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와글와글 정보마당

이만수가 호주 아가씨에게 키스 세례를 받은 사연

"과연 키스가 효험이 있나봐. 방망이에 불이 붙었네."

생애 첫 국가대표로 뽑혀서 맹활약하던 이만수를 두고 주변 사람들이 했던 말입니다.




프로 선수 이만수에 대해서는 여러 모로 알려진 바가 많지만,
아마시절 이만수에 관한 이야기는 생소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만수는 아마추어시절, 즉, 중고교선수였을 당시에도 강타자로서 이름을 날렸는데요.
고교시절 그를 가장 빛나게 했던 순간은 바로 1977년 청룡기였습니다.

이 대회에서 승자 준결승에서 동산고에게 연장전에서 2-1로 지는 바람에
패자부활전에 내려간 이만수의 대구상고는 청주고와 광주일고를 연파하였고,
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동산고를 상대로 3-1로 이겼습니다.

승자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1승 1패를 주고 받은 대구상고와 동산고는
최종 결승전에서 마지막 일전을 치렀습니다.
결국 대구상고가 동산고를 7-2로 꺾고 7년만에 청룡기 정상을 탈환하였습니다.




이 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 타격상, 최다안타상, 타점상을 휩쓴 이만수는
이미 고교 졸업을 앞두고 최연소 국가대표 포수로 선발되는 영광을 안았죠.

한양대 1학년으로 태극마크를 단 이만수는 호주에서 열린 첫 경기부터 화제를 불러모았습니다.
그는 경기 중에 팀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파이팅"과 같은 괴성을 지르기로 유명했는데,
막내의 신분으로 참가한 대회에서 군기(?)잡힌 그의 목소리가 오죽했겠습니까?


그의 괴성을 보다 못한 현지 아나운서가 6회말쯤 공수교대할 때에
이만수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당신이 하는 행동은 도대체 뭐냐? 왜 그렇게 괴성을 지르는 거냐?"

이에 이만수는 "선수들에게 기를 불러넣기 위한 격려의 외침"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야구장에서도 현지 팬들로부터 화제의 인물로 꼽히며 인기상종가를 쳤을 뿐만 아니라
현지 언론들도 '두 팔 번쩍 들고 화이팅을 외치는 이만수'의 사진을 곳곳에 실었다다고 합니다.

각종 기사에 '리 맨스'라고 불리며 유명 인사(?)가 된 그를 향해
상대팀 선수들은 "한 달에 몇 번 그러냐?"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네요.




3차전 마친 후 아델라이드시에서 교민들이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환영파티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 파티에 나온 2명의 아가씨가 이만수 옆 자리에 앉더랍니다.

그 중 한 아가씨가 "당신이 그 유명한 리 맨스?"냐고 물으면서
"당신이 가진 기념배지를 갖고 싶다."고 말을 건넸다고 합니다.

이에 이만수가 흔쾌히 배치를 떼어서 주었고
이 아가씨는 갑자기 그의 무릎 위에 앉아 키스 세례를 퍼부었다고 합니다.
26살의 '리완'이란 이름의 이 아가씨는 그를 차에 태워 드라이브까지 시켜줬습니다.

이날 이후 좀처럼 말을 듣지 않던 이만수의 방망이가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3경기 동안 타격 부진으로 8번타자로 내려앉았던 그는
호주 아가씨의 사랑(?)을 받은 덕택인지 잇달아 맹타를 과시하며
10게임을 모두 마치고 나니 21타수 10안타, 타율 0.476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야구에서는 타율 3할(0.300)만 쳐도 대단하다고 하는데, 이만수는 이 때 거의 5할을 친 셈이었죠.
이는 팀 내에서 김재박 다음으로 가장 우수한 성적이었습니다.
그것도 대표팀 막내가 말이죠.
더구나 초반 3경기 부진 속에 이런 기록이 나온 것이었기에 더욱 큰 화제가 되었죠.

이만수의 신들린 타격을 지켜본 대회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한 여인의 키스가 이만수의 타격을 눈뜨게 했다'며 흐뭇해했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이만수는 학생시절이든 프로시절이든 가는 곳마다 이슈와 폭소를 양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프로에서는 각종 최초의 기록을 석권하는 대표 선수가 되었고,
그의 등번호 22번은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영구결번으로 지정받았습니다.
그야말로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었죠.

현재 그는 2005년 메이저리그 우승팀 화이트 삭스 코치를 거쳐
SK와이번스 수석코치로서 2007~2008년 연속 우승에도 기여를 했습니다.
실로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큰 영광을 누린 셈이죠.

그리고 그는 얼마 전에 황금어장 <무릎팍도사>를 통해서 특유의 유쾌함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문득 이만수의 국가대표 초년병시절 에피소드를 접하고 나니, 과거에 인기를 끌었던 광고 카피가 떠오르네요.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

(사진 출처 : 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