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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실록(제도개선등)/김형오의 말말말

나로호가 우주로!!

중국속담에 "우물물을 마실때 우물 판 사람의 수고를 기억하라"란 말이 있습니다.
6번 연기끝에 나로호가 우주로 날아갑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우주시대의 첫발을 디디는 것입니다. 아직은 초보단계고 핵심 고급기술은 외국에 의존할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성공하면 우리가 10번째 위성발사국이 된다고 합니다. 선진 우주항공국이 되느냐 아니냐는 지금부터 우리 하기 나름입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해낼수 있을 것입니다.

나로호 발사에 저는 남다른 감회에 사로잡힙니다.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1999년 제가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야당의원 시절입니다. 그해 저는 운좋게도 예결위 계수소위원이 되었습니다. 계수소위위원은 예결위원중에서도 한나라당은 4-5명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예산안을 최종적으로 조율하는 기능을 맡았으니 막강했지요. 저는 초선때부터 과학기술 정보통신분야 위원회에서 일해왔기에 어느정도 전문성도 인정받고 영향력도 있었습니다.

예결위 계수소위원이 된김에 과기부쪽에 도움을주고자 좋은 아이디어를 내라고 했더니 그중 하나가 바로 우주발사장 건립계획이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즉각 예산으로 반영시키기로 하였습니다. 국회는 예산을 깎는 곳이기에 증액하기도 어렵지만 새항목을 신설하는 것은 계수소위원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 하나, 신설사업은 대개 용역비 10억원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우주발사장과 우주발사체를 만드는 수천억짜리 거창한 사업도 이렇게 겸손하게(?) 시작하였습니다. 막상 예산을 확정하려하자 과기부는 다소 소극적이었지만 제가 주도적으로 관철해 내었습니다. 그후 중간과정은 제 책(길위에서 띄운 희망편지)속에 일부 소개되어 있으니 여기선 생략하겠습니다. 또 부지 선정시 경합을 벌였는데 발사장을 전남 고흥 나로도로 정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이러니 제가 어찌 특별한 감회를 갖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비록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제 이름 한줄 언급되지 않더라도 그저 속으로 흐뭇할 뿐입니다. 저의 조그만 역할로 나로호가 성공하기만 하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우물물 마실때 우물 판 사람을 기억하는" 중국 사람과는 달리 누가 우물 파기 위한 첫삽을 떴는지를 기억해 주지 않더라도 좋습니다. "나로호여 힘차게 날아가라!" "우주시대를 성공적으로 열어달라!"

나로호의 성공적 발사를 위해 그동안 밤낮없이 구슬땀을 흘리신 우리 과학기술자들의 노고에 충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