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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으로/보도자료

3교섭단체 원내대표단 상견례 (대화요지)


일하는 국회, 민의를 수렴하는 국회 당부

김형오 국회의장은 금일(6월 3일) 오전 11시부터 35분간 의장 집무실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민주당 이강래, 선진과 창조모임 문국현 등 3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상견례를 가졌다.

김형오 의장은 "싸우지 않고 상생하는 것이 최선지선(最善之善)"이라며, "안보위기, 경제위기, 화해와 통합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국회는 하루빨리 문을 열고, 광장의 열기를 민의의 전당인 국회로 수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는 한나라당 김정훈 수석부대표, 민주당 우윤근 수석부대표, 우제창 원내대변인, 선진과 창조모임 이용경 수석부대표, 김석수 대변인, 김양수 의장 비서실장, 허용범 국회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다음은 대화요지

김형오 국회의장: 어제 밤에는 뇌성벽력이 치고 날씨가 흐렸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국민들도 불안해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뇌성벽력 또는 천둥벽력이 하루 종일 치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우리 국회가 국민의 마음을 잘 헤아려, 비온 후에 풍경이 더 아름다운 것처럼, 희망적이고 맑고 깨끗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그런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번에 새로 개편된 여야 원내 지도부는 사상 가장 막강한 지도부가 아닌가 생각한다. 경험과 경륜이 있는 분인데다가 전략과 협상력까지 갖춘 분들인 만큼 아주 안정감이 있고 기대가 크다. 거기다가 모두 여당경험, 야당경험을 다 해본 분들이기 때문에 역지사지도 충분히 해서 모범된 국회 운영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한다.

손자병법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선지선(善之善)이다'고 했는데, 손자병법 당시에는 국회가 없었기 때문에 증보판을 하나 낸다면, 우리 국회에서는 싸우지 않고 상생하는 것이 최선지선(最善之善)이라고 말하겠다.

지금 아시다시피 북한이 핵실에 이어 미사일을 쏘고, 대륙간 탄도탄 발사 준비를 하고, 서해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긴장이 높다. 또 국내적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 화해와 통합의 문제가 제기가 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루어야 할 현안들이 많다.

이처럼 우리가 안보위기, 경제위기, 화해와 통합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국회는 하루빨리 문을 열어야 한다. 그래서 광장의 열기를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수렴해야 한다. 국회가 문을 열어 놓고 여기서 서로가 요구할 건 요구하고, 관철할 것은 관철하고, 협상할 것은 협상하면서, 일하는 국회, 민의를 수렴하는 국회, 상생하는 국회의 모습을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안상수 원내대표: 의장께서 지금 말씀을 하셨듯이 북핵 도발 등으로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다. 또 국회에는 우리가 처리해야 할 민생 법안들이 너무나 많이 쌓여 있다. 우리가 처리해야 할 경제 살리기 법안들도 많이 있다. 하루빨리 국회를 열어서 이런 법안들을 처리하는 것이 국민을 위해서 우리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또 우리 국회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 입장은 이렇다. 조건을 가지고 국회 개회를 연기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6월 국회는 6월 1일부터 열도록 국회법에 명시가 되어 있다. 국회법에 명시되어 있는 대로 30일간 국회를 빨리 열어야 되는데, 국민장 때문에 그동안 며칠 연기된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6월 8일부터는 열어서 7월 7일까지 국회에서 열심히 민생법안도 다루고 또 개혁 법안도 다루고 또 안보위기라는 여러 가지 안보문제도 다루고 이렇게 해서 정상적인 국회, 경제 살리기, 고통 받는 서민들을 위한 민생 법안들을 처리함으로써 국민에 도움이 되는 그런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강래 대표께서 내건 조건들을 보니까 대부분 우리가 처리할 것 보다는 청와대나 정부가 처리해야 될 문제들이다. 우리가 뭐 하겠다 안하겠다 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닌 것 같다. 국정조사권이나 특검 같은 것은 국회를 열어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지 국회를 열기도 전에 받으라며 국회에서 다루어야 할 걸 가지고 미리 조건을 내걸고 개회를 연기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법에 따라서 법의 정신에 따라서 국회법의 정신에 따라서 6월 8일에 열었으면 하는 게 우리 생각이다.


이강래 원내대표: 제가 조금 전에 의장님 손을 잡아보니깐 굉장히 따뜻한 온기를 느껴서 마음이 좀 안심이 된다. 의장님 손에서 그야말로 따뜻한 체온이 감지된다는 것은 마음도 서로 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의장께서 가운데 서서 균형 잡힌 역할을 해 주셔야 앞으로 국회가 잘 가겠다는 말씀을 드리겠고 또 실제로 그렇게 해 주실 것으로 확신한다.

안상수 대표께서 법대로 하자는 말씀 하셨는데, 모든 일을 상식과 순리대로 하자는 말씀드린다. 법보다도 중요한 게 세상 사람들이 다 인정하는 상식과 순리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신지 지금 15개월도 되지 않아서 저렇게 명을 달리 하셨는데, 잘 아시는 것처럼 노무현 대통령 서거 사건, 한나라당과 정부에서는 우리하고는 아무 관계없는 것처럼 인식하고 생각하는 한 그런 문제의식 그런 태도에 대해서 공감할 분이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문을 열면 그런 거 다 해결하자 그랬는데, 우리도 하루 속히 국회 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정말 빨리 문을 열어서 여러 가지 산적한 문제 풀자는 데 동의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저희가 움직일 수 있도록 뭔가 저희가 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씀드리면서 오늘이라도 내일이라도 답을 주시면 6월 8일부터 같이 문열겠다 라는 말씀을 드린다. 그러니 기다리는 심정을 잘 이해해 주시고 확실한 답을 주면 바로 저희도 다음주부터 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국민장 상중에 북한 핵 실험 사태를 보고 여러 가지 비통한 심정 금할 길이 없었는데, 우리도 곧바로 해당 상임위원회를 여는 데 동의해서 상중임에도 불구하고 상임위원회 열어서 같이 대응했다는 말씀드린다. 저희가 무슨 여러 가지 산적한 현안 문제에 대해서 외면하려는 게 아니라 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 문제의 우선순위를 따져서 상식대로 순리대로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여건 만들어 주시면 기꺼이 응하겠다는 말씀드린다.


문국현 원내대표: 지금 두 분 일정상 5일날 10시가 좋을 것 같다. 그때 만나서 어떻게 국민의 뜻을 전하는 국회가 되느냐, 정부가 국민의 뜻을 잘 반영 못하니깐 국회가 일단 국민의 뜻을 잘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셋이 만나서 그날 정하자.


김형오 국회의장: 오늘은 첫 상견례 날이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 언론인 여러분들이 이렇게 관심을 많이 표명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국회가 잘 될 것 같다.




<비공개 부분>

이어 계속된 비공개 시간에서 국회의장과 3교섭단체 대표들은 6월 임시국회문제와 관련 여러 가지 입장을 논의했으며, 여야 각 당의 의원연찬회에서 충분히 당내 의견을 수렴한 후 구체적인 협의를 벌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은 "우리는 지금부터 운명공동체로서, 18대 국회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민적, 역사적 평가가 내려질 것"이라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원만한 국회운영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다시 한번 각별한 당부를 했다.

지난 1년간 국회의장으로서 원내협상을 보아 온 소회를 한 말씀드리겠다. 여러분과 나는 지금부터 운명공동체다. 1년 뒤 우리는 같은 날로 임기가 끝난다. 18대 국회에 대한 평가는 우리가 같이 받게 되어 있다.

지난 1년간을 돌이켜보면, 국민들의 눈에는 우리 국회가 한마디로 낙제점수였다. 그것을 이번 원내 지도부가 반드시 극복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면 국민들 속에서 국회를 해체하라는 요구가 나올 것이다.

서로 양보해야 할 것은 과감히 양보하면서 대화와 타협이라는 의회의 존재의의, 본령을 살려야 한다. 각 당의 입장에 차이가 있으니 국회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걸 협상을 통해 수렴하는 것이 원내지도부의 사명이고 존재의의이다.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으로서 개개인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존심이 망가지면 국회의원으로서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현실은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스러운 일이다.

여야 원내지도부 모두는 지혜와 경륜을 갖춘 분들로서, 참으로 국민의 기대가 크다. 원내대표 3분은 무엇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자주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야 한다. 그러면 안될 것이 없다. 수석대표들끼리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