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회의장실록(제도개선등)/해외순방

밤에도 아름다운 아크로폴리스

"이야~ 허공에 그림이 한 점 걸려있구나!"

일행 중 한 사람이 아크로폴리스 언덕을 올려다 보고 감탄했습니다.




1987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목록에 등재된 아크로폴리스는 그리스의 상징이자 유럽 정신문화의 뿌리입니다.





프로필레이아는 아크로폴리스의 입구로서, 이 언덕의 서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기원전 437년에 공사를 시작해 5년 동안 건설되었다고 합니다.




지금 보수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이곳이 바로 파르테논 신전입니다. 아크로폴리스 언덕의 가장 중심에 위치한 신전으로서 도리스 건축양식의 최고봉으로 꼽힙니다. 파르테논은 '처녀의 집'이라는 의미로 지혜의 여신이자, 도시의 수호신인 아테네 여신을 모신 신전입니다. 총 46개의 도리스 양식의 기둥으로 이루어진 파르테논 신전은 강제 부역이 아닌 일반 시민들과 당대의 조각가, 건축가들이 건설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2500년 세월이 지나는 동안, 파르테논 신전 역시 아픔의 역사를 함께 겪었는데요. 1687년 아크로폴리스에 주둔하고 있던 터키군을 향해 베네치아 포병대가 쏘아올린 박격포에 의해 당시 신전 안에 쌓아놓은 폭약이 폭발하면서 지붕과 본전, 남쪽 기둥 대부분이 파괴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1801년 이스탄불 주재 영국 영사인 토머스 엘긴에 의해 55%에 달하는 많은 조각들이 영국으로 실려가기도 했습니다. 현재 EU에서 75%, 그리스 정부에서 25% 분담하여 보수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다녀갔는지 말해주는 증거물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밟고 다녀서 땅에 박혀있는 바위가 반질반질하더군요. 때론 미끄러워서 넘어질 뻔 했습니다. 역사유적지를 잘 보존하고 매력있는 관광상품으로 만든다면 결국에는 많은 이들이 찾게 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곳은 이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입니다. 서기 2세기경 '이로데스'라는 아티카 출신의 귀족이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지은 곳으로 나중에 아테네 시민에게 선물했다고 합니다. 대들보 없는 지붕과 훌륭한 음향시설로 유명했던 이곳은 대략 5000명의 객석 규모를 갖고 있습니다. 1961년 복원된 후 해마다 여름에 이곳에서 페스티발이 열린답니다.




멀리 보이는 제우스 신전은 기원전 6세기에 착공된 후 로마지배기인 서기 132년에 하드리안 황제에 의해 완공되었습니다. 104개의 코린트 기둥양식으로 웅장함을 자랑하는 이 신전은 최고의 신 제우스를 위해 지어진 겁니다. 현재 남아있는 기둥은 16개 밖에 없는데, 나머지 기둥은 이스탄불의 지하 물저장고의 기둥으로 재활용되었습니다.




디오니소스 극장은 기원전 6세기말부터 포도주신 디오니소스 제전에서 유래한 극장입니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 고전시대 비극작가 삼총사인 에스힐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의 작품 등 정치풍자 코미디를 공연했던 곳이었다고 하네요. 5세기 무렵의 정치풍자 코메디는 어땠을 지 궁금한데요?





기원전 421~403년에 건축된 에렉티온은 일종의 복합사당입니다. 아테네 시조왕들을 비롯한 포세이돈 신등 여러 신위들이 모셔져 있습니다. 특히 에렉티우스라는 왕의 묘가 있었기 때문에 이곳의 이름이 에렉티온이 되었다고 합니다. 남쪽보다 북쪽이 3m 낮은 지형을 잘 살려 이오니안 양식으로 건축된 것이 특징입니다. 

    



옛날 그리스에서는 어디에서 재판을 했을까요? 이곳 아레오파고스는 신화시대에 있었던 전쟁신 아레스의 살해사건 재판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리고 고대 아테네인들이 살인사건을 다루던 재판정으로, 귀족정 시대에는 귀족들의 모임이 열리기도 했던 곳입니다. 현재 저 남자가 앉아있는 쪽의 계단은 미끄러운 상태여서 안전상 별도의 우회로를 만들어 놓았더군요.




'모이다'라는 의미를 가진 '아고라' 광장은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못한 고대에 쇼핑과 정보교환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던 장소였습니다.




아크로폴리스 언덕이 아테네인들의 신앙의 중심지라면, 아고라는 세속적 삶의 현장이었습니다. 아고라에는 재판정, 국회 등 관공서들과 여러 규모의 신전과 사당들, 상점과 휴게공간이 된 여러 채의 스토아가 있었습니다.

지금 사진에 나온 장소는 아탈루 스토아입니다.

붉은 지붕의 아탈루 스토아는 기원전 2세기 페르가몬 왕국의 아탈루 2세가 기원전 5세기 플라톤이 세운 명문 아카데미에서 유학한 후 아테네 사람들에게 선물했다고 전해옵니다. 오늘날 복원을 통해 아고라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그리스의 신전 중 가장 원형 보존이 잘 되어 있는 헤파이스토신전입니다. 헤파이스토신은 대장장이, 제철소 공업인들의 수호신입니다. 파르테논신전과 비슷한 시기인 기원전 5세기에 도리스 양식으로 건축되었습니다.




'늑대의 언덕'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리카비토스 언덕입니다. 아테네에서 가장 높은 언덕으로 해발 276m 정상에 그리스 정교회인 성 죠르지 성당이 있습니다.

아테네 야경을 보기 위한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많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졌습니다.

'저기 가 보면 좋겠다.'

다행히 우리는 일정을 마치고 리카비토스의 언덕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높지는 않았지만, 계단을 오르내리는 건 늘 힘든 일이죠. ^^;;;




해질 무렵 리카비토스의 언덕에 올라서 찍은 도시 풍경입니다. 이곳의 야경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떠올린다면 좀 더 늦게 올라왔다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대신에 붉은 노을이 마중 나와주었네요.

그래도 야경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떨쳐낼 수는 없었습니다.

 


리카비토스 언덕에 있는 종탑이 지는 태양과 작별인사를 하는군요.

우리 일행은 리카비토스에서 야경을 구경해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 채 숙소로 향했습니다.




그리스 의회 주변의 야경도 볼 만하더군요.

숙소로 돌아와 휴식과 식사를 마친 우리들은 호텔 스카이라운지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저 멀리서 빛나는 무언가가 보이네요.




바로 아크로폴리스였습니다. 금빛 나는 신전은 신비로움을 더했습니다.




낮의 모습과는 또 다른 황금빛 아름다움을 선사한 아크로폴리스를 보니 밤은 밤대로 기가 막히더군요.


여러 컷을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만하면 만족합니다.



차지 않게 불어오는 바람까지 더해지니 실로 청풍명월이 따로 없었습니다.

리카비토스에서 야경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싹 씻어내는 순간이었죠.



저는 카메라를 내려놓고 사람들과 함께 잔을 들었습니다.

'아크로폴리스여 영원하라~!'




 (자료 협조 : 김경미 현지 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