로 정권교체 불씨가 살아났다. 물론 많은 국민과 당원은 여전히 이준석 리스크를 염려한다. 내년 3월 대선은 나라의 명운과 국민의 생존은 물론, 야당의 존립과 이준석의 미래를 결판낼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세대교체를 넘어 정권교체와 시대교체로 나아가는 대전환기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준석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주도할 것이냐, 쓸려갈 것이냐.

김형오 전 국회의장


■ 세줄 요약

보수에 몰아닥친 변화 : 세 번이나 국회의원 선거에 낙선한 원외이자 MZ세대 30대 당수인 이준석의 등장이 우리 사회에 던진 충격파는 만만치 않음. 취임 후 ‘변화의 한 달’을 겪었고, 대선까지 ‘격랑의 여덟 달’이 남아 있음.

‘현상’과 ‘리스크’ : 당원들은 연공서열과 구태선거 문화 등을 던져버리고 이준석의 공정과 경쟁을 택함. 이런 가운데 ‘이준석 리스크’도 생겨남. 기대심리와 불안감이 도사리지만, 보수정당에 충격과 활력을 주는 건 확실함.

‘세대교체’를 넘어 : 이준석의 지상과제는 대선 승리이며 정권교체임. 대권 후보 영입과 야권 통합, 공정 경선관리가 핵심. 과열 경쟁을 막고 대통령의 중립을 끌어내며 세대교체를 넘어 정권교체와 시대교체로 나아가야 함.


■ 용어 설명

‘40대 기수론’은 1971년 야당의 대선 후보지명전에 나섰던 김영삼이 당을 젊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주창한 논리. 당시 김대중·이철승이 이에 가세했고, 이후 정치권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언어가 됐음.

‘이준석 리스크’는 당을 이끌어야 할 대표가 오히려 당을 위험에 빠트린다는 의미로 쓰인 말. 하지만 이는 반대파가 그의 등장에 따른 긍정적 의미인 ‘이준석 현상’을 부정하려는 시도로도 쓰임.


이준석(오른쪽) 대표 등장으로 보수정당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 5일 ‘나는 국대다’ 토론 배틀에서 선발된 대변인단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0-07-15  문화일보] 기사원문 바로가기 클릭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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