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 웃어요>는 '한 지붕 두 가족'의 이야기
상전벽해(桑田碧海) 라는 말이 있다. 뽕나무밭이 변해 푸른 바다가 되었다, 라는 뜻이다. sbs 주말 드라마 <그대 웃어요> 는 뽕나무밭이 변해 바다가 된 것 같은 두 집안의 신분 역전(?)을 소재로 한 ‘한 지붕 두 가족‘의 이야기다.
자신의 운전기사였던 이의 집에 어쩔 수 없이 의탁해 살아가야하는 잘 나가던 사업가 집안사람들과 운전기사였던 아버지(할아버지)를 ‘멘토’로 삼고 살아가는 집안, 즉 두 집안사람들의 <’열폭‘ 극복, 명랑 쾌활, 잘 살아보세> 드라마인 셈이다.
▲ sbs 주말 드라마 <그대 웃어요> / 사진 sbs / 이민정, 정경호,최정윤,
송옥숙,최불암,이천희,천호진,강석우,허윤정
이 드라마의 결론이나 주제의식은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sbs <찬란한 유산>이란 드라마를 꼼꼼히 챙겨본 사람이라면, <그대 웃어요>의 스토리라인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마저 예측가능한 이 드라마에 탄력을 불어넣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남녀 사이의 애정 라인!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의 변주라 할 수 있는 ‘짝사랑하던 그녀의 여동생을 사랑했네~’ 라는 암시가 회를 거듭할수록 표면화되고 있다. ( 이 부분은 뻔히 알면서도, 왠지 모르게 재미있다. 안 그런가?? )
- <스팽글리쉬>는 미국판 <그대웃어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 드라마를 주말 저녁 온 가족이 둘러앉아 시청할 바엔, 좀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이런 생각, 저런 생각들을 재미삼아 해보는 것도 정신 건강에 유익할 듯 싶은 것이다.
▲ 콩글리쉬? No~~ , 스팽글리쉬!
그 색다른 시각의 단서를 제공하기 위해, 한 편의 미국 영화를 소개한다. 이 글을 읽는 네티즌들에게 한국 드라마 <그대 웃어요>, 미국영화 <스팽글리쉬/Spanglish> 그리고 <한국사회의 다문화가정> 이라는 3가지를 한 번쯤 비교․분석 해보라고 ‘강추’하고 싶은 것이다. ( 너무 심각한가? ^^)
더 나아가 드라마 <그대 웃어요>를 보고 <스팽글리쉬>라는 영화도 봄으로써 , 한국사회의 다문화가정을 좀 더 배려하는 쪽으로 마음가짐을 가다듬어 보자는 것이다.
■ 통계 자료
▷ 2008년 미국
-2008년 5월 미국 내 히스패닉, 흑인, 아시아계는 총 1억 460만 명.
-세 인종을 합하면 전체 미국인구의 34% 차지. 특히, 히스패닉(중남미계)은 미국 전체인구의 15%.
-흑인은 미국 전체 인구의 12.2%.
▷ 2009년 한국
-2009년 5월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 수는 총 110만 6천명.
-국적별로 보면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 국적자가 62만 5천명으로 가장 많음.
-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 출신 국내 주민’도 7만 3천명.
-불법 체류자는 8만 9천여명.
- 히스패닉(중남미계 사람들)의 America 편입 스토리 <스팽글리쉬>
미국 영화 <스팽글리쉬>는 인물을 내세워 미국과 중남미국가들과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영화로 다가온다. 평론가나 관객들의 해석은 그렇지 않았지만, 그렇게 보는 편이 더 타당해 보인다.
사람들은 이 영화를 가족의 의미를 달리 생각해볼 수 있는 잔잔한 감동의 영화라고 했다. 맞는 말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인종별 인구비율을 감안하고, 미국 내 중남미사람들(히스패닉)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본다면 이 영화는 결코 가족의 관계만을 말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이 영화는 미국과 중남미 국가의 관계를 재설정하자는 감독의 주장이 담긴 영화로 해석해야 옳다. 물론 그는 가족과 인물에 빗대어 그의 주장을 펴고 있지만....
이 영화는 플롯중심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인물중심의 이야기다. 인물을 창조함으로써 나머지 소소한 사건과 상황 및 배경들이 저절로 만들어질 수 있는 영화란 말이다. 인물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새로운 국제질서를 주장하고 있다는 시각이 옳은지 잘 지켜볼 일이다.
■ 영화 <스팽글리쉬> 초간단 요약
▷ 2004년 개봉당시, 사흘만에 1천만 달러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3위까지 오른 작품
‘스팽글리쉬’란 말은 스패니쉬+잉글리쉬의 합성어. 콩글리쉬와 비교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듯..
▷▷ 줄거리
남편과 사별하고 딸의 장래를 위해 미국으로 불법 입국한 미모의 30대 멕시코 女子. 부유한 미국 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게 된 그녀는 딸의 미래를 위해 근검절약과 엄격한 자기규율 속에 생활한다. 그러나 자신과 딸을 대하는 미국인 가족들의 선의(善意)와 독단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녀는 마침내 미국인 가정을 떠나게 된다.
받아들이기 힘든 호의(好意)가 부담이 되고, 그 호의에 동화되어 점점 미국화 되어가는 자신의 딸을 바라보는 그녀는 과감하게 미국인 가정에서 벗어나는 선택을 한다. 유명 요리사인 남자주인공(미국인 가정의 남편)과의 그리움만 쌓이는 사랑 또한 그녀를 그 집에서 떠나게 만든다. 이후 시간이 흘러, 미국 명문대학교에 입학한 딸이 그 시절을 회상하는 식으로 영화는 시작되고, 또 끝을 맺는다.
- 등장인물로 살펴본 미국-중남미국가 사이의 국제정치학
자, 이제부터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성격,행동, 말투 , 사건 등등을 통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를 연출했던 명감독이 진짜로 말하고자 하는게 뭔지 잘 살펴보자.
'영화를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너무 삐딱한 거 아냐, 뭐가 그리 심각해?' ....등등의 의견이 있을 수 있겠다.
그런 의견 다 감안하고 쓴 글이니 무작정 읽어보길 바란다. 후회는 없으리라고 단언한다.
1. 테아 레오니 ( 미국 중산층 가정의 아내)
* 재력 (경제력)
미국 중산층(아니 상류층에 가깝다) 가정의 아내. 수영장 딸린 큰 집, 두 대의 대형 자가용, 남미 사람을
가정부로 들일 정도의 경제적 여유.
* 외양
섹시함을 광적으로 추구하는 여자. 아침마다 조깅을 하며 다져진 몸매로 복근에 王字가 박혀있을 정도.
남편과 대화 중에도 요가동작을 연습하는 운동중독증 걸린 30대 후반 여자. 세련된 의상과 긴 금발.
* 성격
매우 독단적이며, 상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상대의 영역을 함부로 침범함.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
때마다 광분하며 울음을 터트리는 감정조절 미숙.
* 성격이 드러나는 사건들
조깅을 하며 항상 앞서가는 사람들을 비키라고 소리침. 남편과의 섹스를 자신이 주도함. 말리부 별장으로
가정부를 일방적으로 데려감. 가정부의 딸을 데리고 나가 머리 염색을 시킴. 가정부의 딸을 자신의 딸보다
예쁘고 똑똑하다고 판단, 명문 사립학교에 일방적으로 추천해 입학시킴. 이 사건을 계기로 가정부가
그만두게 됨.
* 사건
남편과의 섹스 및 정서교류에 불만을 지니고 있던 중, 부동산 중개인과 외도를 하고 결국 이를 남편에게
고백. 고백 또한 자신을 일방적으로 이해해달라는 식으로 강압적임.
* 특징적인 대사
(가정부를 첫 대면한 자리에서) " 당신, 대리모 하면 떼돈 벌겠네...”
* 인물을 통한 비유
미국은 부유하고 정의롭다. 남들을 돕고 싶다. 그러나 표현방법이 미숙하다.
그래서 가끔 실수(외도=전쟁,갈등)도 한다.
2. 아담 샌들러 (미국 중산층 가정의 남편 / 요리사)
* 직장 : L.A의 고급레스토랑 요리사. 타임지의 요리평론가의 찬사에 기뻐하면서도 부담을 느낀다.
* 외양 : 집에서는 캐주얼, 직장에서는 요리사 복장으로 일관하는 털털함.
* 성격
일과 가정의 가치 안에서 행복을 찾는 전형적인 미국 남성으로 그려짐. 부와 명예를 부담스러워하는 섬세
하고 착한 남자.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젠틀맨. 레스토랑에 대한 좋은 평가로 일반손님보다 예약손님이
훨씬 많아지자 이를 부담스러워하고 결국 분노함.
가정부의 딸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650달러라는 돈을 지불하는 배려.
가정부의 항의를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순수함. 아내의 독단에 질려있으면서도 인내로 일관함.
* 사건
영화 후반에 드러나지만, 중남미 가정부(파즈 베가)를 일찍부터 좋아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정을 위해
표현을 하지 않는다. '사랑한다'라는 고백을 가정부에게 들었음에도 가정을 위해 그녀에게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란다'는 덕담을 건넨고 그녀와 안타까운 이별을 한다.
* 인물을 통한 비유
미국은 이런 모습도 지니고 있다. 약자를 배려하고 약속을 지키고 평화롭게 살고 싶은
나라인 것이다.
▶ 파즈 베가 (멕시코 출신의 30대 가정부)
* 직업 : 미국 중산층 가정에서 일하는 가정부. 멕시코에서 살다 불법 입국해 세탁소 등에서 5~6년 일했다.
성실,원만한 일처리 등이 특징
* 외모
매우 매력적인 30대 초.중반 여자. 단정한 옷차림. 미국인 가정의 아내(테아 레오니)보다 훨씬 왜소한
체격과 약한 체력.(화났을 때 달리기 시합을 하는 두 사람..그러나 상대가 되지 않는다.)
* 성격
딸을 위해 헌신하는 성격. 자식이 있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일을 구분하는 절제력.
딸의 장래를 위해서 딸에게는 엄격함. 돈 때문에 힘들어하지만 대가없는 돈을 바라지는 않는 자존심의
소유자.
(아담이 딸에게 준 돈을 돌려줌. 딸을 다시는 허락없이 데려가지 말라며 밤을 지새워 편지를 전달함. )
* 사건
주로 딸과 연관된 사건들. 1. 딸 머리 염색 사건 2. 딸에게 돈 준 사건 3. 딸 사립학교 입학 사건........
그 때마다 미국인 부부에게 항의한다. 앞의 3개의 사건이 외형적인 것이라면, 그녀의 내면적인 변화 및
감정을 보여주는 사건은 아담 샌들러에게 '사랑한다'라고 말할 때이다.
하지만 둘은 가벼운 키스만 하고 이별한다.
* 인물을 통한 비유
중남미 국가는 무릇 이래야 한다. 이랬으면 좋겠다. 어쨌든 살기 힘들어 미국에 왔으면 성실하고
도덕적이며 자존심 지키며 살면 좋겠다. 미국과 화학적 결합(섹스)은 아직 이르다.
▶ 크리스티나 (중남미계 가정부의 어린 딸)
* 하는 일 : 중남미 가정부의 딸. 학생. 매우 총명하고 공부를 잘한다.
* 외양
엄마를 닮아 매우 예쁘다. 미국 중산층 가정 여주인 (테오 레아니)의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는다.
여주인은 자신의 딸보다 오히려 가정부의 딸인 크리스티나를 더 애지중지한다.
* 성격
엄마를 사랑하지만, 자신이 중남미국가 출신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한다. 미국 중산층 가정의 풍요로움에
젖어 이를 동경하고 동화되어 간다. 이를 위해 엄마를 자꾸 부정하고 여주인을 흉내내고 따른다.
* 사건
<스팽글리쉬>라는 영화의 사건은 모두 가정부의 딸로부터 비롯된다. 매 사건마다 가정부의 딸은 엄마와
주인내외 사이에서 갈등하는 듯하지만, 별 고민없이 미국 중산층 내외의 해법을 따른다.
* 인물을 통한 비유
중남미 국가의 미래. 결국 미래에는 중남미국가는 교육을 통한 미국화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미국적 가치를 존중하고 배워라.
▶ 주인집 장모
* 하는 일 : 없음. 알콜 중독. 과거 재즈가수로서의 영화를 되새김질하며 살아가는 인물.
* 외모 : 젊었을 때는 매우 뛰어난 미모를 갖추었을 것으로 추정됨.
* 성격
위기의 순간마다 딸에게 정확한 충고를 할 정도로 지혜롭다. 그러나 평소에는 무기력하다.
* 사건
딸 내외(테아 레오니-아담 샌들러)의 외도로 인한 갈등상황에서, 딸에게 충고함으로써 가정을 보호하는
수호천사 역할.
* 인물을 통한 비유 : 미국의 미래가 이럴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물.
▶ 주인집 딸
* 하는 일 : 학생. 공부를 싫어함.
* 외모 : 매우 뚱뚱함. 이로 인해 엄마는 자신보다 가정부의 딸에게 더 관심을 갖는 일이 벌어진다.
* 성격 : 순진무구. 하지만 미래가 어떻게 될 지 걱정되는 성격.
* 사건
엄마가 사온 새 옷이 터무니없이 사이즈가 작은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음. 현재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
고 아껴주지 않는 타인들에게 큰 마음의 상처를 받음. 그러나 가정부가 옷을 몰래 고쳐서 줌으로써 그 옷을
입고 자신감을 회복.
( 이 사건은 욕먹는 미국을 타국이 좀 인정하고 도와주면 안되겠니? 라는 호소로 읽혀진다.)
* 인물을 통한 비유
부유하지만 타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지 못하는 외모는 현재의 미국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 문화적 충돌상황에서 강요는 절대로 해법이 될 수 없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마음가짐이 우선은 필요하다. (어때? 그럴 수 있지??)
이상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지만, 뭔가 생각할 ‘꺼리’는 언제나 넘쳐나는 법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본다. 그런 매력 때문에..................
- Posted by 백가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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