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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지금

2009년 10대 뉴스, 조두순 사건이 남긴 10가지 과제.

지난해 9월 한 시사프로그램에 소개된 한 사건이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조두순(나영이) 사건

2008년 12월 안산시에서 발생한 조두순 사건은 50대 남성이 8세 여아를 성폭행해 어린 피해자에게 영구적인 장애를 입힌 사건입니다.
이 사건이 사람들에게 더욱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범행의 잔혹성 외에도 음주로 인한 가해자의 형량 감량 등 아동성범죄와 관련된 재판 과정 상의 문제점 등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당시 피해자인 나영이가 직접 그린 그림. 가해자가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나영이의 이야기에 온 국민이 함께 분노했습니다.


8세, 어른들의 보호 아래 한창 뛰어놀아야 할 어린 아이에게 버젓이 자행된 잔혹한 성범죄.
하지만 어린 피해자는 사건 발생 후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허술한 시스템에 더 깊은 상처를 받아야 했습니다.

아동성범죄에 대한 우리사회의 안일함에 경종을 울렸던 조두순 사건.
이 사건 이 후
여성계와 교육계, 법조계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는 다양한 대책들을 내놓았습니다.


#조두순 사건 발생 1년 후, 이제는 대책을 말하자.

2010년 새해가 오기 전 12월 29일, 국회여성위원회는 법무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가족부, 여성부 등 각 부의 전문가들과 함께 아동성폭력 범죄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나영이와 같은 아동성범죄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이  날 토론회에는 나영이의 주치의였던 신의진 연세대 의대 정신과 교수도 참석해 의견을 나눴는데요.
신 교수는 나영이 사건으로 돌아본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아동성폭력 10가지 과제들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1.성에 대한 이중적 사회 통념

2.아동의 권리에 대한 법적, 사회적, 제도적 인식 부족

3.전문적 의학적 치료의 어려움 : 전문적 프로그램, 연구자료 부족 등

4.경찰, 검찰 수사과정의 문제점 : 성폭력 피해 어린이 진술의 어려움

5.검찰조사 및 재판과정의 문제점

6.체계적 사회적 관리 시스템의 부재

7.관련 전문가 부족 및 협력부족 : 법조계, 의료계, 사회사업분야, 교육계

8.재발방지를 위한 정부적 차원의 예방 노력이 부족

9.피해자의 장기 의료비용 및 재활비용 마련의 어려움

10.어린이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평가 연구 및 전문적 교화 프로그램 부족

특히, 신 교수는 어린이 성폭력 사건의 경우 성인보다 신체적, 정신적 상해의 심각성이 큰 만큼 의학적 응급조치와 질병 치료, 장기적인 재활, 가족 지원 등이 의료적 테두리 속에서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아이들이 성폭력을 당하면 제대로 치료해주는 병원을 찾지 못해 병원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여성부가 성폭력 피해 어린이들과 가족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연세의료원에 서울해바라기아동센터를 위탁 운영하면서 지난해까지 전국에 총 10개의 어린이성폭력 치료전담센터가 생겼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에 10개의 어린이성폭력 치료전담센터가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10개의 센터들조차 어린이 성폭력 문제 해결의 전문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동성범죄의 경우 성기 삽입의 형태보다는 다른 형태의 성추행이 더 흔하며 정액 등의 직접적인 증거 확보도 적은 편입니다. 그 만큼 피해 아동의 진술이 핵심적인 법적 증거인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이미 충격을 받은 성폭행 피해 아동들이 사건 초기에 논리적이고 명확한 진술을 할 수 있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즉, 아동성범죄의 경우 신체적 의료지원은 원스톱으로 진행되야 하지만 아이들의 진술과 관련해서는 가장 중요한 증거인만큼 성폭력 피해 어린이의 정신적 문제와 발달 정도를 고려한 전문가가 진술과정에 장기간에 걸쳐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 신 교수의 의견입니다.

안양초등학생 살해사건의 피해자인 혜진이, 예슬이의 장례식 날. 함께 공부했던 친구의 죽움에 아이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출처 : EBS 다큐프라임



이와함께 신 교수는 병원 등 의료계와 경찰 및 검찰, 학교와 교육청, 지역사회 아동보호 전문기관, 성폭력 상담소 등 각 분야별 연계시스템과 아동 성폭력 근절을 위한 종합적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영이의 경우 나영이 아버지가 직접 도움을 구하기 위해 해바라기 센터로 찾아오셨어요. 처음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해바라기 센터가 함께 움직였어야 했는데 연계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해바라기 센터의 존재조차 몰랐던 것이죠."

지난해 10개로 늘어난 해바라기센터.
하지만 전문적인 지원과 각 분야의 연계가 바탕이 되지 않는 한 이 센터는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신의진 교수의 주장입니다.

아동성범죄 예방은 어느 한 영역만의 과제가 아닙니다. 의료, 사회, 수사 및 법이 함께 노력해야 할 문제입니다.


지난해 조두순 사건으로 아동성범죄 예방을 위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방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2010년, 새해에는 이 방안들이 실효성을 거둘수 있도록 사회 전 분야가 함께 손 잡고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덧붙여서 오늘 나영이의 첫 외상치유 수술이 진행됐다고 합니다.
심리적인 우울증도 많이 극복한 상태라고 하는데요.
나영이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서 하루빨리 예전의 밝은 모습으로 되돌아가기를 기원합니다.

Posted by 포도봉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