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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Story/IT man 김형오(정보통신위원장에 걸맞는 IT 최신제품 관련 소식/리뷰/취재 등)

2012 데이터베이스 그랜드 컨퍼런스 기조연설 - 빅 데이터, 새로운 데이터베이스 세상의 시작

 

김형오 전 의장은 10월 17일(수)에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주최로 코엑스 컨퍼런스 센터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12 DB 그랜드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그간 국회에서 IT 전문가로서 활동한 경험을 십분 발휘하여 이번 컨퍼런스의 중요성을 알리고 격려하였다.   아래는 김형오 전 의장의  연설문 전문이다.


 

2012 Database Grand Conference Keynote Speech

빅 데이터, 새로운 데이터베이스 세상의 시작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前 국회의장 김형오입니다.

먼저,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의 “2012 데이터베이스 그랜드 컨퍼런스” 개최를 축하드립니다.

오늘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문화체육관광부 김갑수 국장과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서강수 원장,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  한국DB산업협의회 손삼수회장, 한국DB학회회장 조남제 한양대교수, 또한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여러분들 반가운 인사를 드립니다.

이 뜻 깊은 날,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제 얘기를 먼저 드리겠습니다. 제가 왜 IT 산업분야에 관계하게 되었는지, 한국 IT산업, 정보문화산업 발전과 나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를 말씀드리면서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비하는 지혜를 얻었으면 합니다.

   

나는 1992년 국회에 처음 들어왔습니다. 국회의원은 전문 분야별로 일하는 상임위원회를 선택해야 하는데, 그때 나는 1지망도 2지망도 그리고 3지망도 "교체위원회"를 선택하였습니다. 교체위원회란 지금은 없어진 교통부와 체신부를 다루는 위원회인데, 가장 인기가 없는 상임위였지요. 더구나 교체위원은 다음선거에서 100% 교체된다고 하는 징크스까지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내가 교체위를 택한 것은 너무나 분명했습니다. 제지역구가 섬이기에, 뱃사람 선원들이 많았고 이들과 직결되는 해운항만청이 교통부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기관이었던 것이 내가 선택한 이유 중에 하나요, 또 하나는 앞으로의 세상은 정보통신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감했기에 정보통신 업무를 다루는 체신부가 있는 위원회를 골랐던 것입니다. 그때 저를 아끼는 선배의원님이 이런 곡절도 모른 채 "상임위원회를 바꿔 줄테니 말하라"고 까지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국회는 시끄러웠고 걸핏하면 휴회 정회를 일삼았습니다. 나는 그때를 이용하여 내가 잘 모르는 정보통신 분야에 대한 특별과외수업을 받았습니다. 그분들 덕에 체신부에서 정보화 관련 보고만 있으면 제가 좀 아는 체 나섰고, 그러다보니 제가 마치 정보통신 전문가인 것처럼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정보통신업무에 영어나 외국어가 많고, 또 CDMA ,TDX, DB 같은 약어들이 많아 선배의원들은 이게 뭐냐 또는 어떻게 읽느냐고 물어왔습니다. 그때 서울대학을 나오신 선배의원 한분은 Giga를 지가로 읽느냐고 제게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제가 국회 입성한 이래 정보화 바람이 세차게 불었습니다. 이른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슬로건은 국민들 마음에 뜨겁게 다가갔습니다. 우리들은 체신부를 정보통신부로 바꿔야한다고 강력히 주장했고, 그때 민영화 대상이었던 제2이동통신을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실 다른 의원들은 제2이통의 민간매각방식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고 언론도 그쪽에 관심을 가졌을 때 저는 외롭게(?) 디지털 방식을 주장했습니다. 또 디지털방식으로 통신시장을 개편하기로 한 후 정부가 TDMA냐, CDMA냐를 놓고 고심할 때 저를 중심으로 하여 국회에서는 CDMA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이방식이 세계최초로 상용화되는 계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일이지만 그때 제가 유럽에서 채택한 GSM방식을 알았더라면 단연코 GSM 방식을 주장했을 터인데, 저의 지식의 한계였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휴대폰 개발은 우리나라가 오늘날 모바일 강국이 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부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을 전국적으로 까는데 박차를 가하고, 그야말로 "정보화는 앞서가는"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열정이 넘쳤지요.

그때 미국 뉴욕에서 유학하다 방학을 이용해 잠시 귀국한 어느 유학생은 "한국 컴퓨터는 커피마실 시간도 안 준다"고 했습니다. 미국서는 컴퓨터를 부팅해서 인터넷 접속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한국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접속 연결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초선의원 시절에 정보의 대중화운동을 추진했습니다. "미래사회 정보생활"이란 사단법인을 만들고 뒤이어 "정보교사단"을 구성하여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에게 정보화 마인드를 심고 학교정보화를 위해 앞장섰습니다.

또 학생들과 함께 두 척의 대형 해양실습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 모험심과 함께 정보화 체험을 하는 행사를 추진하였습니다. 서남으론 제주도 목포 인천으로, 동으로는 포항 울릉도 독도까지 항해하며, 그때는 이미 사라진 '삐삐'(페이져)로 교류하며 독도 근해에서 대한민국의 '통신주권'을 선포 확인하기도 했고 울릉도와 서울간 최초로 화상회의도 직접 하였습니다.

그 다음해는 중국 공안의 간섭을 피해가며 백두산 천지에 올라가 한라산 백록담, 그리고 제가 미국 출장 중인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이렇게 3원 인터넷 대화를 성공시킨 가슴 뛰는 일도 있었습니다.

저는 1994년에 그때는 천리안 하이텔을 통한 PC통신시절입니다만, 국회의원으로는 최초로 저의 홈페이지를 컴퓨터상에 구축, 정보를 교류하며 소통에 주력하였습니다.

이런 버릇 때문에 국회의장이 되어서도 블로그를 계속 사용해왔고, 요즘같이 별 볼일 없는 백수이면서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오늘 나의 강연도 내일쯤이면 내 블로그에서 보게 될 것입니다.

1996년에는 내가 소속한 당의 전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인터넷 교육을 실시한 바가 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비교적 젊은 분들이기에, 지금부터 16년 전에 인터넷을 우리 국회의원을 상대로 교육했다면 깜짝 놀랄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드웨어 강국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충실해야 정보화가 제대로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여기 계시는 여러분이야말로 DB를 다루는 소프트웨어 전문가 아닙니까?

당시 벤처붐이 나라의 활력으로 이어지지 않고 버블로 끝난 생각을 하면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

더구나 IMF를 맞아 뜻있는 벤처들이 눈물짓는 사이에 권력과 결탁한 일부 벤처를 가장한 투기꾼에 의한 "먹튀"(먹고튀는) 현상으로 도덕적 해이와 벤처의 신뢰도에 먹칠한 일은 정말 큰 손실이었습니다.

저는 97년도부터 미국 퀄컴사의 부당한 조처에 대항한 결과, 결국 이긴 것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 뿌듯한 일입니다. 아시다시피 퀄컴사는 CDMA 원천기술을 개발하였고 우리는 이를 세계최초로 상용화했습니다.                 우리는 휴대폰을 하나 팔 때마다 퀄컴사에 일정 로열티(특허료)를 바쳐야하고, 반면 퀄컴사는 우리의 상용기술화에 대해 자기가 받은 로열티(특허료) 20%를 우리에게 도로 주도록 계약되었습니다. 그러나 퀄컴사는 받을 것은 확실히 챙기면서 우리에게는 단돈 한 푼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 문제를 국회국정감사를 통해 신랄히 지적하고 미온적인 정부와 ETRI(전자통신 연구소)를 압박하여, 끝내 국제재판에서 우리가 승소하였습니다. 그 결과 한화로 3천억원 이상의 외화(US 달러)를 현찰로 찾게 되었습니다. 저는 재판승소 소식을 듣는 순간 너무나 감격하여 대한민국만세를 몇 차례나 불렀습니다.

만날 싸우는 국회로 인식된 우리 국회에 그래도 돈벌어오는 애국적 역할을 하는 의원도 있어 국회 이미지가 조금이라도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98년부터는 정권의 불법적인 도청 감청에 대항하여 싸움을 벌였습니다. 제대로된 정보화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의 기본권 중에 기본권인 통신비밀의 자유가 절대적으로 보장받아야 합니다. 당시 저는 일반전화뿐만 아니라 휴대전화까지 도감청을 일삼는 당국에 대해 자유와 인권을 위하여 싸웠고, 정보통신강국을 위하여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5개부처 장관 합동기자회견을 하며, 모든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안심하고 통화하십시오, 정부는 불법으로 도감청하지 않습니다"라는 광고로 대응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여론과 언론은 제 편이었습니다. 저는 구체적 자료와 면밀한 분석으로 정부와 끈질기게 싸웠고 3년 후 통신비밀보호법의 전면 개정을 이루어냈습니다.                                                                                저의 휴대폰 도청주장은 그 7년 후 국정원의 실토로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저는 2001년부터 국회 과기정위원장을 맡으면서 디지털 국회를 만들기 위해 보고서와 모든 자료를 엄청난 분량의 인쇄물로 만들어 의원회관과 국회 회의장에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관행을 깨뜨리고 모든 자료와 서류는 인터넷 이메일 그리고 CD로만 제출토록 하였습니다.

이른바 "종이없는 국감"을 세계최초로 시행하였습니다. 아마 이것이 DB산업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도 여전히 의원들의 책상위에 수북이 쌓인 자료들을 보면 얼마나 아까운 나무들이 베어지고 외화가 낭비되는가 안타까운 생각에 젖습니다.

제 이야기가 너무 길었는지도 모릅니다. 드릴 말씀은 많습니다만 제 정보통신 약사는 여기서 마치기로 하겠습니다.

다만 한국 미래를 움직일 여러분께 제 얘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제 오늘 주제 빅 데이터에 관한 얘기를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를 ‘빅 데이터 시대의 원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빅 데이터, 빅 데이터 하는데, 빅 데이터가 무엇입니까. 저는 처음에 청춘남녀가 데이터를 아주 거창하게 하는 것인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빅 데이터는 글자 그대로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큰 데이터를 말합니다. 너무 크기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는 분석이 불가능합니다. 형식은 다양하고 속도 또한 매우 빠른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우리의 현실세계를 디지털로 변환시킨 그런 모든 자료가 빅 데이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결국 지식정보화가 진화되는 과정에서 새롭게 탄생된 기술적 용어지만 이제는 새로운 흐름을 나타내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빅 데이터는 ‘정보 폭발’의 결과물입니다. 네트워크 시대의 속살입니다.

마치 산업혁명에서 철과 석탄이 핵심요소였듯이, IT 혁명에서는 인터넷이, 스마트 혁명에서는 빅 데이터가 핵심자원입니다. 발굴되지 않은 금광이고 가공되지 않은 원석입니다.

스마트 환경은 예전에 정보가 될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정보로 만듭니다. 우리가 하는 말, 행동, 기호, 취미, 습관, 위치와 환경 이 모든 것들이 정보가 됩니다.

예컨대 특정시간 청계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수, 이들이 듣고 있는 음악, 이들의 복장, 광장에서의 양태, 모인 숫자가 미치는 형태, 돌아갈 때 이용하는 차편, 도로교통상황 등이 모두 정보가 되어 기록될 수 있는 것이 빅 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환경입니다. 그러므로 엄청나게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가 초단위로 쏟아지는 스마트 환경에서 빅 데이터 기술의 부상은 필연적입니다.

수많은 정보를 감지하는 기기들과 센서들이 스마트 환경의 각각 기관이라면, 빅 데이터 기술은 스마트 환경의 두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식정보시대에서 정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류의 시작에서부터 2003년까지 발생한 모든 데이터 양은 5엑사바이트인데, 지금은 같은 양이 생성되는데 단 이틀이면 족하다고 합니다.

*MB(메가) → GB(기가) → TB(테라) → PB(페라) → EB(엑사) → ZB(제타))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합법적으로 빅 데이터를 수집하고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빅 데이터 4대 천왕이라 불리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은 핵심 서비스를 무료 또는 염가로 제공하면서, 천문학적인 빅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IBM, MS, SAS 등 IT분야 강자들이 빅 데이터 솔루션 개발과 출시에 앞장서고 있으며,HP, 후지쯔, 도시바 등도 빅 데이터 비즈니스 진입을 서두르고 있어 빅 데이터로 인한 IT계의 지각변동은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스토리지 전문기업인 EMC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1년에 전 세계에서 생성된 디지털 데이터의 양은 1.8 제타바이트(ZB)에 이릅니다. 제타는 ‘조’단위의 기가 바이트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이것은 약 1조 8천억 기가바이트(GB)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전 국민이 54만년 동안 쉬지 않고, 1분마다 트위터 글을 1개씩 게시하는 분량에 해당됩니다. 또한 1시간이 넘는 HD 동영상 2,000억 편을 한 사람이 쉬지 않고 9천400만년 동안 시청해야 하는 분량이라고 합니다. 이를 16GB 아이패드에 저장할 경우에는 1,150억개의 아이패드가 필요하고, 이를 깔아놓는다면 서울 면적의 4.2배 되는 땅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앞으로도 매년 2배 이상씩 증가하여, 2020년에는 35.2제타바이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사실 말은 이렇지만 빅 데이터를 현실감각으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를 처리할 기술도 결코 녹녹치 않습니다. 그러나 국가나 기업 그리고 개인이 이를 활용할 경우 그 혜택은 직접적이고 즉각적입니다. 편리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류를 위한 소중한 자산인 것입니다.

예를 들면 구글의 독감유행정보는 사람들이 독감지역을 미리 피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익한 정보입니다. 월마트의 맞춤서비스는 고객의 욕구를 미리 알아서 선제적으로 서비스해주는 것입니다. 임신예측시스템은 그 한 예에 불과합니다. 스페인의 패션의류회사 자라(ZARA)는 다품종 소량의 의류를 짧은 시간에 값싸게 공급함으로써 세계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나의 경우도 비잔티움과 오스만 터키의 최후의 결전에 푹 빠져 있는데 아마존에서는 수시로 관련 정보(물론 돈 주고 사야하는 책이지만)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아주 작은 예에 불과하고 실제 활용 기술이나 영역에 대한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위키본(Wikibon)에 따르면 2012년 빅 데이터의 시장규모는 약 50억불이며, 2017년에는 500억불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협의의 빅 데이터 제품, 즉 빅 데이터 처리를 위한 컴퓨팅 인프라(서버)와 솔루션 시장을 말할 뿐입니다.

빅 데이터가 실제 서비스 현실에 적용되었을 때 어느 정도의 가치가 발생할지 명확한 측정치는 아직 없으나, 빅 데이터 활용이 미국 의료분야에서 3,300억불, 유럽 공공 부문에서 1,500억~3,000억 유로의 잠재가치가 있다는 것이 맥킨지(컨설팅 회사)의 추정입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데이터베이스 산업은 양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3조 원에 불과했던 데이터베이스산업 시장은 작년에 10조 4,374억원으로 2010년 대비 10.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년도 경제 성장률의 3배 수준으로 DB 산업이 성장했습니다. 관련 비즈니스도 다양해지고 수익 모델이 확장되고 있는 등 국내 데이터베이스 산업은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                                                                                                                                  또한 데이터베이스 관련 일자리 역시 매년 1만명 이상 창출되고 있으며, 데이터베이스 산업의 생산유발액은 연간 31조 8,000억원, 부가가치유발액은 15조 3,000억 원에 달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DB전문가로서의 진로와 취업에 대해 열정적으로 참여하며 정보를 교환하는 모습에서 DB산업의 앞날이 매우 밝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갈 길이 요원합니다. 2011년 DB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력은 총 22만명으로 전년대비 17.9%나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DB서비스 부문만 보더라도 DB 산업 총 종사자의 62%에 이르는 13만 6,500명이나, 이중 직접 DB관련 업무자는 18.1%에 불과하며 68.8%가 DB와 무관한 인력이라는 것입니다.                    (전체 22만명 중 26%가 DB관련자, 74%가 무관자임)

지난 10년간 다양한 데이터 활용 시스템이 구축됐지만,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이터를 정확히 이해하고,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또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한국의 좁은 내수기반과 언어적 약점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구체적으로 대략 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 품질과 기술의 문제입니다.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품질이 아직 도입단계 수준에 불과합니다.

2011년 국내기업들의 데이터 품질 관리 성숙수준은 전년 대비 겨우 0.1레벨 상승한 1.1레벨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1레벨은 데이터 품질관리 성숙수준 5단계 중 제1단계인 것입니다. 데이터 품질 관리 능력과 기술이 업그레이드되어야 합니다.

둘째, 빅데이터를 능숙하게 처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인력기반이 취약합니다.

우리나라의 능력성숙도 통합지수 CMMI(Capability Maturity Model Integration) 품질지수는 2.94로 인도 4.30을 비롯 미국 3.06, 중국 2.97 보다 낮습니다.

또, 비구조적 데이터와 분석 모델을 다룰 수 있어야 하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빅 데이터 전문 관리자는 정규교육체제에만 의존해서는 안됩니다. 수리적 능력과 현장 경영 감각을 동시에 갖춘 인재를 시장의 수요만큼 육성하는 작업은 지금 서둘러도 늦다고 하겠습니다.

셋째, 의식과 문화의 문제입니다.

데이터의 가치는 충분한 크기와 다양성에 있습니다. 그러나 부서이기주의나 마인드의 부족으로 빅 데이터 자체가 수집되고 있지 않거나 소홀히 취급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구비하였다 하더라도, 칸막이를 헐고 무너뜨리지 않는 한 정작 중요한 정보는 자기 칸막이 밖을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이 점이 정보공유라는 개념에 있어 미국과 한국의 차이입니다.

1994년으로 기억됩니다만, 초선의원시절 미국의회의 초청으로 한 달간 미국 의회 및 정부를 연수차 간 적이 있습니다. 하루는 국무부를 방문했고, 다음날은 국방부를 방문했는데 국방부 관계자는 놀랍게도 제가 어제 국무부에서 한 질문을 다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당시는 실무연수 차원이었기에 실무자, 기껏 국장급 인사를 만났 는데 인터넷은 물론이고 컴퓨터도 잘 활용되지 않을 때였음에도, 이들끼리는 충분한 정보를 교류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은 20년 전이나 후나 아직도 니껏내껏을 칸막이 쳐 놓고 엄격히 구분하고 있지 않은지요.

또 의사결정자의 의식·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정리하여 보고해도 일회용·전시용으로 끝나 버리거나, 오너의 구미에 맞는 데이터만 올리게 됩니다.

우리의 잘 나가는 기업들 중엔 충분한 활용가치가 있는 데이터가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고,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같은 회사 안에 있는 다른 부서에 어떤 데이터가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기업이 현재는 잘 나가지만 앞으로도 잘 나가리라 누가 담보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유도 이러한 과제를 새롭게 인식하면서 빅 데이터를 처리할 기술과 사례를 공유하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DB산업은 큰 기회이면서 동시에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뛰어난 IT 인프라를 가지고도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빅 데이터 시대에 뒤쳐져 있습니다.

애플의 아이폰은 우리 기업에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이폰의 출현으로 우리 기업이 그간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모바일 생태계를 개방·확대하여 외국에 뒤쳐졌던 S/W, 콘텐츠, 무선 데이터, 스마트 폰을 활성화시키는 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빅 데이터 패러다임의 확산은 아이폰 혁명보다 더욱 험난한 도전이 될 전망입니다. 스마트 폰의 수명은 2-3년에 불과하지만, 스마트 폰을 통해 수집된 빅 데이터의 가치는 수십년에 걸쳐 미래 사회의 특성에 맞게 대응할 것이며, 기회 요인을 창출하는 핵심엔진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많은 사업영역에서 빅 데이터를 얼마나,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승자와 패자를 가를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늘 각 섹션 세미나를 통해 이런 과제와 이슈를 토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빅 데이터는 기술적 접근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문화적 측면도 충분히 고려해야 비로소 빅 데이터의 가치가 빛날 것입니다.

 

빅 데이터에 관한 관심과 논의가 시작되는 이 시점에서 저는 몇 가지 과제를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풀어보고자 합니다.

첫째, 빅 데이터 거품론입니다.

최근 빅 데이터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열풍 수준이며, 빅 데이터가 거의 모든 비즈니스의 필수적인 경쟁력으로 인식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빅 데이터 분석을 시행해 본 결과 실망감을 표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데이터 마이닝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투자비에 비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적다 등이며, 가트너의 경우 Fortune의 500대 기업 중 85%가 빅 데이터 활용에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빅 데이터 자체가 아니라 이것을 사용하는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아마존, 이베이, 구글 등 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기업은 인터넷을 잘해서가 아니라, 혁신적인 서비스 모델을 먼저 만들었고, 이것을 구현하는 수단으로 인터넷을 활용했던 것입니다.

빅 데이터의 목적은 혁신적인 서비스이고, 빅 데이터는 그 수단입니다. 목적과 수단을 명확히 인지하고 잘 활용할 때 빅 데이터의 진정한 가치가 빛날 것입니다.

둘째, 빅 데이터의 양극화 문제입니다.

현재 정보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구글, 애플, 페이스북 그리고 아마존 등 소위 4대 천왕은 엄청난 데이터를 쏟아내는 플랫폼 회사입니다.

매일 구글에서는 10억건의 검색이 이루어지고 있고, 페이스북에서는 8억명의 사용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고, 2억5천만 장의 사진이 공유되고 있으며 900만개의 상품이 아마존을 통해 거래되고 있습니다.

특히, 구글은 구글지도를 포함 지메일, 유튜브 그리고 크롬북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모든 활동을 기록하고 스캔할 태세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구글지도와 구글어스는 물론 구글마스와 구글문까지 그 서비스 영역을 우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빅 데이터 활용이 본격화되면 구글에 대한 의존성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에서는 중간지대 보다는 양극의 속성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국가 간, 기업 간의 정보격차 특히 빅 데이터가 극소수에 집중될 경우 우리는 어떻게 충격에 대비할 것인지 지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셋째, 빅 데이터와 ‘빅 브라더’를 같은 선상에서 연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빅 데이터의 생생한 자료의 출발은 각 개인들 삶의 로그 기록입니다. 빅 데이터가 나무보다는 숲을 지향하지만 개인정보보호 가치와 충돌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개인정보보호와 빅 데이터 활용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양립할 수 있는지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정보에 민감한 우리의 경우 처음부터 법률과 제도적 보완을 통해 빅 데이터의 정보 수집범위를 확실히 정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넷째, 빅 데이터는 기업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정책에까지 그 활용 폭을 넓혀야 합니다.

빅 데이터야말로 21세기 특성인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구체적 도구입니다. 

빅 데이터 안에 세상이 있고 민심이 있습니다. 그 속에 정책이 있고 전략이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 실패를 줄여 세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국민과의 소통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도 찾을 수 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빅 데이터는 문명의 흐름을 바꾸는,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에너지입니다. 누가 이 새로운 에너지를 잘 가공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입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입니다. 이제부터 전문가들이 앞장서고 여기 계신 분들이 협력한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빅 데이터를 도약의 국가 에너지로 활용합시다.

그리하여 퀀텀점프하는 ‘빅 코리아’를 만듭시다.

오늘이 그 첫걸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