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닌자어쌔신'을 드디어 보고 왔습니다.
제가 '닌자어쌔신'을 기다렸던 이유는 단 하나, 지난해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닌자어쌔신' 메이킹 필름 속 액션 장면 때문인데요.
대역이 아닌 실제로 차에 부딪히고 액션신을 소화하는 비의 모습(절대로 비의 몸매 때문이 아닙니다. ^0^;)을 보면서 '아 이 영화는 꼭 봐야 한다'라는 사명 아닌 사명을 갖게 됐죠.
그렇게 1년 가까이 기다렸던 '닌자어쌔신'이 드디어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이 영화를 함께 볼 친구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제 친구를 소개하자면 무술경력 12년의 현재 무술이 생업인 친구로 액션영화는 꼭 이 친구와 함께 봅니다.(무술에 대한 여러 설명(?)을 들을 수 있거든요.^^)
"야, 닌자 어쌔신 개봉했는데 당연히 너 볼거지? 언제 볼까?"
저의 물음에 친구는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는 식으로 "아니, 나 안볼건데, 예고편 봤는데 별로 보고 싶지 않아" 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하더라구요.
'어라, 이러면 안되는데, 얘가 안가면 같이 보러 갈 사람이 없는데. 무조건 끌고 가야 해'라는 생각에 저는 버럭 화를 내며 "야 그래도 비가 헐리우드에서 주연까지 했는데 잘했는지 못했는지 가서 확인해야지. 내가 밥 사줄게 잔말 말고 얼렁 나와"라고 영화관으로 친구를 끌고 갔죠.
그렇게 본 닌자어쌔신.
이 영화에 대한 소감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저의 경우 액션 영화는 좋아하지만 사지절단, 하드코어 장면은 잘 보지 못하는 편입니다.(그런 장면이 나올것 같으면 미리 눈을 감아버리죠.)
닌자어쌔신은 첫 장면부터 시작되는 사람들의 손, 다리, 머리, 몸통 분리가 너무 자주 나오다 보니 마지막에는 적응이 돼서(눈을 감을 새가 없습니다.) 머리통에서 피가 분수처럼 터져 나와도 별 느낌이 없을 정도이더군요.
뻔하디 뻔한, 점쟁이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우리가 예상하는 그 스토리에서 단 1mm도 어긋나지 않는 전형적인 복수액션영화입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 어차피 제가 이 영화에서 기대했던 것은 스토리가 아닌 액션이었기 때문에 크게 실망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기대를 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으니까요.)
영화 개봉 전부터 유명했던 '체지방 0% 몸매'(물론 진짜 체지방 0% 몸매는 있을 수 없다고 하지만 그 만큼 이 영화를 위해 비가 완벽하게 몸을 만들었다는 얘기인 것이죠.)와 직접 몸을 던진 액션씬은 비가 얼마나 이 영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저와 제 친구가 의견이 일치한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액션씬에 대해서는 제가 '우와'하고 봤던 장면이 친구의 눈에는 좀 말이 안돼서 어색했다고 하더라고요.
뭐 예를 들자면 람보가 한 손으로 총(M60이라고 하네요.)을 쏘면서 달리는 장면을 보면서 군인들이 말도 안된다며 코웃음치는 그런 셈인데요.
무술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친구의 눈에 비친 닌자어쌔신 속 거슬리는 액션 장면은
친구의 말에 따르면 한 손으로 사람의 몸을 절단내는 영화 속 비의 칼솜씨는 실제 상황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저 장면에서 비는 칼을 한손으로 잡고 다른 닌자들의 칼을 방어하면서도 수 십명의 몸을 두부 썰 듯 절단하는데요. 실제 상황에서 사람의 몸을 절단할 정도의 날카로운 칼은 또 다른 칼과 3~4번만 부딪히면 망가져 쓸 수 없다고 합니다. (뭐 영화 속 비의 칼이 전설의 비검이라고 하면 가능할지도 모르죠.)
비가 칼을 양 손에 하나씩 잡고 쌍검을 휘두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친구의 눈에는 공격도, 방어도 아닌 그냥 휘두르는 것으로 보였다고 하네요. 실제 상황에서 저러면 바로 죽는다고 친구는 강조했습니다.
한 마디로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 속에서도 주인공은 총알이 빗겨가지만 주인공이 쏜 한 발의 총알에 10명이 쓰러지는 뭐 그런 상황이라고 합니다.(이 경우는 영화 속 주인공 법칙 중 빠질 수 없는 것이니깐 패스)
결정적으로 액션이 화려하기만 하고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이 친구가 느낀 '닌자어쌔신' 액션의 가장 큰 단점이라 하네요. 액션영화의 경우 영화인 것을 알지만 그래도 주인공이 혹시 어떻게 되지는 않을까 아슬아슬한 그런 맛이 있어야 하는데 닌자어쌔신의 경우 싸우는 모습은 있지만 공격과 방어 속 아찔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닌자어쌔신은 '싸우면서 도망가고, 그 도망가는 중에도 또 싸우는 그런 장면'보다는 '싸운다. 도망간다. 끝.' 이런 장면들이 많았는데 이런 장면 이음새가 액션씬의 긴장감을 떨어뜨렸습니다.
닌자어쌔신의 쌍둥이 누나와 같은 영화 '킬빌'의 경우 우마서먼의 무술실력은 비보다 훨씬 떨어졌지만 액션신에서의 긴장감은 오히려 더 높은 편이었다고 친구는 설명했습니다.
결론은 '닌자어쌔신'을 위해 비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충분히 느껴질 정도로 액션 장면에 대한 비의 소화력은 최고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액션 연출이 영화의 매력을 반감시킨다는 것입니다.
현재 '닌자어쌔신'에 대한 사람들의 평은 극과 극을 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이 영화를 위한 배우 '비'의 노력과, 어찌됐든 헐리우드에 '비'라는 이름을 강하게 각인시키는 것에는 성공했다는 사실이겠죠?
Posted by 포도봉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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