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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으로/보도자료

민주당 원내지도부 신임인사 접견

김형오 국회의장은 5월 20일 집무실에서 오전 11시부터 40여분간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신임 인사를 받고 환담했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와 우윤근 수석부대표, 우제창 원내대변인, 백재현 당무부대표가 참석했으며, 김양수 국회의장 비서실장, 허용범 국회대변인이 배석했다.
다음은 공개부분에서 나눈 대화요지.


김형오 의장: 민주당의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새로 발족했다. 이강래 원내대표가 선출되고 취임한 것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이강래 대표는 지혜로운 분이고 전략까지 갖춘 분이라고 소문났는데, 덧붙여 예의까지 제대로 아는 분이 되어서 우리 국회가 잘 돌아갈 것이라 생각된다. 또 우윤근, 우제창 해서 좌파는 하나도 없고 (웃음) 양 우파가 이렇게 조화가 되었다. 이번 국회는 물론 17대 국회 때부터 아주 능력과 소신 뚜렷하고 합리성 가지고 있어 눈여겨 보던 민주당 의원님들이다.


이강래 대표: 의장께서 해외 순방 일정을 마치자 마자 시간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다. 작년 연말 및 2월, 4월 국회 과정에서 솔직히 말하면 의장님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까 해서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중심을 잘 잡아줘서 감사하다.

김형오 의장: 이강래 의원이 지켜본다 생각해서... (웃음)

이강래 대표: 한나라당에서는 아직도 의장님을 한나라당 식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의장님은 국회법에 따라 명실상부한 중립적 위치에 계시고 지금까지 중립을 잘 지켜주셨다. 앞으로도 그렇게 해주셔서 나라가 안정되게 바로가게 해 달라.

김형오 의장: 전적으로 동감하고 이강래 대표가 잘 해나갈 것이라 믿는다. 나는 정치시작을 한나라당 계열에서 해서 국회의장 되기 전에 한나라당 소속이었고 한나라당이 정권을 되찾는데 일익을 담당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그러나 의장이 되는 순간 당적을 버리는 것은 국회법과 여야의 합의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누구편이냐, 중립이냐 이전에, 국회를 국회답게 만들고 국민의 눈에 맞게 가져가고자 하는 것이 내 기본입장이고 소신이다. 저도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이뤄낼 수는 없지만 국민에게 맞는, 국민이 원하는 국회를 이번에는 반드시 이뤄야되겠다고 생각한다. 여야가 잘 협조하고 노력해야 한다. 지난 1년간 경험과 반성을 바탕으로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가려 잘 해 나가야 한다. 내일 마침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니까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의장이 한번 모임을 주선 할 테니 만나도록 하자. 상견례를 한번 하고 자주 만나도록 하자. 그리고 민주당의 이강래 대표를 비롯해서 다 서로 잘 아는 사이니까 공식적 모임도 중요하지만 비공식적으로 무시로 만나야 한다. 그렇게 해서 국회가 살아야 당이 있는 것이다. 잘 해주길 바란다.
 
이강래 대표: 공개적으로 두 가지만 말씀드리겠다. 저한테 너무나 강하게 나가는 것 아니냐는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외모와는 달리 모든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기를 원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협상이나 토론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그러나 전적으로 야당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 하는 것은 정부 여당에 달려있다. 의장께서 어떻게 적절하게 균형을 잡아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제가 강한 사람으로 국민에게 비쳐지지 않도록 의장께서 도와주길 부탁드린다.
두 번째는, 사람 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어떤 경우에도 말에 대해서는 서로 무겁게 약속을 하면 그 약속이 신의성실에 원칙에 따라 지켜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희들은 함께 노력해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할 텐데, 의장께서 여야 관계에서 이것 지켜질 수 있도록 해 달라.

김형오 의장: 오랫만에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해주셔서 흡족하다. 강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말씀 잘 들었다. 이 대표가 협상에 강한 사람, 원칙에 강한 사람, 합리적이라는 것은 옛날부터 알고 있었다. 상호 신뢰, 특히 여야 원내대표들 간에는 상호 신뢰와 상호존중이 없으면 안 된다. 내가 사실 먼저 부탁하려했는데, 먼저 그걸 말씀해 주시고 그런 자세를 갖고 있으니 아주 잘 되겠다. 저도 원내대표를 야당 때 해봤다. 수시로, 장소 불문하고 만났다. 100여 차례 만났을 것이다. 그러면서 서로 비공개키로 한 것은 지키고 약속을 지키면서 신뢰를 쌓았다.
이번에 중유럽 순방 때 3개국 의회 지도자들 및 대통령과 만났다. 경유지 한 곳을 포함하여 4곳에서 교민 간담회를 하고 3곳에서 의회지도자들 두루 만났는데, 솔직히 가슴이 뜨끔한 일이 있었다. 순방국 중 한 나라를 빼고는 별로 우리나라보다 의회 민주주의가 발전했다고 할 수 없는 나라들이었는데 한국 국회의 지난 연말연시 물리적 충돌, 폭력 사태를 은근슬쩍 끄집어내니 속으로 부끄러웠고, 교민들조차 그런 얘기를 하니까 가슴이 아팠다. 내가 교민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얼굴 들고 다녀도 된다. 우리는 지난 연말의 예산안을 여야 간에 합의하여 처리했다. 얼마 전 추경안도 만장일치하여 합의처리했다.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예산안같이 국가의 중요한 문제는 신속하게 여야가 머리 맞대고 잘했다고 말씀 드렸다. 외국 국회의장들이 그런 거론을 하길래, 폭력만은 없는 국회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정당한 공권력 집행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방해받는 일이 없도록 우리 사회가 모든 곳에서 신뢰와 안정이 이룩되는 성숙된 사회로 발전되어야 한다.


이강래 대표: 나는 10년 전에 청와대 정무수석하는 등 많은 경험을 했다. 작년 1년을 지켜보면서 우리 국회의 정치력이 이것 밖에 안 되는가하는 자성을 많이 했다. 정치라는 것이 불가피하게 싸울 수 밖에 없는 국면에서는 싸워야 하겠지만, 협상을 만들어내고 모든 것을 정치력으로 풀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의장님 임기 2년 중에 1년 동안은 결국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겠지만 나머지 새로 시작하는 임기 1년간은 의장님이 누구보다 지혜와 정치력을 잘 발휘해서 우리 국회가 제대로 잘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저도 원내대표 잘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의장께서 지도력을 발휘해주길 바란다.


김형오 의장: 이제 우리는 운명공동체다. 국회가 향후 1년 후 어떤 평가 받느냐는 것은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의 역할과 능력에 따른 것이다. 이 대표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정말 초지일관된 자세로 국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


우균근 수석 부대표: 제가 대선배들 앞에 부끄럽지만 책을 한 권을 냈다. 출판기념회에 의장님도 꼭 참석해 주셨으면 한다. 제목은 “새로운 헌법 질서와 한국 정치”이다. 의정활동하면서 사람보다는 법이 문제가 있지 않는가 하는 관점에서 쓰게 되었다. 여야 국회의원님들은 개개인은 훌륭한데 여야로 나누어지면 여당은 전부 정부의 대변인이 되고 야당은 반대가 된다. 그래서 입법부라는 게 무색하다는 느낌을 솔직히 받았다.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게 아니라 여의도가 대통령 고지를 향한 베이스 캠프인 것 같다. 이래서는 국회의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여러 가지 경험을 바탕으로 책 하나 써서 만천하에 내보자 했다. 


김형오 의장: 내가 존경하는 고려 말엽 우탁 선생의 탄로가(嘆老歌”)가 생각난다.

“춘산에 눈 녹인 바람 건듯 불고 간데 없다/ 져근덧 빌어다가 머리 우에 불니고져/ 귀밑에 해묵은 서리를 녹여볼까 하노라”
누구도 세월 앞에 초연할 수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제 우리가 묵은 것은 털고 새롭게 시작하자.



※ 이어 약 20여분간 계속된 비공개부분에서는 국회운영 및 의사일정 작성 등을 포함한 국회제도개선 문제, 6월 국회, 국회내 폭력행위 재발방지 대책, 개헌 문제 등을 주제로 환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