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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상을 해봤다. 허튼 상상이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는 그런 상상.


# 1 /  서기 2100년 서울의 한 백화점 풍경



백화점 입구에 인파가 몰려있다. 나란히 줄을 선 모습은 뭔가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줄의 맨 앞에 선 여자가 마치 새가 날개를 펼친 모양으로 양팔을 들고 커다란 기계 안으로 들어간다.

이윽고 '딩동댕'소리와 함께 그 여자의 표정은 환해진다. 여자, 백화점 안으로 서둘러 발길을 옮긴다.



                      ▲ 누드스캐너(알몸투시기)가 모든 공공장소에 설치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이렇게 한 사람씩 차례차례 기계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사이,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이 제 각각이다. 여유만만하게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표정에 짜증이 가득 담긴 사람과 초조한 낯빛을 지닌 사람도 있다. 

기계 한 편 책상에는 경찰 비슷한 유니폼을 입은 두 사람이 앉아 킥킥거리기도 하고 하품을 해대기도 한다.   




이때, 딩동댕 소리가 아닌 귀청을 찢는 듯한 '끼이익' 하는 파열음이 울려퍼진다. 책상 앞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던 두 남자 중 하나가 날쌔게 기계쪽으로 달려가며 고함을 지른다.

"당신, 불법 가리개를 차고 있잖아...죽고 싶어??"

가리개? 도대체 가리긴 뭘 가린단 말인가?


# 2 / '성기,가슴 가리개 마련 비용 때문에 서민들의 등골 휘어진다.'



서기 2100년의 대한민국은 마치 90년 전인 서기 2010년처럼 서민들의 경제난이 심화되고 있다. 90년전 서민들의 주머니가 집값, 사교육비 때문에 가벼웠다면, 2100년 한국은 성기,가슴 가리개를 마련하느라 서민들은 등골이 휘는 중이다.

그렇다. 성기 가리개 하나가 무려 3000만원, 가슴 가리개가 2000만원을 호가하면서 서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다. 그러다보니 시중엔 정상가격의 1/10이 채 되지 않는 불법짝퉁 가리개가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다.

대중들은 입을 모아 가리개 가격인하를 외치고 있지만, 누드 스캐너 제작사와 한 통속인 가리개 제조업자들은 그야말로 2010년의 '군.산복합체'처럼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느라 여념이 없다.





그나마 형편이 나은 부유층들은 그보다 훨씬 비산 명품 가리개를 구입해 누드 스캐너의 모욕(?)을 피해가며 한껏 자신들의 부와 명예를 닭이 벼슬세우듯 자랑하며 살아가고 있다.

왜? 도대체 왜 이런 불평등이 탄생했단 말인가? 

바로 <누드 스캐너> 때문이다.

90년전 쯤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이 앞다투어 테러방지를 이유로 누드스캐너(알몸투시기)를 공항에 설치한 뒤로, 이 알몸 뚫어보는 기계는 10년도 채 되지 않아 전세계 공항과 백화점 , 학교 등 공공장소에 모두 설치되는 위세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이때 잽싸게 나타난 제조업자들이 바로 가슴,성기 가리개 제조업자들. 누드 스캐너 제작 업체들과 공모해 자신들이 만든 가리개를 착용하면 성기와 가슴의 가장 중요한 부분만은 스캐너가 투시할 수 없도록 해준다며 최첨단광섬유를 이용해 돈을 긁어모으기 시작했던 것.

이때부터 서민들은 집과 사교육에 쏟아붓던 비용을 성기가리개 구입에 돌려야만 했던 것. 중요한 곳(?)을 가리지 않으면 극빈층이라는 인식을 주입했던 것도 다름아닌 언론이었다. 

     

# 서기 2010년, 지구인들의 누드스캐너 도입 근거 자료



그나저나 지구라는 혹성에는 언제 왜 누드스캐너(알몸투시기) 열풍이 불어닥쳤을까? 반대하는 사람들은 없었을까?

당연히 반대세력은 존재했다. 그러나 권력과 손잡은 스캐너와 가리개 제조업자들은 다음과 같은 논리로 반대세력의 저항을 하나씩 무마시켜 나갔다.

'이렇게 벌거벗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웬 반대냐?'라는게 그들의 논리였다.

사진과 함께 살펴보자. 



♣ 아마존 밀림 속 '조에' 부족의 모습 (아마존, 아마존의 눈물)





♣ 코펜하겐의 인어공주 동상 (덴마크)



 

♣ 모피 반대 시위 현장





♣ 한국의  영화포스터 (파주)

  


♣ 아시아의 누드 투시 선글라스 열풍 ( 중국, 한국)






# 서기 2010년, 누드스캐너 도입 당시 사람들의 반응은?

   

남성은 그리 상관하지 않는다라는 반응이었으며, 여성은 40% 정도가 누드스캐너 설치 및 도입을 반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남성보다 여성쪽의 거부감과 저항감이 높았던 셈.


당시 한 네티즌 수사대원은 담당자가 흑백으로만 볼 수 있다던 누드스캐너가 사실은 컬러로도 볼 수 있으며 네트워크를 통해 언제든지 타인에게 전송될 수도 있다는 '어마어마한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그 네티즌의 목소리는 묵살되고 말았다.
 


(왼쪽 흑백스캐닝 -> 오른쪽 컬러스캐닝으로 변환 가능하다는 것이 그 네티즌의 목소리였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서기 2100년, 누드스캐너는 또 다른 부와 권력의 불균형을 낳고 말았다.        <끝>




[뱀발] 글 앞머리에서 밝혔듯, 이런 상상이 허튼 상상이길 바란다. 누드스캐너(알몸투시기)라는 기계 도입 소식을 듣고 불현듯 이런 상상이 스쳐갔을 뿐이다.


                                                                            
                                                                                                                         posted by 백가이버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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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드자이너김군 2010.01.14 18: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으 이런걸 생각 하는 사람들의 뇌를 꺼내 보고 싶군요..ㅡ.ㅡ;;

  2. cronicl 2010.05.13 16: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사진 저거 조작이라고 나왔는데 =ㅅ=;;
    전파는 머리카락을 투과해 버리기 때문에 실제론 칼라도안되고 머리카락도 안보이고 선명하지도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