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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오가 만난 세상

빨간 마후라 걸친 뽀로로 탄생기

"이건 완전히 뽀로로인데요?"



뽀로로는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표적인 토종 만화 캐릭터입니다. 제20공군비행단에 뽀로로가 나타날 것이라고 해서 우리 일행은 헬기를 타고 출동했습니다.




헬기에서 서울 시가지를 바라본 장면입니다. 헬기가 날아가며 무척이나 덜덜덜 거려서 촬영에 애를 먹었습니다.




제20전투비행단에 도착한 우리들은 부대 측의 안내에 따라 휴게실에 도착해서 조종사와 마찬가지로 빨간마후라와 군용 점퍼를 착용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빨간 마후라를 언제 착용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데요. 2년간의 고등비행훈련을 통과하게 되면 윙을 달게 된답니다. 이 때에 공군의 상징과 같은 빨간 마후라를 착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 무려 40000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수립한 제20전투비행단



빨간 마후라와 점퍼로 한껏 공군 분위기를 낸 김형오 의장은 제20전투비행단 측의 현황 브리핑을 듣고 난 뒤,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습니다.

"제20전투비행단이 대한민국 영공의 수호자로서 역할과 사명을 다해주길 바라며 나아가서 세계 평화에도 기여했으면 좋겠다. 특히 제20전투비행단은 맡은 영공이 범위가 넓을 뿐만 아니라 위급하고 긴박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서해 NLL을 포함하고 있어서 그 어느 곳보다 임전태세도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지휘관과 사병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앞으로도 지금처럼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곧바로 KF-16 전투기 탑승이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전투기 조종사 복장으로 갈아입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째 복장과 장비를 착용하는 것이 간단치 않아 보였습니다.

여러 명이 붙어서 이렇게 많은 손을 거치며 복장을 착용했는데도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물론 실전에 배치될 조종사들이야 노련하고 신속하게 전투 준비를 하겠죠?

김형오 의장이 가장 먼저 조종사복을 착용하고 입구에 나타났습니다. 짜쟌~!!!




이 모습을 본 대변인이 한 마디 건네는 순간 주변은 모두 웃음바다로 변했습니다.

"이건 완전히 뽀로로인데요?"




어때요? 닮았죠?


▲ 제20전투비행단을 빛낸 탑건들입니다



이제 F-16에 시승하는 것만 남았군요. 예전에 몇 차례 에어쇼에 참가해서 눈 앞에서 전투기가 날아가는 것을 봤던 경험은 있는데, 바로 눈 앞에서 전투기가 활주로를 달려가게 되는 것은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어서 호기심이 들더군요.




김의장은 마치 탑건이 된 듯 엄지손가락을 세워올렸습니다. 그런데 그 표정은 마치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를 타기 직전의 어린아이처럼 설레임과 천진난만함이 가득 차 보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김형오 의장이 전투기에 내릴 무렵에 "기왕이면 비행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죠.


▲ 전투기가 움직이기까지 엄청난 소음이 밀려오더군요



김형오 의장과 각 의원들은 KF-16을 탑승하여 '활주로 진행'을 뜻하는 HI-TAXI를 체험했습니다. 서서히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서행하는 F-16에서 뒤쪽에 있었는데요. 제법 거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체 엔진의 추진력이 몸으로 느껴졌습니다.


▲ 제20전투비행단 측에서 김의장이 F-16에 시승한 것을 액자에 담아 선물했습니다



활주로 진행을 마친 뒤, KF-16의 기동 시범과 각종 무기 설명이 있었습니다. 날렵한 전투기의 현란한 비행이 마치 곡예를 연상시키는 듯했죠. 그리고 KF-16의 위용을 과시라도 하듯 엄청난 위력의 미사일과 폭탄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에는 22억을 호가하는 무기도 있다니 역시 공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경제력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F-16보다 우수한 F-15의 경우, 대당 1000억원 가량 한다고 합니다.)


▲ 우측 상단 사진에서 김의장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김성욱 소령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우리들은 사병식당으로 가서 정성스럽게 차린 점심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기동 시범을 펼친 김성욱 소령도 함께 했습니다. 김성욱 소령의 화려한 비행 솜씨에 절로 박수가 나오더군요.




제20전투비행단의 일정을 마치고 공군작전사령부로 이동한 우리들은 곧바로 회의실로 향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브리핑을 들은 뒤, 김형오 의장은 "우수한 조종사들의 처우 개선과 장비의 현대화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이를 위한 국방 예산 확보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우리 젊은 세대들은 온라인 게임, IT 등에 강점을 갖고 있는데 우리 군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공군에 와서 전투기 전시 안 보고 갈 순 없겠죠? 월남전에서 위용을 자랑하며 F-16, F-15를 확보하기 전까지 주력기종이었던 F-4 팬텀(왼쪽), 현재 우리 공군의 최고 전투기인 F-15 이글(가운데) 그리고 걸프전에서 이라크 지상군의 저승사자가 되었던 A-10 썬더볼트(우측)를 살펴봤습니다.

(각 전투기는 그대로 머물지 않고 개량됩니다. 때문에 연차가 있는 기종이라고 해서 무조건 구식은 아니죠.)


▲ A-10 썬더볼트의 엔진부에 부대 마크를 붙여놓은 것이 눈에 띄네요



저에겐 특히 A-10(선더볼트)이 가장 와닿는 비행기였습니다.
여느 전투기들과 비교했을 때, 빠르지도 않고 상대방의 지대공 공격에 취약한 면은 있으나 이 편대가 휩쓸고 지나가는 순간, 말 그대로 적의 지상군이 완전히 괴멸될 정도의 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상 적 지상군의 저승사자인 격이죠. 지난 이라크전에서도 아파치 헬기와 더불어서 '탱크 잡는 귀신'으로도 악명이 높았던 기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릴 적에 조립식 장난감으로도 자주 가지고 놀았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 여기에 장착된 요놈이 분당 4200발이나 쏟아낸답니다



참고로 미군 계열의 공군(혹은 해군 내의 공군) 비행기종별 영어식 약칭을 나열해 봅니다.
이는 우리 나라에서도 공통으로 쓰입니다.

A : Attacker - 지상공격용 비행기
B : Bomber - 폭격기
C : Cargo - 수송용 비행기
 
E : special Electronic mission - 특수 전자전 비행기
F : Fighter - 전투기
H : Search and Rescue - 탐색과 구조를 전문으로 하는 비행기

K : tanKer - 공중급유기
O : O bservation - 관측, 전선통제 비행기
P : maritime Patrol - 해상 초계용 비행기

R : Reconnaissance - 정찰용 정찰기
T : Trainer - 훈련기
U : Utility - 다목적용 비행기



제20전투비행단과 공군작전사령부를 각각 방문할 때마다 공군 측의 따뜻한 환대로 뜻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전쟁의 양상이 고차원적으로 변화할수록 공군력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될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공군이 앞으로도 강군 육성의 선봉에 서주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