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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헤드라인

한동훈에게 기회가 왔다: 버림으로써 얻는 보수의 길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에 ‘괴멸적 참패’라는 위기설이 고조되고 있다. 지지층의 실망과 자조가 이토록 깊은 이유는 국민의힘이 보수의 핵심 가치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보수의 진정한 가치는 공동체를 향한 헌신, 동료에 대한 배려, 그리고 자신을 기꺼이 던지는 희생에서 빛난다. 그러나 지금 '국힘'은 수적 열세에 밀려 무기력할 뿐 아니라, 선거를 이끌 리더십도, 감동적인 공천도, 혁신적인 정책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견제 세력의 붕괴는 민주주의의 위기이자 나라의 미래에 대한 위협이다. 이 절박한 시점에 그나마 보수의 희망으로 거론되는 이가 한동훈이다. 그런 그가 부산 북구 갑 보궐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스스로 버리는 악수(惡手)를 두는 셈이다.

북구 갑은 이미 한동훈과 함께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위원을 지낸 박민식 전 장관이 공들여온 곳이다. 그는 한동훈의 대학·고시·직장(검찰) 선배일 뿐만 아니라, 그 지역 태생으로 월남전 전사자의 아들이라는 나름대로의 상징성을 지닌다. 두 사람 모두 유능한 장관으로 칭송받았으나, 국회의원 자리 하나를 놓고 동료·선후배가 경쟁하는 모습은 씁쓸한 흥미거리이자 정치 후진의 현장이 될 뿐이다. 설사 이긴다 한들 비정하다는 이미지만 따라붙지 않겠는가.

한동훈은 눈을 크게 뜨고 멀리 바라봐야 한다. 허물어져 가는 당을 살릴 적임자라는 자부심이 있다면 소탐대실의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지도자라면 당의 승리를 위해 자신을 던지는 희생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정치의 신뢰회복을 위한 필수 사항이다. 자신을 버릴 때 비로소 커지는 법이다. 남의 자리나 쉬운 길을 탐하지 않는다는 것을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이는 그를 의심하는 이들의 불신을 잠재울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전국 유세 현장을 누비며 보수의 가치를 역설할 수 있는 인물은 사실상 그가 유일하다. 그것도 그를 버린 당을 구하고 살리기 위해 스스로 백의종군하면 이야말로 감동이 아니겠는가. 이는 정치인 한동훈이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하고, 무너진 보수를 복원하며, 민주주의의 균형과 견제를 회복하는 실낱같은, 그러나 확실한 희망의 길이다.

한동훈에게 진정한 기회가 왔다. 이 기회는 ‘버림으로써 얻는다’는 정치적 철학을 실천할 때만 유효하다. 부디 그가 눈앞의 의원직이 아닌, 보수의 미래와 나라의 안녕을 선택하는 ‘큰 정치인’의 길을 걷길 희망하고 기대한다.

2026.4.16.
김형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