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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택시를 타시며 감동을 받아보신 경험 있으세요?

제가 택시를 타면서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전하려고 합니다.




저는 몸이 불편해서 택시를 탄 적이 있습니다.

그날 따라 택시 뒷좌석이 꽤나 넓어 보여서 편했습니다.

그래서 택시기사에게 물었습니다.

"원래 XXX(차종) 안이 이렇게 넓었나요? 무슨 리무진 같네요."

기사는 그저 웃기만 하였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앞좌석 모두 앞으로 바짝 당겨 놓았습니다.

"앞좌석을 당겨놓으시면 불편하지 않으세요?"

기사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저는 운전에 지장만 없으면 충분해요. 허허허~"

호기심 많은 제가 그래도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서 캐묻자.
기사도 그제서야 앞좌석을 당긴 이유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요즈음은 3명 이상 손님이 타는 경우도 적고, 합승도 없잖아요.
운전수 옆 자리에 앉으시면 원칙적으로 안전벨트도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고 해서
손님들이 뒷좌석에 넓게 앉아서 목적지에 갈 수 있게 이렇게 했죠."

"그 이유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나요?"

"세단의 경우, 운전기사 대각선 뒷자리가 상석이잖아요.
손님들이 제 차를 탔을 때 특별한 대접받는 기분을 나게 할 방법 없나 고민하다가 이 방법이 괜찮겠다 생각했죠.
손님들이 제 차를 통해 리무진의 기분을 느끼신다면 저도 행복하거든요."

"그 외의 다른 이유가 있다면요?"

"택시 관련 범죄들 때문에 기사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있잖아요.
일부 몰지각한 기사들이 그런 짓을 할 뿐이지만. 쩝.
이렇게 해 놓으면 저는 좁은 공간에서 나쁜 짓을 함부로 하지 못할 뿐더러
손님들도 저를 믿고 안심하고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보기에는 그냥 좌석 좀 당겨놓은 것에 불과했는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택시기사의 사려 깊은 마음에 감동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택시기사에게 감동받았던 기억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 후에 다른 택시를 탄 적이 있었습니다.

택시를 타도 정해진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 지 불투명한 그 때에
느닷없이 클래식 음악을 틀더니 택시기사가 말을 꺼냈습니다.

"교통법규 위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빨리 달리겠습니다."

그 동안 저는 음악을 들으며 슬슬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엔 이미 목적지에서 1km 부근의 신호등 앞이었죠.
시계를 보니 정해진 시간 3분 전에 도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기사에게 물었습니다.

"궁금한데요. 출발할 때 왜 클래식 음악을 틀었습니까?"

기사는 말했습니다.

"촉박한 시간 때문에 손님께서 불안해하시면 기사도 덩달아 불안해집니다.
기사가 불안해지면 아무래도 사고날 확률이 높지 않겠습니까?
비록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운전자에게 졸음을 유발할 수 있지만
손님들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좋더라구요. (손님들이) 주무시면 눈치 안 봐도 되니 더 좋구요.
그리고 말 많이 하는 라디오 프로는 지금과 같이 급할 때는 운전에 도움이 안 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시간에 맞게 도착한 것만 해도 고마운데,
택시기사의 마음씀씀이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행복의 일부는 어쩌면 누군가 양보하고 희생한 덕분이 아닐까요?

오늘도 고객을 배려하는 택시기사님들의 무사운행을 기원합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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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커피믹스 2010.01.06 08: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클래식과 넓은 좌석이라...정말 자상한 택시군요^^

    • BlogIcon 칸타타~ 2010.01.06 08: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자상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겠네요.
      한 번은 몸이 힘들었고, 다른 한 번은 마음이 급했는데,
      고마웠던 그리고 잊을 수 없었던 택시였습니다.

  2. BlogIcon 수우 2010.01.06 09: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진짜 택시 아저씨가 멋지시군요 ^^: 최고 ~~ ㅎㅎ

  3. BlogIcon Phoebe 2010.01.06 15: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그만 마음 씀씀이로 큰 서비스가 될수있는데
    그 조그만 마음 쓰기가 상당히 어렵지요.
    멋진 아저씨들이십니다.^^

  4. BlogIcon 악랄가츠 2010.01.06 18: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후훗... 클래식 기사님 완전 센스쟁이이신데요! ㄷㄷㄷ
    예술을 사랑하는 자,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