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하기 짝이 없는 10대 녀석들이 크게 사고를 쳤군요.
▲ 10대들아, 너희들 이제 큰일 났어...경찰 아저씨들이 너네들 가만 두지 않을 거란다. 이제 어쩔래?
빨랑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사과해라. 불안,초조,불면,소화불량,시력감퇴,두통에 시달리지 말고...
멀쩡하게 길을 가던 어린이를 발로 차 넘어뜨리고,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시킨 이 녀석들의 심리상태가 정말 궁금해집니다.
도대체 왜?? 왜 이 녀석들은 칭찬받을 구석이 하나도 없는 자신들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남기고 싶었을까? 왜 이런 걸 혼자 보기 아깝다고 인터넷에 올려 유포시키는 만행(?)을 저질렀을까?
때린 녀석보다도 이걸 찍자고 제안한 녀석의 심리상태가 더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책 좀 뒤적이고 ......자료 좀 모아봤습니다.
지금부터 이 불량한 10대들의 심리를 100 만년 단위의 시간 스펙트럼으로 , 과거와 미래와 현재를 오가며 파헤쳐보겠습니다.
시작합니다 ▶▶
아주 아주 먼 옛날, 인류의 조상들(학문적으로는, 침팬지와 인류의 공통조상)은
현재의 인간들에게서는 사라져버린 ‘사진기억’ 이라는 초능력을 지니고 있었다고 합니다.
‘포토그래픽 메모리 (Photographic Memory)’라고도 부르는 이 능력은, 필요한 순간을 사진 찍듯 기억. 저장했다가 생존을 위한 방편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다는데요....
어느 나무 어디쯤에 무슨 열매가 많이 열려있다.... 그 열매를 따서 먹어야 하는데 그 나무 아래 사자나 표범이 있다, 등등의 정보를 사진찍듯 정확하게 기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밀림의 환경 때문에 생겨난 '생존비법'이었답니다. (* 로킥 10대들은 생존과는 아무 관계없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침팬지보다 못하다고 감히 주장하고 싶군요...)
그러나 인간은 '사진기억'이라는 엄청난 능력을 어느 시점부터인가 서서히 잃어버리고, 그 대신 언어를 획득하게 됐다고 합니다. 한편, 침팬지는 오늘날에도 사진기억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침팬지의 사진기억에 대한 비교연구는 영장류 인지심리학에서 매우 잘 알려진 스토리입니다.
그렇다면 '사진기억'을 잃어버리고 언어와 문자를 획득(개발)한 인간은 21세기를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요?
함께 보시죠~~
종이에 펜으로 뭔가를 쓰고 있군요.
나란히 서서도 쓰고 ......
앉아서도 쓰네요.
그런데 인간들이 무엇인가를 기억하기 위해, 쓰는 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찍기도 하지요! ( '사진기억'을 잃어버린 인간들이 21세기엔 사진을 찍는군요...)
찍고...........
또 찍습니다. (눈빛 참 매섭네요...)
군대에서 사격할 때 배운 '무릎 쏴 ! ' 자세로도 찍고,
머리핀을 꽂고 찍기도 하네요. ( 나비야~~ 아니, 나방인가?? )
그런데, 도대체 왜?
왜 이렇게 열심히 쓰고, 찍고 하는 걸까요 ?
그렇습니다.....뭔지는 모르지만 엄청 중요한 정보를 기억하기 위해서겠죠~
그렇다면 몇 천년 전 한반도에 살았던 신석기인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사진기억' 능력도 없고 , 종이,펜,카메라도 없던 그들은 과연 어떤 방법을 사용해 뭔가를 기억하고 기록했을까요?
짠~ 바로 이겁니다!
▲ 바위에 새긴 그림, 반구대 암각화. 국사 시간에 배운 기억이 가물가물 한가요? (박물관 실물크기 채색 모형)
무슨 이유로 바위 위에 힘들게 이런 그림들을 그려 넣었는지 아무도 정확히는 모른답니다. 주술적 의미, 풍요를 바라는 마음 등등 설만 분분하다고 합니다. 바위그림이 그려진 시기 또한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 어디쯤일 것이다라고 추정할 뿐이랍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상은 어떨까요? (발칙하진 않지만 조금은 엉뚱한 상상입니다. )
- 아니면 신석기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신입사원들에게 제출하라고 하는) 업무 계획서는 아닐까?
- 그것도 아니라면, 오늘날의 로또 복권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할수록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 .
여러분들은 암각화 사진을 보고 어떤 상상을 하고 계신가요? (혹시 UFO의 소행?? )
아무튼 수 천년 전 한반도에 살았던 신석기인들의 속마음은 아무도 정확하게는 알 수 없습니다.
단지, 신석기인들 사이에 이런 대화가 오고가지 않았을까 추측할 뿐입니다.
-신석기인 1 (시험관) : “ 네가 우리 패거리에 들어와서 수행할 업무에 대한 계획을 바위 위에 표현해봐라.
시간은 내년 이 맘 때까지. 돌망치와 돌송곳은 각자 준비해온 것으로~~”
=신석기인 2 (수험생) : “ 넵...고래도 잡겠습니다. 사슴은 보너스겠죠. 뭘로 잡냐구요? 돌칼과 돌도끼가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물도 짤 줄 알아요.. ”
-신석기인 1 (시험관) : "말만 하지 말고 빨랑 바위에 새기라니까~~ "
=신석기인 2 (수험생) : " 넵~~ (- -) "
또는, 이런 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신석기인 1 (보통사람) : “ 엄청 큰 고래 많이 많이 잡게 해주세요. 살이 통통 오른 사슴 한 마리 잡게
해주세요. ”
=신석기인 2 (제사장) : "사정이 딱한 모양이구나. 정히 그렇다면, 바위에 원하는 바를 새겨넣거라.
네 꿈은 이루어지리라.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 이후, 세월이 흘러흘러 ~~~)
2009년 10월, 대한민국 울산 대곡리.
신석기인들(?)의 시험 답안지였을 수도 있고, 로또 복권이었을 수도 있는 암각화가 물속에 잠겨있습니다.
먼 옛날 사람들의 땀방울과 기원이 오롯하게 담긴 대한민국 국보 제 285호가 1년 중 8달 동안 물 속에 잠겨있는 것이지요. 다음에 나오는 사진 왼쪽, 널따란 바위 아랫쪽이 암각화가 물에 잠겨있는 곳입니다.
울산에서는 물에 잠긴 암각화를 놓고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당장, 물 빼~ “ 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울산 시민들의 식수 부족 때문에 곤란하다는군요......이 물이 울산시민들이 매일 마시는 수돗물이 된다는군요. 여러분이 울산시민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 ?
( 당신은 '물 빼파' 와 '안돼파' 중 어느쪽입니까? )
맑은 강물이 파란 하늘과 이어져 '블루 실크로드'를 연출하고 있는 울산 태화강의 모습입니다. 심하게 오염됐던 강을 이렇듯 아름답게 변모시킨 울산의 저력을 우리가 한번 믿어볼까요? 조만간 뭔가 뾰족한 수가 꼭 나올 것 같은 예감입니다.
그리하여,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의 ‘기억’ 또는 ‘소망‘의 상징인 암각화를 후손들이 오래오래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행복하고 소중한 기억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그 아름다운 기억들을 가슴속 깊은 곳에 암각화처럼 고이 새겨두시길 바랍니다~~.
신석기인들은 왜 암각화에 자신들의 모습은 그려넣지 않았을까요?
왜 자신의 얼굴, 신체 부위를 바위 위에 표현해놓지 않았을까요?
아시는 분은 '그것을 알려주마'라고 자신있게 댓글을 달아주시길........
단, 로킥으로 어린이를 공격한 불량한 10대의 댓글은 사절합니다.
"너희들이 한 행동을 세 컷으로 요약해 바위 위에 새겨넣거라.
바위 크기는 가로 30 미터, 세로 25 미터...시간제한은 1년!! "
- Posted by 백가이버
'2009 희망탐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해교전 발발, 참혹했던 연평해전의 상흔 (26) | 2009.11.10 |
---|---|
찬 바람 쌀쌀할 땐 울산 칼국수가 최고!! (19) | 2009.11.02 |
선덕여왕도 박정희도 사랑한 그것은? (6) | 2009.10.27 |
21세기에 재현한 '임금님의 경로잔치' (3) | 2009.10.27 |
나르시스의 억울한 죽음 (2009 희망탐방, 부산 복천박물관) (0) | 2009.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