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45위이자 한국의 톱모델인 김다울(20)이 프랑스 자택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샤넬 등 해외 톱브랜드는 물론 국내 가수의 뮤직비디오 출연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기에 이 소식은 더욱 충격이었는데요.
언론은 세계 모델계의 유망주이자 20살 꽃다운 나이 톱모델의 삶을 앗아간 원인으로 '자살'을 언급했습니다.
최근 수 년간 유명 연예인, 대기업 총수, 현직 경찰서장, 공무원, 중학생, 수험생, 노부부, 한 아이의 엄마 등.. 자살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연령도, 나이도, 환경도, 사연도 모두 다른 이들, 하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10명 중 4명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전체 자살인구의 40%가 자살 직전 하는 공통된 행동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전체 자살인구의 40%, 이들의 공통점은?
▲영국의 만화가 앤디 라일리의 '자살토끼'.
지난 2004년 미국 버클리 대학 체르피텔 교수가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자살시도자 중 평균 40%(10%~73%), 자살사망자 중 평균 40%(10%~69%)가 자살 시도 전 술을 마셨습니다.
또 자살 시도 전 6시간 내 음주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자살시도 위험이 13배 높다고 체르피텔 교수는 보고했습니다.
즉, 음주가 자살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라는 것인데요.
이는 우리나라의 자살사망자 추이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자살사망자 추이에 해당연도의 음주율을 비교해보면 1998년 52.1%로 상승한 이후 2001년 50.6%로 약간 감소했다가 2005년 59.2%로 다시 상승해 음주와 자살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 성모병원 이해국 정신과 교수도 “음주는 일시적으로 절망과 좌절감을 증폭하는 동시에, 자살시도에 대한 심리적 자제력을 약화시켜 자살의 위험을 높인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살을 유혹하는 검은 악마, 술.
▲뇌 투시도.
“일반적으로 술의 작용은 중추신경 기능의 억제입니다. 음주초기 한 두 잔의 술이 긴장과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것도 바로 이러한 술의 억제작용 때문이죠. 하지만 문제는 이 술이 더 들어가면 전두엽의 뇌기능까지 억제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전두엽은 충동과 공격성, 본능적 욕구 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하지만 술은 이러한 전두엽의 억제작용을 또 다시 억제합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힘들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를 행동으로는 옮기지 않죠. 이는 충동적인 행동을 억제하는 전두엽이 있기 때문인데요. 술이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순간적인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 전두엽의 기능이 억제되면서 충동적인 행동을 막을 브레이크가 없어진 셈이죠.”
이는 극심한 스트레스나 정신질환이 없는 상태에서도 음주로 인한 자살시도가 가능하다는 얘기라고 이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청소년 음주와 자살.
문제는 이러한 음주로 인한 자살이 청소년들에게도 그대로 노출된다는 사실입니다.
지난달 12일, 경기도 이천시의 한 여중생은 친구들과 함께 술 마시며 놀다가 만취한 상태로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사망했습니다.
▲더 이상 음주와 자살은 별개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 대한 음주판매가 금지돼 있지만 이것이 엄격히 이뤄지지는 않는 편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청소년들이 손쉽게 술을 구해 마실 수 있는 것이 현실이죠.
국내 한 연구기관의 청소년 행동위험요인 연구결과에 따르면 응답 청소년 중 남자의 19.1%, 여자의 27.9%가 자살충동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자살시도 경험도 각각 4.6%, 6.1%에 이르고 있었는데요.
청소년의 반복적 음주는 우울증과 행동장애와 같은 정신과적 문제는 물론 자살의 위험도 17배 정도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이 교수는 “음주를 줄이는 것은 단순히 음주의 폐해를 예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자살을 예방하는데도 핵심적인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청소년과 같은 취약계층의 알코올 접근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제도적, 사회적 접근이 필요하고 알코올중독을 초기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시스템이 구축돼야 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Posted by 포도봉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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