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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대범 뉴스를 보고 떠오른 그 때 그 강아지

강아지 학대와 관련된 뉴스가 이슈가 되길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찾아 보았더니, SBS TV동물농장에서 강아지 학대범을 찾아내는 내용이 방송되었군요.

가엾은 강아지들의 사연을 접하고 나니, 제 삶에서 처음으로 키워본 강아지가 생각났습니다.


▶ 잔반을 먹고 장염에 걸린 강아지

군대에 있을 때, 갓 태어난 강아지 한마리를 사무실에서 키우게 되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앓아 누웠습니다. 
강아지는 비틀거리며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로 가더니 누워서 바들바들 떨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누군가 동물들은 죽을 때가 되면 물가로 간다는 말을 해 주었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강아지가 죽음을 예감한 것인가? 아,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요.

보다 못한 간부 한분이 강아지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다녀온 후에야 원인이 장염인 것을 알았습니다.
생존율이 20%도 안될것이라고, 오늘 밤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평소에 어떤 음식을 주어야 할지 몰라 먹고 남은 짬밥을 먹였거든요. 반찬으로 돈가스가 나오는 날이면 이빨이 없는 강아지를 위한다고 나름 꼭꼭 씹어서 먹였는데도...
먹고 싶은거 참아가며 아껴서 남겨 온 돈가스였지만, 어미 젖을 먹어야 할 어린 강아지가 소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입니다. 무지함이 강아지를 아프게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강아지에게 밥 한번 챙겨주지 않던 선임이 '(밥 먹인)니가 죽인거다!' 할 땐 얼마나 야속하던지. 그 선임이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이제는 말할 수 있겠네요. "너가 밥이나 한번 줘봤냐!")

동물병원에서는 주사기에 설탕물을 넣어 강아지에게 계속 먹여보라며,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강아지를 무척이나 예뻐하던 군무원 아저씨께서는 강아지의 숨이 끊어지면 묻어준다며 땅까지 파 놓으셨습니다.

강아지에게 돈가스를 먹인 내가 죽인 것이라는 선임의 말도 생각나고, 군무원 아저씨가 뒷마당에 파 놓은 구덩이가 생각나서 제 마음은 더욱 간절해졌습니다.
자꾸만 물가로 가려는 강아지를 붙잡아 무릎에 눕히고 입 속으로 설탕물을 흘려 넣었습니다.
하루 종일 설탕물을 흘려넣고, 당직자 인계사항으로 계속 설탕물을 넣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 설탕물의 기적?!

다음 날 아침, 사무실로 가는데 저 멀리서 어느 때보다 신난 모습으로 저를 향해 미친듯이 달려오는 강아지를 보았습니다. 정말 말도 안되는 광경에, 말도 안되게 기뻤습니다.

"야! 나 다 나았어!" 마치 이렇게 소리치며 달려오는 듯 ^_^

그렇게 설탕물로 기력을 회복한 강아지는, 말 그대로 "죽다 살아났기" 때문인지 활달하게 자랐습니다.
무서운 것이 없었는지 사령관 관사에 놀러가서 사령관 애완견과 장난을 치다가, 쫓겨나게 되었지만요. ^_^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제 친구에게 맡겨졌는데, 먼저 키우던 강아지가 '지옥에서 돌아온' 이 녀석의 등쌀에 못 이겨 해서 결국 친구네 시골로 보내졌습니다.^^ 지금은 입양하신 분들과 소식이 끊겼다고 하는데.. 잘 지내고 있길..)
 

▶ 동물보호법 = 동물학대범 보호법?

우리가 흔히 욕설이라고 생각하여, 온라인에서 금칙어로 설정되어 있는 단어 따위로는, TV동물농장에 출연한 강아지 학대범, 그 분(?)을 수식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개"를 욕설로 사용하는 것은 식육목 개과의 포유류에게 무척이나 실례가 되는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은 연쇄살인범과 같은 흉악범죄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정신감정을 받도록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출처: 동물학대와 범죄자들)

모든 생명은 아름답습니다.

동물보호법이 보다 엄격하게 적용되고, 처벌과 동시에 정신감정과 치료가 병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동물학대범죄(특히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반려동물에 대한 학대행위) 대해 무겁게 처벌함으로써
동물에 대한 학대 역시 명백한 범죄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