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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철거민과 함께 살아가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있다. 
                        
                        <파주>의 이선균과 <똥파리>의 양익준.

둘 다 영화속에서 철거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이선균은 철거민을 위해 함께 싸우는 운동권 출신의 투쟁가로 , 양익준은 철거에 반대하는 철거민들을 때려잡고 내쫓는 용역깡패로 그려진다.


▲ "난 운동하는 사람이야,까불지 말라구~"  vs.  "난 양아치 깡패다. 하지만 너처럼 위선적이진 않아,이 새꺄~~"

운동권출신의 투쟁가와 폭력가정에서 자란 양아치 용역깡패.

이 두 사람은 과연 '욕망'과 '분노'에서 과연 자유로운가?

그래서, 서로 다른 영화 속 주인공을 등장시켜 가상의 대화를 구성해봤다. 영화에 나오는 대사와 필자가 상상한 대사를 섞어서 진행함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어느 쪽이 더 좋고 나쁘다는 식의 선입견을 갖고 읽을 필요는 없다.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분노가 나타나는 양태를 슬쩍 비교해보자는 것일 뿐이니까......그리고, 의도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탓하는 상황으로 입장을 설정했다.그럼으로써 더욱 객관적인 시선으로 찬찬히 욕망과 분노를 살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서...... 

자, 시작이다. (영화 속 대사를 옮기다보니 욕설이 다소 포함됐다. 이해 바란다.)

                                        ▲ " 뭘봐?? 함부로 쳐다보면 맞는다~~ " 
 

( 이선균과 처제 서우가 철거중인 서민아파트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담배를 꼬나문 양익준이 걸어오는 그들을 비웃듯 쳐다보고 있다. 그리고 먼저 소리질러 말을 건넨다)


-양익준 : 어이~ 이선균! 처제를 사랑하니까 기분 좋냐? 18놈아~ 생양아치들도 그런 짓은 안한다. 18놈아...

(양익준의 입을 틀어막는 김꽂비, 미안하단 표정으로 다가온 이선균과 서우에게 눈인사를 건넨다.)

-이선균 : (항상 그렇듯, 훈계하고 내려다보는 식으로 차분하게,,,)
당신이 아무리 돈만 보고 앞뒤 가리지 않고 폭력을 휘두르는 용역깡패, ...아니 사람이라도 난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와 처제의 관계를 모독하진 말아주길 바래요...나도 내 모순된 감정을 알지만, 나도 사람인 이상 그럴 수 있는 거잖아요...처제를 사랑한다고해서 나쁜놈이면 당신처럼 폭력으로 사람을 다치게하고 죽이기까지 하는 사람은 그럼 뭔가요? 설명할 수 있나요??


                                 ▲ " 플라토닉 러브였잖아요~~ 불륜이라고 하면 곤란합니다~~"


-양익준 : (씩 웃으며 담배를 내뱉는다) 18놈이 뚫린 입이라고 나불거리기는 잘 하네.. 난 너같은 새끼들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 18놈아...배웠다는 놈들이 그거 앞세워서 그럴 듯하게 포장만 걸치고 살면서, 뒤로는 호박씨 깔거 다 까며 살잖아,18놈들아...너는 그럼 많이 배워서 유부녀인 대학 여자선배랑 자고, 마누라 죽으니까 처제를 덮치냐? 입이 있으면 말해봐,18놈아...

                   ▲ "신성한(?) 학교에서 많이 배운 너희들이 대답해봐라, 내 말이 틀리냐? "


(이때 처제 서우가 두터운 입술에 침을 바르며, 배우 박정자씨처럼 차갑게 양익준을 몰아부친다....)

-서우 : 양익준씨, 당신이야말로 뚫린 주둥이라고 말 함부로 하지 말아요. 아무리 어렸을 때 맞고 자랐다지만, 그렇다고 아버지를 상습적으로 구타하는게 용서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용역깡패로 사는게 그게 그렇게 자랑스러워요? 거기서 무슨 보람이 있나요?
나 같으면 손목을 잘라버리거나 인도로 가서 혼자 살겠네...당신한테 맞고 쫒겨난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당신을 나중에 용서할 거 같아요? 어림 반푼어치도 없지....



                         ▲ "폭력가정에서 자랐다고 모든게 용서되는줄 알아요?? 똑바로 사세요,익준씨~ "


-양익준 : (서우에게 손찌검을 하려다 김꽃비의 눈치를 살피며 멈춘다)  에잇,씨....성질 같아서는 그냥 팍!! 

(서우,움찔하며 손가방을 들어 얼굴을 막는 사이, 양익준의 돌출행동을 이선균이 막아서며 항의한다.)


-이선균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여자를 때릴려고 합니까? 네??
-양익준 : 어쭈, 이것들이 쌍으로 덤비네...그럼 네가 대신 맞을래, 18놈아..

                         ▲"난 멋있어보여서 운동시작했는데, 넌 어쩌다 양아치 깡패가 됐냐? 새꺄~ "


-이선균 : (드디어 화를 내며 반말로..) 할 줄 아는게 남 때리는 거 밖에 없지? 양아치 새끼..
-양익준 : (폭발하듯) 뭐? 이 18놈이..너는 할 줄 아는게 유부녀 선배하고 처제 넘보는 거 밖에 없잖아, 18놈아....

(주먹다짐 일보직전까지 간 두사람 사이를 처제 서우와 고딩 여친 김꽃비가 막아선다. 그리고 두 영화의 포스터가 차례로 보여지며 에필로그와 함께 마무리된다. ) 


                               ▲ 영화 잘 봤어요,양익준씨.. 다음번엔 연기상 말고 감독상 타시길~~


                                 ▲ 사랑하든 말든....그전에 인도보다는 아프리카를 한 번 다녀오세요~.


# 에필로그

<파주>는 두 번, <똥파리>는 한 번 봤다. 
<파주>를 두 번 본 이유는 영화 공부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고나 할까..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생각은 다르겠지만...)

물론, <똥파리> 역시 매우 잘 만든 작품이라는 걸 인정한다. 그러나, 다시 보기엔 솔직히 좀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똥파리>는 한번만 보고 그만두었다. 다시 보면 양익준의 욕이 전염될 것 같아서..... 

탐욕과 분노는 인간의 이성을 잃게 만드는 대표적 마음상태이다. 어리석기 때문에, 욕심내고 분노한다는 옛 성현의 가르침도 있지만,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어리석고, 어리석음 때문에 가져서는 안될 것을 욕심내고 서로가 서로를 상처내고 죽인다.

영화 <파주>는 이선균의 처제 서우에 대한 사랑을 다소 칙칙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그려내며 애써 불륜의 손가락질을 피해가고 있다. 그러나 처제에 대한 사랑도 욕망일 뿐이다. 그게 품어서는 안 될 욕망인지 아닌지는 법과 도덕에 답을 구하기보다는, 밀림 속 침팬지나 보노보에게 물어보는게 더 빠르고 정확할지도 모른다. 어차피 인간의 감정은 예측불가능하게 인간에게 주어지는 암호같은 것이니까.... 

드디어, 용산참사로 숨진 고인들에 대한 대한 장례식이 치러졌다.
이 상황에서 영화 <똥파리>에서 주인공 양익준이 휘두르는 무지막지한 폭력이 떠오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현실에서 약자는 대개 공권력에 의해 맞아서 쫓겨나는 존재들이니까.... 


            ▲ 영화 <똥파리>의 한 장면. 목소리에 서로가 귀기울일줄 아는 자세가 바로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부디 <용산참사>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철거민과 철거현장을 배경으로 한 영화도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제발.....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 posted by 백가이버
Posted by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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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탐진강 2010.01.10 18: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용산참사 같은 일은 공권력의 남용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현실에서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사태 수습에 1년이나 걸리는 우리나라의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가진 자의 천국이 되거나, 인간세상을 약육강식의 정글같은 곳으로 방치하거나 조장하는 일이 벌어지는 현실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BlogIcon 포도봉봉 2010.01.11 14:36  댓글주소  수정/삭제

      탐진강님 말씀대로 서로의 입장에 서서 조금이라도 배려했다면 그런 슬픈 일은 일어나지 않았겠죠. 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난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은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