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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악역, 황철웅의 슬픔.

드라마 추노가 시청률 30%를 훌쩍 넘기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데요.
배우들의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액션씬과  카메오들의 '빵빵' 터지는 웃음 외에 매회 보여지는 등장인물들의 슬픈 과거사는 드라마의 감동을 끌어올리는 톡톡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주 추노 5,6회에 방영된 악역, 황철웅(이종혁)의 과거는 그가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악역임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슬픔을 간진한, 그래서 공감가는 악역 황철웅의 이야기입니다.

2인자의 대표주자 황철웅. 뼈 속까지 악역인 줄 알았던 그도 알고 보면 슬픈 캐릭터인데요. 이종혁씨가 이 슬픔을 간진한 악역 연기를 정말 잘 하시는 것 같습니다.


송태하(오지호)와 동문수학해 나란히 훈련원에 들어간 황철웅은 함께 공부하고 전쟁터에서 죽을 고비도 함께 넘은 친구 사이입니다.
하지만 황철웅은 송태하를 마냥 좋은 친구로만 볼 수 없었습니다.
남들 못지 않은 뛰어난 무술실력을 가진 그이지만 늘 1인자 송태하라는 벽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한 2인자의 모습 또한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권력욕의 화신, 좌의정 이경식.


가난한 집 과부의 외아들로 힘겹운 삶을 살아야 했던 황철웅.
무술실력을 인정받아 훈련원에 들어왔지만 그는 여전히 송태하라는 그늘 아래의 2인자일 뿐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그에게 출세를 위한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나라의 실세인 좌의정 이경식. 그가 황철웅에게 자신의 여식과의 혼례를 제안한 것입니다.

황철웅에게는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까지 그만을 위해 살아 온 늙은 노모입니다.


지금까지 하나뿐인 자식의 성공을 위해 살아 온 늙은 노모.
황철웅은 그 제안이 자신의 성공은 물론 자식만을 바라보며 살은 노모에게도 기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좌의정 이경식의 딸이자 황철웅의 부인인 이선영(하시은). 뇌성마비로 인해 행동과 말이 자연스럽지 않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따뜻한 여인입니다.


그렇게 황철웅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혼례를 올립니다.
그에게는 가정에서의 행복보다 자신의 출세, 즉 일에서의 성공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황철웅의 부인인 이선영 역을 맡은 하시은씨. 아주 짧은 분량이었지만 정말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는 연기를 펼쳐주었는데요. 그녀의 등장 이후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등장인물이 많은 드라마 추노인 만큼 작은 역할이지만 추노로 인해 뜨는 좋은 배우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좌의정 이경식이라는 든든한 실세를 등에 업은 황철웅은 장인어른과 함께 1인자인 송태하마저 누명을 씌어서 노비로 전락시키는데요.

1인자에게 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마이너 인생에서 메이저 인생으로 올라선 황철웅.
더 이상 자신의 실력을 넘을 자가 없는 만큼 이대로 그는 탄탄대로 쭉 뻗은 출세길을 따라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그의 착각은 얼마 가지 않아 철저하게 깨져버리죠.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르라던, 믿었던 장인어른 이경식에 의해 감옥에 갇힌 황철웅.


장인어른으로부터 송태하의 스승인 임영호와 소현세자의 막내아들인 석견을 제거하라는 명을 받은 황철웅. 암살자의 일보다 더 나라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장인의 명을 거절합니다.
그가 명을 거역하자 좌의정 이경식은 바로 자신의 사위인 황철웅을 파직시키고 옥에 가둬버립니다.

옥에 찾아와 눈물을 흘리는 노모를 보고 황철웅은 암살자의 길을 가기로 결심합니다.


옥에 갇힌 자신의 모습을 보며 한 없이 눈물을 흘리는 노모.
그 모습을 본 황철웅은 결국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왔던 일과 성공 등은 장인어른 이경식의 힘이 없으면 불가능했던 한낱 백일몽에 불과했던 것임을 깨닫습니다.

임영호와 석견을 제거하기 위해 먼 길을 나서기 전 황철웅은 노모의 집 대문 앞에서 절을 올립니다.


결국 나라의 소임, 자신의 성공을 뒤로 하고 장인어른의 뜻인 암살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한 황철웅.
부인인 이선영의 편지와 말은 냉정하게 무시한 채 길을 떠나는 그.
하지만 황철웅은 먼 길 떠나기 전 노모의 집 대문 앞에서 큰 절을 올립니다.

(아버지라고 부르라면서 다정하게 대했던 장인어른이지만 결국 자신은 단순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달은 황철웅. 정을 준 후에 받은 배신의 아픔을 너무나 잘 아는 그인만큼 단순한 출세의 도구였던 부인에게 오히려 더 냉정하게 대하는 것은 아닐까요?)

송태하와 황철웅.
황철웅이 송태하의 스승인 임영호를 제거하면서 이 두 사람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악연이 됐는데요.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운명에 좌절한 채 악의 길을 걸어야만 하는 악역 황철웅.

슬픔을 간진한, 그래서 더욱 공감되는 2인자 악역 황철웅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Posted by 포도봉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