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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과 황제

5. 뱀 기둥, 뱀 머리, 관련 이슬람 그림=『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68쪽 참고 (구간 320쪽 참고)

 Snake Pillar, Head of Snake, and Other Islamic Paintings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몸통과 분리돼 나간 청동 뱀 머리 상. 1847년 아야 소피아 보수 공사를 하던 도중 발견되어 이곳으로 옮겨졌다. 나머지 두 마리의 뱀 머리는 행방불명이다.

 

히포드롬에 있던 뱀기둥의 본래 모습. 페르시아 군대를 무찌른 그리스 도시 국가들이 세운 승전 기념비 중 일부였다. 세 마리의 뱀이 뒤엉켜 밧줄을 꼬듯 한 몸을 이루며 기어올라가 머리로 커다란 청동 잔을 떠받들고 있다. 지금은 몸체만 남고 머리 부분은 사라졌다. 프랑스 작가 쥘 르나르가 쓴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뱀, 너무 길다"(全文)가 연상되는 작품이다.

 

아야 소피아 박물관에 소장된, 뱀 머리 기둥이 등장하는 1530년 그림. 메흐메드 2세 시대 이후에 그려진 이 풍속화가 상상도가 아니라면 뱀 머리 세 개가 모두 온전한 걸로 보아 정복자 술탄이 날려 버리지 않은 것은 확실한 것 같다. 히포드롬에서 열린 쉴레이만 대제의 네 왕자들의 할례식 축하연을 담고 있다. 하인들이 잔치 음식을 그릇에 담아 하객들에게 나르고 있고, 턱수염이 더부룩한 예니체리는 콘스탄티누스의 기둥(맨 오른쪽)을 거의 다 올라가 뽐내고 있다. 맨 왼쪽 청년은 스파이더맨처럼 26미터 높이의 오벨리스크를 올라가고 있고, 그 옆의 선원은 그보다 더 높은 기름칠한 장대 맨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묘기를 펼치고 있다. 그림 맨 위에서는 시종에게 둘러싸인 한 왕자가 이 모든 축하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유리 상자 안에 진열된 청돔 뱀 머리와 뱀 기둥에 대한 설명문.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델피의 아폴론 신전에 있던 청동 뱀 기둥을 콘스탄티노플로 가져와 하기아 소피아 안뜰에 세웠다가 나중에 히포드롬으로 옮겼다고 한다. 이 뱀 머리는 18세기 초 술취한 폴란드 외교관이 잘라 버렸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