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의장 김형오가 젊은 네티즌에게 보내는 편지 (3) ♣
- 편지 1편,2편을 마무리하며 네티즌여러분에게 토론을 제안함.
한편의 긴 드라마였습니다. 8개월간 여야가 싸웠습니다만 나에게는 8년과 같은 세월이었습니다. 무엇이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고 나라와 국민을 위한 길인지 마음속으로 몇 백번을 되뇌이고 또 생각했습니다.
여당은 회의장을 점거하고 대화를 거부하는 사생결단식 야당에게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불가피성을 이야기 합니다. 야당은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거대 여당과의 대화와 협상은 오직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고 항변합니다. ‘전부 아니면 전무식’의 투쟁이야말로 선명성의 무기입니다. 우리 정치가 걸어온 험난한 역사 탓에 선명성은 언제나 매력일수 있습니다. 당내외 강경파들이 이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킵니다.
그러나 대화와 타협은 민주주의의 핵심 요체입니다. 강행과 대치 사이에서 의장으로서 나는 언제나 사력을 다해왔습니다. 의장은 소수 의견의 보호와 다수결 원칙에서 균형점을 찾느라 고민을 거듭합니다. 2008년 12월 폭력이 난무하는 연말 국회의 살벌함 속에서도 초지일관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격렬한 몸싸움과 충돌을 거치며 내가 마련한 협상테이블에 여야가 앉았고 결국 타협했습니다.
여당과 야당, 온건파와 강경파, 모두 승리자가 되는 길을 지향합니다. 그러나 대화와 타협이 없다면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직권상정은 양측이 대치할 때 불가피하게 사용하는 의장의 비상대권 같은 것입니다. 나라라는 큰 배는 파도가 일더라도 항해를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만일 여야가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면 굳이 직권상정이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네티즌 여러분, 여러분이 의장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상황일지>를 보면서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토론해 봅시다. 직권상정 없는 국회를 그리면서 말입니다.
□ 미디어관련법이 통과되기까지
-2008. 12. 18.
외통위에서 여야 무력충돌 이후 민주당의원 중심으로 의장실 점거 및 정무위원회, 행안위원회, 문방위원회 등 3개 상임위원회 점거 시작.(이후 위원회 회의장 점거는 2009. 1. 6. 해제하기까지 20일간 계속되었음)
-2008. 12. 26.
민주당 의원, 본회의장에 진입하여 점거 농성 시작.(이후 1.6일까지 12일간 점거)
이후 민주당의원은 단상을 점거한 채 등산용 자일로 서로를 묶어
인간 사슬을 만들었음. 아울러 본회의장 입구인 로텐더홀(중앙홀)마저 야당 의원, 보좌진, 당료들이 점거하여 농성에 들어감.
이후 “MB악법 직권상정 결사반대”현수막을 걸었음.
-2008. 12. 28.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기자회견. 미디어법을 포함한 85개 법안에 대해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공식적으로 요청함.
-2008. 12. 29.
국회의장, 기자회견을 통해 여야에 중재안 제시. 3당 원내대표들 12일 만에 처음으로 협상테이블에 앉았음.
-2008. 12. 31.
국회의장, ‘정당대표 원내대표 긴급연석회의’ 제안.
여야 충돌과 대치 속에서도 국회의장은 지속적으로 ‘대화’강조.
*보수언론 "직권상정 않는 의장"이라고 공공연히 비난 (12월말~1월초)
-2009. 1. 3.
질서유지 차원에서 로텐더홀의 점거농성 강제해산 시도.
-2009. 1. 4.
의장의 성명 발표. “임시회기간동안 직권상정 하지 않겠다”
여야에 대화물꼬 제공.
-2009. 1. 5.
국회의장 주재로 3당 원내대표단 의장실에서 마라톤 협상.
-2009. 1. 6.
야당은 본회의장, 상임위원회 회의장 점거농성을 해제하고 여야 쟁점법안 타결(10개항에 합의)
“미디어관련법 6건은 빠른 시일 내에 합의처리 하도록 노력한다.”
-2009. 2. 25.
문방위원회, 미디어 관련법 상정
-2009. 2. 26.
국회의장의 국회정상화 입장 발표
“상임위원회 상정, 진지한 토론과 논의 촉구”
-2009. 3. 2.
국회의장은 일부법안 심사기간 지정을 통해 여야 협상 견인. 여야 극적합의.
“미디어 관련법은 6월 임시국회에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 처리한다”
※ 국회의장의 끈질긴 대화촉구 노력으로 미디어법 처리에 대해 여야간 합의 도달.
※ 12월 국회에서 국회의장은 끝까지 직권상정을 거부하고 여야 대화와 타협 강조.
민주당은 환영했으나 한나라당은 항의와 불만 토로.
※ 2월국회에서 직권상정 카드를 활용, 여야 합의를 이끌어냈으나 야당은 불만,
한나라당은 환영 표시. 여,야합의후 야당은 이 일로 국회의장을 국회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감정 표출.
-2009. 5. 15.
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이강래 의원 선출.
(5. 21.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에 안상수 의원 선출)
이강래 대표는 4. 29 재선거를 통해 민심이 드러났다며 미디어법
“6월 국회 표결처리” 합의사항 전면 재검토 시사 발언.
-2009. 6. 26.
6월 국회 뒤늦게 개회.
국회의장 성명 발표 ①국회 본회의장 점거 불용, ②여야 대타협 촉구,③상임위에서 미디어법 충분한 논의 당부
-2009. 7. 1.
국회의장 기자회견. 미디어관련법에 대한 입장 표명.
-2009. 7. 14.
양당 원내대표, 국회의장 방문
한나라당 : 미디어관련법 직권상정 요청,
민주당 : 미디어관련법 직권상정하지 않을 것을 요청.
-2009. 7. 15.
본회의 산회 선포 이후 여야 의원 본회의장 동시 점거
-2009. 7. 16.
의장주재 양당 원내대표 회담.
국회의장, “7. 31까지 본회의에서 표결처리 전제하에 회기 연장”제안
민주당 수용거부, “날짜 정하지 말고 협상만 계속” 주장.
-2009. 7. 20.
국회의장 기자간담회. 여야 의원에게 미디어관련법에 대해 합의 촉구
※여야는 대화할 생각 없이 물리적 대치 계속(사실상 대화포기, 결전 대기)
-2009. 7. 22.
- 여당 협상결렬 공식 선언, 본회의장 기습 점거
- 국회의장, 미디어 관련법 심사기일 지정(4건)
“6월 임시국회 표결처리”합의사항 이행
- 야당은 국회 본관 모든 출입구를 쇠사슬로 봉쇄, 엘리베이터 강제 중지.
회의장 통로 바리케이트 설치로 의장과 국회의원 출입을 저지.
- 국회의장, 본관 진입 불능 상태로 이윤성 부의장에게 사회권 이양
- 이윤성 부의장, 미디어 관련법 소란 속에 처리
□ 2010년 예산안이 연내 통과되기까지
-2009. 12. 2.
헌법이 정한 예산안 처리 시한.
국회의장, “헌법시한 못 지켜 국민에게 죄송” 입장 발표.
-2009. 12. 7.
예산결산특위, 심사 시작.
-2009. 12. 9.
정기회 폐회.
-2009. 12. 14.
국회의장, “예산안처리 직권상정에 의존하지 말아야” 연내 처리 강조 및
"법사위가 타법(예산관련법,노동법)발목잡는 일 없어야 할 것" 경고.
예산안 처리, 양당 입장차 확인.
-2009. 12. 17.
민주당 의원, 예결위원회 회의장 점거.
국회의장, “예산안 직권상정하지 않겠다” 입장 발표.
-2009. 12. 22.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담.
예산안 협상 논의기구 구성 및 예산안 연내처리 노력.
추미애 환노위원장과 면담, “직권상정 안 할테니 환노위에서 노조법
소신껏 처리해 달라”
-2009. 12. 25.
국회의장, “예산안 연내타결 및 대운하 하지 않겠다고 여야 공동으로 선언하자” 제안.
-2009. 12. 27.
예산안 처리에 대한 국회의장의 입장 발표.
①예산안 연내처리, ②4대강사업 여야 탄력적 논의 촉구, ③예산안
처리하지 못하면 의장직 사퇴(여야지도부 공동책임)
-2009. 12. 29.
본회의 산회 후 국회의장 “의장석 지키겠다” 선언
-2009. 12. 31.
예결위, 2010년 예산안 단독 처리.
국회의장, 예산부수법안(9건) 심사기간 지정.
법사위, 개회하자 바로 산회 선포로 관련법안 심의 불능상태
예산안 및 예산부수법안 의결(새해 2시간 30분 전에 통과)
-2010. 1. 1.
국회의장, 예산부수법안(12건) 및 노조법 직권상정 처리.
※국회의장은 나라살림을 움직이는 예산안 연내 처리를 위해
①의장직 사퇴 배수진, ②의장석 홀로 지키기, ③법사위 산회 후 예산부수
법안 및 노조법 직권상정 등 원칙과 불가피성 사이에서 고뇌할 수밖에 없었음
-posted by 국회의장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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